•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제 2장 학문과 신앙: 그 관계의 본질을 찾아서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제 2장 학문과 신앙: 그 관계의 본질을 찾아서"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제 2 장 학문과 신앙: 그 관계의 본질을 찾아서

1. 학문이란 무엇인가?

학문이란 우선 인간의 지성적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자로 배울 학(學)자를 분석해 보면 어린 아이(子)가 가르침(敎)을 받아 무지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며 문(問)이란 물을 문 자로 입 구(口)자와 문 문(門)자로 이루어져 있다. 말이 나오는 입과 사람이 드나드는 문 이 합하여 만들어진 이 글자는 입[말]을 통해 나오고 들어감을 묻는다는 뜻이다. 그러므 로 무엇인가를 묻는다는 것은 어떤 현상에 대해 사리에 맞도록 따져 들어오고 나감을 정 확하게 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므로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이성적 활동이 필요하 다.

라틴어의 scientia에서 나온 영어의 science도 지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행동임을 암시하 며 독일어의 Wissenschaft와 네덜란드어의 wetenschap도 모두 ‚안다‘(wissen, weten)라는 동사의 명사형이다. 헬라어의επιστήμη(episteme)도 지식 또는 인식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공부(工夫)라는 단어도 무엇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애쓴다는 의미가 담겨 있 고 영어의 study도 라틴어의 studeo(동사), studeum(명사)에서 나왔는데 노력한다(make effort), 추구한다(pursue)는 뜻이다. 헬라어의 zetesis, zeteo와 히브리어 chaqar (전도서 12:9)는 ‘탐구한다’를 lahag (전도서 12:12)도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일본어의‘변쿄’(勉强) 도 유사한 의미이다.

학문의 발생은 인간의 사유 능력에 기인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여러 종류의 질 문들을 던지고 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사색하고 연구한다는 것이다. 그 연구의 결과물 을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인간 및 사회를 탐구하는 인문, 사회 학문이 있고, 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자연 학문이 있다. 이 자연 학문은 실험 에 의해 증명되어야 하며 실증된 사실은 어떤 경우에도 동일하게 예측, 적용될 수 있어 야 한다. 인문, 사회 학문도 자연 학문과 동일한 정도로 실증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논리학, 수학 등과 같은 순수 학문 이외에 실제 적용을 강 조하는 응용 학문도 있다.

따라서 학문이란 현실 가운데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조직적이고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여 하나의 지적 체계를 세워 법칙들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2)

순수 학문은 그 법칙들을 연구하지만 응용 학문은 그것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것에 중 점을 둔다.

우리가 보통 상아탑이라고 부르는 대학이란 청년들이 교수들과 함께 폭넓은 교양과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인격을 닦으며, 친구를 사귀고, 연인도 만나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그래 도 가장 중요한 존재 의미는 학문 탐구일 것이다. 여기서 학문이란 보편 타당한 지식 체 계, 혹은 그 탐구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식 체계는 다른 말로 진리(Veritas)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유명한 대학의 표어에는 이 ‘진리’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미국의 명문 하버드 대학의 원래 표어는 Veritas Christo et Ecclesiae(그리스도와 교회를 위한 진리)였다가 나중에 Veritas(진리)가 되었으며 한국의 서울대 표어도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임을 알 수 있다. 요컨데 학문이란 현실에 관한 질서와 법칙을 연구하여 논리적,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 및 그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신앙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신앙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절대자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종교(religion) 라는 말의 한자(宗敎)는 절대자를 섬기는 가르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양 언어는 거의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데 관계(religio)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므 로 절대자를 추구하려는 종교적 본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종교적 본성을 칼빈은 우리 안에 있는 ‚신적인 감각 (sense of divinity)‘ 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심어 놓으신

‚종교의 씨앗 (seed of religion)‘이라고 했다. 성경은 그것을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 (창 1:26-27)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전 3:11) 또는 ‚양심‘ (롬 2:15) 등으로 표현한 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우리 인간이 하나님과 닮아 서로 통하는 부분이고 영원에 대한 의식을 통해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느끼게 되며 양심을 통해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그 분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도덕의식을 갖게 된다.

이러한 신앙은 물론 성경적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경은 그것을 우상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이 세상의 상대적인 무엇 을 절대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자리 에 하나님이 아닌 피조물이 차지하는 순간 피조계의 질서가 왜곡되며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도 그 형상의 형상(image of image)으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신앙은 참되신 하나님을 바로 알고 믿으며 그 분만을 온전히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하

(3)

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며 응답하는 것을 뜻한다.

1

즉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 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복음에 소망을 두는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죽으시고 부활하신 구주께 의뢰하면서 그 분만을 온전히 의지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이다. 이런 의미에서 청교도들은 신앙을 “기댄다”(recumbency)라는 말로 설 명했다.

2

신앙은 맹목적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추상 적인 것도 아니다. 그것이 확신하는 바의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비실제적이거나 환 상적인 것도 물론 아니다. 신앙은 계시된 진리를 믿고 거기에 운명을 걸고 있기 때문이 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은 단지 지성적인 인식만도 아니고 입술을 통한 고백만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 전존재의 인격적 행위이며, 모든 삶의 영역에 미치며 전 생애를 통해 삶으 로 나타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1 최용준, 『응답하는 인간(Homo Respondens)』 (서울: SFC, 2008) 참조.

2 http://jesusoflove.com/data/sub05_02/1222330906-52.pdf

참조

관련 문서

[r]

생업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지식뿐만 아니라 강원대학교 시설농업학과에서 배운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저는 더욱 더 발전한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경계면에서의

⑤ 백악질 내의 샤피스 섬유는

법인의 기관에

제품을 구성하는 수많은 자재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xhibit 2-2 depicts direct costs and indirect costs and both forms of cost assignment—cost tracing and cost allocation—using the.. example of

 검사 또는 측정 도구가 본래 측정하고자 하였던 것을 충실히 측정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며, 검사도구의 타당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