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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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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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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좌제목: 고전문학강독 담당교수: 최원오

강좌연도: 2013년도 1학기 강좌차시: 4주차(2시간)

강의내용: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강의목표:

1. 민요와 삶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2. 민요에 나타난 삶의 양상을 이해할 수 있다.

---

<강의내용: PPT>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1-0. 민요와 삶의 관계

삶을 총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노래, 민요

* 노래로 불릴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인간의 삶 전체를 포괄한다.

* 민요를 흔히 노동요․유희요․의식요로 분류하는바, 여기에는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1-1.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유아기~아동기

<자장가>

나라에는 충신둥이/ 부모에게 효자둥이 형제간에 우애동이/ 아강 아강 잘도 잔다 우리 애기 크거들랑/ 전라감사 마련허소

* <불무노래>와 <자장가>의 관계: 대장간에서 쇠를 다듬으면서 부르는 <불무노래>가

<자장가>의 노랫말로 이용되는데, 이는 쇠가 잘 다듬어져 쓰임새 있는 연장이 만들어지듯 아기 또한 잘 자라서 사회적으로 쓰임새 있는 연장이 되기를 바라는 심리의 반영이다.

* 이러한 기대심리의 투사 대상이 아들이나 남자 손자로 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사회 에서의 사회적 기대가 얼마나 남자에 집중되어 있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2.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유아기~아동기 아이들이 놀면서 부르는 노래

(가) (나)

가 : 닭 한마리 주소 뒷집영감 심술쟁이 나 : 가져간 거 어쨌어 앞집영감 욕보쟁이 가 : 변소에 빠졌어 울아버지 골통쟁이

나 : 가져와 봐 울어머니 까트랑쟁이

가 : 자 우리오빠 용심쟁이

나 : 엣 드러워 우리누나 헛말쟁이

(2)

가 : 저리 가면 강물 이린 까치장 우리동생 귀염쟁이 나 : 어디로 가까

가 : 강물로

나 : 꼬고댁 꼬꼬꼬 꼬꼬댁 꼬꼬꼬…

* (가):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닭잡기놀이를 하면서 부른 노래

* (나): 아이들이 주변 사람들의 유별난 행동을 보고 부른 노래

1-3.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노동요에 나타난 삶: 이성에 대한 관심의 부각 [남녀의 노동요에서 보편적으로 확인됨]

상주함창 공글못에 연밥따는 저큰아가

연밥줄밥 내따주마 백년언약 나캉하세 <모심기노래>

사레야질고 장찬밭에 목화따는 저큰아가

못화야다레야 내따줌세 백년가약을 내캉함세 <모심기노래>

1-4.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노동요에 나타난 삶: 오해의 불식에 대한 희망 [시집가기 전의 여성들의 노래에서 주로 확 인됨]

쌍금쌍금 쌍가락지/ 호작질로 닦아내어 멀리보니 달일레라/ 젙에보니 처잘레라 그處子 자는房에/ 숨소리가 둘일레라 홍달朴氏 오라반임/ 거짓말씸 말으시요 東南風이 디리불어/ 풍지떠는 소리라오

銀燈盞에 불을써서 지름달른 소릴래라 <쌍가락지노래>

1-5.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노동요에 나타난 삶: 시집살이의 삶과 고통 [시집간 여성들의 노래에서 주로 확인됨]

한골매고 두골매고/ 이삼세골 거듭매니 다른점슴 다나와도/ 이내점슴 아니나와 점슴바래 내가왓네/ 그것새나 일이라고 때를타고 시를타나/ 에라요년 물너처라 밥이라고 주는것은/ 삼년묵은 꽁당밥에 장이라고 주는것은/ 삼년묵은 꼬린장에 먹는체 만체하고/ 자근방에 들어가서 초마한폭 꼬깔집고/ 두폭따서 신발하고 세폭따서 전대집고/ 네폭따서 바랑집고 축담아래 내려와서/ 시아바니 바라보고

(3)

나는가요 나는가요/ 중의질노 나는가요

가거나 말거나/ 네까진년 내가아나 <밭매기노래>

1-6.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노동요에 나타난 삶: 풍요(豊饒)를 기원하는 주술적 언급, 윤리 지향적인 언급, 노동 과정의 언급 등을 노래하거나, 비판적 언급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노래 부르는 경향 [이것들은 주 로 남성들의 농업노동요, 어업노동요에서 확인됨]

배임자네 아줌마 정성덕에 우리 유덕선 도장원 허였다.

(후렴)에에에헤야 어어그야어허하 에헤에아 어하요

올라가는 시선배 나려오는 당두리배 우리배 꽁무늬루 다 둘러섰다.

