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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잘린드 크라우스 미술이론의 시각과 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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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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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확장된 영역의 미술사’:

로잘린드 크라우스 미술이론의 시각과 변천

1)

전 영 백2)

<들어가는 글>

I. 그린버그적 모더니즘에의 도전: 포스트포멀리스트의 입장

II. 미술사의 구조주의적(및 후기구조주의적) 접근

III. 구조주의와 역사적 분석의 해체: 시각의 수직축에서 수평축으로의 전이

<나오는 글>

<들어가는 글>

미술이론의 담론에서 작가론을 빌어 작가의 시각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져 왔으나, 비평가 자신에 대한 분석에 관한 연구, 즉 그 이론적 시각의 확대와 변천에 대한 조망을 하는 연구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기존의 이론적 틀을 깨고 어떻게 확장시키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미술사의 서술, 미술 이론의 비평 아래 깔린 시각의 구조, 시각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로잘린드 크라우스 저작의 흐름을 살펴보면 미술사와 미술이론의 방법론의 측면에서 제시되는 많은 내용이 있다. 클리멘트 그린버그를 선두로 하는 미국 모더니즘의 한 중간에 있으면서 모더니즘 담론 내의 자기 비판적인 목소리로 인식되기에 중요성이 부가된다. 그녀의 연구 방향은 미술 이론이 미술 실기 즉, 작품 제작과 현황에 얼마나 신축성 있고 유기적으로 관계하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바람직한 예로 고려될 수 있다. 본 논문의 제목을 따온 크라우스의 잘 알려진 논문, ‘확장된 영역의 조각’은 조각의 개념이 포스트모던 시기에서 그 의미가 넓어져 조각의 정체성 자체의 영역을 확장하도록 유도하였는데, 크라우스의 이론 틀 또한 기존 담론의 고정된 범주를 너머 유동적인 이론 구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본 발표의 논제로 삼았다.

모더니즘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이되는 필연적 구조를 모더니즘 담론 안에서 살펴보는 것은 외부적인 비판보다 그 시각 전이의 당위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크라우스 저술의 흐름을 살피는 것은 현대미술의 자취를 돌아보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의 저술은 현대미술의 중심 화두를 반영하기도, 비판하기도 또 무엇보다 화두 자체의 형성에 적극 작용한 것이므로 사실 주제 자체가 상당히 광범위한 셈이다. 다만 본 연구는 서술 방식과 그 근저에 깔린 시각의 변천을 따라가면서 현대미술 담론의 주요 시각이 어떤 맥락으로 변화되어 왔는가, 그리하여 지금 어떠한 시각이 주도적인가를 확인하고자 한다.

본 논문이 크라우스 미술이론의 변천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후기 저작으로 이는 초기, 중기 저술에서 그 관심이 이미 발아하고 있었고 그 개념 전개에 집중할 때에 최근 이론의 전개를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더니스트의 핵심에서 후기 모더니즘 주역으로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개방적 패러다임에 연유한다고 본다. 본 글은 다양한 저작 중에서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천을 잘 보여주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살펴 흐름을 잡고 최근의 이론적 관심을 집중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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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그린버그적 모더니즘에의 도전: 포스트포멀리스트의 입장

Passages in Modern Sculpture3)에서 크라우스는 모더니스트 조각이 전통과의 결정적인 단절을 내포하는 로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주장한다.{로댕,

<The Gate of Hell>(1880-82)(도판 1)} 크라우스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내부구조의 외적 표현을 중시하는 전통 조각과는 달리 로댕의 조각은 서술적이지 않고 신체의 내적 구조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부각하며 그 부정성으로 말미암아 그린버그에 반대하는 입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크라우스가 모더니스트 조각에서 중요시 여긴 것은 의미가 어떻게 표현되는가의 문제였는데, 로댕에서 시작된 일시적이고 물질적인 매체로의 변형이 70 년대 작가들에 이르러 완전히 성취된다고 보았다.

Passages 는 그린버그식 형식주의 모더니즘의 시각에 대한 대안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는 그린버그가 추상표현주의와 밀접하게 연관시킨 조각가, 데이빗 스미스와는 매우 다른 인물들 즉, 멜 보흐너, 리처드 세라, 로버트 스밋슨 등을 호의적으로 다루었다. 크라우스는 스미스에게 중심적 위치를 부여하면서 그를 그린버그의 시각이 아닌, 후기형식주의(postformalist) 견지에서 부각시켰다. Passages 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이는 크라우스가 로댕 작품의 성취에서 가장 큰 특성으로 보는 부정성에 대한 강조이다. (이는 그린버그나 마이클 프리드와 다른 점이다)

크라우스는 뒤샹(Marcel Duchamp), 파카소(Pablo Picasso), 안드레(Carl Andre), 죤스(Jasper Johns), 세라(Richard Serra) 등의 다양한 종류의 조각들을 이 부정성이라는 동일한 개념을 통해 관통하여 보았다. 로댕의 구상 조각과 같이, 나우만(Bruce Nauman)의 비디오 작품, 세라와 안드레의 미니멀리즘, 스밋슨의 대지 작품들은, 내부를 외향적으로 표현하는 고전적 의미에서의 조각 제작 방식을 부정하는 것이다. 즉 그들 작품들은 표면의 표상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지 표면과 관계하는 내부의 외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격한 부정에서조차 보존된 어떤 것이 있다면 이 미술의 주제는 신체이고 그것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크라우스는 이와 더불어 매체 사용의 방법이 갖는 혁신성을 본다.

그린버그의 모더니스트 회화에 대한 이론에서 근본적인 관심은 어떻게 매체가 사용되었는가 하는 것이지, 미술이 구상인가 추상인가가 아니다.

유사하게 크라우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의미들이 어떻게 표현되는가이다. 정태적이고, 이상적인 매체가 일시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변형된 것은 로댕에서 시작되어 위의 현대 작가들에서 성취된 것이다.4) 크라우스에게 있어 로댕의 인물들과 스밋슨의 <Spiral Jetty>(1970)(도판 2)와 같은 판이한 작품들은 유사할 수 있다. 크라우스는 로댕에 의해 시작된 프로젝트를 마치는 것으로 스밋슨으로 규명하면서 내러티브의 마무리를 이루었는데, 이후의 이론적 진전은 그 다음 저작, The Originality of the Avant-Garde and Other Modernist Myths5)에서 계속된다.6)Passages는 반형식주의였지만 여전히 서술적 기술에 기반한 역사주의적 틀에 근거했다면, Originality는 이를 탈피하여 구조주의적이고 비역사적 틀에 근거한다.

