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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공건설공사 발주제도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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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설공사의 품질확보 및 예산절감을 위한 발주제도 개선방안

이 상 호 | GS건설경제연구소장

1. 문제의 제기

공공건설공사 발주제도는 복합적인 정책목표 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 행되는 공공건설공사는 예산절감 목표만이 아 니라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위해 품질확보 라는 목표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품 질확보와 예산절감은 때로 상충되는 정책목표 로 보일 수 있다. 예컨대, 예산절감을 위해서는 최저가 낙찰제 확대를 통해 최대한 낙찰률을 낮 추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저가 낙찰 이 만연된 상황에서 품질확보를 기대하기는 어 렵다. 반대로 품질확보를 위해 최저가 낙찰제를 폐기하고 최고가치 낙찰제도를 도입하여 확대 하자고 하면, 낙찰률 상승으로 인해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예산절감의 문제를 이처럼 "낙찰 률"의 높낮이로 평가하는 경향이 크다. 최저가 낙찰제 공사는 낙찰률이 낮기 때문에 품질확보 가 어렵고, 설계·시공 일괄입찰(=흔히 "턴키"

로 부르는) 및 대안입찰공사는 낙찰률이 높기 때문에 최저가 낙찰제에 비해 예산낭비가 심하 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 다. 이같은 최저가 낙찰제 공사와 턴키·대안공 사 낙찰률은 처음부터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 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최저가 낙찰제 공사는

발주자가 작성한 설계도면에 기초하여 예정가 격을 산정한 뒤 입찰에 부쳐 낙찰자를 결정한 다. 따라서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낙찰률은“정 부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을 의미한다. 하지만 턴키공사는(대안공사도 사실상 마찬가지) 발주 자가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자 가 설계도면을 작성하며, 낙찰된 업체의 설계도 면에 기초하여 산정된 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 을 도출해야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낙찰률과 동 일선상에서 비교 가능하다. 최저가 낙찰제 공사 의 낙찰률에 비해 턴키·대안공사 낙찰률이 실 제로 얼마나 높은 지를 비교하기 위해 대한토목 학회가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건설산업과 턴키·대안제도, 그 성과와 과제」, 2005), 조사 대상 13건의 턴키·대안공사 낙찰률은 낙찰업 체의 설계도면에 기초하여 작성된 예정가격 대 비 약 76%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 정도 높은 낙찰률도 최저가 낙찰제 공사에 비해 예산 낭비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공사품질 대비 예 산이란 개념에서 비교한다면, 최저가 낙찰제 공 사에 비해 턴키·대안공사 낙찰률이 다소 높다 고 해서 무조건 예산낭비라고 볼 수는 없다. 건 설업체가 자선사업을 위해 공공건설공사를 수 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가에 못미치는 저 가 낙찰이 이루어진 경우, 공사품질의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 보다는 손실최소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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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 게 낙찰률이 낮은 공사는 품질확보가 어려워진 다. 최저가 낙찰제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공공건설공사의 생애 주기(life cycle)에 걸쳐서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예산절감은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의 절 감을 통해 달성해야 한다. 공사비 만이 아니라 유지관리비 및 철거비 등까지 시설물의 생애주 기 전체에 걸친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 다. 공사비는 최저가 낙찰제 적용으로 낙찰률을 낮추어 예산절감 했더라도, 부실공사로 인해 수 명이 짧아지거나 유지관리비용이 증가한다면 예산절감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차라리 공사비 는 더 들어 가더라도 유지관리비를 포함한 생애 주기비용이 더 적게 들어야 예산절감과 품질확 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한 해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사특성이나 발주자의 예산 사정 및 사업관리역량 등을 감안하여 다양한 발 주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발주제도만이 아니라 발주자의 사업관리역량 도 공사품질과 예산절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발주자의 사업관리역량이 부족하다면, 이 를 보완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처럼 공공건설공사의 품질확보와 예산절감 을 위해서는 단순한“낙찰률”관리차원이 아니 라, 생애주기비용의 관점에서, 다양한 발주제도 의 활용과 발주자의 사업관리역량 제고 등을 포 함한 종합적·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 공공건설공사 발주제도 현황과 문제점

이론적 의미에서 발주제도(Project Delivery Method)는 발주자가 설계와 시공을 위해 선택 하는 조직체계를 의미한다. 흔히 교과서적인 발 주제도의 유형은 크게 설계·시공 분리입찰, 일 괄입찰 및 건설사업관리(CM at Risk) 방식의 3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 계약법은 발주제도에 대한 체계적인 구분을 하 고 있지는 않다. 정부도 그렇지만, 건설업계도 일반적으로는 낙찰제도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설계·시공 분리발주공사에 적용되는 적 격심사제도와 최저가 낙찰제도, 그리고 설계·

