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과정에서의 군사 대비태세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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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과정에서의 군사 대비태세 강화 방안

김종하*, 김재엽**1)

Ⅰ. 서론

Ⅱ. 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의 현황과 함의

Ⅲ. 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 이후의 안보 도전

Ⅳ. 앞으로의 과제

Ⅴ. 결론

Abstract

A Plan for Strengthening Military Preparedness during the ROK-US Military Command Structure Reorganization Process

This paper examines several elements that the ROK should prepare for during the 2012~2015 period of transfer of wartime operational control to the ROK Armed Forces, in order to make up for vulnerabilities in ROK military preparedness. First, the ROK Army must shift its ‘war deterrence and operational strategy’ from the pas- sive ‘defend first, attack later’ concept to the active ‘simultaneous defense and attack integration’ and the ‘tactical annihilation and strategic paralysis’ concepts. Second, the ROK and US must redraw and consequently share wartime and peacetime military missions in a manner reflecting the ROK’s defense budget shortage. Third, the ROK must expand the military strengths needed for taking the lead in responding to a North Korea’s surprise & limited attack, and defense & attack mission in the initial stages of an full scale war. These are indispensable to the ROK Armed Forces being able to guarantee military preparedness needed for war deterrence and victory in the Korean peninsula.

Key Words: ROK-US Command Structure Reorganization, Wartime Operational Control, Military Mission, Military Threat, Deterrence & Operational Strategy.

*1)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국방획득관리학과 주임교수, 정책학 박사, jong-ha44@hanmail.net

**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초빙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out-la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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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발발하고 정전협정이 조인된 지 어언 60여 년의 세월 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남북관계는 첨예한 군사적 대결과 대치 속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재래식 및 비재래식 위협이 혼재된 ‘복합적 군사위협’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1)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사건 은 언제라도 그런 위협이 실제 무력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2011년 말 현재 김정일의 사망 이후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 공식화, 경제 문제 등을 둘러싼 북한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의 동아시아 패권경쟁은 한국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런 불확실한 안보환경 속에 서 현재 한・미 간에는 2015년을 목표로 한・미 군사지휘체계의 재편, 즉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이 진행 중에 있다.

본래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은 2007년 2월,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을 시점으로 합의된 바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 한・미 양측의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시점의 적절성에 대한 재고 필요성이 지적되기 시작하였다. 일례로 2009년부터 한국에서는 전시 작전 통제권의 전환 연도인 2012년은 한・미 양국의 대선 및 총선, 북한의 강성대국 진입 선언의 해, 중국 지도부의 권력 이양 등 정치적 유동성이 증대되는 국가안 보상 최악의 시기로, 이 기간에 전환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표출되기 시작하였다.2) 또한 미국에서도 2010년을 필두로 학계 및 정책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美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헨런 수석연구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문제가 제기된 배경

1) 김종하・김재엽, “복합적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력 건설의 방향”, 󰡔국방연구󰡕, 제53권 제2호(2010년 8월).

2) 󰡔연합뉴스󰡕, 2010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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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가 적절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면서,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결정이 예정대 로 이뤄질 경우 한・미 양국이 별도의 지휘체계를 갖게 되는데, 이는 ‘지휘통 일’(Unity of Command)의 원칙에 위반되기 때문에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을 하 였다.3)

2009년 6월, 한국과 미국은 향후 전시 작전통제권 행사의 주체가 될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의 기본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기 준을 300개 과제로 세분화해 한・미 공동으로 검증작업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211개 부분에서 보완・발전의 필요성을 발견했다.4) 특히 북한의 (비대칭)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두 과제인 대북 감시・정찰체계와 정밀타격 능력 가운데 전자의 진척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평가를 도출하기도 하였다. 국내 외 언론을 통해 이런 평가결과가 알려지게 되자,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연기 주장은 한국 내부에서 더욱 힘을 얻었다. 재향군인회가 주축이 된 전시 작전통제 권 전환 연기를 위한 서명 운동에 동참한 수가 1천만 명에 육박할 정도였다.

여기에 서울 용산과 의정부, 동두천 등지의 주한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일정이 2015년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전시 작전통제권의 2012년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주장을 뒷받침했다.5)

이러한 요인들은 2010년 6월 26일 한미 양국의 정상이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 환 시기를 종전에 합의했던 것보다 3년 이상 늦춰진 2015년 12월 1일로 조정하 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의 결정은 3개월 전의 천안함 피격사건에도 불구하 고,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것을 북한에 주지시켜 또 다른 북한의 도발 위협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아울러 전시 작전통제 권 전환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비태세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오늘날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다시금 전시 작

3) Michael E. O'Hanlon, “Divide and Be Conquered,” Los Angles Times, March 3, 2010.

4) 김귀근, “한미, 작년 첫 전작권 기본운용능력 공동검증”, 󰡔연합뉴스󰡕, 2010년 6월 28일.

5) 김강녕, “한・미,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 국방비 증가 감수해야”, 󰡔통일한국󰡕, 2010년 8월, p.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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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제권 전환의 연기를 요구하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6자회담 중단의 장기 화,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 확인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이 고조되고 있으며, 상부지휘구조의 개편과 주요 전력증강 사업의 축소, 지연으 로 국방개혁이 당초 계획보다 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시 작전통제권을 전환한다면, 한국의 국방 태세를 심각하게 약화시킬 것이라는 논 리다. 이에 따라 비판론자들은 “최소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현재의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유지, 연장하는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다.6) 이미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시기가 한 차례 연기되었는데도, 이러한 주장 들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 스스 로의 군사적 대비태세 확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문, 비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면서 한・미 군사지휘체계의 재편과정, 소 위 2015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군사 대비태 세상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2~2015년 기간 동안 준비해 나가야 하는 것 이 무엇인지를 고찰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는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과 연계되 어 추진 중인 󰡔국방개혁 기본계획 11-30󰡕 및 적정 국방예산의 확보 및 우선순위 판단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키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Ⅱ. 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의 현황과 함의

1.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과 주요 내용

1978년 11월 7일의 한미 연합사령부(CFC: Combined Forces Command) 창설 이후 한반도에서의 평시 전쟁 억제, 전시 방위임무를 책임져 온 것은 바로 한국

6) 실제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반대, 연기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한미 연합사령부 해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국방선진화연구회, 󰡔국방선진화: 전략과 과제󰡕 (서울: 한반도선진화 재단, 2011), p.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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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미국 두 나라의 연합방위체제였다.7)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65만 한국군과 2만 8,000여 명의 주한미군 병력이 단일 지휘기구(즉 한미 연합사령부)의 지휘통제 아래에 놓여 있는 방식이다. 미군 4성장군(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직)과 한국군 4성장군이 각각 사령관, 부사령관을 맡으며, 예하에 7개(인사, 정보, 작전, 군수, 기획, 통신전자, 공병) 참모부를 설치하고 있다. 한미 연합사령부는 육・해・공군 의 각 구성군사령부와 연합특전사령부, 연합해병대사령부, 연합심리전사령부 등 을 통해 전시에 한국군 및 주한미군 부대와 더불어 개전 이후 한반도로 증원되는 미군 병력들까지 지휘통제한다.8) 한미 연합사령부의 참모 구성은 양국 간 동률 보직 원칙에 따라 편성되어 이론상으로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막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세계에서 가장 제도적 결속력이 높은 동맹군사구조로 평가된다.