II. 미술사의 구조주의적(및 후기구조주의적) 접근

데이비드 커리어(David Carrier)는 비록 크라우스의 Passages가 후기 형식주의적 분석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석이 내러티브적 방식을 취한 것으로 그린버그의 설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사실 이에 동의할 만 하다. 커리어는 미술사에 있어 비서술적인 사고방식을 발전시킨 Originality를 의식하며 그 독창적 시각에 가치를 두었음을 본다. 크라우스 이론 발전의 다음 단계는 이와 같이 미술사의 비내러티브적 방식을 발전시켰을 때 이뤄졌다. 이러한 크라우스의 시각 변화에는 1960 년대 문학비평과 문화이론에서 적극 수용되고 또 시각미술에서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던 구조주의 시각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1960 년대 문학 비평가들 중에서 구조주의에 많은 흥미가 있었고 시각미술에 대한 그 적용도 망설이는 시도들이 있었다. 크라우스가 그린버그식의 형식주의와 결별하면서 첫 번째 심도 깊은 저작을 이룬 것이 Passages이었다면, 그녀의 두 번째 단행본인 Originality에서 구조주의에서 후기 구조주의로 발전되는 완숙한 시각에서 독자적인 이론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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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동일한 제목인 논문8)에서 크라우스가 제시한 모더니스트 작품의 주된 구조로서의 그리드(Grid)에 대한 분석은 현대미술 비평에 있어 가장 많이 인용, 참조되는 부분이다. 크라우스는 20 세기의 미술가들이 독창성을 관건으로 하면서도, 비이성적이며 구조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체계인 그리드를 바탕으로 하는 표상을 나타냈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아방가르드 담론을 특징지웠던 독창성이라는 개념은 가치가 부여된 용어이고 이에 반해 반복과 복제는 가치폄하된 것임을 대비시키면서, 크라우스는 이 두 극단의 아이러니컬한 연계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었다. 크라우스는 독창성과 반복은 분리될 수 없는 개념적 짝으로서 미적인 체계에서는 함께 얽혀있다는 점을 강조한다.9)

크라우스는 그리드와 회화적 표면을 동일한 구조로 이해하면서 이것의 표상은 단지 다른 의미의 기표를 위치시키는 것이라 설명한다.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Flower in the Wind>(1963) (도판 3)} 이러한 관점이 드러내는 것은 그 표상된 그리드를 너머서는 더 앞선 체계가 있다는 점이다.10) 이는 모더니스트 그리드의 구조에 있어 복제의 양상을 강조하는 것으로, 크라우스의 로댕의 주물 작품에 대한 설명이 논리적으로 연결된다.

원본 없는 복제의 특성이 모더니스트 회화면과 3 차원의 조각에서 공통적으로 추출된 점이 크라우스의 뛰어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본없는 재생산 체계(a system of reproductions without an original)"는 로댕 조각의 구조와 유사한 것이고 크라우스는 모더니스트 그리드가 논리적으로 본래 복수적인 시각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크라우스가 문제로 삼는 것은 서구 모더니즘 담론이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를 “창조성 담론의 기능들”로 규명하면서 이에 선별적 가치 부여를 해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엄밀히 모더니스트 미술 실기의 기반은 창조성/반복이 이루는 이중적 짝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임을 인식할 때, 미술의 기존 담론이 이 짝 중에서 “인정하지 않은 반쪽 부분의 존재에 주목하면서 이 반쪽 부분에서 도출되는” 시각을 분석했다고 크라우스는 비판한다. 그러한 반복과 복재의 부분은 “억압되어진(repressed)” 부정적 반쪽이라는 것이다.11)

크라우스가 지적한 모더니스트 미술의 담론 체계가 가진 가장 중요한 기호학적 특징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회화 표면과 기호적 표상체계를 아주 근접시켜 모더니스트 미술 작품을 읽어내는 시도이다. 모더니즘의 경우, 회화적 기호는 비재현적이고(nonrepresentational), 불투명(nontransparent)하다고 규명하면서, 크라우스는 이 불투명성이 가상적인 것, 허구라고 했는데, 이 점이 예리한 시각으로 인정받는 부분이다.

단일성, 유일성, 독창성 등은 회화면의 불투명성과 연결되는데, 불투명한 면을 이루는 기표들는 구체화될 수 없고 그 본질은 단지 허구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기표(every signifier)는 그 자체가 이미 주어진 투명한 기의(transparent signified)인데, 이 표상의 의미체계에서는 불투명성은 없고 단지 투명성이 복제의 끝없는 구조로 빠지게 한다고 설명한다.12)

시각 미술에 대한 기호학적 관심은 표상의 의미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 미술작품을 기호 체계(sign system)로 보는 것이다. 크라우스는 기호(signs)와 사회적 구조의 긴밀한 관계를 개인적 창조성보다 강조하는 미술사 방법론에 관심을 둔다. 즉 이러한 미술사의 시각은 예술가와 표상 체계(the systems of representation) 사이의 의존 관계를 이해하고자 추구한다. 요컨대, 크라우스의 미술사관은 개인의 범위를 넘어 작용하는 기호들과 사회 구조들을 수용해온 미술사, 그리하여 미술가의 표상과 체계 사이의 의존형식을 이해하려고 하는 미술사라고 말할 수 있다.

Originality 는 이러한 맥락에서 크라우스 미술사의 근본 시각에 있어서의 중요한 전환기를 대표하는 것으로, 미술사 서술 방식에 대한 새로운 혁신서로 수용되었다. 이 책에서 크라우스는 구조주의적 입장에 기대어 전통적 미술사의 설명적 기술을 거부한다. 전통적 서술방식에서 크라우스가 특히 도전하는 두 가지 요소는 작가의 의도와 비평가가 갖는 해석의 문제이다. 데이비드 커리어(David Carrier)는 이러한 크라우스의 입지를 최근, ‘철학적 미술비평(philosophical art criticism)’라고 명명하면서 그 시각을 전통적 미술사가들의 그것과 차별화하였다. 커리어는 철학적 미술 비평가들은 특히 작가의 의도와 비평가의 임의적인 해석을 부각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크라우스의 시각은 의도의 역할에 대한 구조주의 분석에 의거해 있다. 작가의 의도와 비평가의 읽기를 생각해 볼 때, 시각적 소산물이라는 것이 그 제작자가 가장 최상의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렇듯 크라우스가 개인적 의도에 호소하는 미술비평의 서술 방식에 의구심을 가진 것은 그린버그와 다르지 않다. 그도 역시 의도에 대한 호소는 미술의 발전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논의했었다. 우리는 그린버그의 헤겔적인 내러티브에서, 미술사의 논리는 개인들이 욕망했던 것을 상관하지 않고 스스로에 작용해 왔다고 제시했음을 기억한다. 이에 대해 크라우스는 그린버그가 강조했던 작가 의도의 무관함을 수용하면서도 그가 가졌던 단선적 역사의 발전논리를 거부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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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두 번째 관건인 미술사가, 비평가의 해석의 문제는 어떠한가? 이에 대해서는 Originality 가 Passages 에서 취한 역사적 내러티브 방식을 탈피한 입장이 크라우스의 변화된 시각을 보여준다. 분석은 본래 임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받아들일 때, 임의성에 대한 우려가 크라우스로 하여금 Passages 에서의 가졌던 역사의 발전적 논리를 거부하도록 한 셈이다. Originality 에서의 구조적 설명에 대한 방어는 미술의 반역사주의적 속성을 제시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이 점은 예술의 미학적 특성에 대한 그린버그와 크라우스의 근본적 시각을 비교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근본주의자(essentialist)로서 그린버그는 궁극적으로 의미 있는 합의(consensus)를 논했다. 그는 영감적 판단은 집결될 수 있고 이가 객관적 취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미적 판단에서의 합의는 미술의 본성을 드러내 준다고 믿었다. 즉, 그는 오랜 시간에 걸친 동의는 취향을 규명해 줄 수 있다고 보고 그러한 합의에 근거한 취향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 주장은 아직 생존하는 작가들을 판단할 때 객관성을 이룰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시키고, 시간의 시험과 검토가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판단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정을 내포한다. 그린버그는 그의 영감적 판단이 단순히 임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애써 주장했던 것이고, 예술 취향의 기준은 그 의미를 전달하기 힘드나 영감적으로 알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지탱되었던 셈이다. 이것이 오늘날 설득력을 갖기 힘든 입장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반근본주의자(antiessentialist)로서 크라우스가 이러한 미술사관을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입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III. 구조주의와 역사적 분석의 해체: 시각의 수직축에서 수평축으로의 전이