시공 일괄(=턴키) 및 대안입찰제도를 우리나라 의 대표적인 발주제도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서 도 교과서적인 발주제도가 아니라, 건설업계에 서 관행적으로 발주제도라고 인식해 온 적격심 사제도, 최저가 낙찰제도, 턴키·대안입찰제도 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우리 발주제도의 역사를 보면, 발주기관 책임 하에 실질적인 투명성과 객관성을 향상시키려 는 노력보다는 요행에 의한 낙찰이나 가격 중심 낙찰제도를 통해 발주기관의 기술적·전문적 판단을 배제한 채 형식적인 투명성과 객관성을 추구해 왔다.

1995년에 도입된 적격심사제도는 현재 300 억원 미만 공사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기술과 가격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적격자를 선정한 다던 당초의 취지와 달리, 수백개~수천개 업체 가 입찰에 참가하여 공사규모별로 정해진 낙찰 률을 맞추어야 낙찰되는“복권당첨식 낙찰제 도”, 혹은 요행에 의한 낙찰제도라는 의미에서

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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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찰제(運札制)”로 전락했다.

현재 300억원 이상 공사에 적용되는 최저가 낙찰제도는 적격심사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 고, 낙찰제도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도입하자는 취지에서 2001년부터 1,000억원 이상 PQ공사 에 도입되어 점차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 또한 저가심의제도가 도입되면서 적격심사 제도와 마찬가지로“요행에 의한 저가(低價) 낙 찰제도”로 전락했다.

건설업체의 기술제안이 허용되는 발주제도는 매우 제한적이고, 기술제안 심사는 형식적이거 나 부정·부패 소지가 크기 때문에 공공건설시 장에서 기술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컨대, 2008년부터 기술제안입찰 및 설계공모·기술 제안입찰방식 등 새로운 입찰제도를 도입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시범적용하고 있지만,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사실상 유일한 기술경쟁 제도라고 하는 턴키·대안입찰제도는 오랫동안 심의위원에 대한 과도한 로비 및 투명성 부족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심각하게 제기되었다.

마침내 정부는 2009년에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제시한 건의 안(「건설산업 선진화 비전 2020」, 2009.2)을 바탕으로 발주기관 중심의 상설심의위원회를 신설토록 하고, 4대강 턴키사업부터 바뀐 설계 심의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 공공발주제도는 그때 그때 시대 상황과 제기되는 이슈에 따라 여러차례 변화를 겪어 왔 다. 잦은 제도변화를 초래한 원인은 발주자의 입장에서 예산절감과 품질확보를 위한 것이었 다기 보다는 건설업계 내부의 대·중소기업간 수주물량 배분의 균형화 내지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투쟁의 일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주제도를 운영하는 발주자가 주인이 아니라, 흔히“을”이라고 표현되는 계약상대자인 건설 업계가 발주제도의 주인인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건설업계는 지금도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하도록 발주자에게 요청하기 보다는 낙찰률을 높이거나, 가격경쟁을 배제하 거나, 요행에 의한 낙찰방식을 다시 채택 내지 강화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발주자는 이 같은 건설업계의 요구를 아젠다로 선택해 이런

〈표 1〉태양광 분야 기술개발 기본계획

자료: 대한건설협회

주) 턴키·대안입찰공사의 낙찰률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낙찰률(=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과 달리

“공사예산금액 대비 낙찰금액”로 서로 다른 의미

구 분 최저가 낙찰제 적격심사제 턴키

/대안입찰 수의계약 합 계

예정가격 22.1조원 8.3조원억원 9.9조원 1.4조원 41.7조원

낙찰금액 15.2조원 7.0조원 9.1조원 1.3조원 32.6조원

건수 287건 6,388건 127건 9,454건 16,256건

낙찰률 68.6% 84.6% 92.1% 91.4%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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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저런 제도개선방안을 검토해 온 사례도 많았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문제의식 내지 제도개선 방 식을 탈피해야 한다. 발주자가 주인의식을 갖 고,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한 발주제도 개선 에 나서야 한다.

3. 공공건설공사 발주제도 개선방안

1) 최저가 낙찰제 보완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제 도개선이 필요한 영역은 최저가 낙찰제도다. 우 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최저가 낙찰제는 지나친 저가 낙찰, 품질의 불만족, 공기 지연과 클레임 증가 등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영 국 감 사 원 (NAO, Modernising Construction, 2001)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 하고 있다.