이러한 한미 양국의 동맹군사구조는 최근 수년 동안 근본적인 재구축을 맞이하 게 되었는데, 그 중심에 있는 현안이 바로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의 전환’이다.

이 문제는 2005년 10월 21일의 제37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이하 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공동성명 제9조에 “지휘관계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에 관한 협의를 ‘적절히 가속화’(Appropriately accelerate)한다”는 내용이 포 함된 것을 계기로 양국 사이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은 가장 중요한 사항인 ‘전환 시기’에 관하여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극심한 정치・사회적 논란을 겪어야만 했다.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에 관한 합의는 2007년 2월 24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당시 양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시기 를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다.9) 하지만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여부, 2012

7) 1975년 제30차 UN총회에서 북한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 제3세계의 신생 독립국가들이 주도한 UN군사령부 해체 결의안이 통과되자,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유지하기 위해 1978년 한미 연합사령부를 창설했다. 이에 따라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UN군사 령부에서 한미 연합사령부로 이양되었고, UN군사령부는 한반도 정전(停戰) 체제의 관리 임무를 담담하고 있다. 김일영・조성렬, 󰡔주한미군: 역사, 쟁점, 전망󰡕(서울: 한울아카데미, 2003), pp.

95-7.

8) 국방부 정책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서울: 국방부, 2002), p.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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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으로 확정된 전환 시기의 적절성 등을 둘러싼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핵무기 개발을 비롯한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가 운데, 기존의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해체하는 것은 자칫 한반도에서의 대북(對北) 전쟁억제 및 방위 역량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특히 2008년 후반기부터 불거진 김정일의 건강 악화에 따른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증폭 가능 성, 2009년 대포동 2호 발사와 2차 핵실험, 그리고 2010년 3월 26일의 천안함 피격사건을 비롯한 북한의 잇따른 군사도발 자행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 켰다.

결국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인 2010년 6월 26일, 한국의 이명 박 대통령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일정을 재조 정하는 데 합의했다.10) 새로 확정된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는 당초 계획되었던 ‘2012년 4월 17일’보다 약 3년 8개월이 연기된 ‘2015년 12월 1일’로 결정되었다. 10월 8일에 개최된 제42차 SCM에서는 2015년으로 조정된 전시 작 전통제권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 이행하기 위한 기본틀을 제공할 종합계획 문서, 즉 ‘전략동맹 2015’(Strategic Alliance 2015)를 공식적으로 승인, 서명했 다.11) 여기에는 ① 한반도 전구(戰區) 내에서의 작전지휘체계, ② 한미 양국의 새로운 동맹 군사구조 구축, ③ 새로운 전쟁수행 전략의 수립 및 발전, ④ 연합방 위에 필요한 군사적 능력 및 체계, ⑤ 연합・합동연습체계의 구축, ⑥ 주한미군의 재배치, 그리고 ⑦ 정전(停戰)체제 관리의 책임 조정 등 다수의 군사적 조치사항 들이 포함되어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과 동시에 기존 한미 연합사령부는 해체되고, 한미동 맹의 군사구조도 한미 연합사령부를 중심으로 하는 ‘연합’ 방위체제에서 한국군 합참, 주한미군 사령부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공동’ 방위체제로 바뀔 예

9) ‘4월 17일’이라는 날짜는 6.25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더글라스 맥아더 UN군 사령관에게 한국 군의 작전권을 이양한 날짜인 1950년 ‘7월 14일’을 역순한 것이며, 이 점에서 일종의 정치적 상징 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10) 추승호・이승우, “전작권 2015년 12월 전환..3년 7개월 연기”, 󰡔연합뉴스󰡕, 2010년 6월 27일.

11) 김귀근, “한미, SCM서 뭘 논의했나”, 󰡔연합뉴스󰡕, 2010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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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다. 공동방위체제에서는 한국군과 주한미군 전체에 지휘권을 행사하는 단일 사령부가 없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평시는 물론 전시에도 개별 사령부의 지휘 통제에 따라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훈련과 위기관리뿐만 아니라 전쟁 대 비 및 기획, 지도까지 각자 책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공동방위체제에 적합한 한미 양국의 새로운 동맹군사구조를 구성할 지휘체계의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출처: 󰡔국방일보󰡕, 2009년 2월 12일.

<그림 1>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의 한미 군사지휘 구조도

먼저 한국군 합참과 주한미군 사령부12) 사이에 동맹군사협조본부(AMCC:

Alliance Military Coordinate Center)와 8개의 전구(戰區: Theater)급 군사협조기 구(협조본부 및 협조반)를 설치, 한반도와 그 주변을 작전범위로 하는 전 제대・

전 기능별 협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들은 연합징후・정보운영본부 (CWIOC), 연합작전협조단(COCG), 연합군수협조본부(CLCC), 다국적협조본부 (MNCC), 합동전장협조단(JBCG) 통합기획참모단(IPS), 연합모델 및 시뮬레이션 협조본부, 그리고 연합 C4I(통신・지휘통제) 협조반 등으로 나뉜다.13) 이들 군사

12)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완료되는 2015년부터는 ‘미군 한국사령부(US KORCOM)’로 명칭이 바뀔 예정이다.

