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치료학회
K orean J ournal of T he rap y 1998. V ol. 6 (1), pp . 15~34
탈 근 대 주 의 시 대 의 가 족 치 료 의 동 향
고 미 영
(서울 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가족치료의 이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대략 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로 알려져 있 다. 현재 90년대를 기준으로 볼 때 가족치료는 40년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다른 분야와 달리 가족치료는 독자적인 이론과 특출한 지도력을 가진 몇몇 선구자들을 중심으로 여러 다 양한 분야로부터 많은 추종자들을 끌어내기에 성공했다. 여러 치료 이론들은 그들의 독자성 을 유지하였으나 점차 체계론이라는 거대한 이론의 우산 속에 함께 다 묶여져 가족치료를 임상 실천의 한 방법 혹은 모델로 분류시키는데 성공을 하였다. 1970년에 이르기까지 서너 명의 지도적인 인물들과 그들이 세운 치료 학파들을 중심으로 가족치료분야는 성황을 이루 었으며 이들의 추종자들은 자신이 속한 치료학파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소속을 분명히 하고자하였다.
이처럼 성황을 이루던 가족치료학파들은 그러나 80년대를 시작으로 점차 다른 양상을 띄 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는 어느 한 치료방법이나 치료학파에 대한 열정이 식어 갔으며 어 느 한 학파를 선호하던 초기의 흐름에서 벗어나 각 치료학파들 간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 했다. 많은 치료자들이 자신들을 절충주의자로 정의하기 시작했고 여러 학파들의 이론이나 방법들을 자유롭게 빌려오는 경향이 생겼다. 전반적으로 가족치료의 흐름을 볼 때 90년대 이후에는 그 이전에 보였던 가족치료의 황금시대를 마감하고 전혀 새로운 가족치료의 도래 를 알리는 여러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 요인은 초기의 가족 치료분야를 이끌어 왔던 독보적인 선구자들의 죽음과 은퇴 이후 그들을 대체하거나 그들의 이론을 더 발달시킨 후계자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족치료 초창기의 이론과 방법들은 더 이상 그 독보적인 위치를 지속해 나가지 못했다. 또한 처음 가족치료가 보여주었던 새롭고 혁신 적인 치료 철학과 접근법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고 가족치료를 통해 나타난 결과 역시 이를 시도해 본 치료자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따라서 90년대 이후에 가족치료분야 는 새로운 도전과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여러 새로운 시도들 이 조금씩 일어나게 되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가족치료의 변환의 동향을 알아보고 어떠한 형태로 현재 가족치료가 새 롭게 그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가를 소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서 이제까지 진행되어 왔던 가족치료의 선구자들을 중심으로 가족 치료가 지내온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 면서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탈 근대주의적 이론에 바탕을 둔 가족치료에 대한 이론들을 살 펴보겠다.
I. 가 족 치 료 의 선 구 자 들
1950년대만 해도 가장 주요한 치료 이론으로 정신역동학 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 다. 그들의 초점은 인간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심리적 체계였으며 모든 문제와 증상들은 각 개인의 내부에 존재하는 심리적 상태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정신 분열증 환자 나 비행청소년을 다루던 몇몇 임상가들은 장시간의 정신 역동적인 치료가 이들에게 어떤 변 화도 주지 못함을 관찰하였고 새로운 이론과 관점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초기 가족치료 이론을 세우는데 공헌한 선구자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Bates on , J ack s on , Halley , W eaklan d (1956)는 P alo Alt o에서 정신분 열증 환자 가족, 특히 환자의 어머니와 자녀사이의 의사소통구조를 연구하여 병리의 원인이 심리적 체계가 아니라 의사소통유형에 있음을 주장하였다. New York에서 소아 정신과 의 사로 활약했던 A ckerm an 은 비행아동과 청소년을 통해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시도하는 가운데 그 나름대로 독자적인 가족에 대한 임상적 평가를 최초로 실시하였다.
T op ek a에서 B ow en 은 가족관계에 관심을 두고 그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그의 이론을 가족 체계 이론으로 발전시켜 나아갔다. 그 외에도 Atlanta의 W hit ak er와 M alon e , Balt m or e의 Lidz, P hiladelphia의 S ch efflen Bir dw histle, W a sh in gt on 의 W y nn e, Ber k eley 의 S in g er 등이 같은 시기에 활약을 하며 가족치료의 분야를 확장해 나아 가는데 공헌하였다.
첫 가족치료의 선구자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접근법들이 쏟아져 나오 면서 가족치료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특히 B at eson과 그의 동료들이 제시했 던 의사소통과 사이버네틱 이론은 인간의 딜레마를 의사소통을 통해 명쾌히 분석하면서 새 롭게 탄생한 가족치료의 분야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Ander son & Goolishan , 1988;374).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들 선구자들의 의욕적인 활동에 의하여 가족 치료는 심리학, 의학, 사회사업학, 간호학 등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며, 뚜렷이 부각 된 전문분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가족치료를 자신의 치료모델로 삼고 이 치료 사업에 뛰어들어 왔다. 특히 개인의 정신 병리에 집중해왔던 정신보건 분야에 종사 하던 전문가들까지도 이 시기에 이르러서는 가족치료가 정신적 이상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해결책이라고 믿게되었다. 이것은 H aley가 표현한대로 진정으로 대담한 개념의 도약이 이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H aley , 1981)
이처럼 대단한 믿음과 고조된 분위기에서 출발했던 가족치료가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여 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는 일부 잘 정립된 초기 치료학파들의 자신 감과 각 학파별 분리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간에 초기 선구자들이 정립해 놓은 이론에서 그다지 큰 발전이나 새로운 덧붙임이 없이 가족치료는 겨우 명맥을 이어오는 정도였으며 이 러한 이론들에 대한 치료의 효과에 대한 의문으로 가족치료에 대한 심각한 비판이 가족치료 계 내에서 서서히 일기 시작하였다Dell & Goolishian , 1981; Dell, 1986; Au er w ald, 1985).
