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Health Tech Assess 2013;1:16-21 ISSN 2288-5811
Copyright © 2013 The Korean Association for Health Technology Assessment고용량의 항암제 치료를 받은 후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 행받은 백혈병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1980년대에 입증되면 서, 같은 치료법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도 시행하는 사례가 1990년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증가하였다.
1991~1999년 사이 전세계에서 약 4000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이 치료법을 시술받았고, 그 비용은 20~40억 달러(2~
4조 원)로 추정되고 있다. 유방암 환자에서 고용량 항암제치 료와 조혈모세포이식술이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Witwatersrand대학 Bezwoda교수팀이 발표한 임상 연구자료에 근거하고 있었다. 이 의료기술은 기존 항암제로 완치가 어려운 유방암 환자에게 큰 희망을 준 측면이 있었 지만, 고용량 항암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했고, 의료 비용이 과다하여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었다.1)
이런 논란을 정리하기 위하여 3개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 시험이 수행되었고, 그 결과가 1999년 발표되었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2개의 연구와 스웨덴에서 수행된 1개 연구 모두에 서 유방암의 다른 치료법과 비교하여 ‘고용량 항암제치료+조 혈모세포이식술’에서 추가적인 항암효과를 관찰하지 못하였
고, 감염 혹은 백혈병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함을 보 고하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이루어진 임상시험에서만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가진 미국학자들의 요구로, 2000년 남 아공의 현지병원을 미국연구진이 실사한 결과 해당 연구진 이 연구자료를 심각하게 조작한 사실이 알려져 그들의 주장 은 허구로 밝혀졌다.
신의료기술에 대하여 개발자의 주장만 믿고 적절한 평가 없이 진료행위가 이루어질 경우, 큰 혼란과 함께 환자 및 가 족들에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도의 혼선
신의료기술에 대하여는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의료기술 평가를 하고 있다(의료법 제35조: 국민을 보호하고 의료기 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 성 등을 평가). 그러나, 약제의 의료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고 있지 않으며, 기존의료기술의 재평가 혹은 비교
Clinical Significance of Health Technology Assessment
Dae Seog Heo, MD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임상적 평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허 대 석
Address for Correspondence:
Dae Seog Heo, MD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101 Daehak-ro, Jongno-gu, Seoul 110-744, Korea Tel: +82-2-2072-2857 Fax: +82-2-2742-6689 E-mail: [email protected]
To improve healthcare system in Korea, transition from management-based to evidence-based system is needed. Evidence-based healthcare system can be established by health technology assessment.
Evidence will be evaluated in terms of efficacy and toxicity as well as social values. Clinical significance should be considered in interpretation of clinical trial data. It can be considered as an ‘essential’ health technology in case of good evidence and high social values, but it will be ‘optional’ with low social val- ues in spite of good evidence. Conditional coverage with evidence development program will help to accept new technology in case of insufficient evidence despite high social values. For the sus- tained improvement of healthcare system, comparative effectiveness research (CER) should be done on all existing health technologies regularly. Based on the evidence from CER, disinvestment of in- efficient technologies will create resources for new technologies.
Key Words
Evidence-based medicine · Technology assessment · Health policy · Comparative effectiveness research.Special Article
JoHTA
평가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한 혼선의 대표적인 예 는 아래와 같다.
로봇수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는 인체수술에 사용할 수 있다는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았다. 이 의 료기기는 개발단계에 주로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수술)이 이루어졌으며, 그 자료에 근거하여 허가를 받은 것 이다.
이 의료기기가 신장(콩팥)암 수술에도 안전하고 유효한지 여부는 검증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병원에서 신 장암 수술에 로봇수술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고 가의 의료비가 부과되고 있다.
이런 혼란의 주된 원인은 동일한 의료기기를 사용하더라 도, 대상 질환이 다르면 다른 의료기술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별도로 평가하여야 하나 실제 그렇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 이다.
