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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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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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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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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학습활동

<한국의 고전작가와 작품세계 8>

김삿갓의 삶과 문학 담당교수 : 하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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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시 작가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 이 알려진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마다 몇 명 이 머리에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김삿갓을 꼽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 같다.

더구나 그냥 시인이 아니고 ‘방랑시인’

또는 ‘떠돌이시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김삿갓을 염두에 둘 것이다. 그렇다면 김 삿갓은 누구이고 왜 그는 방랑시인의 대명 사가 되었을까?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金 炳淵 , 1807-1863)이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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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대로 김삿갓은 1811년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그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으면서 반 군에게 항복한 일로 일가가 멸족의 화를 당하게 되었다. 그 때 나이 겨우 여섯 살이던 어린 김병연은 황해도 곡산을 거쳐 강원 영월 등지로 피신하였다. 이후 20대가 되어서는 삿갓을 쓰고 평생동안 계속되었던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된다. 처음에는 아마 죄인의 후예라는 꼬리표를 달고는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겠지만, 후에는 사정이 달 라진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그는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들고 점점 편해진 것이다. 더 구나 그는 그냥 단순히 떠돌아다닌 것이 아니라 가는 곳마다 시 남기는 시인이었다. 말하자면 시인으로서 살아가되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이 아닌 유랑의 삶의 방식을 택했을 뿐이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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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모두는 나그네일지도 모른다. 이 땅 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세 상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일 뿐이다. 더구나 시 인이라면 어쩐지 세속의 부귀, 권력, 명예 등에 집착해서는 안될 것 같다. 어디든 머무르고 싶 으면 머물렀다가 떠나고 싶으면 아무 미련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는 삶이 시인에게는 가장 어울리는 삶의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 면 김삿갓이야말로 시인으로서의 본령에 가장 충실하게 살았던 사람이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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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동서고금의 문학사에서 훌륭한 시인은 대개가 가난했고 나그네, 떠돌이의 삶을 살다갔다.

당나라의 이백이 그랬고 두보가 그랬으며 맹호연, 맹교 모두 그러했다. 어디 그뿐인가? 신라의 최치원 은 중국에서 귀국한 뒤 좌절의 아픔을 겪고 전국을 방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삶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이는 조선시대의 김시습 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이나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 세유럽의 시인하면 떠오르는 음유시인들 역시 대개 는 방랑시인이었다. 이제 살펴볼 시는 김삿갓의 작 품 중에서도 가장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작품 중 하나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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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송반에 죽 한 그릇

그곳에 하늘과 구름 그림자가 비쳐있다

주인은 아무 말없이 무안해 하지만

멀건 죽에 거꾸로 비쳐오는 청산을 나는 사 랑한다오

四脚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徘徊

主人莫道無顔色 吾愛靑山倒水來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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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내용으로 보아 이곳저곳을 떠돌던 김삿갓이 어 느 가난한 농촌 마을의 한 집으로 들어가 구걸을 하 자 집주인이 허름한 소반에 죽 한 그릇을 담아 내온 것 같다. 달리 먹을 것이 없었던 집주인은 손님 대접 을 제대로 못 한 것에 대해 차마 말도 못하고 무안해 한다. 하지만 멀건 죽 그릇에 비친 하늘과 구름 그림 자를 보고, 김삿갓은 짠한 마음을 이길 수 없었다. 그 래서 시인은 “멀건 죽에 거꾸로 비쳐오는 청산을 나는 사랑한다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다. 김삿갓은 때로는 당대의 거들먹거리는 못난 양 반들을 풍자하고 조롱하기도 했지만, 가난하고 착 한 민초들에게는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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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시의 제목을 ‘무제(無題)’라고 한 것도 의도 가 있어 보인다. 이 시는 어떤 제목으로 한정하기에 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죽 한 그릇 얻어먹는 사람이나 내주는 사람이나 모 두가 서로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시에 등장하는 집 주인은 참 순박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김삿갓에게 죽을 내주고 나면 어쩌면 제 먹을 것도 없었을지 모 른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무안해 한다. 김삿갓이 허름한 시골 소반에 앉아 먹었던 죽 그릇에는 하늘과 구름과 청산이 담겨 있었다. 그 하 늘과 구름과 청산의 다른 이름은 바로 정이요, 사랑 이다.

김삿갓의 삶과 문학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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