(후렴)에에에헤야 어어그야어허하 에헤에아 어하요 <시선뱃노래-배치기소리>

1-7.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유희요에 나타난 삶: 늙음에 대한 한탄, 신세한탄이 주를 이룸 [이것들은 주로 남성들의 유 희요에서 확인됨]

뜰앞에라 꽃을 심어 (후렴)치이나 칭칭 나네(=#) 오동남게 학이앉아 #/ 학은점점 젊어지고 #

우리청춘은 백발이되고 #/ 우리도언제나 저학같이 # 저학같이도 젊어나볼꼬 # …(중략)…

대밭에는 모디가총총 #/ 솔밭에는 갱이가총총 # 너랑나랑 살자한들 #/ 일구여덜도 못살겄고 # 어떤사람 팔자가좋아 #/ 고대덕설 높은집에 # 부귀영화를 하시는고 #/ 우리도각자가 임을만나 # 넘과같이도 살아볼꼬 # <칭칭이소리>

1-8.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의식요에 나타난 삶: 육체적 건강, 부의 축적, 출세를 통한 명예의 획득이 주를 이룸 [이것 들은 남성들의 의식요에서 확인됨]

이 집터가 어떤 터냐 좌우로다가 살펴보자 (후렴)에헤 에헤헤야 어기리 넘차 달고(=#) 좌청룡 우백호에 곤좌좌향이 분명쿠나 # 이 집을 진지 삼년만에 부귀공명은 물론이구 # 아들을 나면 효자를 낳고 딸을 나면 열녀를 낳고 # 개를 기르면 사자가 되고 닭을 기르면 봉닭이 되고 #

말을 기르면 용마가 되고 소를 기르면 우황이 든다 <지신밟기노래>

1-9.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 청년기~장년기

의식요[장례의식요]에 나타난 삶: 망자의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심정을 노래 [이를 통

(4)

해 망자와 남아 있는 가족들 간의 정서적 대화가 가능해짐]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설워 마라 (후렴)허허허유하 어넘차 어유하(=#)

명년 삼월 돌아나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 한 번 가는 우리나 인생 꽃이 피나 잎이 피나 # 원통허구 절통허구나 가는 인생이 서룬지고 #

이왕지사 가시는 길이며 극락세계로 가옵소서 # <상여소리>

---

<강의내용: 설명>

1. 노래와 삶

민요(民謠)가 노래로 향유되고 전승되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노래’란 무엇인가 라고 누군가 갑작스런 질문을 던진다면 뭐라 대답해야 할까? 이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거(典據)가 들먹여져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간단한 대답을 마련하기 위해 이야기하기의 방식을 취하는 설화를 떠올려 본다. 설화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민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요는 청자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설화와는 다르다.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이야기하기에 비해 노래하기의 방식 을 취하는 민요는 그 청자에 노래 부르는 사람 자신도 포함시킨다는 특징을 갖는다. 여기서 우리는 타인도 위로하고, 노래 부르는 사람 자신도 위로하여 자족(自足)할 수 있는 가장 유 효한 표현수단이 노래임을 알 수 있다. 자족할 수 있다는 이런 특징으로 인하여 노래할 수 있는 주체나 노래될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한정되지 않을 수 있고, 표현도 그만큼 자유롭 게 이루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구비문학의 여러 갈래 중에서 민요만큼 인간의 일생을 전체적으로, 즉 삶을 총체적 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노래로 불릴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삶 전체 라는 사실. 민요를 흔히 노동요․유희요․의식요로 분류하는바, 여기에는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민요만큼 창작과 향유 의 폭이 넓은 것도 없다. 남녀노소가 모두가 창작자일 뿐만 아니라 향유자로 참여할 수 있 는 것이 바로 민요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민요에 담긴 삶의 모습이 매우 다양할 것 같다 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민요는 노동․유희․의식 등의 생활상의 필요에 의해 불리기 때문에, 민요에 담긴 삶의 실상이란 것도 실은 이 세 가지의 틀을 벗어 나기 어렵다.

2.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들

민요에는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삶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따라 서 여기서는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서 삶의 진행과정에 맞춰 민요에 담긴 삶의 양상을 살펴 보기로 한다. 이것이 민요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① 유아기~아동기의 삶 : 우리의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독립적 주체로 서

(5)

기까지는 누군가에 의해 보살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불리는 노래가 가내노동요로 분류 되는 <자장가>인데, 주로 할머니들이 부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육아는 전통적으로 여 성의 가사노동으로 인식되어 왔고, 특히 육체적 노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바깥노동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할머니들의 전담 노동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라에는 충신둥이/ 부모에게 효자둥이 형제간에 우애동이/ 아강 아강 잘도 잔다 우리 애기 크거들랑/ 전라감사 마련허소 (전라남도민요대전. <광양 자장가>, 187면)

<자장가>는 아기를 재우기 위해서 부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멍멍개도 짖지 말고 꼬꼬 닭도 울지 말라’는 부탁이 관용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예사이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한 바처 럼 ‘나라에 충신이 되고, 부모에 효자가 되고, 형제간에 우애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든지, 전라감사가 되라든지 등의 손자에 대한 한 집안의 어른으로서의 기대심리가 훨씬 빈번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본다. 이를 ‘아기는 자면서 큰다’는 속신(俗信)의 반영으로 돌릴 수도 있겠 지만, 아기는 아직 사회적 주체로 형성되기 이전의 미완 상태에 있기에 그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장간에서 쇠를 다듬으면서 부르는 <불무노래>가 <자장가>의 노랫 말로 이용되는 것도 이러한 기대심리 때문이다. 쇠가 잘 다듬어져 쓰임새 있는 연장이 만들 어지듯 아기 또한 잘 자라서 사회적으로 쓰임새 있는 연장이 되기를 바라는 심리의 반영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심리의 투사 대상이 아들이나 남자 손자로 한정되고 있다는 점 에서 전통사회에서의 사회적 기대가 얼마나 남자에 집중되어 있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다. 이는 딸아이를 어르는 소리와 비교하여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자장가> 중에는

