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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진단 및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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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Review Articles 精 神精 神 分 析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精 神精 神分 析分 析分 析 ::第第 12 卷卷 第第 1 號號 2 0 0 1

Vol. 12, No. 1, page 9~20, 2 0 0 1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진단 및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

손 진 욱**

Diagnosis and Self-Psychological Psychotherapy of the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Jin-Wook Sohn, M.D., Ph.D.**

정신과 진단에서의 자기애

자기애(narcissism)란 용어는 1898년 Havelock Ellis 에 의하여 현대 정신의학에 도입되었는데, 그는 이 용어를 현재의 자기애성 성도착증(perversion)에 사용했다. 자기 애에 대한 정신분석적 관심은 1914년에 프로이드가 <On Narcissism>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자기애를 리비 도학설(libido theory)로 설명하면서 자기사랑(self-love) 이란 뜻으로 사용하였다. Wilhelm Reich는 <Character Analysis(1933)>에서 자기애성 행동의 특징 중 하나로 성 격병리와 관련된 특별한 형태의 저항을 기술하였다(Cooper 와 Ronningstam 1992:Malin 1990). 1950년 Heinz Hartmann은 프로이드와 유사하게 자기애를“리비도가 자 기에게로 집중된 상태(libidinal cathexis of the self)”로 개념화하였다.

성격 또는 인격의 한 부분으로만 보던 자기애를“자기애 성 인격장애”라는 단일한 병으로 생각하기까지에는 Heinz Kohut와 Otto Kernberg의 공헌이 컸다. Kohut는 <Forms and Transformations of Narcissism(1966)>에서 자기애 는 대상사랑(object love)의 발달과 무관한 별도의 발달선 (developmental line)을 통하여 발달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자가성애주의(autoerotism)가 자기애로 넘어가고, 자 기애는 다시 대상에로의 리비도의 집중(cathexis), 즉 대 상 사랑으로 발전된다는 프로이드의 직선적인 발달론과 달 리, 자기애는 포기되지 않고 다만 시기에 맞추어 적절히 변 형되어 나간다고 주장했다. 자기애가 아주 어린 시절에는

과대적 자기와 이상화된 부모상으로 바뀌고, 성장한 후에 는 다시 유모어, 지혜, 감정이입 같은 성숙한 양상으로 변 화한다고 본 것이다. 그는 <The Analysis of the Self (1971)>에서 자기애의 정상 발달사에 관한 추정들을 그가 명명한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설명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 았다.

Kohut가 자기애성 병리를 자기애적 발달의 초기 탈선의 결과로 보려는 시도를 하는 동안, Kernberg(1975)는 경 계성 상태(borderline condition)와“병적 자기애(patholo- gical narcissism)”에 대한 이론을 정립했다. 그는 경계성 상태의 행동양상들은 Kohut의 설명처럼 자기애성 인격 때 문에 나타난다고 생각했으나, 자기애성 장애의 발생에 대하 여는 Kohut와 견해를 달리했다. 그러나 Kernberg도 Kohut 처럼 타인으로부터의 칭찬을 과도하게 요구하면서 한편으 로는 과장된 자기 상(self-image)을 갖는 일군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기애적으로 장애가 있다고 인정을 했다.

Kernberg(1975)는 자기애성 인격의 주요 특징은 과대 성(grandiosity), 극단적 자기 중심,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의 칭찬과 인정을 열렬히 갈구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타인 에 대한 관심과 감정이입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는 것이라 고 주장하였다. 또 이런 환자들은 어떤 타인이 자신들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극심한 질투를 경험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또 정서적 깊이가 없고 타인의 복잡 한 정서를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분이 금방 타올랐 다가 이내 사그라지는 등 감정의 분화가 제대로 이루지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Kohut의 견 해-이런 행동들은 건강한 자기애적 잠재력이 고태적 과대 적 자기(archaic grandiose self)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 에 나타난다고 봄-와 달리, 이들의 오만함, 과대성, 타인 조절 행동 등을“구강성 분노로 인한 편집성 경향에 대한 방어”로 보고, 이것이 이들의 정신병리의 요체라고 주장하

*이 논문은 2000년도 경상대학교병원 임상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쓰 여졌음.

**경상대학교병원 정신과, 경상대학교 신경과학연구소

Department of Psychiatry,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Ho- spital & Gyeongsang Institute for Neuroscience, Jin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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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Adler 1986;Malin 1990). Kernberg가 기술한 이 런 병적 자기애는 Kohut가 주장한 자기애성 행동장애와 매 우 유사한 것이다.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에서의 자기애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라는 병명이 DSM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에 나온 제 3 판(DSM-Ⅲ)부터이다.

DSM-Ⅲ에서의 진단기준은 1) 자기의 중요성(self- importance) 및 독특함(uniqueness)에 대한 과대한 느낌, 2) 무한한 성공, 권력, 총명함(brilliance), 미모, 및 이상적 사랑에 대한 공상에 집착함, 3) 자기과시(exhibitionism):

주위로부터 끊임없이 주목과 찬사를 받으려고 함, 4) 비판 에 대해 냉담한 무관심, 또는 극도의 분노, 열등감, 모멸감, 공허감 등으로 반응하 며, 다른 사람이나 패배(defeats)에 관심이 없음 등이며, 이외에 특권의식(entitlement), 착취 적 대인관계, 극단적인 이상화와 과소평가의 반복, 감정이 입(empathy)의 결핍 같은 대인관계에서의 문제점을 주요 증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요 양상들은 히스테리성(histrionic), 반사 회성, 및 경계성 인격장애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자기 애성 인격장애의 독자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Kaplan과 Sadock 1985).