The Originality of the Avant-Garde는 전통적이고 역사적 내러티브에 반하여 통합된 구조주의 분석을 보이고, 본격적 포스트모더니트 담론을 제시했다고 평가받았다. 이 저술이 이루지 못한 부분은 1993 년 출판된 The Optical Unconscious13)에서 계속되었는데, 크라우스는 이 책에서 구조주의를 포기하면서 역사적 분석을 해체하였다. 이 책에서는 더 이상 하나의 역사가 입체주의와 추상표현주의, 즉 피카소와 폴록을 한 데 수용하지 않았다.14)

Optical Unconscious는 Originality의 구조적인 분석을 심리화한다. 크라우스는 폴록이 어떻게, 특히 1990 년대의 시각에서 ‘비정형(informal)’에 연관되는가를 최근 미술과 또한 초현실주의와의 연결에서 관심을 갖는다. 폴록을 우리가 처한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읽으려는 시도에서 그린버그가 부인했던 것에 주목하는데, 이가 특히 폴록과 초현실주의와의 연관이라는 것이다. 그린버그가 초현실주의를 대가로 모더니즘에 특권적 지위를 주었고 다다의 뒤샹에 대해 깊은 의심을 가졌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크라우스는 초현실주의에 대해 다시-읽기를 시도함으로써 이를 적대시했던 그린버그식의 형식주의 모더니즘을 자체적으로 비판한다. 오늘날 초현실주의에 대한 미술계의 관심이 새로워지는 데에는 이러한 모더니즘의 주도적 작용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만 레이, <Untitled>(1935)(도판 4)}15) 크라우스의 이론적 주목은 이러한 현대 미술 담론의 흐름에서 이해되는데, 여기에서는 초현실주의가 지닌 모더니즘의 시각중심주의(ocularcentrism)에 대한 반대 급부, 특히 하이 모더니스트 미학의 핵심인 순수한 시각을 거부하는 구조를 가치있게 보는 것이다. 포스트모던 시기의 순수 시각에 대한 반발과 도전은 초현실주의라는 20 세기 초반 미술 운동에서 설득력 있는 전례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크라우스의 입장이다.

Optical Unconscious에서 크라우스는 에바 헤세(Eva Hesse)의 미술을 그린버그의 해석을 반하는 자신의 시각을 지지하는 것으로 활용하였다.

크라우스는 또한 피카소를 다루면서 그린버그가 폴록에 대해 잘못 이해한 것 뿐 아니라 피카소를 그르게 판단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폴록, 톰블리, 워홀을 연결하는 해석에 데리다의 해체주의 개념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각을 선보인다. 이 책 이후 출판된 The Picasso Papers(1998)16), The Formless(1997)는 크라우스의 최근 학문적 관심을 보여주는 저술들이다. Picasso Papers는 입체주의의 기호학적 이론을 저술한 것이고, Formless는 포스트모더니즘 자아에 대한 논의로서, 라캉적인 정신분석학이 접맥되고 바타이유의 사고에 영향 입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1999 년에 Bachelors가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Originality와 Optical Unconscious, 그리고 Formless가 이루는 연속선상에서 기호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여성학적 시각 등을 발전시켜 8 명의 대표적 현대 여류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크라우스 이론 전개의 흐름을 보면, 르네상스 시각의 형식적, 수직적 그리드에 반대하는 일관성을 가진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서양미술사의 전통은 게슈탈트 심리학과 모더니즘의 형식주의 미학으로 연합되었다고 할 때, 모더니즘 담론에 깊이 관여한 크라우스가 자체 내 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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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하고 포스트모던의 주창자로 이론적 변천을 시도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필자는 그러한 크라우스 미술이론의 시각 전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반모더니스트 이론과 그 구체적 개념은 무엇인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크라우스의 이론에 있어 조르쥬 바타이유(Georges Bataille)는 이와 같이 미술매체들의 분리와 위계를 조장하는 소위 고급 모더니즘의 신화적 구조를 깨뜨리고자 활용된다.17) 그는 모더니즘의 범주화 틀에 알맞은 고정된 패턴들을 파괴하기 위해 ‘비정형(inform)의 작용’을 제시한다. 그는 주로 모더니즘의 범주화와 관련된 의미와 미적 자율성에 반대되는 ‘원초적 물질주의(base materialism)’과 ‘수평성(horizontality)’, 그리고 ‘비정형’ 등의 개념으로 모더니즘 작품을 다른 각도에서 조망한다. 크라우스에 따르면 초현실주의와 이에 연관된 추상표현주의는 이 비정형 구조의 해석자이자 실행자였다. 이런 면에서 모더니즘의 역사는 크라우스에 의해 비정형과 관련지어 새롭게 조명된다고 볼 수 있다.18)

이브 알랭 브와(Yve-Alain Bois)와 함께 저술한 최근의 The Formless19)에서 크라우스는 더욱 적극적으로 바타이유의 이론을 수용하면서 모더니즘의 한계를 규명해 간다. 특히 바타이유의 개념인 ‘원초적 물질주의’의 시점에서 서구 모더니스트가 터부시했던 주체의 불결한 내면에 대해 진행되는 논의를 현대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개념들로 활용하였다. 바타이유는 서양의 형이상학의 전통이 그 중심 축으로 삼아온 이성적 반성의 우위성, 그리고 정신과 신체의 이분법적 논리에 따른 신체에 대한 평가절하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는 비유적으로 전통적인 ‘머리’의 철학에 대해 자신의 사상을 ‘엄지발가락’의 사상이라고 논술하였다.{브아파르(Jacques-Andre Boiffard), <엄지발가락>(도판 5)} 엄지 발가락은 인간 신체의 부위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하고 가장 비천시되는 부분일지 모르나 변함없이 몸 전체를 지탱하는 부위라는 점에서 그의 이론을 상징화한다.