II. 가 족 치 료 에 의 도 전 과 전 환
가장 먼저 가족치료에 대한 비판은 가족치료가 가족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Nich ols & S chw atz, 1998). 초기의 가족치료자들이 내린 가족의 정의에 는 가족의 실질적인 면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가족을 두 사람의 부모를 중 심으로 형성된 핵가족을 규범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족이라는 개념이 이런 규범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편부모가족이나 입양, 양육가족, 재혼으로 결합된 가족 혹은 동성연애자 가족, 사실혼 가족 등 가족은 그 구성형태와 내용 면에서 서 로간에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은 많이 바뀌었으나 이런 가족을 치료하는 치료 이론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다. 또 한 가족의 독특한 얼굴을 구성하 는 인종적, 계급적, 성격의 다양성과 시대적 상황은 초기가족의 정의에 전혀 고려되지 않았 다. 따라서 가족의 진단이나 사정 시에 이런 유형의 문제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거나 매우 사소한 문제로만 다루어졌다.
초기의 선구자들은 자신들의 관찰에 어떤 오류나 왜곡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가족의 상호작용 패턴에만 온 열정을 기울임으로써, 가족구성원들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안목을 잃어버렸으며 그들의 감정의 표현은 실제적인 논점들- - 체계적 관점들로부터 벗어나 는 것으로 간주해 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Nichole & S chw art z, 1998; 316). 이것은 개인의 치료자들이 가족체계를 무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족내의 체계에 매혹 당한 가족치료자들 은 그보다 더 큰 체계인 학교나 사회 기관, 조직, 또래집단, 일, 문화의 전반적인 문제들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낳았다(ibid ; 316).
그러나 가족치료가 더 큰 비판에 노출되었던 것은 탈 근대주의 사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1980년대 말과 그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가족치료계 뿐만 아니라 전 사회과학의 영역에 걸쳐 이제까지 성립되어져 왔던 이론들에 대한 거센 반발과 심각한 회의를 표명하기
시작한 때이다. 탈 근대주의 모든 근대주의적 사고와 이론들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며 이에 대한 회의와 재조사를 요구하였다. 또한 이들은 근대주의자들이 가졌던 거대한 규모의; 이 론들이 주장하는 객관성을 인정 할 수 없었으며 어느 한 이론의 우위성도 받아들이지 않는 다.
탈 근대주의자들이 보기에 이제까지 가족치료자들은 가족에 관한 자신들만이 전문가인 것 으로 자처해 온 것이다. 그들의 지식은 절대로 도전 받을 수 없는 진리와 같이 여겨지고, 이 지식을 소유할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유통되는 것이다. 이것은 치료의 대상 이 되는 가족을 비롯하여 나머지 모두를 소외시키며 그들만의 특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내 포하고 있다. 그들은 마치 가족을 기계와 유사하게 취급하여 자신들이 세운 공식대로 보고, 계산하고, 다시 프로그램을 짜는 기술적인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역기능적인 가족의 도형을 가지고 그에 따라 진단하며 그 역기능을 수정하고 올바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해내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의 우월성과 지배는 치료자를 찾아온 가족들 스스로 가 요청한 갓이기도 했다.
그러나 탈 근대주의자들은 이러한 근대적인 사고의 오만에 대한 거센 반발을 보인다. 가 족치료자들은 마치 연구실의 검사용 표본이 해부하듯이 가족을 진단하고 자신을 그 체계로 부터 완전히 분리시켜 생각해왔다. 이런 객관적 관찰을 통해 가족의 실체가 들어 날 수 있 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치료자는 자신의 선입견이나 가정들에 의해 영 향을 받지 않고 객관적인 관찰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치료자 자신의 관찰행위로 말미 암아 그 체계 자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무시 할 수 있는가 등의 의문을 탈 근대주의사상 에서는 수없이 제기하고 있다.