1987년에 나온 DSM-Ⅲ의 수정판(DSM-Ⅲ-R)에는 진 단기준이 대폭 변경되었는데, 이것은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DSM-Ⅲ-R에서는 과대성(grandiosity), 감정이입의 결 핍, 및 타인의 평가에 대한 과민성이 초기 성인기부터 광범 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진단기준으로 하는데, 특 히 비판에 대해 분노, 수치, 모욕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강 조하고 있으며, 과도한 질투심을 진단기준의 하나로 추가 하였다.

그러나 DSM-Ⅲ-R의 주요 양상들 역시 경계성, 히스테 리성, 및 반사회적 인격장애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에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이들 장애들과의 감별이 매우 힘 든 것으로 되어있다. 어쨌든, 자기애성 인격장애 환자는 경 계성 인격장애 환자에 비해서 덜 불안하고, 덜 무질서한 삶 을 살아가며,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도 적다. 반사회성 인격 자들은 알코올 및 약물남용과 연관된 충동적 행동을 보여 범법을 저지를 가능성이 아주 크다.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더 자기현시적(exhibitionistic)이고, 타인을 조정하려는 경 향을 보인다(Kaplan과 Sadock 1988).

1994년에 나온 DSM-Ⅳ의 진단기준에는 DSM-Ⅲ-R 에 있었던“비판에 대해 분노, 수치, 모욕으로 반응함”이 빠졌는데, 이 항목은 경계성 및 편집성 인격장애에도 해당 되는 것으로 특이성이 없다는 것이다(Gunderson등 1991;

Ronningstam과 Gunderson 1990). 대신“거만하고 방자 한 행동이나 태도”가 추가되었는데. 이것이 다른 인격장애 들과 감별에 아주 유용한 것으로 조사되었기(Gunderson등 1991) 때문이다. 최근의 연구에서 Gunderson과 Ronnin- gstam(2001)은 DSM-IV의 기준에 따른 자기애성 인격 장애와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공유되는 특성도 많지만, 과대 성 등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를 했다.

DSM-IV 진단기준

과대성(공상에서나 행동에서), 찬사(admiration)에 대한 욕구, 및 감정이입(empathy)의 결 핍이 초기 성인기부터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날 때(다음 중 5개 이상을 보임).

1) 자기 중요성(self-importance)에 대한 과대한 느낌 을 가짐(예, 자신의 업적과 능력을 과장하거나, 상응한 업적 이 없음에도 우수하다고 인정받기를 기대함).

2) 무한한 성공, 힘, 총명함, 미모, 또는 이상적 사랑에 대 한 공상에 집착함.

3) 자신은“특별하고” 독특하기 때문에, 특수한 상류층 의 사람들이나 기관만이 자신을 이해 할 수 있고, 또 그들 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고 있음.

4) 지나친 찬사를 요구함.

5) 특권의식(sense of entitlement)을 가짐, 즉 특별히 호의적인 대우를 받으려는 비합리적인 기대를 갖거나 자신 의 기대에 남들이 자동적으로 복종할 것을 요구함.

6) 착취적 대인관계: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다른 사 람을 이용함.

7) 감정이입의 결핍, 즉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인정하거 나 그것에 동일화하려 하지 않음.

8) 자주 타인을 질투하거나 타인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생각함.

9) 거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임.

그리고 DSM-Ⅳ에서는 자기애성 환자들은 자존심의 유 지에 취약성이 있어서 쉽게 상처를 받으며, 대인관계가 손 상되기 쉽고,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크 다고 기술하고 있다. 기분저하장애(dysthymic disorder), 주요우울장애, 경조증 상태(hypomanic state) 등이 자주 합병되며,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나 물질관련장애(특히 코카 인)가 동반될 수도 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다른 인격장 애들이 일부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혼동되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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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흔하다. 이들의 감별진단에 매우 유용한 것은 인간관

계에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히스테리성 인격에서 는“아양떠는 것”, 반사회성 인격에서는“냉담함”, 경계성 인격에서는“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요구”, 그리고 자기애 성 인격에서는“자기 과장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그 러나 서로 공유되는 양상들이 많아 복수로 인격장애 진단 이 내려지는 경우도 많다. 이들 상호간의 관계 및 질병 독자 성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Kaplan 과 Sadock 1998).

이런 DSM-Ⅳ의 기준은 Kernberg가 기술한 자기애성 인격의 주요 특징, 그리고 Kohut가 설명한 자기애성 인격 두 유형 중 자기애성 행동장애와 매우 유사하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두 가지 유형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대인관계 측면에서 볼 때 연속체 (continuum)이며, 그 양극단에는 무감각형(the oblivious type)과 과민형(the hypervigilant type)이 있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Gabbard 2000).

무감각형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들은 항상 대중에게 연설하듯 이야기 를 하는데, 흔히 말을 할 때 듣는 사람의 눈을 보지 않고 머리를 내려다본다. 이들은 주로 자신의 업적을 반복하여 이야기하는데, 듣는 사람들이 이내 지루해 하고 자리를 피 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들은 항 상 자신만이 이야기를 해야 하고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 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타인의 욕구에는 관심이 없고, 심지 어 타인이 대화에 끼어 드는 것조차 허용치 않는다. 이들은 말하려고만 할 뿐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송 신기”만 있지“수신기”는 없다. 이들은 DSM-Ⅳ의 기준에 대체로 일치한다.

과민형은 이와 정반대로 자신에 대한 타인의 반응에 지나 치게 민감하다. 무감각형의 환자들이 언제나 자기몰두(self- absorption)에 빠져 있는 반면, 이들의 관심은 늘 타인에 게로 향해있다. 편집성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언제 나 타인이 자신을 비판하지 않나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며, 조그만 힌트라도 있으면 쉽게 상처를 받는다. 이들은 부끄 러움이 많고 억제되어 있으며 자신을 숨기려 한다. 이들은 거절이나 모욕을 당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을 드러내지 않 으려 한다. 이들의 내적 세계의 핵심에는 강한 수치감-자 신을 과시하고 싶은 비밀스런 소망과 관련된-이 도사리고 있다.