바타이유는 엄지발가락으로 상징되는 수평성(horizontality)이 항상 수직성(horizontality)을 근본 축으로 하는 철학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는데, 수평성은 수직성에 기본을 둔 모더니즘적 시각에 의해 억압된, 과격한 물질성, 육체성, 동물성의 회귀로서, 즉 모더니즘에서 배제된 표상의 한계로서의 물질성의 회귀를 의미한다. 크라우스는 이 개념을 2 차 대전 후 현대미술의 전개에서 보는 시각의 문제에서 이해하였고 이것이 실제 작품 속에서 구현된 방식을 탐구한다.20) 수평성이라는 주제는 Formless에서 명확하게 제시된다. 이 책에서 크라우스는 폴록, 모리스, 워홀 등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수평적 특성이 각 작가별로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구체화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수평성의 문제를 다루면서 크라우스는 특히 잭슨 폴록을 대표적으로 제시한다.{Hans Namuth, <폴록의 작업 장면>(도판 6)} 왜냐하면 폴록의 작품에서 서양회화가 이젤의 수직적 구조에서 바닥의 수평 구조로 역전되는 상태를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인데, 적어도 제작 시에 바닥에 펼쳐놓고 창작하는 양상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폴록의 경우는 작품 제작에서 수평성의 가장 직접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1940 년대 후반 폴록의 작품들에 이르러 서양의 회화는 처음으로 수직적인 이젤에서 내려와 바닥에 수평으로 눕게 된 셈이다. 작품 제작의 장소가 된 수평의 바닥은 작업실의 이젤이나 부르주아 가정의 벽, 미술관의 전시 벽이 상징하는 고급문화적인 수직 축에 반대되는 것이다. 그 바닥은 신체의 축을 벗어난 것이고 형태 아래에, 문화의 저변에 놓인다는 의미를 갖는다.

폴록은 1947 년작 <Full Fathom Five>(1947)(도판 7)에서 못, 단추, 열쇠, 성냥, 담배 등의 잡동사니들을 물감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이질성(heterogeneity)이 작품의 수평성이라는 내적 구조 뿐 아니라 이 매체의 ‘원초성(bassesse)’과 직결된다는 것도 나타낸다. 그의 드리핑 작품들은 비록 결국에는 벽에 걸려 감상하도록 제작된 것이지만 그 내적 의미에 있어서는 수평성의 속성을 지닌다는 점이 강조된다. 따라서 폴록의 작품에서는 수직에 대한 수평의 저항을 계속 목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게슈탈트의 시각적 형성에 대해 저항할 물질적 조건 즉 기름기, 번쩍임, 긁힘 등이 비정형의 작품 조건을 보장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제까지 미술사에서 폴록이 가진 초현실주의와의 연관성은 주로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이 강조한 자유연상(automatism)의 측면에서 연구되었다. 이 자유연상은 브르통이 강조한 ‘순진한 눈(innocent eyes)’, 그리고 시각의 고양과 연관된 승화(sublimation)의 수직적 축에서 고려되는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직립 자세로 인해 시각의 우위성을 획득한 인간 역사의 문명화는 ‘하위’ 기능인 신체로부터 ‘상위의’ 정신적, 영적 기능을 분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인데,21) 바타이유와 브르통은 초현실주의의 영역에서 각각 이 두 액면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바타이유는 프로이트가 제시한 인간 주체가 지니는 문명의 축(수직)과 동물성(수평)의 두 축의 연결을 전도시켜 보통의 시각(normal sight)은 문명 이전의 인간 본래적인 수평축이라 강조한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이러한 시각에 있어서의 수평축은 축복이 아닌 부담(burden)이라고 언급하였다.22)

(6)

크라우스와 브아는 회화가 만드는 수평면에 주목하면서 물감 액체가 만드는 하향의 흘리기를 신체 분비물의 육체적 영역과 연관시켜 근본적인

‘비정형’의 개념에서 이해한다. 이 시각에서 폴록은 브르통의 자유연상이 유도하는 정화된 에로스에서 멀어져 바타이유의 원초성(baseness)과 부정(不淨: defilement)에 연결된다. (여기에서 마틴 제이가 서술했듯이, 결국 바타이유가 브르통에게 승리를 거두게 된다고 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폴록은 모리스 루이스나 케네스 놀란드의 색면 캔버스로 이어지는 대신, 얼룩짓기 분변학(scatology)의 맥락에서 앤디 워홀의 산화(Oxidation) 회화와 연관을 맺게 된다.{<Oxidation Painting>(1978)(도판 8)}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책임 큐레이터였던 커크 바너도(Kirk Varnedoe)는 이러한 크라우스와 브아의 시도는 폴록을 오늘날 ‘아브젝트(Abject) 미술'의 아버지로 만들게 되는 것이라 설명한다. 다시말해, 흘리기 회화를 성격지웠던 미화적인 면과 글래머를 감소시키고, 통제된 감각성(sensuality) 대신에 휘두르며 흩뿌리는 배타적 제스츄어의 반-체제적 측면을 부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23)

크라우스는 수직 축으로 세워진 것과 수평 축으로 형성된 것 중, 전자는 인간이 중력의 흩어지는 힘에 저항하려고 시도해 온 모든 것에 존재하며, 후자, 즉 중력에 따르는 것을 ‘반-형태(anti-form)’라고 규명하였다. 크라우스가 폴록의 중요성을 새롭게 강조하는 것은 그의 작품 제작에 작용하는 수평성에 이제까지의 회화가 가진 관습적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다음 세대 화가들에서 보는 가능성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폴록의 행위의 흔적이라는 측면을 소변의 행위로 {David Levine, <Jackson Pollock> (1975)(도판 9)}24) 반복하여 에로틱한 암시에 가득 찬 작품을 만든 워홀을 들 수 있다. 워홀은 수평성의 또 다른 실현을 보여주는데, 그는 1962 에 <Dance Diagrams>(1962)(도판 10)를 제작하여 바닥에 전시하면서 대중문화를 경험한다는 키치적 내용과 이 다이어그램의 문화적 관련성을 제시한다. 또한 <산화(Oxidation)> 연작(도판 8)은 금속성 물감이 덮인 거대한 캔버스에 친구들과 소변을 행함으로써 액션 페인팅과 유사한 흔적이 남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액션 페인팅을 둘러싼 남성 의식(ceremony)을 암시하는데 워홀이 폴록의 작업을 ‘소변보기’로 해석한 것은 남근적 차원의 수직성을 동성애적 축으로 역전시키려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아래로 향한 중력 효과를 수용하여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의 형태를 해체한 로버트 모리스의 작업에서도 ‘반-형태’를 발견한다.{<Felt>(1967-8)(도판 11)} 모리스의 작품은 ‘잘 세워진’ 것과 구축되지 않은 것 사이에 대한 구분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는 중력에 저항하는 것으로 형태(form), 수직성을 의미하고 후자는 중력에 순응하는 것으로 반-형태, 수평성을 의미한다. 그의 펠트 작업에서 바닥에 흩어진 긴 패턴들은 본래, 이미지, 게슈탈트, 형태 등 수직적 요소로 조직되지만 이것들을 벽에 고정시키면 중력이 작용해서 표면을 분리하고 불규칙한 간격들을 만든다. 이 겝들이 바로 형태의 형성을 방해해 온 수평적 힘이다.{<Untitled>(1968)(도판 12)}