‘딸타령’이라 하여 딸아이를 어르는 소리도 있는데, “삼사월에는 너물딸 오뉴월에는 냉수딸 동지섣달에는 숭늉딸”(전라남도민요대전, <광양 아이 어르는 소리―딸타령>, 188면)이라 하여 어머니에게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딸아이에게 기대하고 있음을 본다. 이를 두고 남아․여아에 대한 미래적 기대의 표출이냐, 현재적 기대의 표출이냐로 구별해볼 수도 있을 터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장가>를 통 해 남자․여자의 역할에 대한 전통사회의 가치관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는 사실일 것이다.

유아 상태를 벗어나 점차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아동 무렵의 나이가 되면 노는 것이 삶의 많은 차지하게 된다. 때문에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의 대부분은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유희요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어른들의 놀이처럼 ‘놀이’ 의식이 분명하게 작 동되는 중에 불리는 것은 많지 않다. 즉 <닭잡기놀이>, <군사놀이노래>처럼 여럿이 모여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는 유희요라는 강한 인상을 주지만, 대부분의 동요는 유희요라는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아동들 나름대로의 삶과 가치관이 어떤 기능을 수반하지 않은 채 그 저 노래라는 형태로 표출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한 지적일 것이다. 그리고 동요는 짤막 한 노랫말로 이루어져 있지만, 거기에는 부모․형제에 관한 것, 천체(天體)․기상(氣象)에 관한 것, 주창(呪唱)․동작에 관한 것, 풍소(諷笑)․해학에 관한 것 등의 내용이 비교적 다채롭게 전 개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동요라고 해서 내용이 단순하고 사려 깊지 못한 것은 아닌 것이 다.

(가) (나)

(6)

가 : 닭 한마리 주소 뒷집영감 심술쟁이 나 : 가져간 거 어쨌어 앞집영감 욕보쟁이 가 : 변소에 빠졌어 울아버지 골통쟁이 나 : 가져와 봐 울어머니 까트랑쟁이

가 : 자 우리오빠 용심쟁이

나 : 엣 드러워 우리누나 헛말쟁이 가 : 저리 가면 강물 이린 까치장 우리동생 귀염쟁이

나 : 어디로 가까 (김소운 편, 구전동요선, <쟁이>, 60면) 가 : 강물로

나 : 꼬고댁 꼬꼬꼬 꼬꼬댁 꼬꼬꼬…

(임석재 채록 한국구연민요 CD2 충북/전북편, <닭잡기놀이>)

(가)는 아이들이 동류들과 어울려 닭잡기놀이를 하면서 부른 노래이고, (나)는 주변 사람들 의 유별난 행동을 아이의 시각에서 재미있게 노래한 것이다. 노랫말의 측면에서 보자면, (가)는 노래보다는 놀이 자체에 흥미가 있기에 노랫말이 일상 대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 다. 이에 비해 (나)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예리하게 관찰한 뒤라야 가능할 수 있는 표현 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도 주변 현실과 대상을 바라보는 나름대로의 시각이 있고, 그것을 적절하게 문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문학 창작의 주체로 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생각해보게 한다.

② 청년기~장년기(長年期)의 삶 : 10대 중반에서 40대까지의 나이가 여기에 속한다. 대부 분의 민요가 이 시기의 삶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또 이 시기에 불리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유희․의식과 관련한 삶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노동요에 나타난 청년기의 삶을 보자. 청년기를 살아가는 남녀에게 있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이성과의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이라고 해서 남녀가 모두 똑같은 정 도의 관심을 나타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은 미혼 여성들보다는 미혼 남성 들에게서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혼 남자들의 이성에 대한 관심은

<모심기노래>를 통해서나마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음을 보게 되는데, 청년기에 이르게 되 면 남자들은 논밭 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일하는 자’로서의 권위와 정체성을 찾아가게 마련이어서 <모심기노래> 같은 데에 미혼 남자들의 애정 의식이 반영 될 수 있었다.