근대주의자들이 믿었던 인간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원리는 이제까지 밝혀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과연 그러한 원리가 존재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만 더욱 짙 어지게 되었다. 근대주의가 갈망하던 본질에 대한 추구는 단순화된 추상적 진리와 공식만을 중요시함으로써 역사와 배경의 다양성에 대한 안목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가족을 볼 때 그 뼈대인 체계와 관련된 것만 보고 나머지 요소들은 다 제거해 버릴 때 각 가족은 그들의 실 제 모습은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마치 X - 레이 사진을 보고서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 며, 이 사람과 저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잘 구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많은 가족 치료자들이 어떤 특정한 이론만을 치료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며, 그들이 보는 가 족들로부터 거리를 느끼게 되는 경험을 했다. 또한 이런 이론이 꼭 자신의 보는 가족의 어 려움과 관련하여 언제나 적절한 것만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초기 이론들에 대한 반발로서 가족치료 치료자들 중에 몇몇은 새로운 사상에 눈을 돌리게 되었 다. 탈 근대주의는 주류의 몇몇 지배적인 이론들에 의해 무시되고 소외되어져 왔던 사상이 나 지엽적으로 발달한 사실들에 주목하면서 주도적인 사상들을 밀어내려고 하는 해체주의를
발달시켰다. 이러한 사상은 가족 치료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 전황을 유도해 내었 다. 가족치료계가 전환을 시작했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일차 사이버네틱과 이차 사이버네 틱 이론의 분리 내지는 구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이버네틱 이론은 기계의 자동제어장치 의 원리를 가족체계와 연결시켜 도입, 응용한 것이다. 이 이론에서는 한 체계는 안정을 유지 하기 위하여 과거에 실행했던 결과를 현재 기능에 재투자하여 스스로를 조절해 간다고 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피드백 정보를 바꿈으로써 미래의 행위에 대한 패턴을 바꿀 수 있 게 하는 것이다(Goldenberg & goldenber g , 1991; 9). 이 이론을 가족체계 이론에 도입시킨 치료자는 Bat eson으로 그는 가족도 이 사이버네틱체계와 유사하게 기능함을 주장하였다. 따 라서 이 사이버네틱 이론에 의해 가족 치료란 치료자가 피드백의 정보를 바꾸는데 개입함으 로써 가족의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보다 바람직한 패턴으로 바꾸어 주는 것으로 비유되었 다.
일차 사이버네틱 이론은 그러나 치료자를 가족체계 밖에서 그 체계로부터 거리를 두고 객 관적으로 관찰하며 중립적으로 그 체계를 조절 할 수 있는 자로 보았다. 일차 사이버네틱 이론이 비판을 받게 된 까닭은 치료자(관찰자)가 체계밖에 존재하며 관찰되는 가족체계와 분리되어 활동할 수 있다고 본 점이다. 이는 치료자는 마친 하나님의 시각과 같은 시각을 지닌 절대적인 위치에 올려놓았다고 본다(v on Glaser sfeld, 1984), 이러한 초월적 위치는 치 료자의 생각과 행위에 어떤 오류가 있을 수 없는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했다. 또한 일차 사 이버네틱 이론에서는 치료자의 가족 체계에의 관여 자체가 가족 체계에 줄 수 있는 영향력 에 대해서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것은 한 체계가 외부의 의식적 개입에 의하여 조절되며 그 조정에 반응하리라는 가정 아래 이루어지는 일이다.
이차 사이버네틱 이론가들은 관찰자와 관찰되는 체계간에 있을 수 있는 새로운 역학에 주 목한다. 그들은 관찰자와 관찰되는 체계와의 연결을 포함하여 체계들 사이에는 순환적인 연 결과 여러 층의 사이버네틱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음을 주장한다. 특히 살아있는 세계 는 자동적인 체계들의 여러 순환적인 충들로 조직되어 있으며 피드백 구조를 통하여 스스로 생성하는 힘을 지닌다고 본다(A tkin s on & heath , 1990: 145). 이 체계가 홀로 내버려진다 할 지라도 이 체계들은 균형을 찾으며 또한 치료된다. 증상이 나타났다고 하는 것은 바로 한 체계가 스스로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표시이다.
일차 사이버네틱 원리에 의해 가족 체계에 관여하는 치료자는 외부적인 조정을 통하여 개 인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적 조정은 자칫 더 좋지 못한 결 과를 낳을 수 있다. 왜냐하면 한 체계에 대한 외부의 의식적 조정은 다른 변수들을 희생하 면서까지 어느 특정 변수를 조정함으로써 체계의 분열과 무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름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고안한 냉방기는 지구를 둘러싼 보호막을 뚫고 구멍 을 내버리는 무서운 화학 물질을 생성하여 더 큰 피해를 인류에게 가져다 준다. 이것은 편
리라는 변수를 위해 지구 보호막이라는 변수를 희생시킨 극단적인 예이다. 성공적인 의식 적 조정은 체계의 어떤 부분을 희생시킴으로써 사실상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생 태계의 현상을 통해 뚜렷이 알 수 있다.
이차 사이버네틱의 원리는 다른 변수를 희생하면서 어느 특정 변수들을 조정하는 전략을 추구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그 체계의 자가 조절을 증진시키는 쪽으로 관여하고자 한다. 따 라서 이차 사이버네틱은 먼저 문제가 되는 상호작용의 패턴을 밝힌 후 그 패턴을 유발시키 는 가정과 전제들을 드러내고자 한다(ibid,: 154). 이것은 의식적인 전략 이상의 것을 요구한 다. 그것은 개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각각 다른 부분들로 분리하여, 그 경험의 일부는 소외시 키고 어떤 다른 일부는 우세하게 하려는 경향, 의도를 파헤쳐야 한다. 예를 들어 마음의 고 통을 느끼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감정을 억눌러 온 사람은 결국에는 모든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마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서 전체 체계에서 어떤한 부분이 희생되면 그 보다 더 큰 재난을 전체 체계에 불러일으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위의 원리들을 가족치료에 도입하여 볼 때 현재까지 진행되어왔던 가족치료의 방법들은 큰 도전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가족치료가 지나치게 기계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 다. 이차 사이버네틱의 입장에서 보면 변화를 위해 치료자가 구체적인 전략을 짜거나, 직접 적인 해석을 주는 것, 행위나 상호작용에 관한 변화를 제시하는 것, 진단과 사정을 하는 것, 체계의 건강을 일반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등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외부의 의식적 조 정에 속한다. 더욱이 치료자들이 관찰하며 치료하는 데에는 자신 스스로를 참고인으로 사용 하며 변화를 야기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의지가 투여되었다는 것을 상기 하여야 한다( ibid.
