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결자 ‘’와 ‘’가 나타내는 형태적 구성에 대하여
‒ 분포와 기능이 겹치는 ‘’와 ‘’를 중심으로 ‒*
1) 문 현 수**
❙국문초록❙
본고에서는 자토석독구결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구결자인 ‘’와 ‘’가 표기하는 형태적 구성에 대해서 분 석해 보았다. ‘’와 ‘’는 모두 [리]라는 음가를 지니는 구결자로서, ‘’는 기원적으로 동명사어미 ‘‒’과 계 사 ‘‒‒’의 결합형으로서 선어말어미로 쓰이고, ‘’는 동명사어미 ‘‒’과 의존명사 ‘’의 결합형으로 분석되 어 왔다. 그러나 ‘’와 ‘’, ‘’와 ‘’처럼 분포와 기능이 겹치는 듯한 ‘’와 ‘’도 발견 된다. 본고에서는 이처럼 분포가 겹치는 ‘’와 ‘’가 어떠한 형태적 구성을 표기한 것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와 ‘’는 선행 연구와 같이 형태 분석할 수 있지만, ‘’는 주격조사 ‘‒’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분포가 겹치는 ‘’와 ‘’의 경우에도 ‘’는 동명사어미 ‘‒’과 주격조사 ‘‒’ 를 포함하는 구성으로, ‘’는 동명사어미 ‘‒’과 의존명사 ‘’의 결합형으로 일관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이 는 결과적으로 ‘’와 ‘’가 철저하게 형태적으로 변별되어 쓰이는 구결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제어] 석독구결, 구결자, 형태 분석, 주격 조사, 계사, 의존명사, ,
❘목 차❘
Ⅰ. 머리말
Ⅱ. ‘’와 ‘’의 분포와 기능
Ⅲ. 분포가 겹치는 ‘’와 ‘’의 형태적 분석
Ⅳ. 맺음말
Ⅰ. 머리말
자토석독구결에서 ‘’와 ‘’는 굉장히 빈번하게 쓰이는 구결자이다. 이들이 모두 [리]라는 음가를 지니는 구결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현재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1) ‘’와 ‘’가 동일한 음가를 지니지만
* 이 논문은 2018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8S1A5B5A01036274)
**숭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후연구원 / punglim@gmail.com
이들의 쓰임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는 점 또한 선행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이승재 1995, 남풍현 1997, 이병기 1998 등). 이는 ‘’가 대체로 선어말어미의 위치에 쓰이는 반면 ‘’는 명사형어미의 위치에 쓰이는 등 그 분포에 있어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다. 이에서 더 나아가 선어말어미로 쓰인 ‘’는 기원적으로 동명 사어미 ‘‒ㅭ’과 계사 ‘‒이‒’의 결합형이고(이승재 1995, 백두현 1997), 명사형어미로 쓰이는 ‘’는 동명사어미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 가능하다는 의견 또한 개진된 바 있다(이승재 1995, 남풍현 1997, 이병기 1998).
하지만 모든 ‘’와 ‘’가 과연 이렇게 일률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 ‘
’와 ‘’, ‘’와 ‘’처럼 분포가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 예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포의 중첩은 ‘’와 ‘’가 변별적인 형태적인 구성을 표기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 들은 동일한 형태 구성을 표기한 것인가? 아니면 변별적인 형태적 구성을 표기한 것인가? 만약 ‘’와 ‘’가 서로 별개의 형태적 구성을 표시하는 구결자라면 이들은 어떻게 분석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구결자 ‘’와 ‘’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자토석독구결에서 왜 동일한 음가를 표시하는 두 개의 구결자가 존재하는가와 같은 구결자의 문자적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를 높일 수 있 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Ⅱ. ‘’와 ‘’의 분포와 기능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아래에서는 우선 구결자 ‘’와 ‘’의 분포와 기능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1. ‘’의 분포와 기능
‘’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선어말어미 ‘‒ 리 ‒’를 표기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1) ㄱ. 云何 {於}一切 衆生 中 第一{爲} 大 爲 勝 爲 最勝 爲 妙 爲 極妙 爲 上 爲 無上 爲 無等 爲 無等等 {爲}(어떻게 (하여야) 一切 衆生 가운데 第一이 되며 大 가 되며 勝이 되며 最勝이 되며 妙가 되며 極妙가 되며 上이 되며 無上이 되며 無等이 되며 無等等이 되겠습니까?) <화엄14, 02:07-09>