두 유형 모두 자존심(self-esteem)을 유지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데, 그 방법은 아주 대조적이다. 무감각형은 타인 의 비판을 차단함으로써 자기애적 손상을 피하려고 하는 한 편, 자신의 업적을 타인에게 인상 지우려 노력한다. 이에 비 해서 과민형은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 게 생각하는가를 열심히 연구함으로써 자존심을 유지하려 고 한다.

이 두 유형들은 독립된 형태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 분의 경우에는 혼합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양극단 사이에 는 자기애적이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원만하게, 또 더러는 아주 매력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소위“정상인”들도 있을 것이다.

Kohut도 자기애성 인격에는 자기애성 행동장애와 자기 애성 인격장애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중 자기애성 행동장애는 무감각형,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과민형과 매우 유사하다.

이렇게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두 유형으로 나누어 생각하 는 것은 자기심리학의 설명과는 일치하지만, Kernberg의 주장이나 DSM-Ⅳ의 진단기준에는 부합되지 않는다. Ker- nberg의 설명이나 DSM-Ⅳ의 기준은 두 유형 중 무감각 형에만 해당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이렇게 두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고 임상적으로도 유용하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Hibbard 1992;Wink 1991).

자기심리학에서의 진단 기준

Kohut(1968, 1984)에 의하면,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가 장 신뢰성 있는 진단기준은 자기애성 전이(자기대상 전이)의 지속적인 출현이다. 자기애성 전이는 환자가 치료자를“자 기애성 대상”, 즉“자기대상(selfobject) ”으로 이용하는 현 상으로, 이것은 에디푸스적 전이 신경증에서 볼 수 있는“대 상-리비도성(object-libidinal)” 전이와는 다른 것으로, 후 자는 전자보다 발달상 더 뒤의 문제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 다. 또 자기애성 전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자 기애성 인격장애는 어떠한 형태의 지속적인 전이도 보이지 않는 경계성 장애 및 정신병과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자기 심리학에서는 시험 분석(trial analysis)에서 환자가 자기애 성 전이를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하는 것을 증상에 대한 평가보다도 더 중요시한다.

자기애성 병리에 대한 새로운 임상적 통찰은 자기애성 장 애와 경계성 장애의 차이점에 관한 토론을 통하여 얻어졌다.

그러나 경계성 환자들 중 일부는 자기애성 환자들에게서 잘 볼 수 있는 자기대상 전이를 지속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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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치료자의 감정이입적 이해와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분석치료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대상이란 한 개인이 자신의 일부로써 경험하는 대상 을 말하는데, 이때 그 대상은 그 개인에게 필요한 어떤 심 리적 기능을 제공한다. 자기대상은 주로 사람이 되지만, 간 혹 무생물이나 추상적 개념이 되기도 한다. 모든 자기대상 전이(selfobject transference)에서는 공통적으로 환자가 치료자를 자기의 연장(extension)으로 생각한다. 환자는 치료자로부터 자기강화 및 자기조절 기능, 즉 확인, 칭찬, 위로, 그리고 자기 결속 및 생동감 등을 받기를 원한다. 건 강인들은 이런 기능을 자기 스스로 수행하지만, 자기애성 환자들은 자기(self)에 어떤 결핍이 있어서 스스로는 수행 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대상 전이가 지속되면서, 환자는 치료자가 이런 필 수적인 기능들을 제공해줄 것을 점점 강하게 요구하게 된 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에디푸스적(혹은 대상-리비도성) 전이보다 자기대상 전이가 중시되는 것은, Kohut의 주장처럼, 자기애성 장애의 경우 갈등 모형(con- flict model) 보다 결핍 모형(deficit model)이 더 적합하 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기애성 병리를 갖는 환자들은 에 디푸스적 갈등(oedipal conflict)이 아니라, 구조적인 자기 관련 결핍(self-related deficit)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결 핍은 자기애의 발달선(developmental line)에서 생긴 초기 발달 정지의 산물이다(Gabbard 2000).

Kohut는 자기대상 전이의 세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제시 했다(손진욱 2000).

1) 반사 전이(mirror transference):정상적 자기애적 구조 중 가장 고태적인 과대적 자기(grandiose self)가 치 료적으로 활성화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유아나 소아 시절, 과대적 자기를 거울처럼 비춰달라는 정당한 반사 요구를 부모가 채워주지 않았을 경우에 나타난다. 환자는 치료자 에게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가 보여주지 못했던, 원시적 과 대성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다.

2) 이상화 전이(idealizing transference):어린 시절 자 기 확인 및 유지를 위하여 부모, 특히 아버지를 이상화시키 려했던 성향이 치료상황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이상화 된 부모상(idealized parental imago)”을 만드는 것 역시 정상적인 자기애의 발달에서 고태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치료상황에서 환자는 치료자를 강하고 만능인 사람으로 대 하는데, 그 이유는 환자가 치료자의 힘에 기능적으로 의존 함으로써 자신의 연약한 자기감을 증강시키려는 것이다.

3) 분신(alter ego) 또는 쌍둥이(twinship) 전이:자신 이 다른 사람과 똑같다고 경험하는 것에서 위안을 얻으려

는 환자의 욕구가 치료적으로 활성화되는 것. 이런 경험 역 시 정상 자기애 발달의 한 과정으로, 치료상황에서도 환자 는 치료자를 자신과 아주 유사한 사람이거나 동료인 듯 여 긴다.

Kohut는 자기애성 인격에는“자기애성 행동장애”와“자 기애성 인격장애”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중 자기애성 행동장애는 Kernberg가 기술한 병적 자기애 와 거의 일치하며, DSM-IV의 진단기준에도 잘 들어맞는 다. 이 유형의 환자들은 요란스러운(noisy) 과대적 행동을 주증상으로 하며, 흔히 약물남용(addiction), 성도착 및 건 강염려증을 동반한다. 그리고 이런 환자들은 자신의 위대 성을 큰 소리로 선언하고 남들이 그것을 인정해주리라 기 대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공허감, 생 동감의 결여 및 우울 성향을 특징으로 한다(Malin 1990).