약제에서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 한 예로, lamivudine이 라는 약은 ‘만성활동성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서 효능이 입증되어 품목허가를 받았다. 즉, 활동성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된다 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 자에서 악성림프종과 같은 질환이 발생하여 스테로이드 약 제를 사용하면 간염바이러스가 증식되면서 활동성 간염으 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게 관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 러스 증식을 억제할 목적으로 lamivudine을 예방적으로 처 방하면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충분한 근거자료가 없다.
간염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환자나 의 사는 약제 사용을 원하는 반면, 건강보험재정을 관리하는 건 강보험심사평가원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임상 연구를 수행하거나 기존 근거자료를 평가하여 유효성 여부 를 판정하여야 하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동일한 약일지라도 여러 가지의 적응증에서 사용 될 수 있는데, 적응증별로 별개의 의료기술평가가 이루어져 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약회사는 첫 번째 적응증에 상 응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품목허가를 받는 데 주력하고, 일단 품목허가를 받게 되면 추가적인 적응증에 대하여 별도의 임 상시험을 잘 하지 않는다.
보건의료기술 진흥법에는 ‘보건의료기술’을 1) 의과학・
치의학・한의학・의료공학 및 의료정보학 등에 관련되는 기 술, 2) 의약품・의료기기・식품・화장품・한약 등의 개발 및 성능 향상에 관련되는 기술, 3) 그 밖에 인체의 건강과 생명의 유지・증진에 필요한 상품 및 서비스와 관련되는 보건・의
료 관련 기술로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있을 뿐 의료기술평가 에 대한 구체적인 항목은 없고, 의약품은 약사법에서, 의료 기기는 의료기기법으로 처리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의료기술평가가 약사법이나 의료기기법만으로는 불가능 한 대표적인 예는 전립선암 치료법이다. 수술(개복 수술, 로 봇 수술 등), 방사선 치료(양성자 치료법, 사이버나이프 등), 항암제 등 다양한 의료기술이 항암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 술, 방사선치료, 항암제 사이의 장단점을 비교평가하여 환자 입장에서 최선의 의료기술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기 기나 약제별 평가로는 답을 얻을 수 없고, 전체를 포괄하는 의료기술평가가 필요하다.
선진국 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DA와 같은 품목허가기관과 는 별도로 의료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담당할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스웨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들을 중심으로 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 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국가기관을 설립하여 의료정책결정 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1998년 National Institute of He- alth and Clinical Excellence(이하 NICE)를 설립하여 운영하 고 있고, 프랑스는 Haute Autorite de Sante가 그 역할을 하 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 방안의 중요한 부분도 의 료기술평가를 통한 근거중심보건의료정책에 기반하고 있 다. 질환마다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고 있으나, 어떤 치료 법이 최선의 치료인지에 대한 근거자료가 부족하여 진료현 장의 혼란과 비용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비교효과연 구(comparative effectiveness research, 이하 CER)에 11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한바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Patient-Cen- 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라는 공공기관을 통해 의 료기술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근거의 임상적 평가
의학의 발전과 함께 신약과 신의료기술이 끊임없이 쏟아 져 나오면서,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들조차도 어떤 치료법 이 최선인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첫 번째 평가해야 할 사항은 근거자료에 사용된 연구방법 이다. 무작위배정비교임상시험으로 기존 치료법보다 통계적 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신약이 있다면 높은 수준의 근거 로 인정될 수 있지만, 임상시험 자료는 없이 관련분야 전문 의의 의견에만 의존한다면 근거수준이 낮다. 따라서 자료의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되 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은 표 1과 같다.