경험적으로, 최저가 낙찰제는 총사업비 내지 생애주기비용이나 유지관리비용의 투자효율성 (value for money)을 제공하지 못했다. 건설업 계와 정부간의 관계는 갈등과 불신(conflict and distrust))으로 특징지워졌고, 빈약한 성과 (poor performance)를 초래했다.

최저가 낙찰제는 무엇보다 먼저, 적용대상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저가 낙찰제는 설계/시공 분리발주공사중 2001년부터 추정가 격 1,000억원 이상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공사에서부터 적용되어 지금은 3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되었다. 공사특성이 아니라 공사금 액을 기준으로 초대형/고난도 공사부터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해 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 건설공사건 도로건설공사건 원자력 발전소 건 설공사건 간에 일정규모 이상이면 모두 최저가 낙찰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고도의 기 술력을 요하는 공사, 품질확보가 중요한 공사는 입찰가격만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는 최저가 낙 찰제가 적합하지 않다. 공사금액이 아니라 공사 특성을 기준으로 발주자가 최저가 낙찰제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현행 최저가 낙찰제는 입찰참가자격 사 전심사(PQ)를 통과한 업체에게만 입찰참가자격 을 부여하고 있는데, PQ통과업체 수가 3∼5개 사에 불과한 외국과 달리, 우리는 대개 30∼50 개사, 많게는 150여개사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 었다. 이처럼 입찰참가자 수가 늘수록 낙찰률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PQ심사기준의 변 별력 강화가 중요하다.

셋째, 생애주기비용 관점에서 볼 때, 품질확 보가 중요한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가 아니라 최 고가치 낙찰제를 적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최저 가 낙찰제 틀 속에서 지나친 저가 낙찰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대단히 많았지만, 모두가 실패했다고 본다. 특히 가장 최근에 도입된 저 가심의제도의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 과는 충격적이다(2010.4). 대형건설업체 상당수 가 저가심의 통과를 위해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낙찰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가심의 제도 자체의 존폐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저 가 낙찰제를 적용하면서 저가 낙찰을 방지하는 일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볼 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턴키발주 최소화 방침에 따라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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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턴키·대안발주는 급격하게 줄어 들고, 최저가 낙찰제 공사가 공공건설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0%를 상회할 것으로 보 인다. 품질확보 차원에서는 최저가 낙찰제를 보 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2) 최고가치 낙찰제 도입과 확대

2000년대 들어 전세계적인 정부조달정책의 패러다임이“최고가치(Best Value) 달성”으로 바뀌었다. “최고가치”획득을 위한 정부조달시 스템은「최저 가격(lowest price)」이 아니라「품 질(quality)」과「성과(performance)」를 강조하 고 있다. 미국 연방조달규정(FAR)에서도 명시 하고 있듯이, 가격만 싸다고 해서 효율성을 달 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품질이나 성과가 나 쁠 경우는“거짓 효율성(false economy)”을 초 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저 가격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공급자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만약 계약불이행이나 조달 시기 지연, 혹은 또다른 비용이 수반되는 불만 족스러운 성과를 초래한다면, ‘거짓 효율성 (false economy)’을 낳을 수 있다. 정부조달이 최저 가격에 기초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 지만, 최저 가격을 제시한 공급자만을 낙찰자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FAR 9.103).

“최고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총생애주기 비용(whole life cycle costs)과 품질과의 최적 조합이 필요하다. 최저 가격 입찰자가 아니라 해도 총생애주기비용의 절감이란 관점에서 계 약자로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가치”획득과 총생애주기비용의 절감을

위해서는 입찰자를 평가할 때 입찰가격만 평가 해서는 안된다. 가격외에 기술과 품질, 공기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한 복합적인 평가를 통해

“발주자에게 가장 유리한 입찰자(=최고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입찰자)”를 낙찰자를 선정해야 한다.

