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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정책 반세기, 경험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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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시론

1966년 이호철의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발표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서울은 여 전히 만원이다. 1956년 150만 명 정도였던 서울 인구가 1966년 380만 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어났으니 ‘서울은 만원’이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그 후로도 서울 인구는 계속 늘어나 1980년대 말 천만 명을 넘어섰고, 몰려오는 인구를 서울 안에 서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게 되자 주변 수도권 신도시들이 본격 개발되었다. 2020 년 서울 인구는 천만 명 수준이지만, 서울이 확장된 수도권 인구는 26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통계청 예측에 따르면 향후 전국 인구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향한 인구이동이 계속되어 수도권 인구는 증가할 전망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서울로 오려는 까닭은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기 위함이 다. 서울은 더 나은 일자리,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는 기회 가 있는 곳이다. 그동안 정부는 서울에 몰려 있는 기회를 전국으로 분산시키기 위 한 균형발전정책을 오랫동안 다방면으로 시행해 왔다. 서울이 만원이라는 말이 나 온 1960년대부터 서울 인구집중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 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만들어 규제 범위를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인구집중을 유 발하는 공장과 대학 등의 수도권 입지를 규제하는 한편, 지방의 발전을 위하여 각종 지역개발정책을 펼쳐왔다. 지방 곳곳에 고속도로와 산업단지를 건설했고, 수도권에 서 벗어난 대덕에 과학연구단지를 건설했다. 농어촌 지역에는 새마을 운동에서 시 작하여 농공단지 조성 등 다양한 농어촌 개발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지역개발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가져왔다. 자동차, 전자, 조선, 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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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 국토연구원장 ([email protected])

균형발전정책 반세기,

경험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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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등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주력 제조업이 지방에서 육성되었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지방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발전 속도가 더 빨랐다. 산업 구조가 첨단화, 서 비스화, 고부가가치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수도권의 입지 경쟁력은 더 높아지고 좋은 일 자리도 수도권에서 더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기존의 균형발전정책으로는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노무현 정 부는 신행정수도 건설과 혁신도시 건설을 통한 중앙행정부처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했다. 역대 정부 중 가장 강력한 분산정책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정책의 효과로, 산업 화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순유입이 감소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 했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가 사라지자 수도권 인구는 다시 늘고 있다.

반면 농어촌 지역과 지방중소도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 구가 줄다 보니 학교나 병원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도 어 렵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그동안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지역들이 최근 구조적 어려움 에 처한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제조업 구조조정을 겪은 서구 국가들의 제조업 지역 쇠락 화,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 현상이 우리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 로 상징되는 기술과 산업의 변화 추이는 수도권에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앞으로도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추세가 그 렇다고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국토균형발전 의무를 포기할 수는 없다. 반세기 넘게 추진 해왔던 정책 경험을 토대로,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한 효과적인 균형발전정책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균형발전정책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점 들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고도성장하 던 시대에 만들어진 정책들은 인구감소, 저성장 시대에 맞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국민들 의 인식은 이미 달라졌다. 2019년 국토연구원이 수립한 제5차 국토종합계획 준비과정에 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이 희망한 국토는 깨끗한 국토, 안전한 국토였다. 얼마 전까지 열심히 건설했던 석탄화력발전소가 지금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기후환경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 병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과 안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둘째, 지금까지 축적된 균형발전정책의 성공과 실패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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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추진해왔던 정책 경험을 토대로,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한 효과적인 균형발전정책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균형발전정책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471호 2021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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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50여 년 동안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이미 많은 시행착오 경 험들이 쌓여 있다. 최근 새로운 균형발전정책으로 제안되고 있는 행정수도 완성, 공공기 관 추가 이전, 지역대학 육성, 행정구역을 넘어선 광역협력 등은 이미 앞선 정부에서 추진 해 보았던 정책들이다. 일례로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5+2 광역경제권’ 정책의 성과와 한 계를 제대로 성찰해야 앞으로 추진할 광역협력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유사 정책의 시행착오는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셋째, 성과가 별로 없지만 관행으로 이어져 오는 정책이나 환경,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정책들은 과감히 폐기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좀 더 효 과적인 정책,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에 집중할 수 있다.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제거하는 것만 못하다(與一利不若除一害, 여일리불약제일해)”라 는 고사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네 번째, 균형발전을 위해 앞선 정부에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도 별 진전이 없는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 주도 대신 지역주도로, 각 부처의 칸 막이식 추진 대신 범부처 통합추진으로, 각 지역의 개별 추진 대신 지역 간 협력추진으로 균형발전정책의 주체와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은 역대 정부가 공통적으로 강조했던 단골 약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가지 약속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공언은 했으나 실천은 하지 않고 미루어 놓은 장기 미실천 과제들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매듭 지어야 한다.

시대가 변해도 균형발전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어느 지역에 살든지 삶의 질과 기회의 차별이 없는 골고루 잘사는 국토를 만드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이 목 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사업, 추진 방식은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그동안 수행 해 온 50여 년의 균형발전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잘된 것은 이어가고,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다른 나라의 성공과 실패 경험에서도 배워야 한다. 온고지신(溫 故知新)과 반면교사(反面敎師)를 통해 좀 더 균형된 국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역할이다.

시대가 변해도 균형발전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어느 지역에 살든지 삶의 질과 기회의 차별이 없는 골고루 잘사는 국토를 만드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사업, 추진 방식은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국토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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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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