최근 개발된 항암제는 대부분 표적치료제이다. 이 중 근거 가 인정되어 감독기관의 허가를 받아 시판중인 두 가지 약을 비교해보면, 두 가지 약제가 모두 무작위배정비교임상시험 을 통해 대조군보다 우수함을 보여주고 있으나 임상적으로 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표적항암제인 글리벡(imatinib) 의 경우, 만성기 환자에서 효과를 볼 확률은 95%이고 4년 무 병생존율도 75%이다. 혁신적인 신약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2)
한편, 미국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현재 췌장암 치료에 사용 중인 erlotinib의 경우 완치가 된 환 자는 없으나, 생존 기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0.038) 0.33 개월(대조군 5.91개월/치료군 6.24개월) 연장되었다는 것이 감독 당국에서 허가를 해 준 가장 중요한 근거였다.3) Erloti- nib을 원하는 환자들은 약 10일간의 생명 연장을 위해 매월 수백만 원의 비용은 물론 상당한 부작용까지 감수해야 한다.
글리벡을 사용할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통계적으 로도 유의할 뿐만 아니라 실제 의료 현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 는 임상적 유의성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erlotinib의 경우 통 계적으로 유의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환자에게 실질 적인 도움을 주는 약인지(임상적 유의성) 쉽게 수긍하기 어 려운 점이 더 많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는 두 약제 모두 근거 가 있는 항암제로 분류되고 있다(표 2).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로봇수술도 마찬가지 문제를 지니 고 있다. 이미 식약처로부터 ‘로봇을 인체 수술에 이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상황이니 암 환자를 상대로 이 방법을
쓰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보 다 우수하다는 제조사나 수술 병원의 ‘입원 기간이 짧다’, ‘일 반 수술에 비해 더 안전하다’, ‘합병증 발생 비율이 낮다’, ‘회 복이 빠르다’ 주장의 근거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입증되어 있 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식약처 같은 품 목 허가 기관과는 별도로 제조사나 병원이 내놓은 근거의 수준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제도에 반영하고 국민에게 알려 주는 의료 기술 평가 기관이 꼭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
새로운 약이나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때는 삶의 질, 경제성 평가 자료 등의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새로운 치료법이 효과를 보일 확률이 1%, 5%, 10%, 15%, 30%, 50% 등으로 보고된 자료에서, 어느 수준 이상의 효과를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정할 것인가의 판 단에는 특정 질환에 대한 사회적 부담, 대체치료법 존재 여 부, 비용은 얼마나 소용되는지 등의 문제도 반드시 고려되어 야 한다.
동일한 근거 자료도 사회적 또는 문화적 관점에 따라 다르 게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윤리적 문제까지 연계되어 있는 경 우,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힘들고 정책 결정도 쉽지 않다.
의료 기술에 대한 경제성 평가 문제에서도 이해 당사자들의 가치는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데, 1년간의 생명 연장을 위 해 건강보험이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환자, 의사, 제약 회사, 정책 결정자 등이 모두 다른 입장을 보임을 관찰할 수 있다. 한편, 다양한 의료 기술들마다 효능 이 어느 수준 이상일 때 근거가 있다고 판가름 나느냐에 따 라 제도적 혜택을 받는 환자들이 달라질 수도 있다. 또, 기준 이 적정한지 여부에 따라 불필요하게 부작용을 겪는 환자나 사회적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림 1이 보여주듯 근거로서 인정되는 기준이 낮을수록 많은 낭비와 혼란이 야 기될 수 있다.4)
동일한 임상시험자료로 품목허가를 받은 항암제임에도 불구하고, 보험급여여부는 국가 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 10개 국가의 고가 항암제 적응증에 대한 급여여부에 영향을 미치 는 요인들을 조사한 결과, 개별 항암제의 적응증별 점증적 비
Table 1. 근거수준의 평가
근거수준 근거자료의 연구방법
1 무작위배정비교임상시험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2 코호트연구
2상임상연구
3 증례보고
4 전문가 의견
SIGN: Scottish Intercollegiate Guidelines Network Table 2. 글리벡과 타세바의 비교
글리벡 (imatinib) 타세바 (erlotinib)
적응증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췌장암 (국소진행, 수술불가능 또는 전이성)
반응률 완전관해율 76.2% (대조군 14.5%)
p<0.001
전체관해율 8.6% (대조군 8.0%)
p=0.07생존기간 18개월 무병생존기간 96.7% (대조군 91.5%)
p<0.001전체생존기간 6.24개월 (대조군 5.91개월)
p=0.038교효과비(incremental cost effectiveness ratio)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었다(표 3). 점증적 비교 효과비는 인간으로서 일정한도의 질이 보장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수명(질보정수명, quality-adjusted life year) 1년 증가에 소 요되는 비용을 말한다.