ㄴ. 若 常 {於}諸 佛 信奉 則 能 戒 持 學處 修
(만약 항상 모든 부처님을 信奉한다면 곧 能히 戒를 지니고 學處를 닦고 할 것이며) <화엄14,
1)의 음가에 대해서는 [샤](심재기 1975), [리] 또는 [려](이동림 1982), [우] 내지 [유](김두찬 1995; 김두찬 1997), [ㄹ](이장 희 1996)로 추정된 바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논의에서는 남풍현·심재기(1976)에 따라 [리]의 음가를 지니는 것으로 인정하 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10:10>
ㄷ. 若 諸 佛 授記 所 {爲} 則 一切 佛 其 前 現(만약 모든 부처 님의 授記하심을 받으면 곧 一切 佛이 그 앞에 나타나실 것이며) <화엄14, 12:15>
(1)은 선어말어미 ‘‒[겨]‒’, ‘‒[]‒’, ‘‒[시]‒’에 후행하는 선어말어미 ‘‒ 리 ‒’를 표기한 ‘’의 예를 제 시한 것이다. 이러한 ‘’의 기능은 중세국어의 추측법 선어말어미 ‘‒ 리 ‒’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2) ㄱ. {是} {爲} 十 種 無盡法 能 一切 世間 作 所 悉 得 究竟 令 無盡大藏(이를 일컬어 열 가지의 무진법이 능히 일체 세간의 지은 바 로 하여금 다 능히 究竟하게 하는 무진대장이라 하는 것이다.) <화소35, 26:19-20>
ㄴ. 若 其 願力 自在 得 普 諸 趣 隨 而 身 現 則 能 衆 {爲} 說法 時
音聲 類 隨 難 思議(만약 그 願力에 대해 自在를 얻어서 널리 모든 갈래를 좇아 몸을 나타내면, 곧 能히 衆生을 위해 說法하는 때에 音聲이 部類를 좇아 나 타나되 어렵게야 思議할 것[음성]일 것이며) <화엄14, 13:13-14>
ㄷ. 世尊 希有難量 是 金光明經(“세존이시여, 希有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십니 다, 이 金光明經은.) <금광03, 13:20>
그런데 ‘‒‒’는 추측법의 선어말어미로 분석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2)의 ‘‒‒’는 백두현(1997)에서 선어말어미가 동명사어미 ‘‒ㅭ’과 계사 ‘‒이‒’의 융합형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2)의 ‘‒‒’가 고대국 어의 일반적인 선어말어미 통합순서와는 다른 통합순서를 보이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도출되었다.2) 이승 재(1995)에서도 석독구결에서 동명사어미 ‘‒’에 계사 ‘‒‒’가 통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를
‘‒ㅭ’와 ‘‒이‒’의 융합형으로 보았다.
그런데 (2)의 ‘‒‒’에 대한 현대어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때의 ‘’에는 구체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언어
2) 참고로 고대국어 선어말어미 배열순서는 아래와 같다.
‒‒ ‒/‒ ‒/‒ ‒()‒ ‒‒
‒‒ ‒/‒ ‒‒ ‒‒
‒‒ ‒‒ ‒‒
① ‘‒[]‒’과 ‘‒/[시]‒’의 배열순서:言<금광03, 15:04>
② ‘‒/[시]‒’와 ‘‒[거]/[어]‒’의 배열순서:登<구인상, 11:07>
※ 단, 선어말어미 사이에 ‘‒‒’가 개재하면 선어말어미 배열순서가 바뀜.
예) 無極<구인상, 11:08>, 참조) 有<구인상, 14:19>
③ ‘‒[거]/[어]‒’와 ‘‒[고]‒’의 배열순서:不<화소35, 10:19>
④ ‘‒[고]‒’와 ‘‒[겨]‒’의 배열순서:誦持<금광03, 09:16>
⑤ ‘‒[고]‒’와 ‘‒[]‒’의 배열순서:如<화소35, 09:12>
⑥ ‘‒[더]‒’와 ‘‒[겨]‒’의 배열순서:開士{爲}<구인상, 11:21>
⑦ ‘‒[겨]‒’와 ‘‒[누]‒’의 배열순서:大師子吼<구인상, 11:22>
⑧ ‘‒[누]‒’와 ‘‒/[오]‒’의 배열순서:作<화소35, 16:14>
⑨ ‘‒/[오]‒’와 ‘‒[리]‒’의 배열순서:捨<화소35, 10:11>
⑩ ‘‒[리]‒’와 ‘‒[ ]‒’의 배열순서:獻乎理音如<헌화가>
⑪ ‘‒[리]‒’와 ‘‒[앗]‒’의 배열순서:無<화소35, 11:03>
형식이 포함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에 선행하는 대상법 선어말어미 ‘‒오‒’의 존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때 상정할 수 있는 언어 형식으로는 의존명사 ‘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의 ‘‒‒’는 동명사 어미 ‘‒ㅭ’, 의존명사 ‘이’, 계사 ‘‒이‒’의 결합형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ㄱ. 第二 發心 譬 大地 一切 (法)事持 如 故 是 名 尸 波羅蜜因 (第二 發心은 비유하면 大地가 一切 法이니 事이니 하는 것을지니는 것과 같은 까닭으로 이것을 일컬어 尸波羅蜜因이라 하며) <금광03, 02:01-02>
ㄴ. 四者 {於}聲聞 緣覺{之} 地 過(넷째, 聲聞이니 緣覺이니 하는 것의지위를 넘으며,) <금광03, 03:02-03>
하지만 석독구결에서는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의존명사 없이 동명사어미 ‘‒’만으로도 구체적인 대 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2)의 ‘‒‒’는 의존명사 이 없이 동명사어미 ‘‒ㅭ’과 계사 ‘‒이‒’가 직접 결합한 구성을 표기한 것일 수도 있다(이병기 1998).
