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노인의 모습을 잘 표현하여 웃음을 자아 내었던 코미디언 배삼룡씨는 구부정한 허리에 고 개와 손을 유난히 떨며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 균형을 쉽게 잃어버리는 연기를 하였다. 즉 떠는 증상 특히 손을 떠는 수전증은 노인의 상징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 권투의 황제인 무하마드 알리의 무표정한 얼굴에 심히 손을 떠 는 모습이 방송된 후 손떨림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났다. 혹 손이 떨리면 파킨슨병이 아니냐는 불 안이 대중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되었다. 또한 손떨림을 중풍의 전조 증상으로 생각하는 한의사 에 의해 손 떨림은 점차 두려운 노인증상의 하나로 관심을 끌게 되었다.
떨림(진전, tremor)의 정의와 분류
의학적 의미의 떨림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율동적이며 규칙적 떨림 운동현상을 말한다. 주로 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손떨림(hand tremor)을 가장 많이 인식하고 있다. 떨림은 나타나는 때의 상황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1)
*안정(rest) *자세(posture)
*활동 또는 의도(kinetic or intentional)
안정 떨림(rest tremor)은 넓적다리에 손을 올려놓은 것 같이 중력이 작용하지 않게 자세를 하고 충분 히 이완된 상태에서 손에 떨림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자세 떨림(postural tremor)이란 손가락을 펴고 손을 앞으로 쭉 내민 상태와 같이 일정한 자세를 취하였을 때 나타나는 떨림을 말한다. 활동 떨림 (kinetic tremor)은 손가락-코 검사와 같이 수의적 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떨림을 말하며, 운동 떨림 (action tremor)는 자세 떨림과 활동 떨림을 모두 포함한 말이다. 의도 떨림(intentional tremor)은 정확한 목표지점에 가까이 갈수록 떨리는 것을 말하며, 겨냥이 제대로 안되는 소뇌 질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환자가 수전증인지를 판단하고, 어떤 유형의 수전증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통제 하기 어려운 운동이 나타나면 떨린다는 호소를 하게 된다. 뇌졸중 혹은 말초신경병에 의한 상지의 운 동쇠약(motor weakness)의 경우, 힘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운동이 통제하기 어려울 때 떨린다는 호소 를 환자가 할 수 있으나, 율동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떨림 즉 수전증은 아니 다.
손떨림 환자의 임상적 접근
박 건 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안암병원 신경과
손떨림의 원인
떨림은 생리적 현상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병적 현상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Table 1).
그러나 왜 이러한 현상에 의해 떨림이 나타나는가에 대해 정확한 해부학적 원인 구조가 밝혀져 있지 않다. 생리적 혹은 병적 원천이 되는 해부학적 위치로는 대뇌피질, 기저핵, 뇌교, 중뇌, 소뇌, 척수 그 리고 근골격계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구조들이 각각 따로 노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떨림현상들 이 같은 해부학적 통로를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앞으로 각 구조물들이 진전을 발생시키고 조절하는지는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2)
1. 생리적 떨림(Physiologic tremor)
손을 앞으로 펴고 손가락에 힘을 주고 손에 종이를 올려놓으면 종이가 떨린다. 이를 생리적 떨림이 라 하며, 임상적 의미는 거의 없다. 단 스트레스, 피로, 격한 감정, 불안, 저혈당, 갑상선 기능항진증 그 리고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 등에 의해 생리적 진전이 심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 우 그 원인을 제거하거나 경감시켜주면 진전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젊은 연령의 진전 환자에서 반드시 감별해야할 질환이다.
2. 본태성 떨림(Essential tremor)
본태성 떨림은 가장 흔한 운동장애장애로써 떨림만을 유일한 증상으로 나타낸다. 진단은 우연히 내 려지기도 하고, 떨림으로 인해 사회적 또는 기능적 장애가 나타날 때 진단되기도 한다.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나 징후는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본태성 떨림의 떠는 양상은 특징적으로 자세성 떨림이다. 즉 고
Table 1. 떨림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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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 떨림 병적 떨림
본태성 떨림 파킨슨병 파킨슨 증후군 약제 혹은 독성물질 소뇌성 떨림
다발성 경화증 뇌경색 신경변성질환 윌슨병
중뇌성 떨림 말초 신경병 작업-특이적 떨림 외상 후 떨림 심인성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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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된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 떨림이 제일 잘 나타난다.