발주자와 민간건설업체간의 장기적인 파트너 십은“최고가치”획득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최저가 낙찰제에서는 서로가 적대적인 관계였 기 때문에 잦은 클레임 발생과 공기 지연이 불 가피했다. 하지만“최고가치”획득을 위해서는 발주자와 공급자가 하나의 팀을 형성하여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같은 협력관계는 일시 적이서는 안되고, 신뢰에 기반하여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2005년 현재 미국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 는 최고가치 달성을 위한 낙찰자 선정기준은 ① 기술기준 적합/최저가 낙찰(Meets Technical Criteria/Low-Bid), ②조정 입찰(Adjusted Bid), ③조정 점수(Adjusted Score), ④가중치 기준(Weighed Criteria), ⑤정량적 가격-기술 가치교환(Quantitative Cost-Technical Tradeoff), ⑥정성적 가격-기술 가치교환 (Qualitative Cost-Technical Tradeoff), ⑦가 격고정/최고제안(Fixed Price-Best Proposal) 등 7가지 유형이라고 한다(NCHRP Project No.10-61, 2005). 이들 중 실제 활용도는 정성 적 가격-기술교환분석이 2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가중치 평가방식(Weighted Criteria)이었다. 이같은 최고가치 낙찰방식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턴키·대안공사 낙찰방식으 로 대부분 도입되었다. 앞으로는 설계/시공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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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리발주공사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기술제안입찰제도 활성화와 대안입찰제도 폐지

기술제안입찰이란 발주자가 미리 결정한 공 사계획 및 설계 범위 안에서 시공사가 시공실적 등을 제시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발주기관이 교부한 실시설계도서와 입찰안내서에 따라 입 찰자가 스스로 설계를 검토한 후 시공계획, 공 사비 절감방안 및 공기 관리방안 등을 제출토록 하고, 이를 심사하여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도는 2007년에 도입되었고, 2008 년에는 행정도시 정부청사 건립공사에 시범 적 용되었다. 기술제안입찰제도는 품질확보와 예 산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설계도서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턴키 공사에 비해 입찰비 용도 20% 수준으로 줄어 들 수 있다. 그렇기 때 문에 정부도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의 건의를 수용하여 기술제안입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 토하고 있다.

이 경우 대안입찰제도의 존폐가 문제시되고 있다. 기술제안의 핵심은 사실상 설계대안 (Design Alternates)의 제시는 물론, 시공방법, 안전과 환경 등에 관한 기술적 제안이 모두 포 함된다. 공사품질의 향상이나 공기 단축을 제안 하고자 하더라도 설계대안의 제시가 불가피하 다. 이처럼 설계대안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술제 안을 허용한다면, 현행 대안입찰제도는 굳이 존 속시켜야 할 필요가 없다. “설계대안”에 국한하 여 설계·시공 일괄입찰제도와 유사한 틀 속에

가두어 놓고 있는 현행 대안입찰제도는 기술제 안입찰제도의 활성화를 전제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턴키제도 개선 및 실시설계 턴키도입

턴키제도와 관련해서는 주로 설계심의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 되었다. 발주기관 중심의 상설설계심의위원회 구성으로 진일보하긴 했지만, 아직도 설계심의 위원의 수는 전국적으로 지나치게 많다. 2010 년 하반기부터 턴키발주의 대폭 축소가 현실화 된다면, 전국 단위의 단일 상설설계심의위원회 를 구성하여 비리 소지를 대폭 축소하고, 설계 심의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턴키공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낙찰방식의 선 택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기준적합/최저가 낙 찰방식을 기본으로 하자는 주장도 많다. 현재 우리나라 발주제도의 획일성을 생각하면, 턴키 공사에도 사실상 최저가 낙찰제나 다름없는 기 준적합/최저가 낙찰방식의 적용은 부적절하다 는 생각이다. 굳이 기준적합/최저가 낙찰방식을 적용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최저가 낙찰제를 적 용하는 편이 더 간편하고 부작용도 적다. 가중 치 방식을 적용할 경우, 턴키공사는 발주취지상 설계비중을 가격 비중보다 더 높이는 편이 바람 직하다고 본다.

턴키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에서는 턴키 발주 과정에서 발주자가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 고 있다. 사실 미국의 턴키공사는 입찰자가 모 든 설계도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설 계·시공 일괄입찰”과 유사한 형태로 부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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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브리징(Bridging)”방식의 턴키발주가 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방식은 발주자의 설 계팀(A/E)이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설계기준 (design criteria package)을 개발하여 턴키사 업자와의 의사소통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 확정 적인 가격제안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Projet Delivery For Texas Public Schools, 1998). 수행절차를 보면, 먼저 첫단계에서 발주 자는 A/E와 계약을 체결하여 대략적인 계약도 서(semi-complete documents)를 준비하는데 이 도서에서 프로젝트의 범위나 설계 방향 등을 결정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 도서를 근거 로 발주자가 턴키사업자를 선정하여 첫단계에서 완성되지 못한 설계와 시공을 수행하는 것이다.