(4) ㄱ. 乃 至 聲聞 緣覺功德 具足 聞(내지 성문이니 연각이니 하는 이가공덕 갖추어진 것을 들으며,) <화소35, 15:06-07>
ㄴ. 則 彼 所行 與 等 無 諸 天 世人能 知 莫
(곧 저의 행한 것은 함께 하여서 대적할 이 없어 모든 天이니 世人이니 하는 이가 能히 알 이 없다.) <화엄14, 14:08>
한편 (4)는 주어 명사구의 끝에 위치하는 ‘’의 예이므로 선어말어미를 표기한 것으로는 분석할 수 없다. 이때의 ‘’는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 혹은 ‘‒ㅭ’과 주격조사 ‘‒이’의 결합형, 혹은 ‘‒ㅭ’과 의존명사
‘이’, 주격조사 ‘‒이’의 결합형일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5) 花上 皆 量 無 國土 有 一一國土 佛 及 大衆
今 {如} 異 無(꽃 위에 모두 한량 없는 국토가 있는데, 국토 하나하나마다 부처니 대중이니 하는 이가 있으시되, 지금과 같이 다름이 없으시며) <구인상, 02:04-06>
(6) 一 非 異 非 故 名 續諦(한 가지[一]가 아니며 다른 것[異]도 아니어서, 그러므로 일컬어 續諦라 하는 것이며,) <구인상, 14:08>
(6') (是 如 第)三心 說 羼提波羅蜜因(이와 같이 第三 心을 일러 羼提波羅蜜因이라 하는 것이며) <금광03, 02:04>
(5)는 주격조사 ‘‒이’ 앞에 쓰인 ‘’의 예이다. 이때의 ‘’는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구역인왕경은 (6)의 ‘’와 (6')의 ‘’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중복표기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문헌이다. 이와 같은 명명구문에서는 일반적으로는 (6')와 같이 ‘’가 쓰 이지만, 구역인왕경에서는 (6)의 ‘’와 같이 ‘’에 계사 ‘‒이‒’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계사 ‘‒‒’가 덧붙는 구성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중복 표기를 고려하면, (5)의 ‘‒’의 ‘‒’에도 의존명사 ‘이’ 뿐만 아니라 주격조사 ‘‒이’도 함께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7) ㄱ. 當 能 隨 樂 愛味 一切 心識 制伏 又 能 實 如 苦性 覺了
(반드시 능히 좇아 즐거움을 애미하는 일체의 심식(心識)을 굴복 시키고, 또 능히 실상과 같이 괴로움의 본성[苦性]을 깨닫고 할 것인 것이다” 할 것이며,)
<유가20, 08:15-16>
ㄴ. <유가20, 06:05> 云何 彼 正 修行 轉{令}
(“어떻게 하면 그로 (하여금) 바로 수행하여서 전(轉)하게 할 것인 것인가?” 하시는 까닭으로,)
‘’에 계사 ‘‒‒’가 후행하는 예는 (7ㄱ)처럼 다른 문헌에서도 종종 관찰된다. (7ㄱ)의 ‘’과 (7 ㄴ)의 ‘’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때의 ‘’는 ‘‒‒’가 없어도 동명사형어미 ‘‒’이 후행할 수 있으 므로, (7ㄱ)의 ‘’도계사 ‘‒이‒’를 포함하는 ‘’와 계사 ‘‒‒’의중복표기로 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 다. 이처럼 ‘’는 계사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가 후행하는 예가 적지 않음을 고려하여, 본고에서는 (5) 의 ‘’도 이와 마찬가지로 ‘’에 주격조사 ‘‒이’가 포함되었음에도 주격조사 ‘‒’가 덧붙은 중복표기로 보 고자 한다.
(8) ㄱ. 若 有 菩薩 初 發心 誓 求 當 佛菩提 證
(만약 있다, 菩薩이 비로소 發心하여 맹세하며 구하여서 반드시 부처님의 菩提를 證得하고자 하는 것이.) <화엄14, 09:04>
ㄴ. 又 光明 放 妙莊嚴(또 光明을 낸다, 묘한 莊嚴이니 하는 것이.)
<화엄14, 16:06>
ㄷ. 若 有 正 法 隨法行 修(만약 있다. 올바로 법수법행(法隨法行)을 닦는 이가.)
