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儒家(유가)의 超自我(초자아)와 精神健康(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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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Original Article 精 神 分 析 :第 16 卷 第 1 號 2 0 0 5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 16, No. 1, page 3~7, 2 0 0 5

儒家(유가)의 超自我(초자아)와 精神健康(정신건강)

黃 翼 根

*

·金 基 鉉

**

Superego and Mental Health in the Confucianism Ik-Keun Hwang, M.D.,

*

Ki-Hyun Kim, Ph.D.

**

序 論(서론)

유학(儒學)은 인간의 고유한 본질을 도덕성에서 찾고 그 것의 실현을 그의 삶의 최대의 과제로 삼는 도덕적 인간학이 다. 그 학자들이 자기네의 학문을 자칭하는 바‘성학(聖學)’

(退溪全書 19781a) 이라는 말이 이를 단적으로 함의한다.

그들은 도덕성의 완전한 실현자, 또는 인격의 완성자인‘聖 人’ 이 되기 위한 도덕실천의 학문을 행하고자 한다는 것이 다. 그리하여 도덕의 완성을 위한 그들의 정신은, 순수한 학 자일수록, 매우 진지했고 심지어 치열하기까지 하였다.『서 경(書經)』은“성인도 잠깐 방심하면 어긋난 짓을 하게 된 다.” 고 하면서 사람의‘되어감’ 에 예의 주목했던 그들은 자 신들의 일거일동은 물론, 감각과 사려가‘없는’ 때까지 한 순 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고 조심에 조심을 더 하였다.『중 용(中庸)』 은 이를‘계신공구(戒愼恐懼)’ 와‘신독(愼獨)’ 의 수양론(修養論)으로 강조하였으며,『시경(詩經)』은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마치 깊은 연못에 임하듯이, 살얼음 위를 걷 듯이 하라.”조선조의 퇴계 이황(退溪 李滉)(1501~1570) 역시 이러한 뜻을 이어 그의 한 제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다.“평소 삶을 호랑이 꼬리와 초봄의 살얼음 위에 두듯이 해야 합니다.” (退溪全書 19781b). 이러한 긴장의 주인공은 당연히 도덕의식이었다. 유가는 항상 도덕적으로 깨어 있는 마음속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삶을 살아가 고자 했던 것이다.

유가의 도덕적 자아, 또는 초자아는 특히 그들의 마음속에 서 일어나는 본능적 욕구를 포함한 모든 인간적 욕망을 주의

깊게 검열하려 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의 자기충족 성향은 자 칫 사람들의 정신질서를 혼란에 빠트리고, 또 한편 삶을 욕 망대상에 종속시켜 결국 그들의 이상적 자기실현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금욕주의는 이러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인간의 욕망 자체를 부정적으로 살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욕망을 인간심리의 자연스런 발로로 긍정하였으며, 다만 그것을 동물적인 상태로부터 인간적인 것으로 순화 또 는 승화시켜 충족하고자 했을 뿐이다. 이는 유가의 의식검열 이 단순히 현실과의 타협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결한 인격 의 성취를 통한 자기실현이라고 하는 인간학적 목표를 갖고 있음을 말해 준다.

요컨대 유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성인이 되는 것 이었고, 그들은 그 방법을 평생을 걸친 치열한 수행에서 찾 았다. 이는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 범인으로서는 도달하 기 어려운 자아이상(ego ideal)의 설정과 과도한 양심적 요 구의 압력에 의하여 자아가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상황에 노 정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자못 신경증적 상태에 빠질 위험 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Freud 1926). 그럼에도 불 구하고 유가가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 엇이었을까? 또는 그와 같은 무의식적 초자아의 압력에서 오 는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그들의 정신적 방어기제는 어떤 것들이었을까? 우리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유가 의 철학을 새롭게 검토해보려 한다.

本 論(본론)

Freud에 의하면 본능적 욕구를 승화하는 데는 몇 가지 길이 있다. 철학과 예술, 그리고 종교 등이 그것들이다. 이 러한 관점에서 유가의 정신세계를 분석해 보는 것은 매우 흥 미 있는 일이다. 예컨대 성적, 또는 공격적 본능이 어떻게 해 서 유가에게는, 불교의 자비나 기독교의 박애와는 달리, 그

*全北大學校病院 精神科學敎室

Department of Psychiat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Hos- pital, Jeonju, Korea