이러한 근래 크라우스 이론의 관심이 미치는 미술의 매체는 다양하나, 특히 집중되는 부문은 사진이라 할 수 있다. 초현실주의에 대한 기존의 이론적 조명과 사진 매체에 대한 초점은 결국 초현실주의 사진으로 집결된다. 초현실주의 사진은 포스트모던 미술에서 그 중요성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크라우스는 1976 년 창간한 옥토버(October)지를 중심으로 사진 담론의 형성 및 발전에 이미 적극적으로 개입한 입장이었고,25) 1 차적으로 퍼스(C. S.

Peirce)의 인덱스(Index) 개념을 비롯한 기호학적 맥락에서 주시한 사진 표상의 분석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크라우스가 80 년대 초부터 간헐적으로, 90 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용한 데리다, 바타이유 그리고 라캉의 이론들은 초현실주의 사진의 영역에서 그 관심이 모아지는 셈이다.26) 가장 최근 대표작인 Bachelors27)에서 다룬 작가의 3 분의 2 가 사진작가들이라는 점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크라우스가 암시했듯이, 초현실주의 사진은 데카르트적 시각으로부터 새로운 시각 질서를 취하려 시도한 하이 모더니스트 시도에 대한 이중적 도전을 제시한다. 마틴 제이(Martin Jay)는 이를 두 가지로 정리한다. 먼저, 초현실주의 사진은 데리다의 ‘공간두기(spacing)’ 개념28)이나 일시적인 연기(deferral)의 일종으로서의 사진 이미지를 도입한 것이라는 점, 두 번 째, 이는 브레통의 ‘순진한 눈 (innocent eyes)’을 위한 추구보다는 종종 바타이유 작업의 반시각적 의미에 명백하게 의존한다는 점이다.29)

지극히 이종적이고 다양한 초현실주의 사진에서 크라우스는 공통된 주제를 발견한다. 크라우스를 인용한다:

(7)

초현실주의는 자연(nature)이 일종의 글쓰기(writing)로 경련 내지 동요되어 들어가는 것이다. 이 경험에 대해 갖는 사진의 특별한 접근은 그것이 지닌 실재(the

real)에의 특권적인 연결이다. 그러면 사진에서 가능한 조작들이 즉 이중화(doubling)나 공간두기(spacing)가 이러한 경련을 기록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실재(reality)의 해석이 아니라[...], 구성되고, 암호화되고 서술된 실재를 제시하는 것이다.30)

초현실주의 이미지에 대한 통념은 외부세계와 전적으로 독립되어 순전히 상상의 영역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는 것인데, 초현실주의 사진은 사진이 가진 인덱스적인 속성으로 이 관념을 재고하게 한다. 브아파르(Boiffard)의 엄지발가락 사진이나 만 레이(Man Ray)의 솔라처리를 한 사진, 초현실주의와 깊은 연관을 가진 다다이스트의 포토몽타쥬 등을 볼 때, 이는 “보는 이의 ‘순진한 눈’이 무의식으로 들어와 그 놀라운 이미지들을 ‘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향한 내적이거나 외적인 창문으로서의 암실(darkroom)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마틴 제이는 설명한다.31) 초현실주의 사진은 그 운동의 회화보다 이러한 내적이고 외적인 오브제들의 복합적 성격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이고 시각 자체의 불순한(impure) 속성을 잘 드러내 보인다 하겠는데, 이러한 면이 최근 크라우스의 관심을 초현실주의 사진에 더욱 주목하도록 만드는 점이다.

크라우스가 브르통보다 바타이유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은 서구 현대 미술이론이 20 세기의 시각중심주의(ocularcentrism)의 위기에 작용, 기여한 초현실주의 사진의 근본 메카니즘을 조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 중심의 수직적 축이 신체 중심의 수평적 축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미술의 변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주도적 흐름을 이뤄 오고, 그 과정에 크라우스의 반모더니즘적 이론의 목소리는 이것이 다름 아닌 모더니즘 담론의 중심부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그 흐름의 주도성을 한층 확인시켜 준다.

크라우스가 바타이유 이론을 빌어 이러한 초현실주의 사진들 {예를 들어, 브와파르, 벨머(Hans Bellmer), 라울 우박(Raoul Ubac), <The Battle of the Amazons(Group III)>(1939)(도판 13) 등}에서 강조하는 것은 신체가 일련의 폭력적인 시각적 공격에 들어가면서, 이제까지 시각 중심주의의 모더니즘에서 가리워졌던 신체의 표상들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중력(the force of gravity)에 굴복하는 신체의 이미지, 왜곡된 시각에 포착된 신체, 그림자의 투영을 받아 절단된 신체, 열이나 빛에 의해 먹혀져 버린 신체 등이 이미지로 제시된다. (이는 바타이유의 ‘Story of the Eye'의 시각적 폭력과 유사한 맥락이다.)