13) 이상헌, “전작권 전환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연합뉴스󰡕, 2009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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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기구에 소속되는 인원은 약 400명으로 추산되며, 평시부터 상설기구로 편 성・운영할 뿐만 아니라 상당 규모의 연락반을 상호 파견하여 지속적인 협조관계 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육・해・공 구성군사령부 사이에도 각 작전사령부 별로 공동전투참모단, 협조반 등의 협조기구가 설치될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에 한미 양국 공군력을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한국군 합참의 지휘통제를 받는 한미 연합공군사령부(CAC: Combined Airforce Command) 를 창설할 예정이다.14)

2.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의 의미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에 구축될 한미 공동방위체제는 ‘한국 방위의 한 국화’라는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15) 다시 말해서 평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예방, 억제하고, 유사시에는 적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격퇴, 방어하기 위한 주요 군사 임무들을 한국군이 1차적, 최우선적으로 담당한다는 원칙이다. 이론상으로 미군의 역할은 한국군의 전투력 가운데 부족한 일부분을 보완해주는 지원적인 기능에 국한될 뿐이다. 이것은 단순히 한국군의 주요 작전부대를 전시에 지휘하 게 될 최고위 장성이 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바뀌는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앞으로는 한국군이 한국 방위를 담당하는 전체 병력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쟁의 억제 및 승리와 직결되는 주요 임무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주체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시에 이루어질 다양한 군사작전, 정책들의 우선순위를 판단 및 결정하고, 전반적인 군사전략과 이를 구체화시킨 세부적인 작전계획을 수립, 작성하는 중요한 과제도 한국군의 몫이

14) 한미 연합공군사령부의 창설 방침은 2009년 2월 4일 ‘2009년 한미협회 총회’ 조찬강연에서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처음으로 밝혔다. 한미 연합공군사령부의 사령관은 주한 미 제7공 군의 사령관이 겸직할 예정이다. 유용원, “전작권 전환 후(後) ‘한미 연합공군사(司)’ 창설”, 󰡔조 선일보󰡕, 2009년 2월 5일.

15) 김재엽, 󰡔자주국방론󰡕(서울: 선학사, 2007), pp. 4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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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것임은 물론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을 비판, 반대하는 이들은 한미 연합사령부로 대표되 는 연합방위체제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승리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 며, 이를 변화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북한의 군사위협 및 도발 증가,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 그리고 한국의 안보 취약성 악화(惡化)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 한다. 하지만 연합방위체제 자체를 한미동맹과 동일시하는 것은 주한미군과 󰡔한 미 상호방위조약󰡕처럼 미국의 안보 공약을 보장하는 제도적, 실질적인 장치가 전혀 없던 6.25전쟁 직전, 혹은 한국의 자체 국력과 군사적 방위역량이 북한보다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던 1970년대에나 통용될 논리에 불과하다. 미군 중심의 UN군사령부가 한국군의 전・평시 작전통제권을 모두 행사했던 지난 1960~1970 년대에도 북한은 1.21 청와대 기습미수(1968년), 울진・삼척 무장간첩 침투(1969 년), 판문점 도끼만행(1976년) 등의 숱한 군사 도발을 자행해 왔다. 이는 한국군 과 주한미군의 단일화된 연합지휘체계(보다 정확히는 한국군에 대한 미국의 작 전통제권 관여)가 자동적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 예방, 억제를 보장하지는 못한 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 수행하기 위해 평시와 유사시에 가장 먼저 동원될 수 있는 군사력은 바로 휴전선 이남에 배치된, 65만 명 규모의 한국군이 다. 병력의 양적 기준에서 볼 때, 적어도 평시와 전쟁 초기에 한국 방위를 주도하 는 세력은 한국군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보다 20배가 넘는 병력을 보유하는 한국이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통해 병력을 운용하는 것이 불합 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총병력이 3만 명에도 못 미치는 주한미군 사령관 이 미군 증원전력의 다수가 한반도에 전개되기 이전인 평시 및 전쟁 초기부터, 한미 연합사령관의 자격으로 65만 명의 한국군까지 지휘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 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16)

16) 이 점은 주한미군의 감축 문제로 한미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던 1970년대에 박정희 대통령도 지적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1976년 7월 31일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미 지상병력이 현재 수준에 서 계속 줄어든다면, 당연히 지휘권 문제는 제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군의 숫자가 적은데, 별 만 넷을 달았다는 것만으로 작전권을 장악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라고 언급했다. 이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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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이 한반도 유사시에 한미 양국의 군사력 운용의 대표적인 기본인 ‘지휘통일’ 원칙을 훼손, 약화시킬 것이라는 비 판은 불가피하다.17) 아무리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전략에서 전술・작전 수준에 이 르는 모든 제대에 걸쳐 협조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지휘권이 분산된 ‘공동’

방위체제는 전투력 운용의 효율성 및 결속력에 관한 한 단일 지휘권을 유지하는

‘연합’ 방위체제를 결코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2008년 8월 처음으 로 한국군의 주도 아래 실시된 을지 프리덤가디언(UFG: Ulchi Freedom Guardian) 한미 연합훈련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개별 적으로 사령부를 운영하다보니 상호 정보공유 체계가 미비했으며, 양측의 임무 분담에서도 혼선이 초래된 것이다. 그 결과 한미 양국군은 각자 수집한 정보로 다른 결론을 도출하고, 훈련 초반에는 임무 분담 등에 대한 절차가 마련되지 않 아 혼란이 생기는 등 전쟁 수행 기능별로 다수의 보완 요소들이 노출되었다.18) 외견상 한미 공동방위체제에 포함되는 주요 기구들은 구성, 협력분야 등에서 기존의 한미 연합사령부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한미 양국의 군 사 기능별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제도적인 연결장치일 뿐, 한국군과 주한미군 병 력을 움직일 수 있는 직접적인 지휘통제, 의사결정의 권한은 없다.19) 이 점에서 연합방위체제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앞으로의 공동방위체제 아래에서는 한미 양국의 전체 군사력이 통합 적으로 동원, 운용될 수 있는 능력이 기존의 연합방위체제보다 불가피하게 약화 될 것임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평시 경계는 물론, 전쟁 초기의 방어와 반격을 비롯하여 전쟁 억제, 승리를 위한 핵심적인 임무 수행이

󰡔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60년󰡕(서울: 북앳북스, 2006), p. 433.

17) 박휘락,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국가의 전쟁수행”, 󰡔國際政治論叢󰡕, 제49집 제1호 (2009년 3 월), pp. 379-82.

18) 샤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도 2008년도 UFG 연합훈련 직후인 8월 24일자 미군 전문지 성조지 (Stars and Stripes)와의 인터뷰에서 “독립된 사령부에서 운용될 한미 양국의 군사력이 전투기간 에 같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유현민, “가능성, 한계 동시에 보여준 한미 을지연습”, 󰡔연합뉴스󰡕, 2008년 8월 24일.

19) 박창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신연합방위체계의 효율성”, 󰡔국방정책연구󰡕, 제26권 제2호 (2010년 여름), p.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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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한국군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60년 이상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승리 태세를 유지, 발전시 키기 위한 유・무형적인 군사 역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해 온 한국군에게는 중대한 시험이자 과제임에 틀림없다.

