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공업화학 전망, 제10권 제2호, 2007
건강칼럼
성인병 - 당뇨
<황유선 /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 수료 현 서울대학교 부속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난 호에는 고혈압의 진단과 관리에 대해서 간략 하게 설명드렸고, 이번 호에서는 당뇨에 관해 말씀드 리려고 합니다. 고혈압만큼이나 당뇨도 우리 주위에 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 되었습니다. 제가 의대 에 다니고 있을 때 당뇨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시간 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교수님이 의대에 다닐 때만해도 당뇨환자가 너무 적어서 병원에 당뇨환자가 한번 입원하면 우루르 몰려가서 Bedside teaching (즉, 환자 옆에서 직접 교육을 받는 것)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 십년 사이에 상황은 너무나 달라 지고 말았습니다.
당뇨는 크게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즉,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나오는데 체내의 저항성으로 인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2형 당뇨병이 있습니다. 우리 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당뇨란 2형 당뇨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번 호에서도 역시 2형 당뇨에 대해서만 다 루겠습니다.
여러가지 성인병이 모두 중요하지만 저는 그 무엇 보다도 당뇨 환자분에 대해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 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저의 직업상 ‘죽음'을 많이 목 격하게 되고, ‘편안한' 죽음, 그리고 ‘고통스러운' 죽 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왕 인
간이 한번은 죽는다면 ‘잘' 죽는 것이 참 행복한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만성 질환 중에 서도 당뇨환자분들이 가장 힘들게 세상을 떠나시는 것 같습니다. 우선 당뇨가 말기에 이르러 콩팥의 기 능이 저조해지면 투석을 해야 되는데, 이게 보통 일 이 아닙니다.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정 도로 힘이 듭니다. 또 당뇨 자체가 심장병, 중풍 등 각종 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킵니다. 제가 이렇 게 겁을 주는 이유는 그만큼 당뇨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조절될 수 있는 질환이고 그 노력에 따라 결과 는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제가 담당하는 당 뇨환자분들의 경우 흔히들 말하는 ‘고집불통'이 많았 습니다. 특히 남자분들은 아무리 의사가 으름장을 놓 고 가족들이 애걸을 해도 먹고 싶은 건 다 찾아 먹 고 심지어 투석을 하는 상황에서도 조금만 몸이 호 전되면 다시 옛날 생활방식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남 들이 보기에는 황소고집 같은 이런 면이 결국 ‘두려 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면 에는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사람보다도 오히려 큰데, 이러한 두려움을 외면하고 싶기에 일부 러 정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움 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당뇨는 내가 충분히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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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적'입니다. 행여라도 ‘내가 이겨내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한편 전혀 다른 의미의 ‘고집불통'도 있습니다. 혈당이 오르지 않나 하는 두려움으로 인해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 는 것입니다. 하루에 서너번 혈당을 체크해야 안심이 됩니다. 필수적인 영양소의 결핍 또한 당뇨에 좋지 않습니다. 내가 내 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충분 히 영양을 섭취하면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당뇨의 진단에 대해서부터 알아보겠습니 다.