상주함창 공글못에 연밥따는 저큰아가 연밥줄밥 내따주마 백년언약 나캉하세 (조동일, 경북민요, <모심기노래>, 19면)

사레야질고 장찬밭에 목화따는 저큰아가 못화야다레야 내따줌세 백년가약을 내캉함세 (조동일, 경북민요, <모심기노래>, 26면)

연밥이나 목화를 대신 따줄 테니 자기에게 시집오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연밥, 목화 따 기는 남성의 노동이라 할 수 없는데, 처자에게 호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딸 수 있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적극적인 구애의 모습이 드러나 있음을 보게 된다. 이에 비해 미 혼 여성들의 이성에 대한 관심은 <쌍가락지노래> 같은 데서 미미하게 확인될 뿐이다. 그런 데 이성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오라버니로부터 오해를 받은 일을 하소연하고 있어 미혼

(7)

남성들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쌍금쌍금 쌍가락지/ 호작질로 닦아내어 멀리보니 달일레라/ 젙에보니 처잘레라 그處子 자는房에/ 숨소리가 둘일레라 홍달朴氏 오라반임/ 거짓말씸 말으시요 東南風이 디리불어/ 풍지떠는 소리라오 銀燈盞에 불을써서 지름달른 소릴래라”

(고정옥, 조선민요연구, 수선사, 427-428면)

처녀의 방에 나는 숨소리가 둘이라고 한 것은 외간남자와의 동침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에 오해를 받은 당사자인 처녀가 오라버니에게 실제로는 바람이 불어서 문풍지 떠는 소 리, 은등잔에 기름타는 소리였을 뿐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애 정 표현의 주체로서 여성이 그려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학규(177 0~1835)의 <앙가오장(秧歌五章)> 제3장에 이와 거의 유사한 노랫말이 한역되어 있고, 여 자들이 모심기를 할 때 불렀다고 한 것으로 보아, 그리고 ‘여자들은 새로 지어 노래한다’고 한 것으로 보아 18세기말이나 19세기 초부터 불렸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여성이 애정 표현의 적극적 주체로 기능하고 있지 않은 것은 여성의 적극적 표현을 차단했던 당시 사회의 가부장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여성의 모습은 현재 전승되는

<모심기노래>에 “날 오란다네 날 오란다네/ 산골 처녀가 날 오란다네/ 무엇을 허자고 날 오란당가/ 청장미 차조밥 새화젓 놓고/ 혼자서 먹기가 심심타고서/ 둘이 먹자고 날 오란다네 / 얼시구 지화자 좋네”(전라남도민요대전, <나주 논매는 소리․4―들래기소리>, 209면)라는 노랫말에서도 확인되는바, 여기에서도 역시 여성은 적극적인 애정 표현의 주체가 되지 못하 고 있다.

그러나 청년기를 지나 결혼에 이른 후의 생활에 대한 진지한 관심은 여성들의 민요에서 압 도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여성들은 사회적 활동에 있어 제약이 있었기에 모든 활동의 중 심지가 가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결혼 이후에는 이제까지의 성장 환경과는 다른 시가(媤 家)가 생활의 중심지가 된다. 이렇게 해서 시가 식구들과의 갈등, 남편과의 애정 갈등 등의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갈등의 상황, 그것 은 이제 노래를 통한 삶의 표현을 적극적이게 만든 요인이 되는데, 이는 여성들에게 있어

‘생활의 발견’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남성들의 노동요 중 하나인 나무꾼노래 <어사용> 같은 데서 삶에서 묻어나는 신세 한탄이 절실하게 노정(露呈)되기는 했지만, 결혼 이후의 삶을 그러한 정도로 노래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여성 민요의 독자성 이 확보되고, 또 확인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한 여성들의 노래로는 ‘시집살이의 삶과 고통’을 내용으로 한 <시집살 이노래>가 가장 대표적이다. <시집살이노래>는 길쌈노동 과정 중에서 주로 불리며, 그 내 용 또한 몇 가지로 나뉘지만 그러한 내용 중의 일부는 <밭매기노래>의 노랫말로도 불리고 있다. 아래에 제시한 것은 그와 같은 예이다.

한골매고 두골매고/ 이삼세골 거듭매니 다른점슴 다나와도/ 이내점슴 아니나와 점슴바래 내가왓네/ 그것새나 일이라고 를타고 시를타나/ 에라요년 물너처라 밥이라고 주는것은/ 삼년묵은 당밥에

(8)

장이라고 주는것은/ 삼년묵은 린장에 먹는체 만체하고/ 자근방에 들어가서 초마한폭 집고/ 두폭서 신발하고 세폭서 전대집고/ 네폭서 바랑집고 축담아래 내려와서/ 시아바니 바라보고 나는가요 나는가요/ 중의질노 나는가요 가거나 말거나/ 네진년 내가아나

(김소운 편저, 언문조선구전민요집, <婦謠一篇>, 217면)

밭매기는 길쌈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 노동 중의 하나이다. 단조로운 일을 오랜 시간 동안 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 또한 형식이 길고 서사적인 내용이 되기 쉽다.