Ⅲ. 한미 군사지휘체계 재편 이후의 안보 도전

1. 북한의 군사적 위협

지난 60여 년 동안 한국의 안보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해 온 것은 단연 북한과 의 정치・군사적인 대립이다. 이 문제는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을 놓고 계속되 고 있는 각종 논쟁의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미 연합사령부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연합방위체제가 양국 군의 상호 병립 적인 공동방위체제로 바뀔 경우, 대북(對北) 군사대비태세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과연 한국군이 미군과 개별적인 군사지휘체제를 운영하더라도, 현재 와 같은 전쟁 억제 및 승리능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에 관한 의문인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하여 동원할 수 있는 군사적인 위협 능력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휴전선 이남에서 한국의 저항을 완전히 분쇄, 제압하여 한반도 전체를 석권하는 ‘점령’ 능력이다. 둘째, 한국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시간 과 장소에서 공격을 감행하여 개전 초반에 방어 태세를 무너뜨리는 ‘기습’ 능력 이다. 셋째,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적 국력기반과 인구밀집 지역에 대한 치명적 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대량살상’ 능력이다. 그리고 넷째, 측・후방 지역에서 의 물리적, 심리적 불안정을 조성하여 전쟁수행 능력과 의지를 약화시키는 ‘마 비・교란’ 능력이다.

6.25전쟁 이후 북한에 의한 군사적 위협은 주로 1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재래 식 군사력을 동원하는 점령 능력이 부각되어 왔다. 이는 북한이 세계 4위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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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총 119만여 명의 정규군과 탱크 4,100여 대, 장갑차 2,100여 대, 대포 1만 3,000여 문, 수상전투함정 420여 척, 잠수함정 70여 척, 그리고 전투임무기 840 여 대 등을 비롯한 거대한 재래식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그 배경을 둔 것이다.20) 하지만 ‘북한에 의한 전면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 북한은 경제력을 포함한 총체적인 국력에서 한국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뒤떨어져 있다. 이는 장기간의 전면전쟁 수행을 뒷받침하는 데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보유한 탱 크, 군함, 항공기 등 재래식 무기들의 대다수는 한국과 주한미군의 동급 무기들 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낙후된 구식무기들이다.21) 수량은 많지만, 한반도 주변해 역과 상공에서의 제해권 및 제공권을 장악하거나, 휴전선 이남의 한국 영토를 정복, 석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휴전선 일대와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 Line)을 비롯한 전방의 접적(接敵) 지역, 혹은 후방에 대한 국지도발을 포함한 북한의 기습 능력이 보다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이는 육군 병력의 70%, 해군 전투함정의 60%, 그리고 공군 전투임무기의 40%를 평양~원산 이남 의 휴전선 인근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북한 재래식 군사력의 전진 배치태세에 근거를 둔 것이다.22) 지난 2010년 전 국민과 세계를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던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은 북한 군사력의 기습 능력이 갖는 심각성을 여실히 입증했던 본보기다.

북한 재래식 군사력의 전진배치는 전방의 접적(接敵) 지역을 겨냥하여, 시・공 간적으로 제한된 형태로 수행되는 소규모의 국지도발에서 상당한 기습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23) 이 경우 북한은 한국군이 도발 징후를 포착하거나 반격하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치고 빠지기’(Hit and Run) 방식의

20) 국방부, 󰡔국방백서 2010󰡕(서울: 국방부, 2010), p. 271.

21) Michael O'Hanlon, “Stopping a North Korean Invasion: Why Defending South Korea is Easier Than the Pentagon Thinks”, International Security, Vol. 22, No. 4 (Spring, 1998), pp. 147-53.

22) 국방부, 󰡔국방백서 2010󰡕, pp. 24-26.

23) Mark Fitzpatrick ed, North Korean Security Challenges: A Net Assessment (London: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2011), p.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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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한국에게 일방적인 인적・물적 피해를 강요하고, 자신들의 군사적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기습 능력에 기반을 둔 ‘정규군에 의한 테러리즘’만으로도 평시부 터 한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전쟁 가능성에 대한 공포,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대내외적 현안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외교적인 강압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방지역에 대한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로 인해서 개전 수시간, 혹은 수일 이내에 한국군의 방어태세가 무력화된다면, 북한의 침공이 자칫 수도권을 겨냥한 단기(短期) 제한전쟁 이상의 위기로 확대, 악화될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한국의 국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포 위 및 탈취한다면 상황에 따라 남침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수도권을 인질화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일 조건을 한국과 미국에게 강요하는 방향의 협상을 요구 할 수 있는 정치・군사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24) 북한으로서는 굳이 한반도 전체를 점령, 석권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에 준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을 뜻한다.

북한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도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다. 세계 3위인 약 2,500~5,000톤 규모의 화학무기, 13가지의 병원균을 포함하는 생물무기는 한국 이 차지하고 있는 국력 총량, 재래식 군사력에서의 질적 우위를 무력화할 수 있 다. 더욱 큰 문제는 북한의 화학・생물무기가 수도권을 겨냥한 최대 사거리 50~60km의 장거리포 1,000여 문(170mm 자주포 600문, 240mm 방사포 400문 포함), 그리고 휴전선 이남의 한국 영토 전체를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로동 탄 도미사일에 장착 가능하다는 점이다.25)

여기에 북한은 2006년 10월, 2009년 5월에 감행된 2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 무장 능력을 과시하면서 대량살상 능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한국의 입장에서 북 한의 핵무장은 그동안 유지해 온 대북 방어태세에 심각한 취약성을 초래할 뿐만

24) 김민석, “김정일 ‘대남 작계’ 바꿨다”, 󰡔중앙일보󰡕, 2010년 4월 27일.

25) 유용원, “가공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주간조선󰡕, 2002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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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통일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 하는 데 치명적인 위협을 야기할 중대 위협이다.26) 만약 북한이 핵무기의 보유수 량을 확대하거나, 실전에서 보다 다양한 장착수단을 통해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다.

2. ‘북한 급변사태’의 가능성

북한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2년을 소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된 1990년대 이후 고질화된 경제적 빈곤, 대 외적인 폐쇄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2011년 12월 김정일의 사망, 그리고 이에 따른 3대 권력세습 체제의 등장은 자칫 북한 체제의 동요를 가속화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북한의 국가체제 자체가 붕괴되는 ‘북한 급변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란 “북한이 체제 내부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문제들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체제를 운영,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는 것”을 뜻한다. 북한 정권의 폭압적인 내부통제 체제를 고려할 때, 최근 아랍지역의 민중봉기와 같은

‘아래로부터의 혁명’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김정일의 사망 이후 김 정은을 중심으로 출범하게 될 북한의 새로운 지배체제가 ‘선군정치 유지 세력’

과 ‘개혁・개방 세력’으로 양분되어 내부 권력 경쟁이 심화되거나, 그 과정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이것이 집권 세력과 반란 세력 사이의 내전 양상으로 악화되 는 ‘위로부터의 혼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단순히 가능성, 이론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문제다.27)

더욱 큰 문제는 북한 급변사태가 북한 내부의 불안정으로 그치지 않고, 한국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악화될 가능성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26) 북한의 핵무장이 야기할 수 있는 정치, 외교, 군사적인 위협에 관해서는 전경만 등, 󰡔북한 핵과 DIME 구상󰡕(서울: 삼성경제연구소, 2010), pp. 40-53을 참고.