**全北大學校 師範大學 倫理敎育科

Department of Ethics Education, College of Education, Chon- buk National University, Jeon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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儒家(유가)의 超自我(초자아)와 精神健康(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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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특유의 인(仁)의 정신으로 승화되었는가, 그들의 의리정 신은 인간의 공격본능과 관련하여 어떤 승화의 기제를 내포 하고 있는가, 그들의‘천명(天命)’ 사상은 정신분석적 관점 에서 볼 때 어떤 종교적 의미를 갖고 있는가 하는 등의 문 제를 다루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의할 것은, 그들의 윤리정 신이나 종교심리를 소아기적 정신세계에로만 퇴행시켜 관찰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와는 반대로 무의식의 충동대로 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철학과 종교에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그들의 정신역량이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이를 성공적으로 행할 수만 있다면 우 리는 그것을 임상에서 정신치료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우리는 유가의 초자아의 엄격성과 엄밀성을 잠깐 살 펴보았지만,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살피면 그들의 초자아가 본능적 욕구를 지나치게 억제하고 억압함으로써 초래되는 심 리적 긴장은 자칫 그 위험수위를 넘어 신경증적 삶이나 증 상발현으로 인도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Freud 1926).

그러나 유가는 초자아의 엄격성이 갖는 약점을 충분히 인식 하고 있었으며, 그로부터의 해방의 기제를 마련하였다. 퇴계 에 의하면 도덕수행은“사람들에게 속박감과 긴장감을 주어, 여유롭고 안락하며, 그리움과 감흥이 있는 마음을 갖지 못하 게” 만들기 때문에,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유희의 정신을 한편으로 갖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농부들이 나날의 노 동에서 벗어나 어느 하루쯤 미친 듯이 음주 만취하여 가무를 즐기는” (退溪全書 19782a) 것과 같은 해방의 유희를 사람 들은 도덕생활 중에서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퇴계는 그러한 해방의 유희정신을 시의 세계에서 찾았다. 예 컨대 중국학자 소강절(邵康節)의 시와, 그에 대한 퇴계의 논 평을 들어보자.“달은 하늘 한 가운데 떠오르고/바람은 호수 에 잔물결을 일으킨다/이 가운데 청신한 뜻과 맛을/아는 사 람 적으리라(月到天心處 風光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

“욕망을 벗어나 맑고 고상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때로 화 창한 봄 바람과 비 개인 뒤의 달을 만나면, 마음이 자연히 바깥 풍경과 합치되어서 천일합일(天人合一)을 이루어 그 흥 취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청정하고 심오하며 한 가롭고 상쾌한 기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 즐 거움 또한 끝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뜻을 소강절이 읊은 것일 것입니다” (退溪全書 19782c). 정신분석적인 측 면에서 보면 이러한 천인합일의 경험은 자기와 대상의 경계 가 융합된 상태로서 정신적 억압에 투입된 모든 에너지가 해 방되어 자아가 최고로 통정되고 확장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Nunberg 1948).

한편 우리는 이 시에서“하늘과 달과 바람과 호수” 의 입 체적이고 유기적인 풍경을, 또는 그 이면에 작용하는 우주자

연의 섭리를 관조하는 고도의 심미의식의 지평을 엿본다. 이 러한 경지에서는 초자아의 압력에서 오는 긴장과 불안이 저절 로 해소되거나 승화되어 버릴 것이다. 거기에는 초자아의 위협 은 물론 모든 본능적 욕구의 억압으로부터 초래되는 신경증적 갈등으로부터 해방된 정신의 절대 자유와 쾌감만이 있을 뿐이 다. 그러한 자유와 쾌감을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미 적 감정은 곧 자유에 대한 쾌감이다” (Lipps 1991 재인용).

“심경이 자유로우면 자유로울수록 더욱 미적인 향수에 다 다를 수 있다” (Heidegger 1991 재인용).“예술은 우리에 게 다른 방법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내면적 자유를 부여해 준다” (Cassierer 1991 재인용). 유가 역시 누렸을 이와 같 은‘미적 감정’또는‘미적 향수’와,‘자유’의 정신이야말 로 그들을 무거운 초자아의 압력으로부터 풀어주고 신경증 적 갈등으로부터 구제해 주는 의의가 있었을 것이고, 더 나 아가서 그들의 정신과 삶에 휴식과 활력을 끊임없이 부여했 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그러한 심미적 정감과 자유의 정 신은 고도의 수행자만이 갖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일상 인들도 때때로는“화창한 봄바람과 비 개인 뒤의 달빛(光風 霽月)” 풍경을 만나면 문득 자기도 모르게, 현실을 온통 팽개 쳐 버리고는 物과 我의 구별을 잊은 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신비로운 쾌감 같은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편 위의 시가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자연은 유가에게 그 들을 삶의 온갖 부조리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그들의 마음 에 평화를 주는‘존재의 요람’ 으로 여겨졌다. 그것은 물론 그들의 이성적이고 개념적인 사유의 산물이 아니다. 그들은 자연을 다분히 감성적이고 심미적으로 대하였다. 그리고 그 렇게 파악된 자연의 신비로운 힘과 섭리는 그들의 온갖 충 동과 욕망을 순화하고 승화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예컨대 공 자는 시냇물 앞에서,“흘러가는 것이 저와 같구나.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도다” (經書 1970a) 하고 그야말로 깊이 가라앉 은 감탄을 토로하였는데, 그는 그러한 자연의 섭리에 자신의 삶을 내맡겨, 현실 속에서 억압된 제반의 욕망과 좌절감 등 모든 것을“흘려보내” 고자 했을 것이다. 퇴계 역시 자작의 묘비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자연의 조화를 타고 돌아 가나니, 더 바랄 것이 무엇 있으랴.” (退溪全書 19784a)