자기심리학에서는 자기애성 행동장애를 인격의“수직적 분리(vertical split)”로 이해한다. 즉 환자는 자신이 우월 하고 특별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으나, 이 느낌을 자신의 현 실적 위치에 대한 자아의 평가와 연결시키지 못한다. 이런 분리는 과대적/자기현시적 행동에 결부된 정서와 자신에 대 한 현실적인 이해 사이의 불일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지탱된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에서 볼 수 있는“수평적 분 리(horizontal split)”는 억압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 경 우에는 환자의 낮은 자존심, 수치감, 건강염려증적 성향의 기초가 되는 자기애적 요구가 의식에서 배제된다. 자기애성 행동장애의 자기심리학적 치료에 있어서, 초기 목표는 수 직적 분리를 극복하여 요란스러운 과대적 껍질 속에 들어 있는 자기애적 욕구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직적 분 리가 극복되면, 자기애성 행동장애는 보통 자기애성 인격 장애로 바뀐다. Kohut는 두 유형의 자기애성 장애가 공통 된 병리를 기초로 한다고 생각했다(Malin 1990).

자기애성 인격/행동장애의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문헌고찰

Kohut는 <The Psychoanalytic Treatment of Narci- ssistic Personality Disorders:Outline of a Systematic Approach(1968)>에서 처음으로 반사와 이상화라는 두 종류의 자기애성 전이(뒤에 자기대상 전이라 부름)를 소개 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자기애성 전이가 일으키는 역전이 반응은 물론 자기애성 전이들의 훈습과정(working-thro- ugh process)에 대하여도 설명했다. 그는 환자가 치료자를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비춰주는 확장된 자신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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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대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치료자는 이와 반대로

자신이 환자와 단절되어 있다고 느끼는데, 이런 느낌은 흔 히 졸리다거나 마음이 산만하다는 등으로 표현된다. 환자가 이상화 전이를 보일 때 치료자는 환자의 이상화 요구에 위 협을 느껴 자신의 능력을 부정하거나 깎아 내리려 애쓰는 경우가 많다.

Kohut는 <The Analysis of the Self(1971)>에서 자기 애성 병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치료 를 복잡하게 만드는 발달론적인 논점들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주요한 논점은 1) 자기애 발달선(線) 상에서 정상적 으로 나타나는 고태적 자기애의 구조, 2) 자기대상 전이의 치료적 활성화:고태적 자기애의 구조 속에 들어있는 아이 의 요구에 부모가 감정이입적으로 응대해주지 못했음을 나 타냄, 3) 자기대상 전이의 훈습:자기대상인 치료자로부터 받는 적절한 좌절(optimal frustration)과 이에 따라 일어 나는 자기확인 및 자기조절 기능의 습득, 즉 변형 내재화 (transmuting internalization), 4) 자기대상 전이에 대한 역전이 반응 등이다.

자기대상의 적절한 반응(Bacal 1985), 적절한 좌절, 변 형 내재화 등의 개념들이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자기심리학 적 정신치료의 이론적 근간을 이룬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자기대상 전이를 펼쳐나갈 수 있을 만큼, 치료자가 반응적 인 자기대상으로 기능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일단 환 자가, 반응적 자기대상으로 기능 하는 치료자에게 의존을 하게 되면, 환자는 치료자가 이따금 감정이입적 반응을 보 여주지 않을 때, 소위 적절한 좌절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치료자가 곧 자기대상 반응을 보이면 다시 자기-자기대상 유대(self-selfobject bond)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좌 절과 유대의 반복을 통하여 점차 환자는 자신의 고태적 자 기애성 욕구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치 료자가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환자에게 설명해주면, 환 자는 치료자에게 의존했던 자기확인 및 조절 기능을 스스 로 담당하게 되는 변형 내재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적절 한 좌절이 내재화를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새로운 자기애의 발달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장은 새 자 기 구조의 형성과 굳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 다. 환자가 변형 내재화를 통하여 자기 구조를 견고히 하는 것, 그것이 바로“치유(cure) ”이다.

Kohut는 <The Restoration of the Self(1977)>와

<How Does Analysis Cure?(1984)>에서 자기애성 인격 장애의 치료에 대한 그의 견해를 확대했다. 그는 자기심리 학적 치유론은 교정적 감정체험(corrective emotional ex- perience)의 개념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환자

가 자기대상 전이에서 경험하게 되는 적절한 좌절은 새로 운 자기구조를 형성하도록 해준다는 점에서“교정적”이라 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Basch(1980, 1988), Lichtenberg(1987), Paul & Anna Ornstein(1974, 1977, 1982, 1984, 1985), Schwaber (1981), Stolorow(1987) 및 Wolf(1983, 1988) 등이 자 기애성 인격장애의 자기심리학적 치료에 공헌을 하였다.

Stolorow와 Lachmann(1980)은 횡진단적(transdiagnos- tic)“자기병리”를 강조한 Kohut의 견해에 맞춰, 자기애성 장애는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모든 정신질환에 관계되는 정신병리라고 주장하였다.

감정이입의 이용

자기대상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기대상의 반응 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그런 반응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신 분석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1959년 Kohut는 그가“남을 대신하는 내성(vicarious introspection)”이라고 개념화한 감정이입이 정신분석적 치 료방법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모든 정신역동 적 이해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Basch(1983)는 감정이입은 연민(compassion)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환 자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것의 주관적 가치를 받아들이는 일종의 탐구 양식(a mode of inquiry)이라고 정의하였다.