브리징 방식의 턴키공사는 발주자에게 최고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업자 선정에 있어 서 신축성 확보, 시공자와 A/E간의 적대적 관 계 해소, 설계완료전에 사업의 일정부분을 시작 함으로써 전체 프로젝트 스케줄 단축, 종합적인 설계기준을 제시해 줌으로써 사업의 범위와 요 구조건 구체화 등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따라 서 이 방식은 기본설계에 발주자의 의향을 충분 히 반영할 수 있고, 사전에 대략적인 설계 윤곽 을 결정함으로써 공사비용에 대한 위험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순수한 턴키방식의 장점을 유지 하면서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사업자 입장에서도 발주자가 요구하는 설계변 경이 최소화되어 설계의 진행이 순조로와 질 수

[그림 1] 미국의‘브리징(Bridging)' 방식 턴키공사 수행절차

자료: 김예상(2003).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 보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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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있고 공사비를 맞추기도 용이하다.

이같은 미국의 턴키발주 방식은 과거 우리나 라에서“턴키2”라는 이름으로 시행되었던“실 시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과 유사하다. 품질 확보와 예산절감은 물론, 턴키제도의 다양화 차 원에서 실시설계 턴키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

5) 발주자의 발주방식 선택권 확보

공공발주기관은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 필요한 발주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해야 한다. 특정 업종·업역의 보호를 위한 분 리발주를 강제한다거나 분할계약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공사발주 및 계약의 기본원칙은 국가계약법령에 따라“동일구조물공사 및 단일 공사의 분할계약 금지”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①다른 법률에 의하여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 발주할 수 있도록 규정된 공사, ②공사의 성질 이나 규모 등에 비추어 분할시공함이 효율적인 공사, ③하자책임구분이 용이하고 공정관리에 지장이 없는 공사는 분할계약이 허용된다.

건설산업에서는 이들 3가지 예외조항 중 첫 번째 조항에 근거하여 전기·정보통신공사에 대해서는 분할발주가 의무화되어 있다. 전기·

정보통신공사 사례를 기준으로 하여 소방설비 업계, 기계설비업계, 자재업계 등에서는 지속적 으로 분리발주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품질확보와 예산절감 차원에서는 분리발주 의무화 같은 규제만큼 비효율적인 것을 찾아보 기 어렵다. 1건의 건설공사를 여러 명의 계약상 대자를 대상으로 여러 건으로 분리해서 발주할

경우, 공종간의 공정관리나 품질관리가 제때 제 대로 수행되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 현재 우리 는 300억원 이상 공사에 최저가 낙찰제, 그 미 만은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률을 보장하고 있는 적격심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건 건설공사를 여러 건으로 분리발주 할 경우, 공사규모가 작 아지면서 적격심사제도 적용공사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른 낙찰률 상승은 고스란히 예산지출의 증대로 나타난다. 반대로 통합발주 가 항상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필요에 따라서 는 특수한 공종의 분리발주도 가능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분할계약 금지 내지 특정 공사 의 분리발주 의무화를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분리발주와 통합발 주 여부는 발주기관이 공사특성과 시장상황 및 사업관리역량 등을 감안하여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우리도 공공발주기관에게 건설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발주방식 선택권과 자율권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분할계약 금지 및 전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의무규정을 함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건설사업관리(CM) 활용을 통한 발주자 사업 관리역량 보완

공공건설공사의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 서는 발주자의 사업관리역량 확보가 절대적으 로 중요한 과제다. 발주자 권한을 확대하더라도 발주자가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 자율권을 주기 도 어렵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공공 발주기관의 사업관리역량은 그다지 높은 평가 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지방국토관리

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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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사례를 보자.

1994년에 책임감리제도가 전면도입되면서 대다수 기술직 공무원들은 설계검토, 공사비 적 산, 품질관리 등과 같은 사업관리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건설정보표준의 미흡과 사업관리시스템(PMIS) 개발 지연으로 사업관 리의 정보 전산화를 통한 감리, 감독 인력 감축 에도 한계가 있다. 직원 1인당 5∼7건의 사업을 관리하고 있으면서 각종 계획, 민원 및 행정업 무를 병행하고 있다 보니 사업관리 전문 기술력 을 축적하기도 어렵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예산배정액 부족과 예 측가능성 미흡에 따른 공기지연으로 간접비가 증가하고, 체계적인 사업관리가 곤란하다. 200 억원 이상 건설공사는 전면책임감리가 의무화 되어 있어, 직접감독·CM·시공감리 등 다양 한 공사관리 방식의 활용이 어렵다. 건설정보분 류체계가 2원화되어 있는 등 정보표준화 미흡 으로 PMIS 개발·운영 및 실시간 정보교류 구 현도 곤란하다.