급여원칙과 경제성 평가자료를 공개하는 영국의 경우, 조
사대상 항암제 적응증별 점증적 비교효과비는 최저 1934만 원에서 최고 4억 8031만 원의 넓은 편차를 보였다. 고가 항암 제의 경제성을 분석했을 때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 을 수 있는 약제일수록 많은 국가에서 보험급여로 인정되고,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한 비용이 높을수록 약제는 급여로 인정되는 비율이 낮았다.5)
의료기술평가의 기대효과
의료비용에 대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다발성골수종에 대 한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bortezomib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 고, 심평원의 급여제도를 통해 한국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1년 에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한국에서 올리고 있으며, 이 약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NICE는 이 약제에 대하여 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근 거수준이 낮다는 점을 분석해 내었다. 이에 바탕하여, 효과 가 입증되는 50% 환자에서 사용되는 약가만 국가에서 지불 하고, 효과가 없는 50% 환자의 약제 비용은 제약회사가 부 담하고 있다. 영국에 비하여 매년 100억 이상의 약제비를 우 리나라는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의료기술평가 제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 약제 하나에서만 매년 100억 원
Table 3. 조사대상 항암제 적응증과 국가별 급여 현황(점증적 비교효과비 순으로 제시; 상단에 있는 약제일수록 비용효과적)
항암제 적응증
건강보험급여
한국 영국 스웨덴 캐나다 독일 프랑스
GDP대비 의료비 (%)
6.9 9.8 9.9 11.4 11.7 11.7
Nilotinib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1차 치료제) o o o o o o
Imatinib 위장관기질종양 (보조치료제) o x o o x o
Pemetrexed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o o x o x o
Cetuximab 대장암 (1차 치료제) x o x x o o
Pemetrexed 비소세포폐암 (유지요법) x o x o x o
Sunitinib 신장암 (1차 치료제) o o o o o o
Bevacizumab 대장암 (2차 치료제) x x x o o o
Dasatinib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1차 치료제) o x o o x o
Lenalidomide 다발성골수종 (1차 치료제) x o o o x x
Sorafenib 간암 (1차 치료제) o x x o o o
Bevacizumab 대장암 (1차 치료제) x x x o o o
Cetuximab 대장암 (2차 치료제) x x x o o o
Temsirolimus 신장암 (1차 치료제) o x x o o o
Bevacizumab 신장암, 전이성 (1차 치료제) x x x x o o
Lapatinib 유방암 (2차 치료제) o x x x x o
Cetuximab 두경부암 (1차 치료제) x x x o x o
Bevacizumab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x x x x o o
Crizotinib 비소세포폐암, ALK 양성 (1차 치료제) x x x x x x
Erlotinib 췌장암 (1차 치료제) o x x x x x
o: 급여대상, x: 비급여 (2013년 2월 3일 기준)
Threshold신의료기술
근거 (-)
근거 (-) 근거 (+)
근거 (+)
기준?
낭비
낭비+혼란
Fig. 1. 근거 유무를 평가하는 기준 변화에 따른 사회적 영향. 상단:
높은 효능에 기초하여 근거 기준이 결정된 경우, 하단: 근거 기준이
낮은 경우.
이상의 약제비를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는 말기암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이다.
