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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체감형 국토모니터링 제도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제476호 2021 June
터뷰는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을 만나 국토모니터링에 대한 기대와 연구자들에 대한 바람을 들어보았다.
이영주(이하 이)
원장님께서 국토연구원에 취임하신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간 국토,
도시, 주택, 균형발전 등 국토· 도시 분야의 당면 현안 해결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연구수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원장님께서는 국민 체감형 정책 발굴을 위해 데이터 기반의 정책 연구수행과 성과 확산 필요성을 강조해 오셨는데요. 지난해, 「국토기본법」과 시행령이 개정되어 국토에 관한 계획 및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토의 변화상과 국토계획 및 국토정책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국토모니터링 제도’가 새롭게 도입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국토계획 수립방법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과연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까요?
강현수(이하 강) 제가 이번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국토모니터링 관련 「국토기본법」 조 항과 법개정 제안 이유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국토기본법」에서 ‘국토모니터링’ 개념을 정의하고, 국토계획 수립과 정책 추진을 위한 국토모니터링 체계 구축 · 운영에 대한 조항이 신설되었네요. 국 토모니터링 대상과 추진방법, 전문기관 위탁 등 국토모니터링 실현을 위한 시행령 개정도 완료되 어, 국토모니터링 제도 도입과 확산을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다고 보입니다.
법개정 제안 이유를 보면, 국토모니터링 체계 구축으로 국토조사를 기반으로 하여 국토계획 및 정책 수립을 위한 조사-진단-환류기능이 확보되도록 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국토조사 대상과 범위의 한계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토의 이슈를 진단하고 정책에 환류하는 체계 가 구축되었다고 봅니다. 자치분권 시대에 맞춰 국토계획 수립 시 국민의 참여방안을 마련하고, 궁 극적으로는 국토종합계획 및 정책 집행의 환류기능과 계획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이는 국토계획 및 정책을 수립하는 국토연구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법제도가 바뀌었다고 실제 계획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이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낙관하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제도가 바뀌었다고 변화와 혁신이 일어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제도와 더불어 거버넌스, 운영시스템, 운영주체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 합니다. 운영하는 주체와 운영방식이 그대로인데 법규만 바뀌면 그 법규가 사문 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국토기본법」 개정의 경우, 취지가 좋지만 이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인터뷰 이영주 국토연구원 국토모니터링연구센터장 ([email protected])
있는 운영 소프트웨어가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국토조사도 오래전부터 「국토기본법」에 관련 조항이 있었지만, 생활SOC 접근성 지표 등 정책적 관심도가 높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 는 지표를 생산 ·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토종합계획과 국토정책은 관련된 세부계획과 정책 이 아주 많습니다. 이 모두를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하고 환류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이유로 국토모니터링 체계 구 축을 통해 무엇을 진단할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 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국토모니터링을 건강검진에 비유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체온, 혈압, 혈 액, X레이 등 기본적인 검사를 합니다. 여기서 얻어지는 기본 적인 정보로 건강 여부가 어느 정도는 판단이 되겠지요.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전문의에게 심층적 진료를 받습니다. 국토모 니터링도 건강검진과 유사하게 기본적인 지표로 먼저 국토의 건강상태, 지속가능성 등을 진단하고, 그중 특이한 사례 혹은 이상징후 등이 발견되면 심도 있는 분석과 해당 연구수행이 필요합니다.
법개정에 따른 국토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매년 수행할 현실성 있고 지속가능한 모 니터링 체계를 조속히 만들어야 되겠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첫째, 국민 체감형이면 좋겠습니다. 둘 째, 가성비가 높아야 합니다. 다시 건강검진의 예를 든다면 처음부터 고비용의 진단을 받을 수는 없습 니다. 초기에는 데이터 구득의 용이성, 데이터 구축비용, 국민 체감도, 효과성 등을 고려하여 몇 가지 핵심 지표를 만들어 국토를 모니터링해봐야 되겠지요. 그것만 해도 목표는 달성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국토모니터링 제도가 도입된 가장 큰 의의는 실증적이고 선제적인 국토정책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계획에 대한 환류체계 부재로 계획의 실행력에 대한 비판도 많았는데 요, 향후 국토모니터링이 이러한 한계를 탈피하고 국토정책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계획 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여러 기관의 공감대 형성과 협업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토모니터링의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었지만, 향후 국토모니터링 제도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 하시는지요?
강 데이터에 입각한 진단 및 환류 과정을 거치려면 정밀분석과 정밀진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 어, 수도권 인구가 늘고 있는데 왜 늘어나는지에 대해 분석하려면 다양한 분석결과를 살펴보고 전 문가 자문을 받아야 됩니다. 그런데 국토계획이 다루고 있는 범위가 워낙 넓어서 많은 부처가 관련
강현수 KRIHS가 만난 사람 • 45
제476호 2021 June
도 역할을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요.