27) Ferial Ara Saeed and James J. Przystup, Korean Futures: Challenges to U.S. Diplomacy of North Korean Regime Collapse (Washington D.C: National Defense University Press, 2011), p.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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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들이 포함될 수 있다. 첫째, 북한 내부질서의 동요 및 와해가 현실화되면서 휴전선을 비롯한 접경(接境) 지대에서 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탈출을 감행하면서 난민화되는 인도주의적 사태다. 둘째, 체제 유지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 정권이 내부의 불만을 무마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에 대한 돌발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 할 수도 있다. 셋째, 핵무기를 비롯하여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대량살상무기의 관리, 통제에 문제가 생기면서 특정세력이나 집단이 이를 탈취하거나, 외부로의 유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넷째, 주변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정치・군 사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경우다.

특히 북한 급변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정치・군사적인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는 중국이 될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 급변사태 와 그에 따른 북한 체제의 붕괴, 소멸은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의 통일을 촉진 할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반도를 친미(親美) 성향의 지정학적 요충지로 전 환시켜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28)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1950년 6.25전쟁에 참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과 미국이 북한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의 동원을 포함 한 개입에 나서고자 할 것이다.

국방당국은 한반도에서 전쟁 혹은 그에 준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 이 지난 1961년 북한과 체결한 󰡔조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中朝友好協力相互 援助条約)에 의거하여 제한적인 수준의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 를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는 만주 지역에 배치된 선양(瀋陽) 군구의 병력 60%, 지난(濟南) 군구 병력의 50%, 그리고 서해상에서 활동하는 북해함대 30%가 포 함된다. 이는 총 18개 사단 소속의 병력 40만 명, 군함 150여 척, 그리고 항공기 800대 이상을 포함하는 규모다.29)

28) 박창희, “북한급변사태와 중국의 군사개입 전망”, 󰡔국가전략󰡕, 제16권 제1호 (2010년), p. 42.

29) 김귀근, “中, 한반도 유사시 北에 제한적 군사력 지원”, 󰡔연합뉴스󰡕, 2004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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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앞으로의 과제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에 따른 ‘한국군 주도-미군 지 원’ 형태의 군사지휘체계를 수립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2012~2015년 사이의 약 4년뿐이다. 그동안 한국이 이룩한 육・해・공 재래식 군사력의 양적 성장과 질적 발전, 북한에 대한 국력 총량의 우위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이 북한의 침략을 궁극적으로 격퇴할 수 있다는 점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적을 것 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쟁이 일어난 후에 잘 싸우고 승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서도 드러났듯이, 한반도에서는 아무리 시・

공간적으로 제한된 수준의 군사적 충돌도 감당하기 곤란한 인적・물적 피해와 정치적인 부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 자체를 사전에 예방, 억제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적인 과제다. 오늘날 국방당국은 전면전쟁뿐만 아 니라 기습 및 국지도발, 대량살상무기를 비롯한 북한의 복합적인 군사위협에 맞 서 전쟁의 억제,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적 대비태세의 확보를 국민 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에도 기존의 한미 연합방위체제와 동 급, 혹은 그 이상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승리에 필요한 군사적 대비태세 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한가? 본 장에서는 2012~2015년 사 이의 기간 동안에 중점적으로 요구되는 보완, 발전방안을 군사전략, 임무의 분 담, 그리고 전력 보강 등의 측면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1. ‘적극적인 전쟁 억제・수행 전략’의 채택

그동안 한국의 군사전략 방침은 한미 양국의 연합방위전략으로 알려진 작전 계획(OPLAN) 5027을 통해 반영되어 왔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전면침략 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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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주한미군으로 구성된 한미 연합군은 휴전선 이남에서의 방어선을 유지 하는 데 주력한다. 이후 총 69만 명에 달하는 미군의 대규모 증원전력이 도착하 면 휴전선을 돌파하여 북한군의 핵심 침공부대를 격멸한다.30) 동시에 한미 연합 군은 휴전선 이북으로 북진하며, 최종적으로는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을 완성시 킨다는 것이다.

기존의 한미 연합방위전략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한반도에서 6.25와 같은 대규 모의 전면전쟁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여 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들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대북 억제력의 근간이며, 유사시에는 북한의 침공에 대한 반격의 주력인 69만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전개되기까지는 무려 1개월 가량의 오랜 동원기간이 요구된다.31) 이는 개전 이후 약 1개월 동안, 한국군은 단지 휴전선 이남(특히 수도권 북부)에서 북한의 침공을 방어하기 위한 수세 위주의 군사작전에 주력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압도적인 대량보복 능력을 앞세운 북한의 침공 격퇴와 북진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외견상 공세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선수 후공’(先守後攻: 먼저 방어하고 이후에 반격한다) 개념에 입각한, 다분히 수동적 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10년의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은 전면전쟁의 억제, 수행에 초점을 맞춰 온 기존의 한미 연합방위전략이 지닌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장기간에 걸친 병력 증원, 대량보복에 의존하는 전략으로는 휴전선 전방의 특정 지역을 겨냥하여, ‘치고 빠지기’ 방식으로 시도된 북한의 기습적인 국지도발에 대해 효과적인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 에 줄곧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받았고, 그 이후의 위기관리 및 대응 과정에서도 북한의 추가도발, 확전(擴戰) 위협으로 인해 물리적・심리적인 주도권을 제약당

30)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증원전력은 육군 군단 2개(기갑군단 1개 포함)와 해병원 정군(군단급) 2개, 해군 항공모함전단 5~6개(항공모함 5~6척, 핵추진잠수함, 대형 상륙함 등 160 여 척 포함), 그리고 공군 전투비행단 8개와 폭격비행단 4개(전투기, 폭격기, 공중 조기경보통제 기, 공중급유기, 전자전기, 수송기 등 2,000여 대 포함)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부 정책실, 󰡔한미동 맹과 주한미군󰡕, pp. 58-9.