그리고 혼자 일을 하건 여럿 모여서 일을 하건 간에 여성들의 삶을 자유롭게 토로할 수 있 는 여건이 노동 환경 자체에서 마련될 수 있었다. 때문에 자신들의 고통스런 삶이 고스란히 노랫말로 나타날 수 있었다. 위의 노래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밭을 매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점심이 나오질 않자 점심을 찾아 집에 왔다. 그렇지만 ‘그것이 일이라고 때 를 타고 시를 타나’라는 시집식구들의 냉랭한 목소리만 들을 뿐이다. 또한 겨우 주는 밥이 나 반찬은 3년이나 묵은 것이어서 개․돼지에게 주는 음식보다도 못하다. 그래서 선택한 것 이 중으로서 살아가는 삶. 속세와의 인연을 끊겠다는 뜻이다. 속세와의 인연을 끊겠다고 결 정하는 것이 이처럼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일 수 있지만, 그것을 자세하게 말하면 절실한 노래가 되지 못한다. 절실한 노래가 되기 위해서는 고통스런 삶을 구체적 장 면으로 압축하여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집살이를 벗어나려는 여성의 선택에 대한 시집식구들의 반응은 매우 냉랭하다. 없어도 그 만인 존재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실제 사실의 노래화로 볼 수는 없 을 것이지만, 이를 통해 시집살이하는 여성을 ‘인간 존재론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려는 의 도는 충분히 드러냈다고 본다. 이 외에 남편이 첩에게만 애정을 쏟자 그만 자살하고 마는 모습, 주어진 현실의 비극적 처지를 어찌할 수 없이 용납하고 마는 모습, 양동이 깬 값을 물어내라는 시집식구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 등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길쌈노래, 밭매기노래 같은 여성들의 노동요에는 여성 자신이 처한 삶, 특히 시집살이 여성 의 삶이 자세하게 노래되고 있다. 순전히 자신을 향하여 노래 부른다는 특성을 나타내 보이 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남성 노동요로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업노동요나 어업노 동요는 풍요(豊饒)를 기원하는 주술적 언급(①), 윤리 지향적인 언급(②), 노동 과정의 언 급(③) 등을 노래하거나, 비판적 언급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노래 부르는 경향(④)이 강하 다. 이 중 마지막에 든 것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여성들의 노래에서도 시집식구들에 배한 비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그것은 다분히 해학적인 표현과 함께 제 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판의 드러남이 간접적이고 우회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 다.

(1) ①

배임자네 아줌마 정성덕에 우리 유덕선 도장원 허였다.

(후렴)에에에헤야 어어그야어허하 에헤에아 어하요

올라가는 시선배 나려오는 당두리배 우리배 꽁무늬루 다 둘러섰다.

(후렴)에에에헤야 어어그야어허하 에헤에아 어하요

(임석재 채록 한국구연민요 CD-1 경기도편 <시선뱃노래-배치기소리>)

(9)

(2) ①+②

이논배미 논을그구 어이그리 자주하니 (후렴)울룰룰 상사디여(=#)

날이가고 달이간후 어느날이 칠월인가 #/ 언간을 보낸후에 우리인생 칠월농부 # 왔다갔다 보낸후에 팔월염천 다다르니 #/ 가을철이 되어오매 황국은 단풍되니 # 때는좋다 벗님네야 이때저때 지내지야 #/ 그나락을 찌여서여 누한테로 봉지사로 # 백옥같은 백미를야 그럭저럭 찌었드냐 #/ 부모에다 호강하고 그남저지 우리인생 # (조동일, 경북민요, 55-56면)

(3) ①+③

이논매고 저논매니 (후렴)잘하고 자루한다(=#) 내맡은일 반이로구나 #/ 우리네 일꾼들 잘도맨다 # 논매기소리만 힘쓰지말고 #/ 구석구석이 잘매주소 # 이집영감님 보기도좋게 #/ 주인마누라 듣기도 좋게 # 삼백출되기만 매어주소 #

(조동일, 경북민요, 44면)

(4) ④

사십명 동사는 다비질하는데1) 배임자사공은 계산만 댄다 (후렴)에에에헤야 어어그야어허하 에헤에아 어하요

(임석재 채록 한국구연민요 CD-1 경기도편 <시선뱃노래-배치기소리>)

(1)은 조기잡이를 하면서 부르는 어업노동요의 하나인데, 자신들이 탄 배가 도장원(都壯元) 하였다고 했다든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배나 당두리배가 자신들이 탄 배의 꽁무니에 있다고 한 것은 현재의 상태를 말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기를 기원하여 그것을 기정사실화 한 것 이라는 점에서 다분히 주술적이다. (2)는 논매기를 하면서 부른 것인데, 여기서도 현재의 사실보다는 이후의 상황을 현재화하여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술적이다. 그러면서 봉제 사(奉祭祀), 부모님께 호강을 시켜드리고 싶다는 윤리적 소망을 노래했다. 또한 (3)에서처 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매기를 잘 마무리해달라는 말로써 노동을 격려하기도 한다. 그렇 지만 (4)에서처럼 선주(船主)에 소속되어 일해야 하는 노동 상황에서는 선주를 비판적 시 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계산만 따지고 있는 선주의 태도는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의 전형 적인 모습이다. 여성들이 대체적으로 애정에 무심한 임을 원망하고 비판한 것에 비해 근본 적으로 비판 대상이나 성질이 달리 나타나고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참여하는 노동의 종류가 많기에 다양한 내용의 노랫말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농업이나 어업노동 외에 <풀썰기노래>, <망깨소리>, <목도메기노래>, <톱질노 래> 등의 다양한 노래가 불리는 것도 이와 관련하여 이해된다. 그러나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덜 억압된 처지에 있었기에 여성들의 노래에서 드러나는 만큼의 절실함과 구슬픔은 없다. 님의 부재 상태, 인생무상 등을 노래함으로써 구슬픈 심정을 드러내지만 그 것은 인간의 보편적 심정에 기대어 나온 것에 불과하다. 예컨대 쇳덩이를 들어 올려 말뚝을 박을 때 부르는 <망깨소리>는 <회심곡>의 가사로 채워져 있기도 한데, 이는 노동의 고통 이 죽음에서 유발되는 서글픈 심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서글 픈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것이기에, 노동의 고통 또한 그러한 보편적 심 정에 다름 아니라고 인식한 결과이다.

