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siec.or.kr
96 공업화학 전망, 제23권 제6호, 2020
제14회 대주산학연협력상 수상
➤
오 경 근 교수 (단국대학교)학회 사무국으로부터 제14회 대주산학연협력상 수상자의 선정을 축하한다는 공문을 전달받게 되었습니 다 . 다른 여느 수상자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저 역시 기쁨보다는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어색 함과 쑥스러움이 먼저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학회 공문에 그냥 축하한다는 얘기만 있었으면 좋으련만,
“학계, 연구계 종사자로 산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분에게 수여되는 상”이라는 대주전자재료(주) 대 표님의 깊은 후원의 뜻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 그것도 잠시,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성격도 못되고 , 그저 실험실에서 대학원생들과 올망졸망 씨름만 할 줄 알던 나였는데, “그래도 옆 에서 묵묵히 바라보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구나.”라고 생각하니, 이번 수상이 그동안 한껏 위축되어 있었던 저에게 얼마나 큰 영광이고 무한한 격려가 되는지 , 그제야 수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 다. 한국공업화학회 이준혁 회장님, 대주전자재료(주) 임무현 대표님, 수상자로 추천해 주신 산학연협력위 원회 위원님들 , 그리고 선정해주신 학회 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운이 좋았던 것인지, 실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우연하게도 바이오매스와 관련된 연구에만 몰두해왔습니다. 1984년에 처음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당시는 제2차 석유 위기를 겪었던 시대라 세계적으 로 바이오에너지에 관한 연구 활동이 많았던 때였습니다 . 바이오매스의 효소 가수분해에 관한 연구로 석사 과정을 마치고 , 뒤늦게 1992년에 박사과정에 들어갔지만, 공교롭게도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중동발 석유 위기가 대두되던 때라 결국은 바이오매스 전처리 및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 게 되었습니다 . 또한, 대학에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2008년도에 비롯된 급작스러운 유가 상승 및 세계 기후 변화 문제의 대두 등으로 저는 제가 공부했던 내용으로 지금까지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 몇 십 년 동안 한 분야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은 교수로서는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다른 분야에서는 매우 부족했던 반쪽짜리 교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제가 산학연협력상 후보자로 추천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현재 교수겸직 허가를 받아 학내 벤처 기업 을 운영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바이오매스 관련 기술은 교과서에도 나와 있고 세계적인 연구결 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 그동안의 연구 활동을 통해서 논문이나 특허 등으로 표현되기 어려운 많은 노우하우들이 실험실에 축적될 수 있었습니다 . 결국, 2014년 말에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고, 기업명은 슈가 +엔지니어링의 합성어에서 (주)슈가엔으로 명명하였습니다. 마침 당시에는 산학연협동 활성화를 위해 정 부 차원에서 교수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 지금은 제도가 많이 정비되어 있겠지 만, 그 당시에는 제도의 성숙함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말처럼 쉽게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우스운 예로 , 교내 규정으로는 벤처 기업 인증을 받은 교수에만 겸직이 허락되었는데, 벤처확인기관에서는 고유기술과 일부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 (아직 창업도 못 했는데요)에만 벤처 인증을 해줍니다. 산업단지공 단의 도움을 받아 실험실 공장을 허가받으려 하니 , 지자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감사의 위험이 있다고 허가를 못 해준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 정부의 부처마다 창업을 독려하기 위한 각각의 지원제도들을 내놓았 지만, 서로 매치가 되지 않아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꽤나 발품을 팔아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 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주)슈가엔은 설립되었습니다.
산학 활동을 한다는 것은 교수에게 다른 짐을 지우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수의 제1 의무는 훌륭
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 기업인의 의무는 이윤을 창출하여 구성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방향성이 완
KIC News, Volume 23, No. 6, 2020
KIC News, Volume 23, No. 6, 2020 97
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좋은 연구결과를 얻게 되면. 교수는 외부에 발표하고 싶어 하지만, 기업인은 그것 을 외부로부터 감추고 싶어 합니다 . 그동안 저는 이렇게 혼재된 책임감으로 많은 갈등을 겪어야만 했습니 다 . 감당해야 할 짐이 버거워서 그랬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외부활동으로부터 움츠러드는 스스로를 느 끼곤 했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저에게 대주산학연협력상은 단순한 수상의 기쁨을 넘어, 큰 격려와 함께 새 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좋아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산학연 관계자라면 누구에 게나 큰 영광이 될 텐데 , 교수창업만이 산학연 활동이 아닌데, 그리고 학계나 연구계에서 다른 방법으로 더 크게 이바지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 그분들에 대한 송구한 마음이 무척 컸기 때문입니다.
제 임의로 단어 하나를 바꾸어 보았습니다. “학계, 연구계 종사자로 산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라고 수여되는 상”이라고, 그리고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공업화학회 대주산학연협력상 수상자에 걸맞 는 산학연협력자가 될 수 있도록 더 용기를 내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학력 및 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