감정이입은 특히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정신치료에서 중 요한데, 이런 환자들이야말로 치료자의 감정이입적 관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을 좋아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그만 소홀함에도 크게 상처받으 며, 가벼운 권고에도 쉽게 토라져버리는 자기애성 환자들 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그들은(치 료자를 포함한) 남들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무엇인가를 빼 앗아가려고만 하고, 치료자가 그들의 견해와는 다른 의견 을 말하거나 해석을 하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자기애 성 환자들을 치료할 때 치료자는 먼저 이런 환자들은 탈 (脫)자기중심화(decentering)가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에 감정이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탈자기중심화가 어렵다 는 것은 자기애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탈자기중심화는 Piaget가 사용한 용어로 아이가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하여 자기중심적으로, 즉 자기애 적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Inhelder와 Piaget 1958).

다음의 증례들은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자기애성 장애 환 자들에 대한 감정이입적 접근의 중요성과, 이들에게 탈자 기중심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자기심리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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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진단 및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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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은 치료 도중 공격성의 표현을 쉽게 하도록 만든다. 치 료자가 환자의 주관적 경험에 감정이입을 하려고 할 때, 치 료자는 환자로 하여금 자기애성 특권의식(sense of entit- lement)을 표현하도록 격려하게 되는데, 이 특권의식에는 흔히 공격적 소망이나 환상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구나 자기심리학적 치료에서는 그런 특권의식 밑에 놓여있 는 자기애적 욕구를 들춰내려 하기 때문에 환자의 취약성 이 쉽게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취약성은 흔히 격 렬한 자기애성 분노로 표현되나(Kohut 1972), 더러는 단 순한 위축(withdrawal)으로도 나타난다. 자기심리학의 이 론에 의하면, 그런 전이적 공격성의 표현은 초기 발달 저해 의 결과이며, 이 저해는 부모가 아이의 자기애적 욕구에 시 기적으로 적절하게 감정이입적 반응을 보여주지 못하여 나 타난 후유증이다.

증 례 1:

활기가 넘쳐 보이는 30대 중반의 남성. 예비 면담 시, 그 는 혼자서 계속 말을 했기 때문에 치료자는 거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어려움을 그와 가까이 있는 부모, 형제, 직장 동료들과 결부시켜 장황하게 설명하였으며, 치 료 가능한 날짜, 치료 횟수, 치료비 등 치료에 관련된 문제 에 대하여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치료자는 단지 환자의 특별한 욕구를 치료자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언급을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환 자는 다른 의사들과도 면담을 해 보아야겠다며 진료실을 나갔으나, 치료자의 태도에 매우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몇 주일 후, 환자는 치료자에게 전화를 걸어‘여러 명의 의사들 중 당신을 치료자로 선택했다’고 알려왔다. 첫 치료 시간에 환자는, 예비 면담에서 치료자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환자의 말을 들어주기만 한 것이 그에게 상당히 중요 했다고 말하였다. 치료자의 어쩔 수 없는 침묵을 환자는 자 신의 말을 치료자가 모두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었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환자에게 치료하기 어려운 성격적인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의 자기애적이고, 착취적이고, 자기과시적인 행동이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었다.

치료자는 환자의 주관적 경험의 입장에서 환자의 말을 이 해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환자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혐 오감을 알아내어 처리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특히 환자 의 정서상태가 갖는 진실성과 주관적 타당성에 유의하였다 (Stolorow 등 1987). 이렇게 치료자로 하여금 다루기 어 려운 환자의 주관적 경험에 젖어들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감정이입적 경청인 것이다.

증 례 2:

20대의 젊은 작가가 심한 불안과 가벼운 강박증상 때문 에 치료자에게 의뢰되어 왔다. 그의 걱정은 주로 다른 사람 들, 특히 직업과 관련된 사람들이 자신을 잘 알아주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출판업자나 연출가 들의 반응이 여의치 않으면 쉽게 상처를 받곤 하였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끔찍스러운 감정을 자주 이야기했는데, 그 의 어머니는 계속해서 그를 비난했었으며, 그가 12살 때 자살을 해버렸다고 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자살 한 사실을 환자에게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는 몇 년 뒤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살한 어머니를 증 오했다. 그리고 그와 아버지와의 관계도 순탄치 않았다.

치료 기간 내내, 환자는 오락 산업의 일자리를 얻는 데 정 신이 팔려 있었고, 치료자에게는 작업 관련 투쟁과 연관된 자신의 감정 상태에만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어느 날, 환자가 텔레비전 용 작품을 선정하는 사람들로 하 여금 자신의 작품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장황하게 설명했을 때, 치료자가 텔레비전의 연 속 코미디 작가의 시장성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는 말을 했 다. 그러자 환자는 눈에 띄게 당황해 하였으며, 한동안 아 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에 환자는 분노를 폭발시 키면서, 치료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아무 것도 알고 있 지 못하다고 큰 소리로 비난하였다. 환자의 분노는 치료자 의 비(非)감정이입적 언급에 대한 반응이었다. 환자의 이 런 분노 성향은 치료 내내 반복되었는데, 이런 성향은 비감 정이입적이었던 그의 어머니에 대한 어린 시절의 분노와 연관된 것이 분명하였다. 적절히 이해 받지 못했을 때 나타 내는 그의 분노는 그의 자기애적 취약성을 보여주며, 그의 강박증상은 좌절과 분노발작의 원인이 되는 파쇄감(feeling of fragmentation)을 조절하고 불안을 묶어두려는 시도였 던 것이다.

증 례 3:

40대의 중년 여성인 자기애성 인격장애 환자가 미리 약 속된 치료비를 지불하면서 투덜거렸다. 그녀는 그 돈이 자 신을 치료한 대가가 아니라는 듯이 행동했다. 치료자는 화 가 났으나,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수 있었다. 치료자는 환 자에 감정이입함으로써, 환자가 자신의 문제로 인하여 타인 의 도움을 받고 치료비까지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자 기애적 상처를 받았음을 이해했던 것이다. 이 감정이입은 치료자로 하여금 치료에 상응한 보수를 받아야만 한다는 자 기중심화에서 벗어날 수 있게(decentering) 만들었다. 치 료자는 자신의 이런 이해를 환자에게 말로써 표현했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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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진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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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환자에게 반사 전이가 형성되었다. 환자가 진정으로

치료자에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표시였다.