155 ). 이차 사이버네틱의 원리를 적용한 가족치료란 특정한 변화를 제시하기보다는 변화를 위한 배경이나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행위보다는 전제와 가정들을 바꾸어주 는데 더 주력하는 것이다.(H offm an , 1985).
III. 구 성 주 의 (Con s tru c tiv i s m )의 사 회 구 성 론 (S o c i al Con s tru c ti on )의 영 향
가족치료계가 탈 근대주의에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공헌을 한 이론들은 구성주의 이론과 사회구성론 이론이 있다. 이 구성주의 이론이나 사회구성론이 가족치료계에 미친 영 향은 매우 급진적이며 전폭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이 구성주의 이론의 영향을 받은 가족치 료의 등장은 현재까지 내려온 가족치료 모델을 크게 다른 두 방향으로 갈라놓았다. 첫째 방 향은 전통적 사회과학의 패러다임의 바탕에 깔린 전제들을 그대로 고수하며 발전시켜 나가 는 치료모델이라고 하겠다. 이 모델은 가족치료의 의미와 이해를 사회 조직 즉 구조나 역할
등의 패턴을 관찰하는 데에서 얻는 모델이다. 그와 다른 방향인 구성주의 이론과 사회구성 론 이론에서 영향을 받은 모델은 사회 조직에 대한 보편적이고 규범적인 이해를 거부하고 대화를 통해 의미와 사회체계가 창조되며 유지됨을 주장해 나갔다.
구성주의 이론은 처음에 신경학자인 M atur an a와 Var ela (1980)가 실시한 실험을 통해 주 장한 이론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살아있는 체계는 그 환경으로부터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않는 신경 단위들의 집합체라고 보았다. M atur an a는 색상 감각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신경 조직이 정보적으로 폐쇄되어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그는 인간의 뇌는 마치 카메라처럼 심상들을 있는 그대로 직접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하는 것을 계산해 내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구성주의 이론에서는 현실이란 저 밖의 세 상 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의 정신적 구성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가 족치료자들이 주장하는 가족 안에 존재하는 체계란 절대적이며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치 료자 자신들의 발명품이며 치료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현실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치료자들이 그들의 가족에게서 본 것은 가족 안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들의 생각으로 구성된 현실 즉 치료자 자신의 사람이나, 가족, 문제에 대한 일련의 가정들의 산물 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 대신 어떤 가정들이 그러한 관찰을 만들어 냈는지를 보다 조심 스럽게 파헤쳐 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v on F ost er (1981)는 관찰하고 있는 체계라는 용어를 통해 관찰자는 현재 그가 관찰하려는 체계에 그 자신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초기 가족치료자들은 자신의 관찰이 객관적이 아니며 편견에 치우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가 족을 자신들의 가정이나 행위, 혹은 그들이 관찰하고 있는 생소한 맥락에 의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연구실의 검사 표본처럼 분석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구성주의 이론은 이러한 치료자의 선입관이 그들이 행하는 관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v on Glas er sfeld (1984)는 우리는 결코 이 세계의 실제 모습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세계에 대한 우리 내부의 심상만을 알 수 있기 때 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독립적으로 전달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진리가 아니라 얼마나 우리에게 유용하며 우리 상황에 맞아떨어지는가 하는 적합성이라고 주장한다. 가족치료에 이런 가정을 적용한 다면 치료자들이 가족치료의 이론이 얼마나 객관적인 현실을 잘 반영하는 가를 판단하는 것 이 아니라 어떤 이론이 가족들로 하여금 그들의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가를 판단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가족치료의 이론들이 얼마나 유용하고, 도덕적이며, 그 가 족의 생활 환경에 민감한 가를 평가하여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v on Glas er sfeld (1984)는 우리는 결코 이 세계의 실제 모습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세계에 대한 우리 내부의 심상만을 알 수 있기 때
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독립적으로 이 세계가 존재하는 것으 로 여겨서는 안되며 세계에 대한 정보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아니라 얼마나 우리에게 유용 하며 우리 상황에 맞아떨어지는가 하는 적합성이라고 주장한다. 가족치료에 이런 가정을 적 용한다면 치료자들이 가족치료의 이론이 얼마나 객관적인 현실을 잘 반영하는 가를 판단하 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이론이 가족들로 하여금 그들의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 와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론이 가족들로 하여금 그들의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가족치료의 이론들이 얼마나 유용하고, 도덕적이 며, 그 가족의 생활 환경에 민감한 가를 평가하여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주장들은 가족치료제에 새로운 세계관과 관점들을 불러일으켰는데 무엇보 다도 의미와 언어 체계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주었다. 구성주의 이론을 따라서 객관적인 가족의 상호작용 패턴이나 구조에 대한 관찰을 그 중요성을 잃게 되었다. 그 보다 는 사람들이 문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정들에 대한 의미의 탐구와 재평가가 더 중요한 논 점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현실이나 행위 그 자체보다는 그 현실에 가족들이 부여하는 의미 가 가족 치료의 표적으로 부상하였다.