그러한 패티쉬적이고 성적으로(sexually) 조형된 인간 형태들은 그것 자체로만이 아니고, 그 형태들이 위치한 공간적 구조를 탈자연화(denaturalization)하는 이상하고 낯선, 즉 언케니(uncanny)한 작용과 함께 제시되었다. 이러한 것은 보는 주체의 시각장에 분열을 가져오고, 크라우스는 이렇듯 분열된 주체가 처하게 되는 그러한 눈(the eye)과 응시(the gaze) 사이의 괴리를 라캉의 응시의 이론에 기대어 설명하고 있다.32) 이러한 초현실주의 사진에 대한 크라우스의 인식에 동의하면서, 마틴 제이는 데카르트적 시각 전통에서 통합된 주체로서의 관객이 경험하는 ‘직접적인 사진(straight photography)’의 주도적 전통에 역행하는 하나의 스캔들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33) 이러한 상황에서 관람자 주체가 갖게 되는 반응은 크라우스가 지적하듯이 결코 편안한 상태가 아니다. 본래 사진이라는 매체가 제공하는 통제(mastery)의 환각, 즉 관람자가 리얼러티를 깊이 꿰뚫고 들어가는 시각으로 무장되었다는 환영을 갖는 상태에서, “그러한 주체는 [이렇듯] 기본 범주들(categories)을 흐리고 그 자리에 패티쉬, 비정형, 언케니를 가져오는 이러한 사진들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한다.”라고 묘사하였다.34)

Bachelors에서 크라우스는 책의 3 분의 1 정도의 지면을 할애하여 신디 셔먼(Cindy Sherman)의 작품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글을 제시하는데 70 년대 말에서 1992 년작까지의 작업에 자세한 분석을 가한다. 여기에서 크라우스의 수평성에 대한 관심은 주로 셔먼의 1981 년부터의 하향 시각(view downward)의 작품에서 탈승화(desublimation)의 성격을 포착한다. 크라우스는 <Untitled #92>(1981)(도판 14)에서 이러한 기표에 의해 작용하는 내러티브는 나약함보다는 차라리 움크린 신체 포즈가 보여주는 동물성이라고 지적한다. <Untitled #91>(1981)(도판 15)에서 드리워진 그림자의 망이 여인의 신체와 얼굴에 무늬를 남기는데 거의 부패와 죽음의 감각을 지닌 이미지를 보여준다. “마치 형태와 삶의 세력에 대항하여 작용하는 어떤 것이 이를 공격하고, 해체하고, 수평선상으로 흩어지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크라우스는 서술한다.35) 이러한 탈승화의 양상은 1980 년대 후반 작품인 소위

“불리미아(bulemia)”36)에서 명백하다는 것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크라우스가 바타이유를 기대어 분석하는 이미지에서의 수평성은 작품의 내용과 표현 방식을 가로지르면서 다양한 액면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Untitled #95>(1981)(도판 16)에서는 수평성이 후면에서 비추는 조명효과와 연결된다. 80 년대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이러한 배경조명

(8)

효과는 이미지의 바닥에서 빛나기 시작해서 관객이 있는 외부까지 진행하여 시각을 교란시키는데, 인물 자체는 일종의 맹점(blind spot)으로 제시하게 된다.37) 크라우스는 셔먼 작품이 갖는 의미를 결론부에 서술한다.

[...] 셔먼은 패태쉬(fetish)38)의 남근적 조건을 검토해야 했다. 그러나 셔먼은 이를 폴록으로 되돌아가는 담론적 공간(discursive space)에서 다루었는데, 그 담론적

공간은 미국 아방가르드 내에서 비정형(informe)의 작동 세력을 30 년 넘게 조사해 온 것이다. 그녀는 단지 패태쉬의 구조들을 반복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전복시키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이 과정에 있어 그녀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수직적인 축에서 나온 이미지를 비정형의 수평적인 것으로 돌린

것이다.39)

‘Bachelors’라는 책의 제목은 명백히 마르셀 뒤샹의 일명 <큰 유리(Large Glass)>라고 불리우는 작품 <The Bride Stripped Bare by Bachelors>(1915-1923)(도판 17)에서 온 것으로, 책의 내용은 암묵적으로 이 작품을 구성하는 9 개의 형태를 지시한다. 크라우스는 Originality, Optical Unconscious 그리고 Formless 에서 어떻게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가 “수평적이고 낮은”, 그리고 “비정형적" 전통을 세웠는가를 보여주었는데, 이 책은 그 논의의 연장이라는 것을 제목이 시사한다.

쉐리 레빈(Sherrie Levine)에 대한 글의 제목이 이 책의 전체 제목인 Bachelors인 것은 크라우스가 여류 작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들뢰즈와 갸타리의 ‘부분-대상(part-object)’, ‘기관없는 신체(body without organs)'의 개념, 그리고 본래 뒤샹의 개념인 ‘욕망하는 기계(desiring machine)’에 주목하여, 뒤샹의 <Large Glass>와 레빈의 작품인 <Untitled : The Bachelors>(1989)(도판 18)를 연관시켜 분석한다. 뒤샹 작품의 3 차원 판(version)이라 할 수 있는 레빈의 차용 작품은 유리 주물로 된 9 개의 부분-대상들이 각각 단독으로 전시되어 진다. 크라우스는 비정형(informe)의 개념을 흩어진 기관들이나 다수의 ‘부분-대상’에 연관시키는데, 부분 대상은 명백히 성적 욕망에 연관되며, 추상적이고 동질적인 전체성을 대치하는 것으로 이해한다.40)

클로드 카훈(Claude Cahun)의 경우는 크라우스가 이러한 수평성과 연계된 ‘비정형’의 개념을 확장시켜, 정체성의 표상이라는 문제에서 논의한 것이 중요하다.{<Self-Portrait>(1929)(도판 19)} 주체의 위상에 대한 카훈의 해체적인 입장은 크라우스가 초현실주의 작품 제작에 대해 설명했던 주체의 경계 흐리기(subjective blurring)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 크라우스는 이를 비정형의 개념으로 명명했었다.{<Self-Portrait>(1928)(도판 20)} 사실 카훈의 경계적 조건에 대한 크라우스의 탐구는 남성 초현실주의자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의 시각에서는 카훈의 이같은 자서전적인 프로젝트는 그녀를 표상의 주체와 대상으로, 다시 말해 카메라의 양쪽에 위치시킨다는 것 뿐 아니라, 그녀에게, 즉 한 여성에게, 응시(the gaze)를 투사하는 것과 그것을 되돌려 보내는 것의 힘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크라우스는 이러한 페미니스트 미술이론의 시각을 소개하면서 작품 분석의 의미를 심화시키고 있지만 이에 대해 동의나 대립으로 자신의 입장을 구체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크라우스의 시각이 페미니스트 이론과 차별되는 것은 확실하다. 캐롤 암스트롱(Carol Amrstrong)은 Bachelors에서 작가의 성(sex)은 관건이 되는 항목들 중에서 아주 낮은 서열에 있다고 지적했다. 크라우스의 말을 인용한다: “[이것을 말하는 것은]

여성에 의해 제작된 미술이 어떤 특별한 호소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나는 그러한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41) 여류작가만을 선정하여 서술한 여류 미술사가의 책이기에 Bachelors 시각에 대한 분석은 미술사 방법론에 있어 흥미로운 논의를 야기하였던 바, 이 책이 받은 학술지의 많은 리뷰 논문은 린다 노클린이나 그리젤다 폴록의 저술과의 비교를 중요하게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42)

크라우스는 카훈의 이름 변경43) 또한 이같은 정체성 규명에 대한 도전의 맥락에서 이해하였고 이를 뒤샹의 타-자아(alter-ego)인 로즈 셀라비(Rrose Sélavy)(c. 1924)(도판 21)와 병치시켰다. 크라우스는 카훈의 이름 바꾸기는 젠더의 고정성을 멈추고 옷바꿔입기(transvestitism)의 방식을 취하는 작가의 표현적 정책임을 지적한다. 그런데 크라우스는 설명하기를, 카훈은 뒤샹이 피하려 했던 심리적 강도와 교란의 감각을 투영한다고 하였다.44) ‘비정형’에 대한 크라우스의 관심은 카훈의 경우에 성 정체성의 구분을 흐리는 것에 관계된다. 카훈의 자화상은 “주체의 지위에 있어 해제적 위상”을 취한다고 하며, 이러한 카훈의 시도는 크라우스가 초현실주의 미술 생산의 속성으로 규명하는 것을 계속적으로 이어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45)

(9)

Bachelor를 중심으로 한 크라우스의 최근 저작에 대한 이러한 논의는 결국 초현실주의와 여성성의 접점에서 찾아진다고 할 수 있다.