방어와 저항

위의 세 증례는 자기애성 인격장애 환자의 행동에 대한 자기심리학적 접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환자의 행동 들을 전통적 정신역동적 입장에서는 방어로 보지만, 자기심 리학에서는 자기애적 취약성에 대한 적응 반응으로 이해한 다(Kohut 1984). 즉 자기심리학에서는 방어나 저항을, 자 기(self)가 결핍과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하자면 그 개인에게 필요한 일종의 보호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심리학적 치료에 서 의사는 환자로 하여금 저항에 직면하도록 만들지 않고, 환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정서 상태에 감정이입적으로 동조하려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자가 환자에 대한 외적 관찰자가 되어 환자의 행동을 비난하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와 설명

자기심리학에서의 치료적 상호관계는“이해”와“설명” 로 나누어진다.

우선 치료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환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환자가 이해되었으면 환자가 이해되었다 는 것을 말로써 환자에게 알려주는 시도를 한다. 종종, 환자 가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해주는 것이 환자가 이해되었음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Kohut(1984) 는 Miss F 증례에서 환자가 자신의 전통적인 해석에 대하 여는 심하게 불평을 늘어놓았으나, 환자의 말을 되풀이 해 줄 때는 진정이 되면서 만족해하였다고 말하였다.

한 초심 정신과 의사가 30대 중반의 전문직 여성 환자에 게 자기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환자가 대인관계의 어려 움을 얘기하면서 심한 불안을 호소할 때마다, 치료자는“내 가 다 이해합니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환자에게 환자가 이 해되었음을 알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실패로 돌 아가 오히려 환자를 격노하게 만들었고 급기야는 치료가 중 단될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이해한다’는 단순하고 의례 적인 말로는 환자에게 환자가 이해되었음을 알릴 수가 없었 던 것이다.

환자에게 자신이 이해되었음을 알리는 좋은 방법은 무엇 일까? 어떤 경우에는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환자의 말을 단 순히 반복하거나 재검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해의 전달은 치료자가 치료상황에 서 환자가 제공하는 내용의 각기 다른 면들에 공명하고 이 것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말을 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자기심리학에서는 이해가 이론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고 설명은 환자의 경험, 언어 및 감 수성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환자는 이전 면담에 서 나왔던 자료를 현재 면담에서의 자료와 연결시킬 때 혼 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전의 면담에서 나온 자료들로부 터 인과적 관련성을 끄집어낼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해를 전달하는 문제는 치료 전과정을 통하여 지속 적으로 이루어지는 그때그때의 환자 평가와 밀접히 관련된 다. 그리고 물론 이해를 전달할 때는 환자가 그 시점에서 경험적 및 역동적으로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 다. 치료자는 지속적인 감정이입적 탐구(Stolorow 등 1987) 를 할 때만 환자가 말하는 것의 의미를“환자의 외부가 아 닌 내부의 관점, 즉 환자의 준거 체계 안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필수적인 것은 치료자가 보고된 환자의 경험을 그저 이해했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정이입적으로 이해했다는 것, 즉 환자의 경험에 정당하 고 적응적인 면이 있음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전달해주는 일 이다.

자기심리학적 치료에서의“설명”에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의 해석이 포함되는데, 이것은 대체로 더 오랜 시간을 요하 는“이해”에 뒤이어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에서의 결핍이 심리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자기심리학에서는 당연히 역동적 및 발생학적 해석을 통하 여 설명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해와 설명은 그때그때 환자의 상태에 맞춰 이루어지지만, 치료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설명이 더 많아진다. 물론 설명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하여 이해 단계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 치료가 진행되고 환 자의 욕구와 경험이 변화되어 나감에 따라 이해와 설명의 상대적인 중요성은 수시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증례:자기애성 병리의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증례 4:자기애성 행동장애

40대의 대학교수가 부부간의 불화 때문에 정신치료를 받 게 되었다. 그는 첫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고, 두 번째 결혼 한 부인과도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하였다.

그는 현재의 부인이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친정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다고 불평하였다. 그는 어떤 의사에게 치료 를 받을까 신중히 생각한 끝에 결국 한 유명한 정신과 의 사를 치료자로 선택하였다.

그는 치료자에게 자신의 교수로서의 업적에 대하여 늘어 놓았다. 그는 학문적이거나 경제적으로 그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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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진단 및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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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인정하였다. 예로서, 그는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학 과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친척 중에서도 그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이라면, 비록 마음속으로는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들과 잘 지내도록 노력한다고 하였다. 그는 학문적으로는, 위대한 논문을 발 표해서 학과장으로 승진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경제 적으로는, 큰 부동산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친척이 제공하 는 내부 정보를 이용하여 효과적인 부동산 투자를 함으로 써 거대한 부를 쌓겠다는 환상적인 야망을 갖고 있었다. 두 부문 모두에서 그는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사람들, 특히 아내에 대하여는 감정이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 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그들 행동의 동기, 즉 그들 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를 도무지 깨달을 수 없었다.

치료 초기에서부터 치료자는 환자의 말을 세심하게 감정 이입적으로 듣고, 환자의 주관적 경험에 대하여 이해한 것 을 환자에게 전달하려고 애썼다. 치료자는 자신의 치료적 중재 노력을 치료자가 환자의 내적 상태를 알고 있음을 전 달하는 것에 국한시킴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치료자가 자 신의 관점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었 다. 그러자, 반사 전이가 형성되었다. 치료자는 반사적 자기 대상으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즉 환자를 확인, 수용 및 칭찬해주기 위하여, 그때그때 환자가 경험하는 것 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자기심리학적 치료 이론대로 환자는 필연적인 적절한 좌절을 경험하게 되었다.