이렇게 자연의 섭리에 대한 관조와‘존재의 요람’ 에로의

귀의의식은 유가로 하여금 그들의 원초적 욕망의 충족의지

는 물론, 초자아의 억압이 가하는 정신내적 갈등을 최소화시

키고, 더 나아가서는 그것들을 심미적 정감의 차원으로 승화

시키는 의의를 갖고 있었다. 이는 물론 그들이 현실을 완전

히 등진 자연주의자였음을 뜻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한편

현실세계의 의미와 가치 등을 유념하고 있었다. 예컨대 퇴계

는 매화, 특히“눈 속에 핀 매화가 뿜어내는 맑은 향기” 를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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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翼根·金基鉉

5 우 사랑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미적인 향수에 그치는 것

이 아니었다. 그는 한 겨울 눈 속에서 홀로 피는 매화에게서, 궁핍한 시대 속에서도 잃지 않는, 존재의 맑고 투명한 향기 를, 또는 남들과 아름다움을 계교하거나 다투지 않는 초월적 인 삶의 지혜를 은밀히 접하고 또 배우려 하였다. 우리는 여 기에서 그러한 지혜의 이지적 인식 이전에 퇴계가 매화에게 로 접근해 간 과정을 느린 그림으로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매화 앞에서 자신과 매화를 하나로 통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인간이라는 개체성을 버리고 어쩌 면, 실제의 매화 옆에 한그루의 매화로 서서 서로 교감하고 있다.‘물아일체(物我一體)’ 라고 하는 존재의 확장된 지평 이 여기서 열린다. 그리하여 그는 매화의 꽃망울에서 터질 듯 고운 생명의 힘을 느끼기도 하고, 혹설한풍 속에서 꽃필 줄 모 르는 매화에게서 생명억압 또는 손상의 아픔을 같이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확장된 존재의 지평위에서 그가 만나는 매화 는 결코 하나의 객체적인 인식의‘대상’ 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자타간 존재의 공분모적 심연에 도달해 있는 그는 매화를 자 신과 동떨어져 있는 하나의‘사물’ 로 대할 수 가 없었다. 그는 오히려 그것과의 일체감 속에서 그것의 무언의 내밀한 속삭임 을 들으며, 그것과 공명하고 대화하며, 그것이 올바로 존재 개 현하도록 조력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조력이야 말로 물아일체의 자기를 성취하는 삶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 조력의 현장에서 우리는 유가의 도덕정신을 만난다. 특 히 생명애(生命愛)의 정신은 그 핵심에 해당된다. 사람들은 이를 불가해한 신비주의 세계로 치부해 버릴지도 모른다. 하 지만 그들 역시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 처자, 등 사랑하는 사 람들과 물아일체적으로 존재를 공명하고 또 그들을 위해 많 은 조력을 하기도 한다. 다만 그들 스스로 그것을 깨닫지 못 할 뿐이다. 만약 그들이 범위를 더욱 넓혀서, 우주를 향해 그 들의 존재를 열고, 그리고 만물의 생성에 조력한다면 그들도 석가, 공자, 예수, 등의 성인들과 같은‘우주적 대아’ 를 성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가(儒家)가 평생에 걸쳐 행했던 수양의 노력은 사실 이 러한‘우주적 대아’ 의 성취에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존재 개방의 노력은 달리 살피면 자타간 존재의 장벽의 해소를 뜻 하며, 그것은 곧 자신의‘팽개침’ , 또는 정신분석적으로는 나 르시즘의 극복을 통한 대상사랑으로의 본능적 에너지의 변 환 및 승화(Glover 1931)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나르시즘 을 극복하지 못하면 타자에게로 나아갈 수가 없으며, 그와 존재를 공감하고 상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르시 즘으로부터의 탈피는 사람들의 이타주의적 도덕의식은 물론, 심미정신을 키운다. 아름다움이란“무관심의 쾌감(Kant)”