노동요의 다양성에 비해 유희요는 그 종류가 적고, 집단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민요이기에

1) 사십 명 배꾼들은 바디질을 하는데. 바디는 고기를 퍼담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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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구체적 삶이 잘 반영되어 있기 어렵다. 그리고 놀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놀이 자체에 서 생겨나는 흥취를 즐기는 것이어서, 노랫말에 특별한 비중을 두고 노래 부르기가 쉽지 않 은 것이다. 그러나 남성에 비해 여성의 유희, 예컨대 강강수월래․월워리칭칭․놋다리밟기 등은 도구 없이 진행되기에 반드시 노래가 불릴 수밖에 없고, 처녀이건 부녀자이건 이러한 집단 놀이는 사회적으로 속박되고 억제된 여성들의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에 노 랫말에 여성들만의 정서를 담아내는 것이 요구되었다. 이는 남성들의 유희요보다는 여성들 의 유희나 유희요가 지속적으로 전승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뜰앞에라 꽃을 심어 (후렴)치이나 칭칭 나네(=#) 오동남게 학이앉아 #/ 학은점점 젊어지고 #

우리청춘은 백발이되고 #/ 우리도언제나 저학같이 # 저학같이도 젊어나볼꼬 # …(중략)…

대밭에는 모디가총총 #/ 솔밭에는 갱이가총총 # 너랑나랑 살자한들 #/ 일구여덜도 못살겄고 # 어떤사람 팔자가좋아 #/ 고대덕설 높은집에 # 부귀영화를 하시는고 #/ 우리도각자가 임을만나 # 넘과같이도 살아볼꼬 #

(서대석 편, 한국문학총서 3 구비문학, 304-305면)

시들시들 봄배추는 (후렴)강강수월래(=#)

밤이슬오기만을 기다린다 #/ 옥에갇힌 춘향이는 #

이도령오기만 기다린다 #/ 다도했오 받아거시오 # …(중략)…

어깨동동 상지지어 #/ 서런수심 다줏어담고 # 눈물로는 봉지지어 #/ 친정골로 보냈더니 # 우리아부이 반간듯이 #/ 내자석에 소식온다 # 우리어마이 날몬친듯 #/ 눈물한숨 갤새없이 # 그봉지를 띄어놓고 #/ 우리옵빠 보든책을 # 밀쳐놓고 댈로온다 #/ 다도했네 받어주소 #

(서대석 편, 한국문학총서 3 구비문학, 307-309면)

남성의 유희요인 <칭칭이소리>는 선후창으로 부른다. 때문에 선창자에 의한 일관된 정서 지향의 노랫말이 불릴 수 있다. 실제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 늙음에 대한 한탄, 신세한탄 등의 노랫말이 일관되게 제시되어 있고, 그것은 삶의 보편적 정감을 노래한 정도에서 그쳐 있다. 이에 비해 교환창의 형태로 부르는 여성들의 유희요인 <강강수월래>는 교대하는 창 자마다 자신의 정서에 맞는 노랫말을 자유롭게 노래하고, 또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정황을 을 노래하려는 경향이 남성들의 것에 비해 강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유희요의 노랫말들이 슬픈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락은 흥겹지만 노랫말은 슬픈 정 감의 것으로 채워져 있어, 일견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겨운 놀이를 통해서 그러한 슬픈 정감을 해소하려 했다고 보면, 놀이와 삶은 엄격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 니다. 놀이와 삶의 관계에 대한 민중의식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희 요는 삶의 활기를 찾게 하는, 그래서 민중의 구체적 삶, 특히 여성들의 삶에 밀착되어 전승 된 성격이 강하다.

노동을 통한 생산행위를 하고, 그와 관련하여 생겨나는 고통을 놀이를 통해 해소하더라도 불가항력적으로 밀어닥치는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막아 행복 한 삶을 보장받으려는 주술적 의도 하에 세시풍속(歲時風俗)의 일환으로 <지신밟기노래>

와 같은 의식요가 불려졌다. 또 집을 짓기 위해 터를 다진다든지 할 때, 땅의 기운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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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기운이 조화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주술적 의미에서도 의식요를 불 렀다. 어떤 목적에 의해 의식요를 부르건 그 노랫말은 기본적으로 축복(祝福)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걱정근심․우환질병을 없애달라는 것, 농사의 풍요, 귀한 아기의 점지를 바라는 것 등이 그 주요한 내용인 것이다.