31) 김일영・조성렬, 󰡔주한미군: 역사, 쟁점, 전망󰡕, pp. 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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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까지 했다. 이는 북한이 앞으로도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치・외교적 강 압 수단으로서 제한적인 무력충돌을 빈번하게 시도할 수 있는 취약점을 노출시 켰다.32)

오늘날 한국의 군사전략이 직면한 최우선적인 과제는 적의 기습적인 군사도 발 감행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는, 수동적인 선수후공 개념에서 탈피하 는 데 있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뒤늦게 방어, 격퇴하는 것을 넘어서, 강력한 보복능력과 의지를 구현하여 최대한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도발을 분쇄 하고, 추가적인 도발 능력과 의지까지 예방, 저지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전쟁 억제・수행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한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에 채택 할 신(新)공동작전계획(일명 작전계획 5015),33)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미 공동의 국지도발 대비 작전계획에 이를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34)

앞으로 한국이 수립, 발전시켜야 할 적극적인 전쟁 억제・수행전략은 크게 2가 지의 원칙에 기초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전술적 섬멸’과 ‘전략적 마비’ 개념의 채택이 필요하다. 전자가 북한의 소규모 기습과 국지도발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 면, 후자는 북한의 전면전쟁과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맞서기 위한 전쟁 억제・수 행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35)

‘전술적 섬멸’의 골자는 전방 접적(接敵)지역을 비롯한 한국 영토와 인근 해・

공역에서 일단 전투가 벌어진다면, 도발을 시도한 적의 교전 주체를 예외 없이

32) 박수찬, “연평도 도발한 북한은 한미동맹의 허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D&D 포커스󰡕, 2011년 2월.

33) 당초 한미 양국은 2007년 6월 28일 한국군 합참과 주한미군 사령부 사이에 합의, 서명한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행을 위한 전략적 전환계획’(STP: Strategic Transition Plan)에 의거하여 작전계획 5027을 대체할 ‘작전계획 5012’를 작성한 바 있다. 신공동작전계획 5015는 2010년 10월 8일의 제42차 SCM에서 승인, 서명된 ‘전략기획지침’(SPG: Strategic Plannning Guidance) 에 의거하여 작성되며, 오는 2013년부터 UFG 연합군사훈련을 통해 적용, 검증될 예정이다. 이주 형, “2013년 UFG <을지프리덤가디언>부터 新작전계획 적용”, 󰡔국방일보󰡕, 2011년 6월 14일.

34)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은 2011년 10월 28일의 제43차 SCM 회의 직후에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하는 공동작전계획을 수립, 완성시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김귀근・강병 철, “한미, SCM서 北도발 고강도 대응책 마련”, 󰡔연합뉴스󰡕, 2011년 10월 28일.

35) 김재엽・김종하, “한국의 재래식 억제전략 발전 방안”, 󰡔신아세아󰡕, 제18권 제3호, (2011년 가을), p.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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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멸・몰살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 은 격퇴에 초점을 맞춰 왔다. 다시 말해서 북한의 침공으로 전투가 시작된다고 해도, 일단 북한군이 패배를 인정하고 퇴각한다면 전투를 중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북한군의 무력 도발로 물리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한국군은 도발에 1차적인 책임이 있는 적의 교전주체(예: 보병부대, 지상차량, 포대, 군함, 항공기 등)를 전투 현장에서, 최대한 즉각적이고 신속하게,36) 반드시 파괴・섬멸 해야 한다.37) 퇴각하는 것도 용납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전술적 섬멸’은 북한군 에게 “아무리 소규모일지라도 침공하면 반드시 보복할 것이며, 결코 살아서 돌 아가지 못한다.”는 두려움을 심어주어 한국에 대한 기습, 국지도발을 시도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전략적 마비’는 전면전쟁, 혹은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맞서 북한의 정치・경제・

군사적인 핵심(Center of Gravity)을 우선적으로 파괴, 제압하는 것이다. 여기에 는 김정일 정권과 군부를 위시한 북한의 정치・군사지도부, 북한군의 주요 지휘 통제시설 및 체계,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의 배치 지점,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의 배치・비축시설과 이들의 발사수단(예: 장거리포, 탄도미사일) 등을 포함한다. 해 당 표적들은 북한의 대남 침공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쟁 초기부터 이들을 신속・정확하게 무력화한다면, 단기간 내에 북한 의 침공 역량을 제거, 소모시킬 수 있다. 이는 한국이 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는 가운데, 북한의 군사력을 현저히 약화시켜 전후(戰後) 남북한 관계와 통일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둘째, ‘방어와 반격의 동시・통합적인 수행’이다. 이는 미군의 대규모

36)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에서도 나타났듯이, 만약 적시(適時)에 결정적으로 반격할 기회 를 놓친다면 한국의 군사적인 패배가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교전 이후에도 위 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정치・외교적인 주도권을 북한에게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상당 시일이 지체된 이후의 군사보복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기보다는 ‘한 국에 의한 새로운 군사도발’로 비춰질 수 있으며, 자칫 북한에게 추가도발 내지 확전의 명분을 제공할 우려가 크다.

37)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로 한국의 군사기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피해를 입는다면, 해당 도발을 감행한 교전주체들을 배치, 지원하는 북한군의 기지・군용시설도 ‘전술적 섬멸’의 대상에 포함시 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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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증원을 전후(前後)로 하여 방어, 반격을 단계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전쟁 초기부터 두 임무를 시간, 기능의 측면에서 함께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38) 여기서 ‘동시’(同時)는 적의 침략 직후 반격이 실시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최 대한으로 단축시켜 방어, 반격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적인 차이를 줄이는 개념이 다. 그리고 ‘통합’(統合)은 방어와 반격이 각각 독립된 작전형태가 아닌, 공통의 작전목적을 위해 단일화된 형태로 수행되어야 함을 뜻한다.

만약 북한의 침략으로 전쟁이 발발한다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작전부대 다 수는 먼저 휴전선 이남에서 북한의 침공에 따른 생존성의 확보, 영토 탈취의 거 부 등을 위한 방어작전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반격 능력을 갖춘 나머 지 전력은 북한이 침략을 감행한 시점으로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즉각적인 응전 을 통해 북한 영토 내부의 도발 원점(原點)과 정치・경제・군사적인 핵심 기능, 시설들에 대한 보복 및 반격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방어와 반격의 동 시・통합적인 수행은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군이 북한의 대남 침공능력을 분산시 키고, 전체 병력이 방어 임무에만 주력하는 경우보다 전쟁 수행의 주도권을 조기 에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만큼 북한의 침략이 실패할 가능성을 높일 것 임은 물론이다.

2. 한미 양국의 군사임무 분담

한반도에서 평시에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승리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군 사적 임무들은 크게 5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적의 군사적인 동향을 사전에 식별, 파악하여 기습적인 도발 시도를 저지 및 견제하는 ‘정보수집・처리’ 임무다.

둘째, 적 지상전력이 영토를 점령, 탈취하려는 것을 저지하는 ‘전선 고수・방어’

임무다. 셋째, 바다와 하늘을 통한 적 군사력의 접근을 저지하기 위한 ‘제해・제 공권의 확보’ 임무다. 넷째, 적 영토의 정치・경제・군사적인 핵심을 파괴, 제압하

38) 하대덕, 󰡔軍事戰略學: 전략이론의 과학화와 체계화󰡕(서울: 을지서적 출판부, 1998), p.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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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침공 역량을 약화 및 마비시키는 ‘장거리・종심 타격’ 임무다. 그리고 다섯째, 침공 능력이 고갈된 적을 결정적으로 격퇴, 섬멸하기 위한 ‘반격’ 임무다.