이라면, 자신을 탈각하고 나르시즘을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미적인 향수와 쾌감의 바탕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는 법” 이라는 공 자(經書 1970b)의 말을 우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필 요가 있다. 생명개방의 도덕정신은 존재의 위축감과 외로움 을 줄 리가 없다. 타자를 그의 존재의 품에 깊숙이 보듬어 안는 사람은 그 타자를 마치 이웃처럼 느끼면서 자신의 확 장된 존재에서 깊은 희열을 경험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서 유가의 도덕정신과 예술정신의 절묘한 통합을 본다. 그 들에게 긴장감과 불안 또는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초자아의 위협으로부터의 해방의 정신기제를 그들은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인으로서의 그들의 예술정신은 도덕 군자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초자아의 위협으로부터 오는 정 신내적‘갈등’ 을 훌륭하게 치유할 수 있는 기제를 제공해 주 었던 것이다. 故김수영 詩人이 자신의 <풀>이라는 시를 자평 하기를“처음부터 의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껴안 고 들어가서 의미를 구제함으로써 무의미에 도달하는 詩” 라 고 한 것은 이 두 정신의 절묘한 통합을 요령 있게 말해주 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가는 그들의 심미정신뿐만 아니라 덕성함양의 노력을 통

해서도 그들의 초자아의 위압적인 태도를 많이 누그러트렸

다. 그들은 일거일동을 도덕적 규준에 맞추기 위해 항상 초

자아의 감시의 눈을 번뜩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그런 도덕주의가 갖는 약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것

은“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어 깊숙하고 순수한 맛

이 없게 하고, 언어와 동작에도 항상 급박하고 불안정하게 만

들어 화락하고 중후한 기상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경

계되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러한 병폐를 피하기 위해 고안해

낸 수행론이 바로‘경(敬)’ 의 사상이다. 그것은 다양한 의

미를 갖고 있지만,‘마음의 고요를 유지하려는 노력’ 을 그

근간에 함축한다. 마음을 마치“맑고 텅 빈 거울” 과도 같이

가져, 일에 임하기 전에는 그 무엇으로도 혼란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일들에 연연하거나 얽매이고 집착함으로써 갖게

될 사물판단의 왜곡과 편향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를 갖지

만, 유가는 도덕심의 구속과 집착까지도 역시 타기의 대상으

로 여겼다. 예컨대, 퇴계는 말한다,“자기의 잘못에 대한 후

회와 자책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만약 그것을 마음속에 오

래 담아두면 그것이 도리어 한 덩어리의 사사로운 생각으로

쌓이게 된다.” (退溪全書 19782b). 그러한“한 덩어리의 사

사로운 생각” 이 바로, 정신분석학적으로 살피면, 사람들에게

자책감, 후회, 죄의식, 분노 등 가학-피학적인 감정(Bren-

ner 1959)을 유발할 것이고 보면, 유가는 이미 그러한 문제

점의 인식 속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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儒家(유가)의 超自我(초자아)와 精神健康(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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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양론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즉 그들은 마음을 맑고 밝게, 텅 비워 고요 속에 두는 노 력을 부단히 행하였다. 그들의 이러한 주장은 사람들이 평소 에 어떠한 사려나 감각도 가져서는 안 된다거나, 또는 마치 면벽(面壁)의 선(禪)을 하듯 이 삶의 현실에서 등을 돌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들의 주장은‘태풍의 눈’ 과도 같 은 마음을 어지러운 삶의 한 중심에 두어야만 세계만상을 올 바로 조감하고 처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희 노애락이 발하기 이전의 고요한 마음이야말로 세상만사의 본 령”이라는『중용(中庸)』(經書 1970c)의 글 뜻이다. 이는 Freud가 언급한 바, 정신분석가의 분석태도에서 요구되는 치 료적 중립성(Freud 1940)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즉 분석가는 이드, 자아, 그리고 초자아의 사이에서 어느 쪽으 로도 편향되지 않는 등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중립적 태도 가 요구된다는 것인데, 이는 그 임상적 실현성 여부에 대한 논란을 떠나서 분석가에게 요구되는 중용적 마음 수양의 자 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가가 말하는 이러한‘고요’ 는 인적 없는 밤의 어둠이 아 니라, 어느 따뜻한 봄날 생기가 약동하는 한 낯의 청명한 기 상과도 같은 것이다. 중국의 성리학자 주희(朱熹)의 다음 시 를 보자.“조그마한 연못은 하나의 거울/하늘빛, 구름그림자 가 그 속에 떠다니네/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리도 맑은가/

