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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HS 보고서
청년들이 왜 떠나는데?
일만 하기 싫으니까!
김영롱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대체 얼마를 줘야 여기서 일할까? 퇴근하고 어딜 그렇 게 가는 거야? 서울 가려고 계속 이직 준비하는 거 아 닌가? 모두가 궁금하지만 감히 ‘그들’에게 물어볼 수 없었던 질문들이다. 그들은 제대로 대답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순간 내가 ‘꼰대’가 되 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청년세대의 가치관에 대 한 궁금증이 컸던 만큼 2018년 출간된 「90년생이 온 다(임홍택 저)」는 선풍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2019년에 국토연구원에서 수행한 ‘청년친화형 산업 공간 육성전략 연구’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여러 가 지 관점 중 산업공간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딱딱한 보 고서 제목으로는 쉽게 유추할 수 없는 말랑말랑한 청 년들의 이야기와 따끈따끈한 현장의 온도를 전하고자 했던 연구진의 마음을 이 글을 통해 다른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이 보고서는 산업공간은 고령화되는 데 반해 청년 인력은 더 이상 기존의 산업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는 점,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 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본 문 3~5쪽). 개념적으로는 ‘제조업의 활동을 위해 할 당된 생산부지’라는 좁은 의미의 ‘산업공간’을 청년들 이 선호하는 일자리 입지조건, 도시 어메니티 등과 결
부하여 ‘청년친화형 산업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본문 11쪽). 밀레니얼 세대의 일터관과 직업관을 로 컬 지향, 느슨한 연대, 자유로운 노동에 대한 선호로 요약하여, 이러한 경향이 청년친화형 산업공간과 어 떻게 연결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이 보고서에 서는 청년세대의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는데, 첫째 로 ‘경리단길’, ‘연트럴파크’ 등 골목상권의 인기로 대 표되는 로컬 지향성이 일터와 삶터에 모두 강하게 드 러난다는 것이다(본문 25~27쪽). 둘째로는 학연, 지 연, 혈연 대신 소셜 네트워크에 기반한 느슨한 연대인 데,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코리빙 하 우스(co-living house) 등의 형태로 일과 삶 양자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다(본문 28~29쪽). 셋째로는 정규직 형태의 표준적인 고용형태 대신 자유로운 노동을 추 구한다는 점이다(본문 34~35쪽). 즉, 업무시간을 포 함해 여가시간까지 완전히 시공간적으로 기존의 산업 공간에 바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부정해야만 청 년친화형 산업공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반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청년 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조성 정책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본문 39~40쪽). 특히 거주인구 기반 의 데이터가 청년들의 일터공간을 파악하는 데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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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호 2021 January
웠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및 직장주소 기반 의 데이터를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연구진은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기술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으로 일 컬어지는 ‘기흥 라인’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IT 개발 자, 연구직, 전문 서비스직은 더욱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본문 72~73쪽)이나 홍대, 성수동 일대 등 소위 힙한 공간에서 청년고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는 점(본문 89~90쪽)을 시각화하였다. 아울러 ‘청년 사전’이라는 박스글로 뉴트로(new-tro, 새로운 복고 감성), 가취관(가벼운 취향 위주의 관계), N잡러(여러 가지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자유노동) 등을 설명하여 일반적인 보고서와 다르게 읽는 재미까지 더하였다.
코로나19로 점철되었던 한 해를 보내고 난 현시점 에서 이 연구는 더욱 의미가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산업과 지역에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특히 기존 의 불균형 구조를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 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대되더라도 그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것은 서울 및 대도시에 거주하는 기술직과 연구직들이다. 여전히 제조업 중심 의 산업공간에서는 감염위험을 무릅쓴 출퇴근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청년인력은 전통적인 산업 공간을 더욱 선호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서 주지할 점은, 코로나19는 우리가 막을 수 없는 천재 지변의 성격이지만 기존의 불균형 구조는 정책적으로 완화할 수 있었던 문제라는 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보고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쓰였으나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더욱 시의적절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청년세대에 대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 해 현장연구를 포함한 점 또한 매우 주목할 만하다.
5장에서는 청년근로자, 청년지원사업 관리자, 창업교 육 담당 교수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현장의 모습을 담 았다. 전체 보고서의 일부를 차지하는 이 장을 위하여 연구진들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전통적인 산업단지와 청년친화형 산 업단지가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수 도권과 비수도권을 비교할 수 있도록 시흥시와 창원 시를 사례지역으로 택한 것도 매우 적절하다. 학술연 구의 측면에서는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결합한 모 범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으며, 정책연구의 측면에서 는 연구과정에서 흔히 맴돌게 되는 탁상공론을 탈피 하기 위한 연구진들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이 보고서에 각기 다른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두 담을 수 는 없었겠지만,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다양 한 형태로 전달되어 정책에도 반영되기를 바란다.
이 보고서의 책임연구자와 이 글의 필자 또한 완전 히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나마 최근까지 청년세대에 속했고, 청년세대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관점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그러나 모르겠다. 진짜 청년 세대들이 이 보고서와 이 글을 본다면 결국 ‘80년대생 꼰대’들의 목소리라고 할지도.
청년친화형 산업공간 육성전략 연구
Developing New Industrial Spaces for Hosting Young Adults Workers
조성철, 강호제, 박정은, 김다윗, 탁혜영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