이론상으로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에 성립될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

형태의 한미 군사지휘체계에서는 한국군이 이들 5대 임무를 모두 주도할 수 있 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수행을 위한 주요 임무 들을 달성하는 데 요구되는 병력 및 군용 자산, 혹은 식별 및 처리・제압해야 하 는 적 표적의 최소 70~80%를 한국군의 책임으로 둘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전임 노무현 행정부 시절인 2005년 「국방개혁 2020」의 발표 이후, 다수의 신형 무기체계 도입이 추진되어 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수년 동안에 확보된 국방예산은 「국방개혁 2020」은 물론이려니와, 지난 2009년에 수정 발표된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목표로 했 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가 2011년 8월 26일에 제출한

「2012-2016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동안의 국방예산 인상률은 2012년 6.6%,39) 2013년 5.5%, 2014년 5.4%, 2015년 5.2%, 그리고 2016년 5.1%

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09년의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계획한 것보다도 20조 8,868억 원이 부족하다. 「국방개혁 2020」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2007년부터 를 기준으로 할 때, 2016년까지 무려 26조 원이 부족해지는 것이다.40)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15년까지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억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주요 전력들을 완벽하게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면, 과연 한 미 양국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양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이 지향하는 ‘한국군 주도-미군 지원’이라는 원칙을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 여, 한국군이 비교적 조속한 시기에 전담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기대되는 임무 들을 대상으로, 선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2~2015년

39) 그러나 정작 중기계획의 첫해인 2012년도 정부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의 인상률은 전년 대비 5.6%

에 그쳤다.

40) 김남권, “국방개혁 재원부족 2016년까지 26조원 예상”, 󰡔연합뉴스󰡕, 2011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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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 양국의 군이 담당할 전・평시 군사임무를 재설정, 분담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에 한국군은 한국 영토와 평양~원산 이남의 전방 지역을 대상으 로, 평시 혹은 미군의 대규모 증원이 전개되기 이전의 전쟁 초기에 방어 및 반격 임무를 주도, 전담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2015년까지는

① 평양~원산 이남의 북한 군사활동에 관한 정보수집・처리, ② 접적(接敵) 지역 에서의 기습, 국지도발에 대한 신속대응 및 반격, ③ 주요 전선(戰線)의 고수 및 방어, ④ 해군과 공군을 통한 제해・제공권의 확보,41) 그리고 ⑤ 평양~원산 이남 에 배치되는 북한의 남침 주력부대를 제압하기 위한 육・해・공군의 합동 화력지 원(예: 대(對)포병 작전,42) 근접항공지원) 등이 한국군의 주도 아래 수행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군이 주도, 전담해야 할 임무는 ① 평양~원산과 그 이북의 북한 군사활동에 관한 정보수집・처리, ② 평양을 비롯하여 북한의 정치・경제・군사적인 핵심을 제 압, 파괴하기 위한 장거리・종심 타격, ③ 핵무기를 비롯한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우산의 제공, 그리고 ④ 북한의 남침 주력부대를 결정적 으로 섬멸하기 위한 증원 및 반격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①과

②는 원칙대로라면 2015년 이후부터 마땅히 한국군이 주도해야 하겠지만, 최근 수년 동안의 국방예산 확보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미군 주도의 임무로 남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 한국군이 관련 군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체계들을 본격적으로 확보, 배치하게 된다면, 향후 한국군이 해당 임무들을 주도하도록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③과 ④는 미군만이 독점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해당 임무들은 앞으로도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 도, 전담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41)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에 창설되는 한미 연합공군사령부를 한국군 합참의 지휘계선에 포함시킨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42) 국방당국은 2014년까지 각종 대포병 전력을 확충하여 수도권을 겨냥하는 북한의 장거리포를 파괴, 제압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종전의 1주일에서 1 ~2일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형,

“北 장사정포 위협 대비 공군과 합동 전력 강구”, 󰡔국방일보󰡕, 2011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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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련 전력의 보완, 확충

지난 2005년의 「국방개혁 2020」 발표 이후,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에 대비하 기 위한 한국의 전력 확충 노력은 “앞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승리를 위한 거의 모든 군사 임무들은 한국군이 주도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정보수집・처리, 장거리・종심 타격 임무에 관한 전력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최근 수년 동안의 국방예산 배정 추세를 감안할 때,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5년까지 한국 군이 이들 전력 모두를 완벽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시간이 갈수 록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승리를 위한 주요 군사임무들을 미국과 재설정, 분담하는 것과 더불어, 2015년까지를 목표로 하는 전력확충 분야의 우선순위도 재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평시의 기습 및 국지도발 대응, 전쟁 초기의 방어 및 반격 임무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전력들을 확보, 실전배치하는 데 전력증강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이 한반도 전체와 주변지역에 대한 정보수집・처리, 장거리・종심 타격 임무 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 확보를 완수하는 시기는 2016~2020년 사이로 연기,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5년까지 한국군이 우선적으로 확보 해야 할 전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첫째, 접적(接敵) 지역에서 운용될 단거리 정보수집용 장비, 대지(對地) 유도무기다. 둘째, 육군의 기동・공격헬기다. 셋째, 해군의 대잠(對潛) 항공전력과 함대지 유도무기다. 넷째, 공군의 공대지 유도무기 다. 그리고 다섯째, 육・해・공군의 개별 군사력을 연결, 결합시키기 위한 C4I 체계 의 구축이다. 해당 전력들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계기로 그 위협 성이 부각된 전방 접적(接敵)지역, 혹은 후방을 겨냥한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 시도를 사전에 견제 및 거부하고, 무력충돌을 전후로 조성된 군사・외교적인 위기 를 주도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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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적(接敵) 지역에서의 정보수집 자산, 예컨대 무인정찰기(UAV)의 운용은 소 부대 단위로 수행되는 적의 기습, 침투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 정확한 식별 및 탐지, 추적 능력을 통한 적시(適時)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효 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저고도의 중・소형 무인정찰기를 운용하는 부 대의 대상을 현재의 군단급에서 여단 및 사단, 가능하다면 그 이하 규모의 부대 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대(對)전차미사일(ATGM)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사거리 5~10km 이상의 대지(對地) 유도무기는 기습, 침투를 시도한 적 병력을 교전 현장 에서 몰살시키고, 일정거리 밖에서의 사격을 통해 장갑차량뿐만 아니라 견고화 된 적의 진지, 포대까지 제압하는 데 동원 가능하다.