<유가20, 06:03-04>
한편 (8)과 같이 ‘’는 ‘’와 함께 도치구문의 끝요소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때 ‘’는 [‒ㅭ+ 의존명사
‘이’+조사 ‘‒여’], 혹은 [‘‒ㅭ’+(의존명사 ‘이’)+조사 ‘‒이여’]로 분석하거나(황선엽·이전경·하귀녀 외 2009), [‘‒ㅭ’+계사 ‘‒이‒’+어미 ‘‒여’]로 분석하고 있다(이병기 1998).
(9) 廣 十方 一切 地獄 現 受 當 受 無窮無盡
一切 衆生 及 等 一 痛切 五體投地 世間 大慈悲父 歸依
(널리 十方의 一切 地獄에서 현재에 (苦를) 받는 이이니 미래에 (苦를) 받 을 이이니하는 이의 無窮無盡한 一切 衆生에게 이르기까지 동등하게 한가지로 痛切하며 五體 投地하여서 世間에서의 大慈悲父이신 이에게 歸依할 것이다.) <자비04, 17:03-05>
또한 ‘’는 (9)처럼 나열구성에도 쓰인 예가 있다. 그러나 이는 유일례로서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때의
‘’는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
2. ‘’의 분포와 기능
‘’는 기본적으로 (10)처럼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예가 많다.
(10) ㄱ. 未來 幾 如來 幾 聲聞 辟支佛 幾 衆生有(미래에 는 얼마만큼의 여래니 얼마만큼의 성문 벽지불이니 얼마만큼의 중생이니 하는 이가 있으며)
<화소35, 07:17-18>
ㄴ. 謂 非 二諦 一(말하는 것이 아니다, 二諦가 하나이다 한다.)
<구인상, 15:05_1>
그러나 이때 (10ㄱ)처럼 ‘’가 주어 위치에 쓰일 경우 여기에 주격조사 ‘‒이’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11) ㄱ. 一 衆會 乃 至 不可說不可說 衆會念(한 衆會니 내지 不可
說不可說의 衆會니 하는 것을 念하며) <화소35, 20:20-21:01>
ㄴ. 能 捨人 見 當 願 衆生 永 得 三惡道 苦 捨離(能히 버리 는사람을 보는 경우에는 반드시 원하기를 衆生은 영원히 능히 三惡道의 苦를 버리소서 (할 것이며)) <화엄14, 07:07>
ㄷ. 佛子 {此} 菩薩 年盛 色美 衆 相 具足 名華 上服
而 以 身 嚴(불자야, 이 보살은 나이가 젊고 용모가 아름답고 많은 相이 갖추어지고 하여 훌륭한 꽃이니 좋은 의복이니 하는 것으로써 몸을 장식하여)
<화소35, 11:06-07>
ㄹ. 及 以 一切 聲聞 緣覺 動 不能 所(및 一切 聲聞이니 緣覺이니 하는 이가 흔들어 대지 못할 것이다.) <화엄14, 08:18>
ㅁ. {於}法 及 僧 亦 {是} 如 至誠 供養 而
發心(法이니 및 僧이니 하는 것에도 이와 같이 하여 至誠으로 供養하고자 發心하는 것이며) <화엄14, 09:17>
(12) ㄱ. 十方 一切 諸 妓樂 鐘 鼓 琴 瑟一 類 非(十方의 一 切 모든 妓樂인 鐘이니 북이니 가야금이니 거문고이니 하는 것은한 부류가 아니구나!)
<화엄14, 15:24>
ㄴ. 一一國土 中 一一佛 及 大衆各各 般若波羅蜜 說
(각 國土 가운데 있는 하나하나의 부처니 대중이니 하는 이마다각각 般若波羅蜜을 말씀하시고 있다) <구인상, 02:06-07>
ㄷ. 十八梵天 六欲 諸 天亦 八萬種 音樂 作 聲 三千
動(十八梵天이니 六欲의 모든 하늘이니 하는 것도또한 八萬 種의 音樂을 지으시어 소리로 삼천세계를 진동시키는데) <구인상, 03:04-06>
‘’는 (11)처럼 격조사 ‘‒’, ‘‒’, ‘‒’, ‘‒’, ‘‒’ 등이 후행하기도 하며, (12)처럼 보조사 ‘‒’,
‘‒’, ‘‒’ 등도 후행한다. 이때의 ‘’는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
(13) ㄱ. 云何 聞正法圓滿(어떤 것을 문정법원만이라고 하는가?) <유가20, 04:06>
ㄴ. 世尊 一切 菩薩 云何 佛果 護 云何 十地 行 護 因 緣(“世尊이시여, 一切 菩薩은 어떠한 것을 佛果를 지키며, 어떠한 것을 十地 의 行을 지킬 因緣이라고 하겠습니까?”) <구인상, 03:22-23>
ㄷ. 第一義 中 世諦 有 不(第一義의 가운데에 世諦가 있다 고 하겠습니까, (그렇지) 않은 것입니까?) <구인상, 14:18_2>
또한 (13)처럼 ‘’에는 의문첨사가 후행하기도 하는데, 이때의 ‘’도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
(14) ㄱ. 少 方便 以 一切 法 了 自然 明達他 由[三] 悟 不
(조그마한 方便으로써 一切 法을 알되, 自然히 명확하게 아는 것이지 남으로 말미암아 깨 닫지 않으며,) <화소35, 19:10-11>
ㄴ. 而 此 罪人 初 改悔 無 今日 得 出 俄 頃
復 還 展轉輪迴 痛苦 知 不(이 죄인은 애초부터 회개함 이 없는 까닭으로 오늘에 능히 나가게 되었지만, 잠깐 사이에 다시 도로 거듭 윤회하여서 고 통스러운 것을 알지 못하니) <자비04, 21:12-14>
‘’는 (14)처럼 ‘’와 결합하여 연결어미로서 쓰이는 예들도 빈번하게 관찰된다. 이 경우의 ‘’도 기원적 으로는 ‘‒ㅭ’과 의존명사 ‘이’의 결합형으로 분석하는 데 문제가 없다.