이에 따라 인간의 체계를 오직 의미와 상호 주관적인 언어적 현실에서 찾으려하는 가족 치료자들이 생겨났다(A nder son , Goolishian , & W inderm an , 1986). 이들은 가족을 구조나 역 할, 체계 등 임의적으로 보는 것을 버리고, 문제가 파묻혀 있는 의미의 체계(m eaning sy st m e )를 탐구하는데 주력하고자 했다. 의미의 체계에서는 언어로 서로 의사소통하며 대화 로 그 모든 것을 구별한다. 이러한 언어적 상호작용의 집합을 대화의 영역 혹은 언어적 영 역이라고 부른다(Ander son & Goolishian , 1988). 바로 이 대화의 영역이 우리가 일상 생활 을 영위하는 곳이며 우리는 이 대화의 영역에서 언어를 통해 살고 사랑하고 일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언어란 하나의 상징, 혹은 정보를 처리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더 이상 언어를 단순한 도구로 취급하지 않는다. 언어는 우리가 존재하는 현실을 창조하고 다루는 나가는 인간의 삶의 과정에 매우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른 사람과의 의미 있 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곳도 언어 안에서이며 우리는 언어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실존을 함께 나누며 살아간다. 따라서 언어 안에 있다는 것은 역동적이며 함께 하는 사회적인 작업 이다(ibid,: 377). 그것은 각 개인이 지닌 의미를 나누는 언어적 행위에서 출발하나 새롭게 상호 주관적으로 맺어지고, 일시적으로 공유하는 사회적인 현실을 창조하는 과정에까지 이 른다. 어언 안에 존재한다는 것은 오직 인간에게만 가능한 독특한 면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우리가 속한 의미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서로가 존재하는 상호 주관적인 현실로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ibid.: 377).
구성중의 이론이 어떻게 개인들의 그들 자신의 현실을 창조해나가는 가에 초점을 맞추었 다면 사회 구성론은 의미를 창출하는데 있어서 사회적 상호교류가 어떤 힘을 갖는가에 관심
을 가진다. 사회 구성론이 주장하는 핵심은 현실이란 우리가 존재하는 언어적 체계에 뿌리 를 내리고 있으며 매우 가변적이라는 사실이다. 사회 구성론의 체계를 세운 Ger gen (1991b , : 28 )은 우리의 정체성은 관계에서 오는 잔재이며 한 관계에서 다른 관계로 옮겨감에 따라 변 해 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무엇이 현실이며 어떤 것이 좋다고 느끼는 감각은 관계 성으로부터 나오는 것, 즉 사회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ib id .:32). 그러므로 우리의 신념은 매우 가변적이며 사회 맥락의 변화에 따라 매우 급진적 으로 변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 구성론이 가족치료를 비롯한 치료 전반의 사상에 대하여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먼저 사회 구성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치료자가 끌어낼 수 있는 어떤 본질적인 요소들 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대화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속한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어적 교환의 구성체 이다. 또한 어린 시절의 경험으 로부터 한 사람의 인격이 완전히 결정된다고도 보지 않는다. 그보다 인격은 새로운 대화적 환경에 놓여지면 급격히 재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신 결함과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용어들은 그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그러한 용어대로 자신을 이 해하고 또한 다름 사람들을 바라보도록 유도해 간다(Ger gen , 1991a : 15.) 예를 들어 가족치 료의 이론은 많은 새로운 전문 용어를 생산해 내었다. 이 용어들과 함께 그 현실도 만들어 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족치료를 의뢰한 내담자들은 이러한 용어와 개념을 습득하게되 고 그들 자신이나 그 가족을 그러한 맥락에서 판단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그 용어에 맞는 현 실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그가 놓여진 사회적 환경의 맥락 속에서 형성되 어지며 자신이 속한 문화와 가치의 뿌리에서 자신에 대한 지식과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사회 구성론에 의거한 치료 철학은 진리는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함께 구성한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치료자 혼자 만이 어떤 확실한 진리를 소유한 것이 아니다.
내담자와 함께 새로운 현실을 구성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써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닌 둘 다의 견해와 의견을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 의해서 전문가라는 위치가 예전처럼 만능의 해결사가 될 수 있다. 치료자는 내담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소유한 지식과 문화의 뿌리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료란 내담자들로 하여금 문제에 대한 열린 생각과 새로운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언어적 작업이다. 내담자는 현재의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만일 내담자와 함께 문제에 대한 유용한 시각을 구성하였다면 치료는 기본적으로 완료된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구성주의와 사회 구성론의 이론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은 치료자들은 여러 면에서 그들의 치료의 방향을 바꾸어 갔으며 이제까지 시행되어 왔던 전통적인 방법과 철학으로부 터 큰 거리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가족치료의 시도를 의미한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탈 근대주의적 가족치료자(postm odern fam ily ther apist )로 부르며 그들의 치료 활동은 90년
디 이후에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IV . 탈 근 대 주 의 적 가 족 치 료 자 들
탈 근대주의 가족치료자의 첫 출발점에 섰던 Lynn H offm an은 체계론 적 가족치료 이론 을 집대성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가족 치료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체계라는 비유가 얼마나 제한적이며 치료자들을 잘못 인도해 왔는지를 고백하고 있다. 체계의 비유는 치료자 들에게 가족들이 스스로 알 수 없는 숨겨진 병적인 의사소통 체계를 분석해 내도록 함으로 써 무한한 권력과 힘을 안겨 주었다. 따라서 이 비유로 인해 가족들은 무지한 것으로 전락 되었고, 치료자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라고 주장한다(H offam n , 1993 : 99.). 그녀는 이런 가정 위에 세워진 치료는 자연히 가족들과 치료자의 거리를 멀어지 게 하였으며 치료자들은 가족들에게 생소한 이론의 가정들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게 되었다 고 믿는다. 가족치료자들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들은 가족에 대한 비난과 비판적인 태도를 위장하기 위해 완만한 표현으로 쓰여져 있으나 실은 가족들을 매우 격하시키는 내용으로 채 워져 있다. 또한 많은 용어들은 치료자들과 내담자 사이의 대립을 전제함으로써 마치 가족 치료가 가족 대 치료자의 힘 겨루기를 연상시킨다고 하였다(ibid.: 99.).