암스트롱이 지적하듯이, 크라우스가 주목하는 모더니즘에서의 반대적 경향(counter-tendency)은 관습적으로 ‘여성적’ 지위를 표상했던 평가절하된 속성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수평성, 가치저하, 불명확성, 분열성, 이중성, ‘주체 없는 욕망(desire without a subject)’, 초월의 결여, 수동성 등이다.46) 여성 혐오적 운동으로서 초현실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공박에 맞서 이 그룹의 미학을 방어할 수 있다면, 초현실주의의 ‘여성적’ 태도 -

‘자동적’이라는 의미에서 - 의 수용이나, 여성성을 의도적으로 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만들거나(denaturalization) 그것의 해체를 시도하는 것, 그리고 성(gender)의 전도성(reversibility)을 유희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어를 이론적으로 지지해 주는 선두에 크라우스가 있는 셈이다.47)

<나오는 글>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이론적 기여는 모더니즘의 다양한 대안적 모델들을 고려하면서 그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이론과 병행, 비교되는 이론가들로서 그리젤다 폴록(Griselda Pollock), 토마스 크로우(Thomas Crow), 리차드 쉬프(Richard Shiff), 티. 제이 클락(T.J. Clark)등이 주로 언급된다.48) 크라우스가 모더니즘의 특성으로 제시하는 것은 총체성, 합리성, 시각성 등인데 자신의 이론적 시작을 이러한 속성을 추구한 모더니스트들인, 클리먼트 그린버그와 알프레드 바아로부터 이어받고, 이후 불란서 후기 구조주의 사고에서 받은 영향으로 이러한 시각상에 자체적인 비판을 가한다. 따라서 크라우스 시각에서 사고의 어떤 연계 부분이 모더니즘으로 규명되고, 또 그 반대 짝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해되는가를 고찰하는 것은 가치 있는 작업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풍부한 저술은 적은 수의 모더니즘의 이론적 모델에 의존한다. 이 점에서 크라우스의 작업은 극도로 중요하다”라고 한 제임스 엘킨스의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크라우스가 보여주는 ‘확장된 영역의 미술사’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모더니즘 담론의 확장된 모델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해체 없는 확장이 가능한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크라우스를 모더니스트의 끝자락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포스트모더니즘의 선두주자로 생각할 것인가의 이분법적 선택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보다 중요하게 부각시켜야 할 점은, 크라우스 이론이 모더니즘에 뿌리 깊은 포스트모던적 시각이기에 다른 이론가들보다 상대적으로 그 연계(nexus)를 더 잘 드러내 보인다는 점이다. 모더니즘의 자체비판적(self-critical) 논리를 충실하여 인식한 스스로의 한계는 크라우스 자신의 개방적 패러다임에 힘입어 다양한 담론과 연관을 맺으며 보다 넓은 의미 구조를 취득해온 셈이다.

1970 년대 이래 모더니즘의 어두운 대안적 역사를 살펴온 것이 크라우스의 시각이라면, 초현실주의에 대한 관심은 그 반합리주의(antirationalism)로 인한 것이고 이가 모더니스트 형식주의의 진보적 논리보다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는 것으로 주목하였다. 그린버그가 무시한 초현실주의와 뒤샹의 개념주의와 같은 아방가르드의 ‘다른’ 형태들에서 크라우스의 주목을 사로잡은 것은 기존체계를 전복시킬 수 있는 도전적 능력이었다. 관객이 갖는 경험에 있어서의 일상적 범주, 위계적으로 규명된 범주들을 혼란시키는 그런 힘이었다.

크라우스는 여성주의 비평가들이 공격하는 초현실주의의 여성혐오(misogyny)에 맞서면서, 특히 초현실주의 사진은 작가의 성을 떠나서 성적으로 기호화된 이미지를 혼합시켜 버리고, 현실(reality)에 대한 투명한 관계를 혼란스럽게 한다고 논의한다. 그러므로 관객은 “권위를 박탈당하고 특권을 빼앗긴 채 남게 된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러므로 사실상 “보는 주체를 반가부장적 움직임으로 여성화 한다”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49) 따라서 여성성의 표상에 대한 크라우스의 시각은 미술 이론의 담론에서 여전히 논쟁의 한 중간에 있는데, 지극히 관대한 입장을 취할 때 그 경우는 기호학에서의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의 위치와 일면 유사한 점이 있다(그러나 성의 차이에 대한 기호적 변별을 기본 가정으로 한 크리스테바와는 근본적 차이가 있음은 자명하다).

바타이유로부터 얻은 개념인 ‘비정형(formless)’은 크라우스에게 그 체제 도전적 의미가 크게 작용하는 것인데, 사실 근본적으로 (가부장) 언어에 의해 조직되고 편집, 범주화되기 이전의 존재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고급 의미를 추구하는 작가의 합리적 가정을 깎아 내리고 주체로 하여금 얼마나 임의적으로 구축된 문화적 의미체계에 귀속되어 있는가를 인식하게 해 준다. 본 논문에서 강조한 ‘수평성(horizontality)’은 비정형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특히 기존 시각구조로부터의 획기적 전환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크라우스는 바타이유의 개념들이 시각예술에서 드러나는 양상을 찾아내어 모더니즘의 수직적이고 단선적 역사가 도외시했던 것들을 해방시키고 모더니즘 이후 미술의 역사를 새로이 조명한다는 점을 가치 있게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10)

형식주의,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해체주의, 기호학 및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이론에 대한 지적 촉각을 예민하게 세우면서 미술사의 지평을 넓혀온 크라우스의 이론적 폭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본 글에서는 70 년대 후반부터의 크라우스의 주요 저작들을 단편적이나마 고찰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그가 형식주의를 거부하고, 다음에 역사주의 틀을 해체하며, 근래에는 모더니즘 전반의 근본 시각축인 수직성에 정면으로 도전하는가를 더듬어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렇듯 다양한 크라우스 시각 구조와 변천에서 그래도 공통적인 특성을 꼽는다면 언제나 기존의 미술 이론의 방법론과의 긴장 및 갈등 관계 속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입지를 강조해 왔다는 점일 것이다.