치료자가 신이 아닌 이상 환자의 모든 내면적 경험을 이해 하고 거기에 상응한 반응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환자의 좌절은 치료자가 환자에게 대학에서의 문제들을 좀더 분명하게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자주 나타났다.

환자가 학내 경쟁자들 중 한 명이 정년보장심사위원회의 위 원이라고 불평했을 때, 치료자는 그 위원회가 어떻게 구성 되었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환자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중 요한 것은 위원회의 구성이 아니라, 위원회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자신의 경쟁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리라 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치료자는 분노한 환자의 말을 주의 깊게, 그리고 감정이 입적으로 경청하면서 왜 환자가 자신의 말에 그토록 화를 냈나 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치료자는 환자의 분 노를 탐색하려는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 은 더 이상의 탐색이 아니라 환자에게 정년보장 문제가 중 요함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었고, 전달하 는 수단으로는 조용한 경청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치료적 욕구는 학과 내에서의 일

에 민감한 환자와“함께” 있어 주는 것이었다. 치료자가 환 자의 감정 상태와 직접 관련이 되지 않는 일에 관심을 기 울이는 것은 반(反)치료적인 행위였다.

이 예에서 적절한 좌절 사건은 결과적으로 치료자와 환 자 사이의 자기-자기대상 유대를 새롭게 만들었다. 좌절은 환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은 채, 새로운 감정이입적 관계를 만들도록 했다는 의미에서“적절한” 것이었다. 이 와 유사한 치료자의 감정이입적 과실(過失)들은 환자로 하 여금 변형 내재화(transmuting internalization)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환자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자 신의 긴장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 데, 그때까지 이런 기능은 자기대상인 치료자의 몫이었던 것이다. 적절한 좌절들의 누적으로 생기는 이런 치료적 성 과는 변형 내재화의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응집된 중심 자 기(a cohesive nuclear self)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하는 것 이었다.

증례 5:자기애성 인격장애(1)

30대 중반의 여의사가 직업상의 어려움 때문에 모교 교 수의 권고를 받고 정신치료를 받으러 왔다.

그녀는 전공의(專攻醫) 과정을 이수하였으나 스스로 전문 의 시험을 포기하였다. 시험에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 움 때문이었다. 그녀는 시골의 한 작은 병원에서 자신이 전 공한 분야의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진료수행 능력에 대하여 자신 없어 하였으며, 특히 자신의 무능이 남 들에게 드러나지 않을까 늘 전전긍긍하였다. 그녀에게 집 단개업의 기회가 주어지자, 그녀는 더욱 불안 초조해 하였 는데, 자신의 무능이 폭로되어 창피와 모욕을 당하지나 않 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겉으로, 그녀는 귀엽고 재능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자신이 전혀 매력이 없으며, 어떤 남자도 자신에게 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몇 번의 남자교제가 있었지만 모두 아주 단기간에, 그것도 불행하 게 끝나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 수도 있는 질문을 당하면 우울증에 빠지곤 하였다. 예로, 간호사가 투 약 처방에 대하여 물으면, 그녀는 자신의 처방에 무슨 잘못 이 있는 것이 아닌지 놀라 당황해 하였다.

총체적으로 볼 때, 그녀는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끼는 데 서 오는 공허한 우울감, 생기 부족, 부적합한 느낌, 분열감 등으로 고통받는 불행한 여성으로, Kohut가 이야기한 자기 애성 인격장애 환자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었 다. 그녀는 자기애성 행동장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떠들썩 한 과대성(grandiosity)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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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자가 감정이입적으로 경청을 하고, 환자의 불평과

감정을 이해했음을 알리는 간단한 언급을 하자, 환자에게 이상화 전이(idealizing transference)가 형성되었다. 환자 는 치료자를 자신에게 개인적 및 직업적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있는 보호자로 생 각하게 되었다. 그녀는 치료자가 옆에 있으면 매우 즐거워 하였고, 치료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무슨 계시인 양 하나 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자기심리학의 이론에 따라 치료자는 환자의 이상화 욕구를 일종의 방어로 보지 않고 자기애의 발달을 도모하려는 일종의 치료적 표현으로 이해 했다. 이상화 전이를 어린 시절 정지되었던 자기애의 성숙 이 다시 시작되도록 하는 적응 반응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상화 전이가 생겨난 지 얼마 안되어서부터 환자는 필 연적으로 치료자에게 실망하는 소위 자기대상 실패를 경험 하게 되었는데, 이런 경험은 변형 내재화를 일으켜 환자로 하여금 자기 발달을 촉진시키도록 만들었다. 환자가 자기 대상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란 치료자의 피치 못한 지각, 주 말에 치료자를 만날 수 없는 것, 치료자의 휴가 등등인데, 그때마다 환자는 치료자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럴 때 치료자는 환자의 불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 히려 환자의 감정을 진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런 감정 의 원천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었다. 치료자는 적절한 좌절의 경험을 이용하여 발생학적 또는 역동적 해석을 함 으로써 이해하기로부터 설명하기로 한 단계 진전을 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환자의 적절한 좌절이 자기조절 기능의 발달을 촉진시킨 대표적인 예가 있다. 치료자의 예정된 일주일간의 휴가 기 간 동안, 환자는 서로 관심을 갖고 있던 한 남자와 데이트 를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 남자와의 관계가 흔들거 리자, 그녀는 치료자에게 휴가기간에도 면담을 갖자고 요 구하였다. 물론 환자도 그 기간에는 치료자가 휴가로 인하 여 면담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환자는 분명 히 그녀에 대한 치료자의“방기(放棄, abandonment) ”에 기분이 상해있었다. 치료자는 이 상황을 이용하여, 환자가 자신의 안정을 보증해주는 치료자의 지지적 현존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해주었다. 그리고 치료자에 대한 분노와 실망 은 어린 시절 엄마가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딸인 환자의 욕구는 소홀히 하였을 때 가졌던 느낌과 유사한 것임을 덧 붙였다. 이런 해석은 환자를 진정시켰고, 환자는 치료자의 휴가 기간 동안 면담 없이도 비교적 잘 지낼 수 있었다. 이 와 유사한 적절한 좌절의 경험들, 그리고 이상화 전이에 대 한 훈습을 통하여 환자는 새로운 자기 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고, 직업적 및 개인적으로 좀더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증례 6:자기애성 인격장애(2)