본태성 떨림은 가장 흔하게 손에서 나타난다. 흔히 떨림은 초기엔 편측에서 시작되나 시간이 지나며 양측으로 진행된다. 손이 떨리면 글씨가 쓰기가 흔들리고 둥근 글자는 삐쭉 삐쭉 써지게 된다. 얼굴 주위의 근육이 그 다음으로 주로 침범된다. 비록 혀, 머리(끄덕끄덕형, 도리도리형), 음성이 단독으로 떠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손의 떨림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구개부, 혀 및 음성의 떨림으로 인하여 구음장애를 보일 수 있는데, 65세 이전에는 드문 현상이다. 병의 후기에 들어서면 드물게 다리 나 체간까지도 침범한다.
본태성 떨림은 어떤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발병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한다. 역학 조 사를 보면 본태성 떨림이 노인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핀란드의 역학조사(40세 이후 10 만명 당 1,075명)를 우리나라에 대입해 보면 약 48만 명의 환자가 추정된다. 본태성 떨림 환자 중 가족 력이 있는 경우는 17%에서 70%까지 보고되고 있다.3)
떨림은 여러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전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진동수는 적어지고 진폭은 커진다. 알코올이 본태성 떨림을 상당히 줄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떨림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나 알코올을 정맥주사 하거나 국소 주사를 하였을 때 떨림은 줄 어들지 않았다.
치료에 있어서는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현재 가장 사용되는 약물로는 프로프라노롤(propranonolo)과 같은 베타 차단제(beta-blockers), 프리미돈(primidone) 및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one) 등이 있다.4)
3. 파킨슨 떨림(Parkinsonian tremor)
파킨슨병의 떨림은 안정기 및 자세성 떨림으로, 3에서 6헤르쯔의 진동수를 보인다. 주로 환약을 주 무르는(pill-rolling) 양상을 보인다. 떨림은 손, 턱, 입술 그리고 체간에서 모두 보이나 머리는 떠는 증상 은 파킨슨증 떨림에서는 흔치 않다. 떨림은 처음에 주로 신체의 편측에서 간헐적 양상으로 시작하며, 감정 동요나 스트레스에 의해 극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걸을 때 손이 떠는 양상이 주로 더 심하게 나
Table 2. 파킨슨병과 본태성 떨림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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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본태성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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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거의 없다 약 50%가 있다
알코올 자세성 떨림 감소 현격한 감소
병원에 오는 경우 초기에 방문 말기에 방문
초발연령 중년 또는 노년기 모든 연령군
떨림 유형 안정기, 자세성 자세성 및 운동성, 드물게 안정기 주로 나타난는곳 손, 다리 손, 머리, 음성
병의 경과 진행성 서서히 진행, 때론 오랜기간 변화없음
운동완서, 강직 있다 없다
균형이상 있다 없다
치료
Levodopa 효과적 효과없음
Propranolol 효과적 효과적
Primidone 효과없음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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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난다. 일반적으로 50∼60%의 파킨슨 환자가 떨림을 증상으로 내원한다.5) Table 2는 본태성 떨림과의 감별에 도움이 된다.
4. 약물유발성 떨림
떨림은 다양한 약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Table 3).
신경이완제들(phenothiazines, thioxanthines, heterocyclic compounds)이 정신과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 고 있다. 이들 약제들은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신경이완제 유발성 떨림은 주로 자세성 떨림이나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안정기 떨림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증은 신경이완제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1개월 이내에 주로 나타나며, 대개는 양측성이다. 신경이완제를 먹는 다고 모든 환자에서 파킨슨 증후군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증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약제를 끊는 것이다. 그러나 약제를 끊어도 파킨슨 증상은 수주에서 때론 몇 달이 지나야 없어진다.
신경이완제 유발성 떨림은 주로 항콜린성제제에 의해 잘 조절된다.
떨림은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 2형 항진제(beta2-adrenergic receptor agonist)에 의해서도 유발된다. 이 들 약제들은 기관지연축(bronchospasm)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는데, 용량이 증가하면 부작용으로 떨 림이 나타난다. 아주 적은 비율이긴 하지만 항경련제인 발프로인산(valproate)에 의해 떨림이 유발될 수 있다. 이 경우 안정기, 자세성 및 운동성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혈중농도가 치료농도 범위안에 있어도 발생한다. 삼환계 항우울제에 의해서도 떨림, 무도증 및 근간대성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삼환 계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약 10%에서 떨림이 관찰되며, propranolol이 효과적 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떨림은 술의 금단 증상의 하나이기도 하다. 카페인이나 thiophylline과 같은 methylxanthine계의 약물도 신경계의 강력한 흥분제로써 작용하여 떨림을 유발한다. 그 외 칼슘통로차단제(nimodipine, flunarizine)나
Figure 1.