(15) ㄱ. 若 己 {輟}[捨] 人 施 則 窮苦 夭命(만약 자기를 버리고 남에게 보시한다면 곤궁하여서 요절할 것이거늘) <화소35, 10:06-07>
ㄱ'. 他 引 {於}己信{令}{爲} 不 利養 恭敬 稱譽 爲
不(남을 이끌어 자기를 믿게 하려고 하지 않고, 이양(利養)이 니 공경이니 칭찬[稱譽]이니 하는 것을 위하려고 하지 않고 하는 것이다.) <유가20, 04:18-19>
ㄴ. {此} 菩薩 四天王衆天 … 色究竟天 聞(이 보살은 사천왕중천 이니 … 색구경천이니 하는 이의 것을 들으며,) <화소35, 14:06-15:01>
ㄴ'. 謂 長夜 數習 彼 與 共居 增上力 故 或 復 樂 二 第
與 共住(말하자면 긴 밤에 자주 익혀서 그와 더불어 함께 머무는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그러)하고, 혹 또한 즐겨 두 번째 이와 더불어 함께 머물고 하며 하 는,) <유가20, 26:12-14>
ㄷ. 若 信樂 得 心 淸淨 則 增上 最勝心 得(만약 信樂을 얻어서 마음이 淸淨하면 곧 增上과 最勝心을 얻을 것이며) <화엄14, 11:08>‘
ㄷ'. <유가20, 04:20-21> 謂 有餘依涅槃界 及 無餘依涅槃界 依止(즉 유여 의열반계와 무여의열반계를 의지한 것이다.)
ㄹ. <화소35, 10:18-19> 我 今 衰老 身 重疾 嬰 煢獨 嬴頓
死 將 久 不(나는 지금은 노쇠하여 몸은 중병에 걸렸으며 외롭고 지치고 하니 죽는 것은 장차 오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는 (15)처럼 그 용법과 기능을 알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쓰인다. 특히 (15ㄱ-ㄷ)과 (15ㄱ'- ㄷ')을 비교하면 ‘’가 없어도 문장을 이루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과 (15ㄹ)의 ‘將’의 경우 ‘’ 를 제외한 구성마저도 형태적 분석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의 형태적 분석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3. 소결
앞서 살펴본 ‘’와 ‘’의 대략적인 분포와 기능은 아래와 같다.
<표 1> ‘’와 ‘’의 분포와 기능
‘’ ‘’
① 선어말어미 ‘‒‒’
② 동명사어미와 계사의 통합구성 ‘‒‒’
③ 주어 명사구의 끝요소 ‘‒’
④ 도치구문의 끝요소 ‘‒’
⑤ 나열구문의 ‘‒’
① 동명사어미와 의존명사의 통합구성 ‘‒’
② 연결어미의 ‘‒’
③ 정체를 알 수 없는 ‘’
(己//最勝心/將)
이처럼 대체적으로 ‘’와 ‘’는 그 쓰임이 분명히 구분되는 경우도 많지만, 주어 명사구의 끝요소로 쓰인
‘‒’와 동명사어미와 의존명사의 통합구성 ‘‒’, 도치구문이나 나열구문의 ‘‒’와 연결어미의 ‘‒’처럼 그 분포와 쓰임이 유사한 경우도 관찰이 된다. 아래에서는 이들에 대해 그 기능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이들의 형태적 구성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Ⅲ. 분포가 겹치는 ‘’와 ‘’의 형태적 분석
1. ‘‒’와 ‘‒’
‘‒’와 ‘‒’는 동일하게 주어 명사구의 끝 요소를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와 ‘‒’는 [‘‒ㅭ’+의 존명사 ‘이’], 혹은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일 가능성이 모두 있다.