국토정책 담당 실무자들이 정책 변경에 따른 문책성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라면, 진단은 할 수 있 으나 환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구체적 추진 목표와 전략을 미리 제시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방식의 청사진식(blue print) 계획 방식으로는 환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상황 변화에 맞게 목표와 전략의 환류가 가능한 유연한 계획수립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과정의 의사소통과 참여, 거버넌스가 굉장히 중요해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범부처 차원에서 본격적인 과학행정 시대가
열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토교통부도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데이터 활용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고 하기엔 갈 길이 더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데이터 기반의 국토정책 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강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공개입니다. 누가 어떤 데 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공개해야 합니다. 형식적 공개가 아니라 실질적 공개입니다. 비공개 사 항이 아닌 것은 데이터 목록과 내용을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그런 데 대체로 데이터 공개와 제공에는 모두가 소
극적입니다. 데이터 생산기관에 유리하지 않 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공개와 제공에 대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정교하게 설계하여 이 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데이터 공개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 습니다. 사회적 파급력과 데이터의 완벽성입 니다. 데이터 공개로 인해 특정 집단이 불편하 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또 데이터 가 완벽하지 못할 때 책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가 공개되면 데이터 오류가 발견되고 데이터 생산자가 문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공개에 대한 인센티 브와 데이터 생산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사실 데이터는 무료가 이영주
아닙니다.
데이터 구축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 정제입니다. 많 은 사람들이 데이터 가공 · 정제 노력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쉽고 편하게 사용 가능 한 데이터 혹은 정보로 변환할 때 충분한 인센티 브를 줘야 합니다. 커피를 예로 들면, 커피 원두 의 원가가 100원이라고 할 때, 우리는 그보다 몇 십 배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커피를 사먹지요.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소비자의 입맛과 기 호에 맞게 가공된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또한 우리가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에 대해 충분히 보상을 해주어야 공개와 활용이 확대될 것입니다. 공공재라고 하더라도 마 찬가지입니다.
이
국토모니터링의 기반이 되는 각종 데이터는 현재 다양한 기관 및 부서에서 생산
· 관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민간부문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공공데이터와 융합 활용하여 시의성 높은 정책적 시 사점을 도출하는 사례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다 현장감 있고 시의적절한 데이터를 국토정책이 나 계획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문 간· 분야 간 크로스오버가 필요할 텐데, 어떻게 하면 이런 융 합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강 사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각자 필요한 것을 만들고 각자가 활용하는 것은 쉽습니다. 민간 데이터와 공공데이터가 융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여기에는 기술적인 문제와 제도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데이터 호환이 문제입니다. 호환이 잘되려면 표준화가 되어야 합니다. 표준은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만드는 공공데이터라면 서 로 호환될 수 있도록 표준화되어야 하고, 여기에 민간의 데이터도 융합될 수 있는 표준이 있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는 데이터 가격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가격이 공짜라면 생산에 문제 가 생기고, 너무 높게 형성되면 활용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국가가 공공목적으로 생산한 데이 터, 민간이 수익창출을 위해 만든 데이터를 구분하여 적절한 가격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 금은 데이터 혁명 시대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누구나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특히 국토 분야의 중요한 데이터인 위치 기반 정보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매일매일 엄청난 양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례로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의 경우 많은 부분 통신사의 소유로 인식됩니다. 나의 위치정보가 왜 통신사의 사유재산이 되는 걸까요.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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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호 2021 June
하는 마이크로 지역 데이터나 인구이동 데이터도 융합 활용을 위해 원자료 제공 범위와 사용 편의 를 확대해주면 좋겠습니다.
이
원장님께서는 증거 기반의 국토정책 연구 혁신과 데이터 기반 소통을 위해 올해 초 국토모니터링연
구센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국토데이터랩을 배치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데이터 기반 정책 연구를 확대하 고, 대내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야 간 융합을 도모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셨습니다. 이에, 국토 모니터링연구센터는 시의성 높은 정책 이슈에 대응하여 데이터로 문제를 진단하고, 합리적인 정책방안 도출을 위한 분석과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하여, 분석 결과에 바탕한 정책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도 강 화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관련 연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강 국토연구원 국토모니터링연구센터는 지금도 열심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전제로 두 가지 당부를 해볼까 합니다. 첫 번 째로는 작은 성공사례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은 성공사례가 있으면 그것을 기반으로 후속연구를 수행하거나 관련 사업들을 확대할 수 있겠죠. 작은 성공사례도 쉽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국민들의 반응 정도를 파악하고,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들을 계속 발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 관심사항과 연구자의 관심사항이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합니다. 먼저 국민의 관심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면 연구자의 관심도 이어서 실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분석방법론 개발입니다. 데이터 분석방법론 개발은 국토연구원의 전문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데이터 분석방법론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말씀드린 것이 연구의 소재에 대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는 소재를 다루는 요리법입니다.
연구자가 개발한 방법론이 특정 사안을 해결하는 일종의 급소가 될 수도 있고, 트리거가 될 수도 있 습니다.
사실, 연구를 위한 쓸 만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에너지와 시간과 돈이 가장 많이 듭니다. 그런 데 완벽한 데이터 확보를 먼저 하려고 하면 처음부터 벽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먼저 찾고 가성비 높은 데이터와 방법론을 가지고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면, 그다음부터는 데이터 구축이나 확보가 용이해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데이터를 확보해놓고 연구를 시작하 려는 접근은 제가 볼 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관심사항과 현실에서 나타나 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