따라서 발주기관의 부족한 사업관리역량을 배양하고, 책임행정 구현을 위해서는 민간책임 감리보다 발주자 감독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 며, 민간건설사업관리자(CM)를 활용하여 부족 한 사업관리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 으로 열어 주어야 한다.

4. 결론

공공발주제도의 개선은 누구의 시각에서, 어 떤 목적에서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건설업계의

시각에서 낙찰률 상승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대·중소업체간 수주물량의 균형적 배분을 위 한 잦은 제도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 발주자 시각에서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 공공발 주제도를 개선하고, 그 결과 건설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은 단기적으로만 보면 상충되는 정책목표다. 예컨대,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가 낙찰제를 확대하면, 저가 낙찰의 확산에 따라 품질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품 질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입낙찰방식이 나 최고가치 낙찰방식을 확대 적용하면, 낙찰률 상승으로 인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공사의 품질과 예산 문제는 생애주기비용이란 장기적 시각에서 평가할 필 요가 있다. 공사비가 더 들어 가더라도 시설물 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유지관리비용이 적게 든 다면, 생애주기비용의 절감이 이루어졌다고 평 가할 수 있다. 반대로 공사비는 적게 들어 갔어 도 시설물의 수명이 짧고, 유지관리비용이 많이 든다면 그 사업은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할 수밖 에 없다.

이상과 같은 시각에서 이 글은 발주제도 개선 방안으로 6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최저가 낙찰제 보완이 시급하다. 2010 년 하반기부터 턴키·대안공사가 급감하면서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비중이 급증할 전망인데, 지나친 저가 낙찰은 공사비 절감에는 도움이 되 겠지만 품질확보에는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다.

300억원 이상 공사를 대상으로 하는 최저가 낙 찰제 적용대상은 공사금액이 아니라 공사특성 을 고려하여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Q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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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사업 효율화 방안

사기준의 변별력을 강화하여 입찰참자가 수를 줄여야 한다.

둘째, 최고가치 낙찰제도의 도입과 확대가 필 요하다. 최저가 낙찰제를 시행하면서 공사품질 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가격외에 기 술과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발주자에 게 최고가치를 제공하는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 하는 최고가치 낙찰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최고가치 낙찰제의 한 유형으로 기술제 안입찰이 도입되었으나, 아직까지는 시범사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술제안입찰의 활성화와 더불어 현행 대안입찰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엄밀하게 표현한다면, 대안입찰제도 는 폐지라기 보다는 기술제안입찰제도에 편입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넷째, 현행 턴키공사는 최저가 낙찰공사와 달 리 입찰가격이 아니라 설계평가 점수가 낙찰을 좌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기준적합/최 저가 낙찰방식은 부적합하다. 가중치 방식을 따 르더라도, 설계평가 점수 낙찰을 좌우할 수 있 는 수준으로 가중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기본 설계·시공 일괄입찰만이 아니라 실시설계·시 공 일괄입찰방식의 도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품질확보와 예산절감을 위해서는 원 칙적으로 분리발주, 분할계약 보다는 통합발주 가 더 바람직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 기·정보통신공사의 분리발주 의무화에 그치지 않고 소방시설이나 설비공사, 자재 등의 분리발 주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업계의 이익증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겠지만, 품질확 보와 예산절감 차원에서 추가적인 분리발주 의 무화는 배제해야 할 규제라고 본다. 아울러 전

기·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도“의무화”가 아니 라 발주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발주방식을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발주제도의 개선은 발주자의 건설사 업관리 역량 제고와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발주자들은 1994년 민간책임감리 제도가 도입되면서 오랫동안 사업관리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해 왔다. 공사관 리를 전문으로 하는 발주기관은 원칙적으로 민 간책임감리 보다 감독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 람직하고, 다양한 유형의 건설사업관리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부족한 발주 자 역량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민간의 건설사업 관리자(CM)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 는 최근 2년간 공공건설공사 발주를 크게 확대 해 왔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 부터는 다시 예 년 수준으로 줄어 들 전망이다. 지금부터는 발 주한 공사의 품질확보와 더불어 출구전략의 시 행에 대비하여 예산절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시기다. 건설업계의 이해관계 보다는 발 주자 시각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사발주제 도의 총체적인 개편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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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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