이 집터가 어떤 터냐 좌우로다가 살펴보자 (후렴)에헤 에헤헤야 어기리 넘차 달고(=#) 좌청룡 우백호에 곤좌좌향이 분명쿠나 #

이 집을 진지 삼년만에 부귀공명은 물론이구 # 아들을 나면 효자를 낳고 딸을 나면 열녀를 낳고 # 개를 기르면 사자가 되고 닭을 기르면 봉닭이 되고 # 말을 기르면 용마가 되고 소를 기르면 우황이 든다 # (경기도민요대전, <달구소리>, 387면)

건구곤명에 모씨댁에/ 농사 한철을 지어보자 농사 한철을 지어보자/ 앞뜰에다 논을 풀고 뒷뜰에다 밭을 풀어/ 오곡잡곡 씨를 놓아

풍옥 다마금하고 남산십사호/ 여기저기나 심어 놓고 두태 농사를 섬겨보자/ 올콩돌콩 방정맞다 주년이콩 이팔청춘에 푸르대콩/ 요소남자나 선비콩

옥소각망에 홀애비콩/ 호도독호도독 쟁기찰

여기저기나 심어노니/ 에라 슬슬 걷어들이실 제 …(중략)…

앞에 갈라고 앞노적/ 뒤에 갈라고 뒷노적 난데없는 봉황새/ 훨훨히 상상봉으로 날러 앉어 한 날개를 툭탁 치니/ 이리 수만 석이 쏟아지니 거룩하신 건구곤명에 배씨 댁에/ 앞뜰에도 노적이요 뒷뜰에도 노적이라 …(중략)…

집안간에는 우애동이/ 나랏님께는 충성동이를/ 점지하소서 (경기도민요대전, <안성 고사반>, 139-141면)

의식요는 남성들만의 노래이지만, 일반적인 남성들보다는 대체적으로 전문 창자의 참여에 의한 가창이 일반적이다. 특히 <고사반> 같은 경우는 의식(儀式)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하 는 남성들에 의해 불리는 노래인 것이다. 이러한 의식요는 축복의 궁극적 대상이 가정으로 한정되고, 그것을 남성들이 도맡아 했다는 것은 가정신앙의 주신(主神)이 남신(男神)인 성 조신(成造神)이라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생태적 (生態的) 관념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중들이 소망하는 삶의 지향점이 무엇인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하겠다. 후자의 경우 걱정근심․우환질병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욕구, 농사의 풍요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 는 욕구, 귀한 아기의 점지를 바라는 것은 신분 상승의 욕구를 노래했다 할 수 있겠는데, 육체적 건강․부의 축적․출세를 통한 명예의 획득은 민중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삶의 구체적 지향점들인 것이다.

③ 노년기~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 : 이 시기의 삶과 관련하여 특별히 지적될 수 있는 민 요는 장례의식요라고 할 수 있다. 죽기 전까지는 노동이나 유희, 세시풍속의 의식과 관련된 삶을 살다가 죽게 되면 장례의식에 따라 저승으로 보내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나서 처 음 듣는 노래가 <자장가>라 한다면 죽어서 듣게 되는 노래가 장례의식요인 셈이어서, 말 그대로 노래에 살다가 노래에 죽는 것이 우리의 인생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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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나서 죽기까지의 과정 중에 치르는 의식을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 하는데, 그와 관 련하여 유일하게 노래 불려지는 때가 바로 장례의식에서이다. 그런 점에서 장례의식은 우리 의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그와 관련하여 불리는 노래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 장례의식요에는 봉분(封墳)을 만들면서 부르는 <달구소리>, 운구(運柩) 과정에서 부르 는 <상여소리>가 포함되며, 노랫말의 대체적인 내용은 망자(亡者)에 대한 허무한 심정과 인생무상 등이다. 특히 <상여소리>는 선소리꾼의 가창능력, 운구 노정의 상황에 따라 결정 되기는 하지만 대체로 망자의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심정을 고려한 노랫말이 비고정적 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를 통하여 망자와 남아 있는 가족들 간의 정서적 대화 가 가능해진다.

금강산에 높은 봉이 (후렴)에헤리 달공(=#)

평지가 되면은 오시나요 #/ 동해바다에 깊은 물이 # 육지가 되면은 오시나요 #/ 살공 안에 삶은 팥이 # 싹시 트면 오시나요 #/ 가마솥에 삶은 개가 # 꺼겅컹 짖으면 오시나요 #/ 평풍 안에 그린 닭이 # 두 홰를 꽝꽝 치며 #/ 꼬고교 하면은 오시나요 # (강원도민요대전, <철원 회다지소리>, 415면)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설워 마라 (후렴)허허허유하 어넘차 어유하(=#) 명년 삼월 돌아나 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

한 번 가는 우리나 인생 꽃이 피나 잎이 피나 # 원통허구 절통허구나 가는 인생이 서룬지고 # 이왕지사 가시는 길이며 극락세계로 가옵소서 # (경기도민요대전, <김포 상여소리>, 105-106면)