(16) ㄱ. 云何 十方 諸 如來 一切 菩薩文字 離 不 而 諸 法相
行(“어찌 十方의 모든 如來이니 一切 菩薩이니 하는 이가文字를 여의지 않고 모든 法相에 行하신다 합니까?”) <구인상, 15:21-22>
ㄴ. {此} 法 說 時 量 無 天子 及 諸 大衆有(이 법을 말 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天子니 (및) 모든 대중이니 하는 이가 있었으니,) <구인상, 14:14-15>
그러나 ‘‒’는 ‘‒’, ‘‒’, ‘‒’와 같이 다른 격조사와 함께 쓰이는 일이 없이 항상 주어 명사구에 만 쓰이는 반면, ‘‒’는 ‘‒’, ‘‒’, ‘‒’와 같이 다른 격조사와 함께 쓰이는 일이 매우 많다. 이처럼
‘‒’와 ‘‒’가 격조사의 결합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와 달리 ‘‒’는 주격조사 ‘‒이’를 포함하고 있기에 발생한 현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5) 花上 皆 量 無 國土 有 一一國土 佛 及 大衆
今 {如} 異 無(꽃 위에 모두 한량 없는 국토가 있는데, 국토 하나하나마다 부처니 대중이니 하는 이가 있으시되, 지금과 같이 다름이 없으시며) <구인상, 02:04-06>
앞서 살펴보았듯이 ‘‒’는 (5)처럼 중첩표기로서 주격조사 ‘‒’가 후행하는 ‘‒’가 쓰이는 예가 석독구결에 존재하는 반면에, ‘‒’는 ‘’처럼 주격조사 ‘‒’가 후행하는 예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석독구결의 현 토자가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 구성을 표기하는 데 구결자 ‘’를 이용하지 않고 구결자 ‘’를 일관되 게 사용하였기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추정이 옳다면, (16ㄱ)의 ‘‒’는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 (16ㄴ)의 ‘‒’는 [‘‒ㅭ’+의존명사 ‘이’]라는 별개의 구성을 표기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 ‘‒’와 ‘‒’
분포가 겹치는 연결어미 ‘‒’와 ‘‒’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선 도치구문에 쓰인 ‘‒’의 분석을 자 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7) ㄱ. 若 有 菩薩 初 發心 誓 求 當 佛菩提 證
(만약 있다, 菩薩이 비로소 發心하여 맹세하며 구하여서 반드시 부처님의 菩提를 證得하고자 하는 것이.) <화엄14, 09:04>
ㄴ. 又 光明 放 妙莊嚴(또 光明을 낸다, 묘한 莊嚴이니 하는 것이.)
<화엄14, 16:06>
도치 구문에 쓰이는 ‘‒’는 (17)처럼 항상 주어 명사구에만 쓰이는 것이 특징이다.3) 앞서 언급했듯이 이때의 ‘‒’는 [‘‒ㅭ’+의존명사 ‘이’+조사 ‘‒여’], 혹은 [‘‒ㅭ’+(의존명사 ‘이’)+조사 ‘‒이여’]의 결합형으로 분 석하거나(황선엽·이전경·하귀녀 외 2009), [‘‒ㅭ’+계사 ‘‒이‒’+어미 ‘‒여’]로 분석해 왔다(이병기 1998). 이 처럼 ‘‒’의 분석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가 정확히 어떠한 문법 형태소를 표기한 것인지에 대해 다르 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치구문에 등장하는 ‘‒’가 항상 주어 명사구에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는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조사 ‘‒여’]를 표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ㄱ. 或 有 國土 法 知 不 {於}彼 {爲} 妙法藏 說
(혹 있다, 國土가 法과 같지 않은 것이. 거기에는 (중생을) 위해 묘한 法藏을 이를 것이며)
<화엄14, 14:16>
ㄴ. 敬禮 譬喩 無 深無相義 說(“敬禮합니다, 譬 喩할 바 없으시어 深無相義를 說하신 것을.) <금광03, 13:04>
이러한 분석 가능성은 (18)의 예를 통해서도 한층 지지될 수 있다. (18ㄱ)도 (17)과 마찬가지로 주어 명사 구가 도치된 구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가 아니라 ‘‒’가 쓰이고 있다. 이때의 ‘’는 의 존명사 ‘’와 ‘이’의 결합형 ‘디’를 표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때의 ‘이’는 주격조사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18ㄴ)의 ‘’를 통해서 한층 강화될 수 있다. (18ㄴ)에서는 다른 도치 구문과는 달리 목적어 명사구가 도치되어 있는데, 이때에는 조사 ‘‒’ 앞에 목적격조사 ‘‒’이 분명히 현토되어 있다. 따라 서 도치 구문의 ‘/’는 계사에 후행하는 어미나 조사 ‘‒이여’의 일부를 표기한 것이 아니라 격조사에 후행 하는 보조사 ‘‒여’를 표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17)의 ‘‒’의 ‘‒’에도 주격조사 ‘‒이’가 있다 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면에 ‘‒’는 도치구문에서 쓰이는 일 없이 언제나 연결어미로만 쓰인다. 이때 ‘‒’는 동명사어미 3) 이러한 분포적 특징은 구결학회 월례강독회에서 이루어진 안대현 선생님과의 논의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ㅭ’과 의존명사 ‘이’, 그리고 조사 ‘‒여’의 결합으로 볼 수 있으며, 의존명사 ‘이’와 조사 ‘‒여’ 사이에는 주격 조사 ‘‒이’가 개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는 연결어미 ‘‒’와 분포와 기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 기 때문이다.