(11)

<Abstract>

‘Art History in an Expanded Field’ :

Rosalind Krauss’s theoretical development in the discourse of Art History

Young Paik Chun (Professor, Hong Ik University)

Looking at an art historian's way of developing his/her reading of art history, one is allowed to see what is the most crucial thing about it; 'how to read' rather than 'what to see'. What is beneficial about tracking a trajectory of Krauss's theoretical concern is that we can get hold of critical fluxes of the late 20th century western art. Most intriguing as it seems in dealing with Krauss is the fact that she started out as a Greenbergian formalist, but separated from him when she came to realise that what the period of the late 60s needed was a new kind of art which broke radically with tradition cherished by high Modernism.

Krauss's way of seeing gradually transformed from her Passages in the late 70s as a postformalist and still historical progression through The Originality of the Avant Garde and Other Modernist Myths in the middle of the 80s, which proposes her structuralist and post-structuralist perspective. In Passages she found an alternative way of describing a development of modernist sculpture. Then in Originality, she rejects narratives altogether in favor of a structuralist account of postmodernism. The latter's stance has been quite valued as anti-narrational as well as anti-formalist.

Most recently, in Krauss's poststurcturalist discussions of cubism and surrealist photography she acknowledges the problems inherent in a structural account of art's history. Her turn to semiotic analysis and the 'informal' endows her theoretical strength to deconstruct structuralism.

Through such multi-layered trajectory of art history, Krauss examplifies a 'Philosophical art criticism' as David Carrier calls it, expanding the conventional scope of the discourse of Western Art History.

(12)

What I most highlight in this essay on Krauss's writing is her recent works such as The Optical Unconscious, The Formless and Bachelors.

Through these books is seen her growing concern on Georges Bataille's notion of 'informe'. She uses Bataille to reread the history of modern art, especially aiming to critique Greenbergian formalism. Actually Krauss's early essays on Bataille were publicated in the mid-1980s (October 36) mainly with Annette Michelson. I pointed out that Bataille is referenced in Krauss's Originality, notably in her essays on Giacometti and Surrealists.

Through tracing Krauss's progressive writings in 1990s, I attempt to reveal that Surrealism and Dada provide her with material through which she could undermine hegemonic modernism. It is because she recognised that these two art groups were repressed by Formalist's stress on rationality and logical relatedness. In other words, Krauss's logical strategy attempts to reveal the underside of Modernism, from which she finds a way leading to the postmodern discourse of art history. Putting an emphasis on her position as an ex-disciple of Greenberg, this essay tries to follow her ways of negotiating at first and deconstructing at last the powerful paradigm of Modernism.

Surrealist photography in many forms is, in fact, what intrigues Krauss most recently. As is well known, Krauss with other contributors to October gave photography a privileged status over other medium. Her theoretical concern on photography was encouraged by C.S.Peirce whose semiotic analysis has drawn its influence on Krauss's work from the 70s. It is, however, in quite recent works such as Bachelors that she resorts to psychoanalytic discourse - Lacan's theory in particular - as well as Peircean perspective.

In addition to those perspectives, feminist insight is something that Krauss refers to, but certainly not identify with. In terms of the issue of sexual difference, she arouses quite a controversial argument on whether it could be an integral way of dealing women artists' work without standing on a undeniable position from a female spectator. Nonetheless, no matter how various layers of reading Krauss tries on, it is quite certain that she offers a challenging account of theoretical and historiographic problems of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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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Andersson, Fred. 'Bachelors', Leonardo vol.33, no.4, (2000).

Armstrong, Carol. 'Warriors, bachelors, artists, and other women', Raritan v.19, no 4 (Spring 2000).

Bataille, Georges. ‘The Pineal Eyes’, in Visions of Excess: Selected Writings, 1927-1939, ed.

Allan Stoekl, trans. Allan Soekl et al., (Minneapolis, 1985).

Carrier, David. Rosalind Krauss and American Philosophical Art Criticism: From Formalism to Beyond Postmodernism, Westport, Connecticut and London: Praeger.

Douglas, Sarah and Lackman, Jon. Art New England vol. 21, no 2 (Feb/Mar, 200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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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nedoe, Kirk. Jackson Pollock, New York: The Museum of Modern Art,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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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목록>

도판 1. Auguste Rodin, <Gates of Hell>, 1880-1917. Bronze, 216“ x 144” x 33“.

도판 2. Robert Smithson, <Spiral Jetty>, 1970. Black basalt and limestone rocks and earth, 457.2m, Great Salt Lake, Utah.

도판 3. Agnes Martin, <Flower in the Wind>, 1963. Oil on canvas, 75x75 inches.

도판 4. Man Ray, <Untitled>, 1935, 초현실주의 회고전 cover; Tate Gallery, London (2001, 9 - 2002, 1) / 2002, 2 - 2002, 5) 도판 5. Jacques-Andre Boiffard, <Untitled>, 1929.

도판 6. Hans Namuth, <Jackson Pollock>, 1950.

도판 7. Jackson Pollock, <Full Fathom Five>, 1947. Oil on canvas with nails, tacks, buttons, key, coins, cigarettes, matches, etc., 507/8x301/8 inches.

도판 8. Andy Warhol, <Oxidation Painting>, 1978. Mixed media and copper metallic paint on canvas, 78x2042/1 inches.

도판 9. David Levine, <Jackson Pollock>, 1975. Ink on paperboard, 133/4x11 inches.

도판 10. Andy Warhol, <Dance Diagrams>, 1962. Acrylic on canvas, 72x54 inches.

도판 11. Robert Morris, <Untitled>, 1967-8. Black felt, Dimensions variable.

도판 12. Robert Morris, <Untitled>, 1968. Felt.

도판 13. Raoul Ubac, <The Battle of the Amazons(Group III)>, 1939. Silver print.

도판 14. Cindy Sherman, <Untitled #92>, 1981, Colour photograph, 24x48 inches.

도판 15. Cindy Sherman, <Untitled #91>, 1981, Colour photograph, 24x48 inches.

도판 16. Cindy Sherman, <Untitled #95>, 1981, Colour photograph, 24x48 inches.

도판 17. Marcel Duchamp, <The Bride Stripped Bare by Bachelors>, 1915-1923.

도판 18. Sherrie Levine, <Untitled (The Bachelors: "Gardien de la paix")>, 1989. Glass, 102/1x11x 42/1 inches 도판 19. Claude Cahun, <Self-Portrait>, 1929. Vintage photograph.

도판 20. Claude Cahun, <Self-Portrait>, c. 1928. Silver print.

도판 21. Marcel Duchamp, <Rrose Sélavy>, c. 192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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