이러한 체계론 적 가족치료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H offm an은 가족치료가 더 이상 체계라 는 비유를 쓰지 말아야 하며 탈 근대주의 사상에 근거한 새로운 가족치료로 대체되어야 함 을 주장한다. 그녀가 본 탈 근대주의적 가족치료는 치료자가 가족을 만날 때 무엇이 역기능 적이며 병적인 가족 구조인가를 미리 정의하여 이것을 가족 안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되며, 또한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미리 정해진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ibid.: 101). 이것은 가족치료자로 하여금 보다 열린 마음으로 가족들을 만나며, 그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양편 모두가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해나 생각들이 나 타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의도이다. 또한 치료자들이 그 회기를 마무리할 때 가족들을 위한 처방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방적인 치료자의 입장을 가용하는 실수를 범 하지 않기 위함이다. 또한 치료란 매우 상황적이며 뜻밖의 예상치 못한 대화와 일들이 회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하며 그 결과 일종의 해방감을 안겨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가장 두드러진 탈 근대주의적 치료의 특징은 어떤 진리나 특정 이론 에 근거한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어떤 이론이든지 모든 것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 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이론이든지 모든 것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 보다 치료자는 여러 견해나 관점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여러 시각에 대한 존 중과 관심은 내담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세계를 더 알고자하는 내담자 존중의 분위기를 낳
았다. 따라서 탈 근대주의적 가족치료자들은 전문가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버리며 더 겸손 한 자세를 가진다. 전문가만이 문제를 사정하고 해결점을 제시 할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 문이다. 자연히 치료는 치료자와 내담자간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서로의 협력과 대화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 쇄신에 앞장선 치료자들은 Hoffm an과 더 불어 Harlen e, Ander son , H arry Goolishan과 T om An der son이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사이 버네틱 이론이 지나치게 기계적이며 내담자들을 임의로 조정하려 한 것에 대항하여 보다 내 담자들의 세계와이야기를 존중하고 그들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에 주력하는데 노력했다. 또한 치료가 덜 계급적이며 평등한 위치에서 상호 협조적으로 서로 존중하고 인 간적이 되도록 해야만 진실로 치료자가 개인의 존재의 깊이와 경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 다(Ander son , 1993; 21).
위의 입장에서 볼 때 치료자는 혼자만이 특권적인 지식을 소유한 것이 아니며 내담자의 삶에 관한 전문가로 자처해서도 안된다. 치료자는 내담자들의 다른 삶의 경험에 대하여 미 리 준비한 서술로 그것을 대체하거나 정의 할 수 없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유능한 대화자 는 이미 주어진 역할만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어적 활동이 일어나 고 있는 그 특정한 배경을 올바로 읽어낼 수 없다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 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와 내담자는 내담자가 처해있는 삶의 상황에 적절하게 함께 협력하여 자원을 동원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치료에 대한 사상들을 직접치료의 철학이나 치료자의 태도에서만이 아니라 치료의 방법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T om A n der s on (1987, 1991)은 그의 혁신적인 방법 으로 반응팀(r eflecting team )을 구성하였다. 이 방법은 치료자와 가족이 면접하는 동안에 일 면경 뒤에서 몇몇 다른 치료자들의 반응팀을 만들어 이 면접을 먼저 지켜보도록 한다. 일차 면접 후에 치료자와 가족은 일면경 뒤로 가고 반응팀이 그들 앞에 자리잡는다. 이번에는 반 응팀이 그들의 면접을 지켜본 감정이나 생각, 가족에 대한 반응을 다시 듣도록 한다. 이 반 응팀을 이용한 가족치료법은 가족들의 치료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숨김없이 다 알 수 있도록 하며 아무도 가족의 뒤에서 전략을 짜거나 가족 모르게 의논하는 일이 없도록 한 다. 따라서 가족들을 치료과정에서 소외시키지 않으려 한다. 또한 가족들로 하여금 면접을 당하는 입장에서만 아니라 듣는 입장이 되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의도를 포함 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H arlene An der s on (1993)과 Ellie P ozat ek (1994)은 불확실한 자세(a p osit in g of un cer t ain ty )를 치료자들이 취하는 방식을 권유하고 있다. 이 방법은 내담자의 삶에 있는 복잡성과 애매 모호함을 존중하며 치료자 역시 불확실한 자세를 가지고 내담자를 대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미리 정해진 기술, 방법 혹은 공식에 따라 준비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치료의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치료적 관계의 맥락을
참작하여 솔직하게 순발적인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을 말한다( An der s on ,1993; 331). 이러한 자세는 어느 주구의 주장이나 지식, 경험이 다른 사람의 그것들보다 더 우세 할 수 없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자세를 취하려는 치료자는 현재 만연되어 있는 거대 담론들 이 미치는 영향력을 뚜렷이 인식해야 하며 때로 내담자들이 자신을 소외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P ozat ek ,1992; 402). 치료자의 낮은 자세, 호기심을 지니고 내담자 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접근법을 해석학적 방법과도 그 맥이 통한다.