육군 소속의 항공전력은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특성상, 전・후방지역에 대 한 육군의 신속대응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매우 유리하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고, 비행속도 및 방향의 전환이 자유로운 헬기는 신속한 보병 수송, 화력지원 기능을 통해 효과적으로 적의 기습, 침투에 대응할 수 있다. 육군 은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개발, 양산과 더불어, 30여 대 규모의 대형 공격헬 기(AH-X) 도입을 차질없이 진행시켜 평시의 기습 및 국지도발에 대한 신속대응, 전쟁 초기의 신속한 화력지원 능력을 발전, 강화해야 한다.

지대함 화력, 잠수함정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연안전투(Littoral Warfare) 위협 은 해군에게 새로운 도전을 가져왔다. 전통적인 함대함 전투와 더불어 육지로부 터의 지대함, 공대함 교전까지 수반되는 연안전투의 입체적, 다차원적인 양상을 고려할 때, 기존 군함의 성능개량이나 신형 군함의 전력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해상초계기, 대잠(對潛)・소해(掃海) 헬기를 비롯한 해군 소속의 항공전력은 수상전투함, 잠수함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뿐만 아니 라, 짧은 시간 동안에 훨씬 넓은 범위를 관할하므로 북한의 잠수함정과 기뢰 위 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함대지 유도무기는 해군 군함들이 서해 전방해역에 배치된 북한의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을, 이들의 사거리 밖에 서 안전하고 정확하게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다.

현재 공군이 필요로 하는 공대지 유도무기는 북한의 지상 및 항공전력 요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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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도 적 지상표적을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는, 사거리 약 100km의 스탠드오 프(Stand-off: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공대지미사일과 유도폭탄이다. 휴전선을 비 롯한 전방 접적(接敵) 지역의 상공에서 직접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할 경우, 자칫 북한의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 전투기에 의한 요격 시도에 직면할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공군의 공대지 정밀유도무기 운용 능력이 확충된다면, 전방 접적 (接敵) 지역을 겨냥하는 북한의 기습, 국지도발에 대한 반격 능력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거리포를 제거하기 위한 대(對)포병 작전의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육・해・공 3군의 C4I 체계 구축은 정보수집 기능과 교전(예: 화력, 기동) 기능을 일종의 단일화된 전투체계로 연결, 결합하여 군사력 운용의 상승 효과를 증대시 킬 수 있다. 또한 적과의 교전 과정에서 ‘탐지 → 의사결정 → 행동’으로 이어지 는 시간을 단축시켜 보다 신속한 대응 능력, 주도권의 확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43) 특히 휴전선에서 수도권까지의 거리가 불과 약 40km에 불과한 한국의 입장에서, 전진 배치된 북한의 기습 위협에 대한 신속 대응능력은 전쟁 초기의 유・무형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기에 전쟁 수행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데 필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C4I 체계의 구비, 확보는 대포, 군함, 항공기와 같은 유형 무기의 전력화 이상으로 강조되어야 할 과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국군의 C4I 체계 구축은 합참의 ‘한국형 합동 지휘통제체계’(KJCCS: Korea Joint Command & Control System)를 중심으로, 육군의 ‘지상 전술지휘정보체 계’(ATCIS: Army Tactical Command Information System), 해군의 ‘해군 지휘통 제체계’(KNCCS : Korea Naval Command Control System), 그리고 공군의 ‘공군 지휘통제체계’(AFCCS: Air Force Command Control System)가 구축,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C4I 체계는 여전히 운영 인력의 숙련도, 각 군별 체계와의 상호 연동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44) 국방당국은 C4I

43) 이희우, “Shoot to Kill: 센서-투-슈터 시간을 줄여라”, 󰡔월간 항공󰡕, 2011년 10월.

44) 2011년 8월에 실시되었던 한미 UFG 훈련 당시 각 군의 C4I 체계에서 KJCCS로의 데이터 전송 성공률은 육군의 ATCIS가 88.7%, 해군의 KNCCS는 88.8%에 그쳤다. 공군의 AFCCS만이 97%

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황일도, “軍 신경망 C4I체계 데이터 전송 10% 실패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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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의 원활한 구축, 운용 능력의 확보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성패를 좌우한 다는 자세로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의 시급한 보완,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미군은 평시 한반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정찰 능력을 갖춘 정보수 집 자산(예: 정찰위성, 고고도 무인정찰기)과 더불어, 전쟁 초기의 수시간 내지 수일 이내에 한반도에서 장거리・종심 타격 임무를 수행할 전력(예: 폭격기, 순항 미사일 탑재 잠수함 및 수상전투함)의 신속한 동원태세를 유지, 확보해야 한다.

또한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을 전후로 이루어지는 초기 전력증원단계, 즉 신속 억제방안(FDO)과 전투력 증강(FMP) 수준에서 해당 전투력의 대부분을 동원할 수 있도록 전력 운용방안을 발전시켜야 한다.45) 이는 주일미군과 태평양 지역에 배치 중인 미 해・공군전력의 양적, 질적인 강화를 전제로 한다.

미국은 2009년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이후, 외교안보 정책의 초점을 전임 부 시 행정부에서 강조했던 아랍・중앙아시아 중심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동아시 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정치・군사적인 개입 능력의 유지, 강화로 옮기고 있다.46) 2010년 9월 말을 기준으로 미 해군이 보유한 총 11척의 항공모함 가운데 6척, 핵추진 잠수함의 58%가 태평양에 배치 중이다. 그리고 구축함, 순양함을 비롯한 수상전투함도 총 318척 가운데 58%인 181척을 태평양에 배치한다는 계획이 다.47)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1차적으로 중국의 군사적인 세력 확대에 대한 견제, 대응의 성격이 강하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격’”, 󰡔주간동아󰡕, 2011년 10월 24일.

45) FDO 단계에서는 1개 항공모함 전단, 스텔스 전폭기를 포함한 200~300대 규모의 항공기 등으로 1~3일 이내에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다. FDO 이후에 이루어지는 FMP의 경우 2개의 항공모함 전단, 1천여 대의 항공기, 다수의 미 해병부대까지 추가로 증원된다. 주일미군 소속의 항공기 140여 대, 그리고 해군 함정 12척 등도 수일만에 한반도로 이동할 수 있다. 유현민, “美 증원전력 어떻게 전개되나”, 󰡔연합뉴스󰡕, 2008년 10월 18일.

46)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취임 후 첫 번째 아시아 순방 기간이었던 2011년 10월 23일 “우리는 21세기에 강력한 태평양군(軍)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21세기에 태평양에 굳건한 주둔을 유지 할 것이다.”라고 언급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군의 군사적 대비태세 유지, 강화 의지 를 피력했다. 황재훈, “美, 급신장하는 中 군사력 견제 분주”, 󰡔연합뉴스󰡕, 2011년 10월 23일.

47) Ronald O’Rourke, “China Naval Modernization: Implications for U.S Navy Capabilitie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RS Report for Congress, (RL33153: October 20, 2011), p. 85.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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