샘의 근원에서 맑은 물이 흘러나오나니.” 세상만사를 밝게 조 명할 수 있는 힘은 근원적으로 마음의“샘” 을 맑게 유지하 는 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도의 수양 속에서 이 르는 맑은 고요의 경지에서, 우리는 그 어떤 잡념은 물론 시 비선악을 왈가왈부하면서 자신을 위축시키는 초자아의 위협 적 존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오히려 앞서 말한, 모 든 것으로부터의 해방 속에서 누리는 미적 감흥만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유학자들이 강조해 마지않았던‘안빈 낙도(安貧樂道)’ 의 경지를 엿본다.

물론 이는 그들이 시종 그러한 세계에서만 노닐었음을 뜻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말들과는 달리 수많은 시행착오 를 보였을 것이며, 또한 본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삶의 현 실에서 초래될 수밖에 없었던 도덕실천의 실패에 대한 부단 한 자기비판을 행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한편 간단없이 배양하였던 고요의 힘은 역시 초자아의 위협으로 부터 오는 압력을 누그러뜨리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게 다가 그것이 일으키는“무관심의 쾌감” 은 이드와 자아, 더 나아가 초자아까지 괄호쳐버릴 수 있도록 해주었을 것이다.

이는 유가의 사상이 갖는 특유의 승화 기제를 우리에게 보 여준다.

結 論(결론)

우리는 지금까지 유가가 그들의 초자아로부터 자신들을 어 떻게 구제하고자 했는가 하는 것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이에 의하면 그들의 수양정신이나 예술적 감성이 초자아와 관련해서 갖는 의의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에 대해 구체적 임상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매우 아쉽게 생각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볼 때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에게서 초 자아의 압력과 관련된 어떠한 정신장애의 징후와 사례를 발 견하기 어려우며, 그들이 오히려 건강한 정신으로 삶의 열락 을 누렸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를 해주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것은 각종의 신경증적 갈등과 정신장애로 시달 리는 현대인의 정신치료에 유가사상이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게다가 우리 정신의학이 사후치료에 만족 하지 않고 예방의학적인 문제의식까지 가져야 한다면, 우리 는 우리의 전통사상에 내포된 정신치료적 또는 정신보건적 의의를 철학자들과의 학제적인 연구 속에서 깊이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노력 여하에 따라 한국인의 정신요법을 넘어서 인류에게 보편적인 것으로 제안할 수 있는 정신치료 이론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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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書』(1970a):成大大東文化硏究院. pp239

『經書』(1970c):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774

『退溪全書 一』(1978, 1a):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195

『退溪全書 一』(1978, 1b):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426

『退溪全書 二』(1978, 2a):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59

『退溪全書 二』(1978, 2b):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63

『退溪全書 二』(1978, 2c):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235

『退溪全書 四』(1978, 4a):成大大同文化硏究院. pp20 Brenner C(1959):The masochistic character. JAPA, 7:197-226 Cassierer E(1991):서복관 지음/권덕주 외 옮김, 1991,『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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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pps T(1991):서복관 지음/권덕주 외 옮김, 1991,『중국예 술정신』, 동문선, p92에서 재인용

Nunburg H(1948):The synthetic function of the ego. In practice and theory of psychoanalysis. New York:Int Univ Press, Vol 1. pp1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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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翼根·金基鉉

7 ABSTRACT

Superego and Mental Health in the Confucianism Ik-Keun Hwang, M.D., Ki-Hyun Kim, Ph.D.

Confucianism has been defined as moral humanism that seeks the human specific properties in morality and shows the way to achieve it. In this sense, the great Confucian scholars have been sincere and serious in their goals. We have reviewed how the practicians of Confucianism have to overcome the pressure from superego demands and accom- panying psychic conflict.

As a result, it has been assumed that the superego of Confucian practicians may have a strong relationship with their self culture or mental training and aesthetic emotion. Confucian practicians tried to maintain a state of mental peace in their lives. They wanted to keep their minds as a kind of clean and transparent mirror. They also resolved their anxieties and tensions from superego demands by keeping the aesthetic consciousness, accepting natural happenings as they were and extending mental freedom through a sense of unity with nature itself.

These findings suggests that the self culture and aesthetic acceptance of Confucianism can play a crucial role in psychotherapy.

KEY WORDS

: Confucianism·Superego.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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