해석학은 간접적으로 의미를 해석해내는 방법으로 분명하지 않고 아직 말하지 않은 영역 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해석학적 입장은 인간의 경험이 근본적으로 애매 모 호한 것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가 무구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구성 해주는 독특한 주관적인 경험을 탐구해 보아야 한다고 본다. 특히 치료자는 내담자들의 주 관적인 문화 경험을 인식하기 위하여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내담자의 경험의 독특성에 초 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본다. 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내담자 자신의 협력 이 필요하고 치료자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주목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해석학적 방법은 불 확실한 자세를 취하는 치료 방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탈 근대주의 시대의 가족치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언어를 적극적으로 치료에 이용하는 것 이다. 이야기나 서술을 삶을 구성하는 원동력 혹은 재료로 다루는 이 새로운 시각은 방법론 적으로 이야기 치료를 탄생 시켰다. 이야기 치료자들은 그들의 역할을 가족과 함께 새로운 현실들을 이야기와 통해 구성해 나아가는 것으로 보았다. 그들이 치료에서 가장심혈을 기울 려야 하는 것은 경험을 새롭게 해석 할 수 있는 대안을 갖게 되는 것이며 현재 처해 있는 제한된 세계의 구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Ger gen & Kay e, 1992). 이것을 가능케 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이야기다. 치료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진단이나 내부구 조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문제를 둘러싼 대화- 문제의 정의와 해결을 위한 상호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치료자들이 가지게되는 질문은 무엇이 진실이냐가 아니라 어떠한 견해가 유용하며 무엇이 내담자들을 위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가에 있다(Nich ols & S chw at z, 1998;
325 ). 이들은 문제는 자신과 그들의 상황에 대한 시각은 사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와 주변인물들로부터 자신의 가치에 대하여 수없이 많은 파괴적이고 비판적이고 자신의 인격을 격하시키는 문화적 담론들을 빨아들이고 있다(ibid ; 325). 이야기 치료자들의 목표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부당한 담론들의 실체를 내담자로 하여금 깨닫게 하 고 이에 맞서는 대체된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야기 치료에서는 이야기적 비유를 사용하여 어떻게 우리의 경험의 삶의 이야기를 형성 해 나아가는 가를 밝히고 이를 치료에 사용한다. 이야기 치료에서 자아란 한 사람이 자신에 대해 자지고 있는 이야기다. 만일 이 이야기가 바뀐다면 그 사람의 자아도 바뀌는 것이다.
이야기는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다. 한사람의 생애를 다른 외부로부터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 주어진 많은 이야기가 그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져 있으며 동시에 자신 안에서 스스로 창 조된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치료는 내담자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그들의 삶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지를 조사해보도록 도와준다. 이야기치료에서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비효율적이거나 , 편집이 필요하거나, 수정이 필요할 때 치료를 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Neim ey er , 1993). 문 제는 이야기, 문제에 점철된 이야기는 충분히 그들의 삶의 경험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 다. 따라서 내담자는 작가나 서술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를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간주된다(H ow ard, 1990; 199). 그의 과제는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패턴으로- - 삶의 각본으로 잘 짜여 맞추었을 때 완성된 것이다.
가족치료에 대한 이야기적 접근법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M ichael W hit e와 david E p st on (1990)이 제창한 방법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삶이 그들의 삶을 제한하고 그 인격을 말살하는 지배적인 이야기에 종속되어 있을 때 삶의 각본의 수정을 필요로 한다고 본다. 그 리하여 이러한 지배적 이야기로부터 벗어나서 그들이 선호하는 삶의 이야기의 가지게 될 때 그들은 문제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지배적인 이야기 의 실체를 드러내고 자신의 삶이나 경험과 얼마나 맞지 않는지를 밝혀야 한다. 그러한 때에 그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 할 수 있으며 그들의 삶도 새롭게 형성됨을 주장한다. 이야 기의 치료는 보다 포괄적이고 자신들의 삶에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그 치료적 환경을 만들어가며 이야기를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이야기 치료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가족치료를 새롭게 시도한 방법의 하나로 St ev e de Sh azer (1991) 와 그의 동료들이 시도한 해결 중심 치료가 있다. 이 방법 역시 구성주의나 사회 구성론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이야기적 접근법보다는 보다 실제적이 고 구체적인 방향에서 새로운 이론들이 사상을 가족치료에 접목시키고 있다. 해결중심치료 에서도 역시 인간의 현실은 사회적이고 언어적인 산물로 간주한다. 해결중심치료는 언어는 현실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그대로 치료에 적용한다(B er g & De Sh azer , 1993; 7). 따라서 단순한 문제에 대하여 개인이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을 바꾼다면 문제라는 현실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문제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만 일 다르게 그 문제를 다르게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 문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 라서 치료자와 내담자는 문제에 오래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으며 그 해결에 대하여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어느 면에서 해결중심치료는 틸 근대주의 사상을 이야기적 접근법 보다 한발 더 앞서 적 극적으로 치료기법에 적용했으며 매우 단순하게 소화하여 치료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상대주의의 극대화를 통하여 문제라는 현실을 내담자들로 하여금
지나치게 무겁고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함으로써 재빨리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는 용기를 불어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것은 치료자의 신념과 가정의 확고함에 근거하고 있 다. 치료자 자신이 문제라는 현실에 짓눌리지 않으며 다른 현실(해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 내담자들도 치료자의 가정을 수용하게 된다. 해결 중심 치료는 미래 지향적이고 해 결에 초점을 맞춘 명확한 질문 기법들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치료자들도 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1980년대에 일어난 미국 정신보건 분야의 단기간 치료와 치료비용절 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많은 가족 치료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임상실천가들에게 서도 크게 환영을 받았다(ibid ; 326).