어머님전에 살을빌고 에이넘차 에에호 (후렴)오호호 오호호 에이넘차 에에호(=#) 이내인생이 탄생하니 에이넘차 오호호 #/ 한두살에 철을몰라 에이넘차 에에넘차 # 부모은공을 어에아노 에이넘차 에에호 #/ 이생시를 당하여도 에이넘차 에에호 # 부모은공도 못다갚네 에이넘차 에에호 #/ 천하일색 양구비라도 에이넘차 에에호 # 가네간다 나는간다 에이넘차 오호호 #/ 대궐아같으나 요내집을 에이넘차 에에호 # 원앙같이도 비워놓고 에이넘차 에에호 #/ 만고유애 어린자식 에이넘차 에에호 # 북망에산천을 내가남아 에이넘차 오호호 #/ 역역히도 잘살아라 에이넘차 에에호 # 북망에 산천이 얼마나좋아 에이넘차 에에호 #/ 천지인간을 다내두고 에이넘차 에에호 # (조동일, 경북민요, 135-136면)

불가능한 상황을 들어 망자와의 재회를 바라는 것은 다분히 역설적이다. 이는 망자가 결코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인식의 결과이고, 그래서 슬픔의 강도는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자연과의 대조를 통해서 드러나는 순환․반복되지 않는 인간의 삶을 무 상감의 정서로 노래하기도 한다. 남아 있는 가족의 입장에서 표출된 이러한 정감들은 망자 의 입장에서 표출되는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부모은공도 갚지 못하고 북망산천을 가야 하는 신세가 처량하다고 말함으로써 삶에 대한 미련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바, 이는 인간 의 삶이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 곧 인생무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장례의식은 인간의 삶이 마무리되는 데서 오는 경건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확인하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또 살아서 죽음을 경험할 수 있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거기에서 불리는 노래의 의미가 인생무상만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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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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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요대전 충청남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5.

한국민요대전 전라남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3.

한국민요대전 경상남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4.

한국민요대전 경상북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5.

한국민요대전 전라북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5.

한국민요대전 충청북도민요해설집, (주)문화방송,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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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정리>

1. 민요에는 인간의 총체적 삶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민요가 인간의 삶에 기초하여 생성 된 것임을 말해 준다.

2. 민요에 나타난 삶의 모습은 ‘유아기~아동기, 청년기~장년기, 노년기~죽음에 이르기까 지의 삶’ 등의 시간적 구분에 의해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민요가 인간의 삶을 총 체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3. 유아기~아동기와 관련하여 민요에서 파악되는 특징은 <불무노래>와 <자장가>의 관계 에서 확인된다. <불무노래>는 대장간에서 쇠를 다듬으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불무노래>

의 노랫말이 <자장가>의 노랫말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는 쇠가 잘 다듬어져 쓰임새 있는 연장이 만들어지듯 아기 또한 잘 자라서 사회적으로 쓰임새 있는 연장이 되기를 바라는 심 리의 반영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심리의 투사 대상이 아들이나 남자 손자로 한정되고 있 다는 점에서 전통사회에서의 사회적 기대가 얼마나 남자에 집중되어 있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 시기에 속하는 아이들의 민요에는 주로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닭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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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놀이를 하면서 부른 노래나 아이들이 주변 사람들의 유별난 행동을 보고 부른 노래 등이 많다.

4. 청년기~장년기와 관련하여 민요에서 파악되는 특징은 노동요, 유희요, 의식요 전반에서 확인된다. 노동요에서는 이성에 대한 관심의 부각[남녀의 노동요], 오해의 불식에 대한 희 망[시집가기 전의 여성들의 노래], 시집살이의 삶과 고통[시집간 여성들의 노래], 풍요(豊 饒)를 기원하는 주술적 언급, 윤리 지향적인 언급, 노동 과정의 언급 등을 노래하거나, 비판 적 언급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노래 부르는 경향[남성들의 농업노동요, 어업노동요] 등이 확인된다. 유희요에서는 늙음에 대한 한탄, 신세한탄[이것들은 주로 남성들의 유희요에서 확인됨]이 주로 확인되며, 의식요에서는 육체적 건강, 부의 축적, 출세를 통한 명예의 획득 [남성들의 의식요]이 주로 확인된다.

5. 노년기~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과 관련된 민요에서 파악되는 특징은 장례의식요에서 주 로 확인된다. 망자의 심정과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심정[이를 통해 망자와 남아 있는 가족들 간의 정서적 대화가 가능해짐]이 노랫말의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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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1. 민요에 나타난 삶을 ‘유아기~아동기, 청년기~장년기, 노년기~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

등의 시간적 구분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2. <자장가>에 <불무노래>의 노랫말이 삽입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3. 노년기~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은 주로 어느 민요에서 확인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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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정답>

1. 이러한 구분은 민요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2. 쇠가 잘 다듬어져 쓰임새 있는 연장이 만들어지듯 아기 또한 잘 자라서 사회적으로 쓰임 새 있는 연장이 되기를 바라는 심리의 반영 때문이다.

3. <상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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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예고>

<숙향전> 읽기-숙명론적 사랑의 행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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