전문대를 졸업한 23세의 여자가 기분이 우울하고 자신감 과 의욕이 없고, 사람들 대하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주소(主 訴)로 정신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1년 전 남자친 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환자를 싫어 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크게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후, 남자 친구와 다투다가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얼마 후 대학교의 풍물 동아리에 들어가 처음에는 재미있게 활동을 하였으나, 대금 실력이 다소 모자라니 악기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선배들의 권고에 다시 크게 상처를 받고, 우울감과 열등감 이 심해졌다. 연주회 전날 부족한 자신이 어떻게 무대에 나 서나, 전전긍긍해 하다가 급기야는 제초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내과에서 치료를 받은 후 별 후유증 없이 퇴원하 였으나, 우울감, 과수면, 무가치감, 및 자살사고 등이 계속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유달리 병약했던 환자는 자라면서 섧게 울 기를 잘했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신은 공부도 못하고 이 름도 촌스럽다며 늘 위축되어 지냈고 남 앞에 서기를 꺼려 하였다.

환자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고, 또 쉽게 상처를 받으며, 늘 위축되어 있고 우울하며, 무가치감 과 자살사고를 계속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과민형, 또는 Kohut의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치료자가 어느 정도 환자와 감정을 함께 하면서(共感, sympathy), 환자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귀를 기울이자(感情 移入的 傾聽, empathic listening) 이내 환자는 자기대상 전 이(selfobject transferences)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때마 다 환자의 복장이 달라지고 화장도 바뀌었으며, 그런 변화 에 치료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이를 반사전이(mirror transference)로 파악한 치료자는 그때마다‘옷이 밝아졌네요’,‘옷이 잘 어울리네요’,‘옷 입는 센스가 있네요’, 또는‘오늘은 화장이 밝아졌네요’

등의 반응을 보여주었다. 또 환자는 자기 친구들의 장단점 을 이야기하면서 은연중에 치료자에게 바라는 것을 나타내 기도 하고, 치료자가 좋아하는 남자 상(像)을 묻자 존경할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치료자를 암시하는 말 을 함으로써 치료자를 이상화하려는 성향, 즉 이상화 전이 (idealizing transference)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환자의 자기대상 전이와 이에 대한 치료자의 반응-즉, 치 료자가 제공하는 자기대상으로서의 기능-, 그리고 이에 관 한 그때 그때의 설명을 통해서 환자는 잃었던 자존심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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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진단 및 자기심리학적 정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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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고 인간관계에서도 상처를 덜 받게되었다.

한번은 환자가 자신이 컴맹이라서 컴퓨터 학원에라도 다 녀야겠다고 했을 때, 치료자가 별생각 없이 그런 것은 스스 로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대답을 했다. 순간 환자는 충격 을 받은 듯 당황해 하였으며, 그 후에도 한동안 시무룩하면 서도 수동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치료자-환자 관계는 원상으로 복구되었다. 치료자는 이런 경험을 적절한 좌절(optimal frustration)로 보고 다음과 같은 설명을 시도했다;이런 경험은 환자의 자기애성 욕구 와 치료자의 감정이입적 실패에 기인하는 것으로, 환자의 인간관계에서의 종전의 행태를 반영한다.

환자는 점점 더 확고한 자기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는 데, 그의 밝은 옷차림과 표정, 그리고 자신 있는 언행이 그 증거였다. 동아리의 임원이 되고싶은 소망이 친한 친구의 반대로 좌절되었을 때도 그는 그렇게 상처받지 않았다. 오 히려 환자는 그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다른 더 유익한 일 에 시간을 투자하리라 스스로 다짐하였다. 변형 내재화(tr- ansmuting internalization)가 이루어졌다는 표시였다.

환자가 자신감을 되찾자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아주 그럴 듯한 남자친구도 나타났다. 새로운 남자친구와 상호 주고 받는 동등한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환자는 여러 가지 이유 를 들며 이제 치료를 그만두면 안되겠는가, 물어왔다. 치료 자는 자신이 이제는 더 이상 자기대상으로서의 기능을 하 지 않아도 좋을 때가 왔음을 직감하였다.

종 합

이 논문에서는 먼저 정신과 진단에 있어서 자기애와 자 기애성 인격장애의 위치에 관하여 논하였다. 그리고 DSM 체계에서의 진단기준을 개관하였다. 다음에 자기심리학에 의거한 진단 기준을 기술하였는데, 여기서는 행동상의 특 징들보다 정신치료에서 보이는 자기대상 전이의 발달이 강 조되었다. 자기대상 및 자기대상 전이(반사, 이상화, 분신) 의 개념이 소개되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두 가지 유 형-무감각형과 과민형, 또는 자기애성 행동장애와 자기애 성 인격장애-이 기술되었다.

자기애성 인격 및 행동장애를 토론하면서 Kohut와 그 이후 학자들의 견해 및 업적을 소개・검토하였다. 적절한 반응, 적절한 좌절, 변형 내재화 및 자기 구조의 형성과 견 고화가 자기심리학적 치료이론의 중요 요소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탐구하는 방식으로서 감정이 입의 핵심적 중요성이 제시되었다. 환자의 공격성과 분노는 감정이입의 실패로부터 오는 좌절에 대한 반응으로, 그리고

자기를 지탱하기 위한 보호수단으로 기술되었다. 그리고 중 재나 해석의 단계로서 이해와 설명의 중요성이 토론되었다.

아울러 관련된 여러 증례들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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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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