(19) ㄱ. {此} 菩薩 深智慧 {有} 實相 了知 廣 衆生 {爲}[三] 諸 法 演說
一切 諸 佛 經典 違 不一 品 法 乃 至 不可說不 可說 品 法 說(이 보살은 깊은 지혜를 지녀서 實相을 了知하여 널리 중생을 위하여 모든 법을 연설하되 일체 모든 부처의 경전에 어긋나지 않으니, 한 품의 법이니 내지 不可說不可說의 품의 법이니 하는 것을 말하며,) <화소35, 24:18-25:01>
ㄱ'. 是 如 十種 能熟解脫慧 成熟 法先 說 所 如 漸次 能
解脫 圓滿{令}(이와 같은 열 가지를 능숙해탈혜의 성숙(에 대한) 법이라고 하 는 것이니,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점차로 능히 해탈을 원만하게 한다.) <유가20, 07:14-16>
ㄴ. 有爲 迴向而 著 不{故}(유위에 회향하나집착하지 않는 까닭 이며,) <화소35, 26:15-16>
ㄴ'. 菩薩 成佛 未 時 菩提 {以} 煩惱 {爲} 菩薩 成佛
時 煩惱 以 菩提 {爲}(菩薩이 成佛하지 않은 때에 菩提를 써 煩惱 삼지만 菩薩이 成佛한 때에 煩惱를 써 菩提 삼는다.) <구인상, 15:18-19>
‘‒’는 크게 배경 상황 제시, 설명, 부연이라는 순접의 의미와 대립 또는 양보라는 역접의 의미를 모두 보이는 연결어미라고 할 수 있는데, (19)의 ‘‒’와 ‘‒’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도 동일하게 순접과 역접의 의미를 지닌다(김지오 2012). 이를 고려하면 ‘‒’는 ‘‒ㅭ’과 조사 ‘‒여’ 사이에 의존명사 ‘이’ 가 개재함으로써 새로이 만들어진 연결어미로 추정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는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조사 ‘‒여’], ‒는 [‘‒ㅭ’+의존명사 ‘이’+
조사 ‘‒여’]라는 각기 다른 형태적 구성을 표기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9) 廣 十方 一切 地獄 現 受當 受 無窮無盡 一切 衆生 及 等 一 痛切 五體投地 世間 大慈悲父 歸依
(널리 十方의 一切 地獄에서 현재에 (苦를) 받는 이이니미래에 (苦를) 받을 이이니하는 이의 無窮無盡한 一切 衆生에게 이르기까지 동등하게 한가지로 痛切하며 五體投地하여서 世間에서 의 大慈悲父이신 이에게 歸依할 것이다.) <자비04, 17:03-05>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9)의 나열구문에 쓰인 ‘‒’는 [‘‒ㅭ’+의존명사 ‘이’+조사 ‘‒여’]로 분석할 수 있으므로 ‘‒’를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조사 ‘‒여’]로 분석하는 것에 대한 반례로서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일례라는 점에서 예외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20) ㄱ. 大悲水 以 今日 阿鼻地獄 等及 餘 地獄 等 苦
現 受 一切 衆生 罪垢 洗除 得 清淨 令(大悲水를 써서 今 日의 阿鼻地獄 같은 것이니 및 다른 地獄 같은 것이니 하는 데에서의 苦를 현재 받는 一切 衆生의 罪垢를 洗除하시어서 능히 清淨하게 하시며) <자비04, 18:13-15>
ㄴ. 眞義 得 說思議可 不 度量可 不(眞義를 얻어 說하는 것이라 思議함직한 것이 아니며 度量함직한 것이 아니니) <구인상, 11:23-24>
(9)의 나열구문에서 ‘‒’가 쓰인 것은 석독구결에서는 ‘’와 같은 연쇄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4)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나열 구문에서는 (20ㄱ)의 ‘‒’처럼 동명사어미 ‘‒’만을 이용하지 선어말어미 ‘‒‒’나 동명사어미 ‘‒’이 쓰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9)의 경우 내용상 현재시제와 미 래시제를 적극적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다. 현재시제를 선어말어미 ‘‒‒’를 이용하여 ‘‒’로 표기한 것은 (20ㄴ)처럼 ‘’와 같은 형식이 일반적으로 쓰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반면에 미래시제의 경우 ‘‒’와 같이 나타내기에는 석독구결에서 ‘’와 같은 연쇄는 쓰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 서 현토자는 ‘’ 대신에 ‘’ 내지 ‘’를 선택할 필요가 있는데, ‘‒’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모든 예에서 연결어미로만 쓰인다는 점에서 해독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부득이하게 ‘‒’를 선택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연결어미와 나열구문의 ‘‒’를 예외적인 용법으로 간주한다면, ‘‒’는 [‘‒ㅭ’+(의존명사 ‘이’)+
주격조사 ‘‒이’+조사 ‘‒여’], ‒는 [‘‒ㅭ’+의존명사 ‘이’+조사 ‘‒여’]처럼 서로 변별적인 형태적 구성을 표기하 였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맺음말