당뇨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 세 가지 조 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먼저, 다음, 다뇨, 체중감소 등의 당뇨 증상이 있으면서 식사와 관계없이 혈당이 200 mg/dl을 넘은 경우, 두번째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한 혈당이 126을 넘을 경우, 세번째 당이 함유된 물을 마시고 두시간 후의 혈당이 200을 넘을 경우입 니다. 이 중 두번째 기준이 진단시 가장 흔히 사용되 는 기준일 것입니다. 직장 정기 건강 검진 때를 연상 하시면 될 것입니다. 이때 혈당이 실제로 126 이상 측정되면 ‘재검'을 요한다는 통지를 받게 되며, 다시 한번 측정한 혈당이 역시 126을 넘을 때에 당뇨진단 을 내리게 됩니다. 당뇨에 있어서도 고혈압처럼 ‘전단 계 당뇨'의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공복혈당 장애' 즉, 당뇨는 아니지만 공복 혈당이 완전히 정상은 아 니라는 뜻이며 공복 혈당이 100에서 125 사이일 때 내리게 됩니다. 이때는 직장 검진에서 ‘재검' 통보를 받지는 않고, ‘주의' 정도의 통보를 받게 되겠지만 이 때 재검 받지 않는다고 가슴을 쓸어내리지 마시고, 한번쯤 병원에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습 니다. 약을 먹어야 할 정도는 전혀 아니지만 공복혈 당장애가 있을 경우 당뇨로의 진행율이 다른 사람보 다 높은 것으로 되어 있고, 이때, 성공적인 식이요법
과 운동을 통해 당뇨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당뇨로 이미 진단이 된 경우도 금연, 식이요 법, 운동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만성질환일수록 의사가 혼자 치료하는 질병이 아니라 의사와 환자가 같이 치료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무엇보다도 강조드리 고 싶습니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도 결국 당뇨가 우리 인체안에 있는 각종 혈관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금연, 식이 요법, 운동 모두 당뇨가 우리 몸을 잠식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책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입니 다. 금연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고, 식이 요법은 좀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중요 합니다. 일단 아셔야 할 것은 무조건 안 먹으면 안된 다는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하루에 1000~1200 Kcal, 남성의 경우에는 1200~1600 Kcal 정도가 최소 한 공급되어야 하며, 탄수화물을 너무 줄이는 것은 좋지 않고, 총 칼로리의 45~65%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장이 망가지기 시작한게 아니 라면 단백질을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화지방만은 적극적으로 금하여 하루 열량의 7%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량은 현 재의 절반 이하로 줄이십시오. 그러나 일반인들 대부 분은 자기가 먹는 음식의 열량이 어느 정도인지 그 중 각종 영양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시기 때문에 당뇨로 진단받았거 나 공복 혈당 장애로 진단된다면, 병원에 방문하셔서
‘영양상담'을 꼭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영양사가 현 재 먹고 있는 식단을 분석해주고 줄여야 할 음식과 늘여야 할 음식을 알려주고 정도에 대한 정보도 제 공할 것입니다.
운동을 계획하시기 전에도 꼭 의사와 상담을 하시 기를 권합니다. 왜냐하면 당뇨환자의 경우 이미 심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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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이상이 와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 일반인이 라면 흔히들 심장 마비라고 불리우는 증상이 오면 가슴이 뻐근한 통증을 느끼는데 반해 당뇨환자의 경 우는 전혀 증상이 없이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가 흔 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되면 갑자기 심장에 무리 가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진단결과가 당뇨로 판단되면, 의사가 필요한 초기 검사와 중간 중간에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가 장 적절한 약물을 처방할 것입니다. 또한 집에서 자 가로 혈당을 측정하도록 할 것입니다. 초기에 약물을 조절해야 하는 단계라면 하루에 3번정도 혈당을 집에 서 측정해야 하지만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상태 이며, 병원에서의 추적 관찰에서도 장기간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한 두번 혈당 을 측정하여도 됩니다. 또한 당뇨가 있다면 혈압은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뇨환자들이 반드시 기웃거리게 되는
‘대체요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대체 요법이란 병원에서 표준 치료로 인정되지 않는 각종 치료법을 통틀어 말합니다. 이전에는 많은 의사들이 대체요법에 대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 지고 있었고 따라서 환자들은 의사에게 대체요법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는 경우가 대단히 많 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의사들이 대체요법
에 대해서도 친숙한 상태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게되 면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완 요법 등은 당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열량을 제한해야 하는 경 우 비타민과 미네랄의 섭취는 괜찮습니다. 문제는 각 종 식이요법과 생약 요법인데, 현재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혈당강하 효과가 지속적으로 있는 생약은 거 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약도 있습니다. 또한 식이요법의 경우 극단적인 영 양소의 불균형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생 약의 문제점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입니 다. 그러나,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을 먹거나 인슐린 치료를 하지 않고 당뇨를 고칠 수 있다는 말에 이끌 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직 대체요법에 대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절대 로 집에서 몰래 하시지 마시고 의사에게 상담을 받 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체요법을 단독으로 하는 것 에 대해서는 저도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병원에서의 표준 요법과 병행할 경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집불통이 되는 어리 석음을 범하지 마시고 빨리 주위에 도움을 청하시고, 꾸준히 노력하셔서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당뇨는 반드시 극복될 수 있는 질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