암으로 사망한 한국인 환자 3750명을 조사한 결과, 사망 전 3개월 내에 항암 치료를 받은 사람은 44%로 미국의 23%에 비해 두 배, 1개월 내에 받은 사람은 31%로 미국의 9%에 비 해 훨씬 높았다.6)
암환자에서 임종 직전까지 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 환자 에게 도움을 주는 것인지?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 닌지? 어느 시점까지 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 에 대한 의학적 근거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의 료기술평가가 필요하다.
이런 연구를 통해 근거가 확립되면, 우리나라 암환자에서 임종 직전 항암제 치료로 인한 불필요한 고통을 경감할 수 있 으며, 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의료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보험제도에서 의료기술평가의 필요성
최근 정부가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기술을 필수 의료와 선별의료로 구분하여 접근하고 있다.7)
필수의료와 선별의료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정부 발표 에는 의학적 필요성이 낮으나 환자부담이 높은 고가의료나 임상근거 부족으로 비용효과 검증이 어려운 최신의료 혹은 치료효과 개선보다는 의료진 및 환자편의 증진 목적의 의료 를 선별의료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선별의료의 대표적인 예로 정부발표가 제시한 캡 슐내시경을 검토해보면, 의학적 필요성이 낮으나 환자부담이 높거나, 편의 증진 목적의 의료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필수의 료가 아닌 선별의료로 분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상검 사로 진단하기 어려운 소장에 발생한 출혈이나 질환은 위내 시경이나 대장내시경으로는 진단할 수 없고, 캡슐내시경이 유일한 진단법이다.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필수의료 행위임에도 어떤 기준으로 선별의료로 분류되었는지 이해 하기 어렵다.
환자 입장에서는 질환을 조금이라도 좋게 해줄 가능성이 있는 의료기술은 모두 필수의료로 분류되기를 희망할 것이 다.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기술평가를 통하여 근거자료를 산 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필수와 선별의료를 구분하여야 국민 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또, 임상근거가 부족한 의약품 관리에도 의료기술평가와 연계된 정책이 필요하다. 개발자의 주장만 믿고 제대로 된 평 가를 거치지 않고 제도권에 쉽게 진입했으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정되면, 이로 인한 손해는 경제적인 손실에 그 치지 않고, 부작용 등으로 인하여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 를 입힐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한편, 신약이 개발되었다고 알려지기만 하면,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당장에라도 사용하고 싶어한다. 신약을 빨리 허가해 주기 위하여 검증 절차를 적당히 운영할 수도 없고, 또 완벽한 검증을 위하여 시간을 무한히 지연시키고만 있을 수도 없는 것이 의료제도 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다.
선진국은 임상연구가 가능한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전문 의에 국한하여 추가적인 연구목적으로 임상근거가 부족한 약의 한시적 사용을 허가하고 일정 기간 후 재평가하여 필수 의료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coverage with evidence development). 이 경우,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부담 한다. 또 다른 제도는 이해당사자인 제약회사와 건강보험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risk sharing)으로 사용을 허가하고 재 평가한다.
기존 의료기술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하다. 질환별로 어떤 치료법이 국민의 입장에서 최선인지에 대해 비교효능평가 (CER)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기존의료기술 중에서 비용효 율성이 낮은 의료기술을 퇴출시켜 확보된 재정으로 신의료 기술을 받아들이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 론
관리중심의 의료에서 근거중심의 의료제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가뿐만 아니라 병원단위에서도 의료기술평가 제 도의 확립은 필수적이다. 의료기술평가를 통하여 필수의료 인지 선별의료인지 여부가 구분되어 제도에 반영되어야 한다.
근거가 아직 불확실한 신의료기술이나 사회적으로 수요 가 큰 경우, 근거를 추가로 생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시적으로 건강보험급여를 지원할 수 있다. 이 제도는 해당 의료기술에 대한 임상연구가 가능한 전문의들이 일하는 의료기관에 국 한하여 적용하여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기존의료기술의 재평가 및 신의료기술과의 비교효능평가 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효능이 낮은 의료기술이 퇴 출되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신의료기술 을 수용할 수 있어야, 건강보험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