V . 가 족 치 료 의 미 래
지금까지 가족치료의 탄생에서 40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았다. 가족치료는 성숙한 장년으로 초기의 흥분과 자부심을 벗어버리고 보다 겸허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입장 은 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가족치료가 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을 택해야 하는 지의 기 본적 방향을 정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초기 모델들이 가졌던 협소하고, 권위적이며 가족을 병적으로 보는 시야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에는 쉽게 동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자들은 보다 가족들을 존중하고 가족과 협력하며 가족의 다양한 배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있다(Nichole & S ch w artz, 1998: 347).
90년대는 자신이 넘치고 독보적인 지배자로서의 치료자 상이 무너지고 보다 온화하고, 내담 자의 말에 경청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치료자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치료자들 사이에 세웠던 담을 헐고 여기 저기에서 생겨난 개념과 방법들을 나누고 실험해보 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새롭게 대두된 탈 근대주의 사상들은 어느 면에서 양심적으로 최선을 다하려 하는 평범한 가족치료자들에게 너무나 큰 도전을 던졌다. 현실에 대한 확실한 견해를 포기할 것 과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불확실한 자세를 취하라는 권유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면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제까지 가족치료자들이 서 있었던 땅의 지반이 흔들리는 경험이다. 만일 습득한 이론과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버린다면 무엇을 의지하여 가 족들을 대할 것이며 치료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21세기로 향하는 가족 치료의 방향은 아직까지 확실한 것이 없다. 그러나 그 전환점에서 희미하게나마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몇몇 주요한 개념들이 탈 근대주의 사상을 통해 제 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행위에서 언어와 의미에로의 전환, 도전적인 치료에서 협력적인 노 력에로의 전환이 새롭게 부상한 사회 구성론에서 제시한 주요 비유라고 보여진다.(ibid.:
347 ). 과연 이러한 비유들이 얼마나 유용한가는 이를 시도해본 치료자 자신들에 의해서 판 가름 날 것이다. 오래된 체계적 이론이 도전을 받았듯이 탈 근대주의 이론도 반드시 그 사 용자들에 의해 도전 받게 되고 또 새로운 양상으로 나나가게 될 것이다. 이것을 부정적이 아니라 시대의 진보와 발전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다지 새로운 전환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우리는 그러나 단순하게 과거의 가족 치료가 기계적이고 본질적인 개념들을 치료에 적용시켜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시대가 이러한 과거의 비유에 대하여 많은 회의 와 의문을 품고 보다 유연하고 겸허한 자세로 가족치료에 임하려 한다는 것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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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am ily T h e rapy In th e P o s tm odern Era
M e Y ou n g K o S eou l T h eological Un iv er sit y
In t h e 1960s an d 1970s fam ily t h er apy g r ew form ear ly ex per im ent s of t h e pion eer s of t h e sy st em appr oa ch t o a w ell est ablish ed bu sin es s . F am ily th er apy dr ew t h ou san d s of a dh er ent s , r epr e sen tin g a w ide r an g e of b ack g r oun d s an d in t er est s . H ow ev er , w it h t h e deat h of r et ir em en t of m any of th e pion eer s of t h e sy st em s appr oach an d th e ab s en ce of dom in atin g figu r es t o r eplace th em , fam ily t h er apy in th e 1980s un der w en t a gr adu al t r an sfor m at ion . F am ily t h er apy w a s on e of m any social s cien ces w hich cou ld n ot es cape fr om t h e post m oder n r ev olu t ion .
T h e 1990s saw t h e field of fam ily th er apy m ov ed in t w o opp osin g dir ect ion s con cer nin g th e un der st an din g of hum an sy st em s . On e dir ect ion w a s an ex t en sion of t h e t r adit ion al an d pr ev ailin g par a digm in th e social scien ce. T h e ot h er dir ect ion ev ident in t h e fam ily t h er apy field w a s b a sed on th e n ew idea s an d a s sum pt ion s of con st r u ctiv ism an d social con st r u ct ion . F am ily th er apist s w h o w elcom e th ose n ew t h eories of t h e p ostm oder n ear w er e called a s t h e post m oder n fam ily w a s t oo m ech an ist ic an d con tr ollin g . th er efor e, t h ey b eg an t o shift th eir focu s form act ion t o n ar r at iv e, an d for m ch allen gin g t o collab or at in g .
T h er apist s in t h e p ost m oder n w or ld w er e ch allen g ed t o b ecom e m or e com pa s sion at e , cur iou s . an d sen sit iv e t o differ en ces of fam ilies t h ey saw . T h ey als o w er e a sk ed t o collab or at e in open in g up n ew r ealities or n ew w or ld of p os sib ilit ies , w ith fam ilies . M or e att en tion w a s giv en t o qu alit ies of th e t h er apist - client r elat ion ship t h an ov er b efor e . It r eflect s t h at th e field of fam ily t h er apy is m atu r in g an d r ej ect ed by postm odern t h er apist s , so w ill b e th e post m oder n th in kin g by an ot h er n ew appr oach es T h e fam ily t h er apy field h a sn ' t st ood still in r ecen t y ear s . W e can b e sur e t h at fam ily th er apy is open t o n ew pos sibilities t h at fut ur e y ear s w ill br in 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