검사자가 그린 그림(아래)을 따라 그려본 본태성 떨림 환자의 그림(위).
Table 3.
떨림을 일으키는 약제들ꠧꠧꠧꠧꠧꠧꠧꠧꠧꠧꠧꠧꠧꠧꠧꠧꠧꠧꠧꠧꠧꠧꠧꠧꠧꠧꠧꠧꠧꠧꠧꠧꠧꠧꠧꠧꠧꠧꠧꠧ
Antipsychotics (neuroleptics) Lithium
Adrenocorticosteroid Calcium channel blockers Ethanol
Beta-adrenergic agonist Valproic acid
Thyophylline Caffeine Thyroid hormone Cardiac antiarrhythmics Nicotine
Tricyclic antidepress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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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치료제(lidocaine, procainamide, amiodarone)에 의해서도 떨림이 나타난다.6) 5. 소뇌성 떨림
소뇌 또는 소뇌에서 시작된 신경로의 병변은 종종 떨림을 발생시킨다. 소뇌성 운동성 떨림은 목표물 에 도달하려고 하면 심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의도떨림, intention tremor), 이로 인해 기능적 장애 가 심하다. 종종 이들 떨림의 해부학적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머리와 체간의 떨림은 소뇌의 중앙부 구조(midline structure)의 이상에서 나타난다. 소뇌핵(특히 치아핵, dentate nuclei)의 병변은 동측 손의 떨 림과 연관되어 있다.
소뇌를 침범하는 어떠한 병도 떨림을 야기시킬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 뇌경색, 종양, 일차성 소뇌 위축, 올리브교소뇌위축, 감염 등이 소뇌떨림을 일으킬수 있다. 소뇌성 떨림을 줄여 보려는 여러 시도 는 있었으나 매우 어렵고, 효과가 없었다.
6. 중뇌성 떨림(Midbrain tremor)
중뇌성 떨림은 안정기, 자세성 및 운동성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떨림의 진동수는 2에서 5헤르츠 이다. 운동성 요소가 대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비록 이 유형의 떨림이 드물지만 매우 독특하다. 과 거 중뇌의 적핵(red nucleus)이 떨림의 원인이 되는 구조라고 생각하였으나, 소뇌시상로(cerebellothalamic fiber)와 흑질선조체로의 도파민성 신경계의 병변이 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중뇌 성 떨림은 뇌경색과 같은 국소성 신경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 치료를 위한 여러 방법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때로 레보도파(levodopa)가 다소의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7. 말초신경병과 연관된 떨림
이 유형의 떨림은 유전성 및 후천성 신경병 모두에서 드물게 나타난다. 다양한 떨림 유형이 기술되 고 있지만 왜 떨림이 발생하는가에 대해선 거의 밝혀진 것이 없다.
8. 수행 특이적 떨림
일차성 서진(글쓰기떨림, primary writing tremor)이란 주로 글쓰는 행동에 의해서 유발되는 떨림을 말 한다. 떨림이 또한 다른 운동에 의해 나타날 수는 있다. 이 상태는 국소성 근긴장이상증의 하나인 서 경(writer’s cramp)과 감별을 요한다. 그러나 서경과 서진이 한 환자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서진은 propranolol이나 항콜린성 약제에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9. 외상 후 떨림
떨림은 중추 및 말초신경계의 외상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두부손상의 정도는 어떤 경우는 가 볍지만, 대개 어느 정도의 혼수상태를 경험한 경우라고 한다. 종종 원인이 될만한 병변이 신경영상검 사상 안 나타난다. 외상 후 떨림은 외상을 당한 후 의식이 회복되고 수주에서 수개월의 시간이 경과한 후 나타난다. Propranolol, valproic acid, primidone 그리고 clonazepam이 환자에 따라 효과적일 수 있다. 치 료 불응성인 경우 시상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2에서 8 헤르츠의 진동수를 보이는 말초신경 외상성 떨림은 외상을 받은 후 수일에서 수개월 후에 나타난다.
10. 윌슨병
윌슨병이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구리 대사의 장애를 보이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이다. 구리의 침착은 간과 뇌의 기능이상을 초래한다. 구리를 운반하는 기능을 가진 세루로플라스민(ceruloplasmin)의 혈중치가 많이 감소되어 있다. 각막 주변으로 구리가 침착하면 Kayser-Fleisher ring을 만들게 된다. 파킨 슨병 증상과 소뇌병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날개짓을 치는 듯한 떨림(wing-beating tremor)이라고 불리는 과격한 양상의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