앞선 논의를 정리하여 구결자 ‘’와 ‘’의 분포와 기능을 다시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의 분포와 기능>
① 선어말어미 ‘‒‒’
② 동명사어미와 계사의 통합구성 ‘‒‒’[‘‒ㅭ’+(의존명사 ‘이’)+계사 ‘‒이‒’]
③ 동명사어미와 주격조사의 통합구성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
④ 도치구문의 끝요소 ‘‒’[‘‒ㅭ’+의존명사 ‘이’+주격조사 ‘‒이’+조사 ‘‒여’]
[⑤ 나열구문의 ‘‒’[‘‒ㅭ’+의존명사 ‘이’+조사 ‘‒여’] = 예외적인 쓰임]
4)이승재(1995)에서는 석독구결에서 동명사어미 ‘‒’과 계사 ‘‒‒’, 동명사어미 ‘‒’과 의존명사 ‘’가 분리되어 표기된 적이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외에도 석독구결에서는 동명사어미 ‘‒’과 주격조사 ‘‒’의 연쇄도 쓰이지 않는 점도 특기 할 만하다.
<‘’의 분포와 기능>
① 동명사어미와 의존명사의 통합구성 ‒[‘‒ㅭ’+의존명사 ‘이’]
② 연결어미의 ‒[‘‒ㅭ’+의존명사 ‘이’+조사 ‘‒여’]
[③ 정체를 알 수 없는 ‘’:己//最勝心, 將 = 예외적인 쓰임]
요컨대 ‘’와 ‘’의 예외적인 쓰임을 제외하면 이들은 주격조사 ‘‒이’ 내지 계사 ‘‒이‒’를 포함하는지 여부 와 관련하여 구분되어 쓰이는 구결자이며, 따라서 의존명사 ‘이’의 포함 유무는 이들의 변별적인 쓰임에 크게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와 ‘’가 음운적이 아니라 철저하게 형태적으로 변별되어 쓰이는 구결자 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구결자는 표음적인 기능이 우선시되는 문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와
‘’처럼 형태적인 변별에 중점을 둔 구결자들도 분명히 존재하므로, 앞으로는 형태적 변별이라는 측면에서 구결자 체계를 전체적으로 다시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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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20년 2월 20일에 투고되어, 2020년 4월 3일까지 심사위원이 심사하고,
2020년 4월 7일에 편집위원회에서 게재가 결정되었음.
❙Abstract❙
On Some Morphological Constructions Represented by Kugyol Characters [ri] and [ri]
‒ Focusing on [ri] and [ri] that Overlap Distribution and Function ‑
5)Moon, Hyun-soo*
In the article, Some morphological constructions represented by Kugyol Characters [ri] and [ri] were analyzed. Most scholars agree that both [ri] and [ri] have the same phonetic value.
And they also agree that [ri] is a grammaticalized form of gerund ending ‒[lʔ] and copula ‒
[i]‒, and [ri] is a grammaticalized form of gerund ending ‒[lʔ] and bound noun [i]. However, it seems like that [ri] and [ri] have the same distribution and grammatical function, for example, in [kyə.ri.yə] and [kyə.ri.yə], and in [yə.ho.ri] and [yə.ho.ri].
We have morphologically analyzed all of [ri] and [ri]. As a result, in most cases, [ri] and [ri] have been analyzed as in the preceding study. However, in case of [ri], it is confirmed that there are cases where nominative marker ‒[i] is included. Particularly, in case of [ri] and [ri]
having the same distribution, it is constantly analyzed that [ri] is a grammaticalized form of gerund ending ‒[lʔ] and nominative marker ‒[i], and [ri] is a grammaticalized form of gerund ending ‒[lʔ] and bound noun [i]. Consequentially, it means that [ri] and [ri] are morphologically distinguished Kugyol Characters.
[Key Words] Seokdok kugyol, Kugyol Characters, morphological analysis, nominative marker, copula, bound noun, [ri], [ri]
* Post-doc. Department of Japanese Language and Literature, Soongsil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