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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의 불탑(4) - 익산 미륵사지 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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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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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공업화학 전망, 제18권 제4호, 2015

강 병 희 강사 (충북대학교)

최근 공주, 부여, 익산 지역에 있는 백제시대 8개 유적이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초기 수도였던 한성이 빠졌지만 아마 후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된다. 이들 백제 문화 재는 주로 발굴에 의해 드러난 매장문화재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이 남아 있지 않음에도 지정이 된 것은 동아시아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익산의 미륵사지는 절터의 규모와 배치가 독특하며 서쪽으로 완전하지 않지만 원래 모습을 전해주는 큰 규모의 백제 석탑이 남아 있다. 이 탑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해체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데 2009년 1월에 무왕 40년(639년)의 봉안기와 함께 다양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어 주목을 끌었다. 백제 무왕(640∼641년)대 창건된 절터는 탑, 금당, 강당으로 이루어지는 일반 사찰 배치와는 달리 탑, 금당이 서쪽, 중앙, 동쪽에 3기씩 있고 뒤에 공동의 강당이 남아 있다(그림 1).

그림 1 익산 금마면 미륵사지 배치도, 백제 무왕대.

“삼국유사”에 의하면 무왕은 과거 마를 파는 마동으로 신라 경주에서 서동요를 지어 진평왕의 딸 선화공 주와 혼인을 하였다. 왕이 되어 선화공주와 함께 현 미륵사지 뒤의 용화산에 있는 사자사의 지명법사를 찾아 가는데 문득 연못에서 미륵 삼존이 출현하자 연못을 메워 미륵사를 창건하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세 곳 의 탑, 금당은 이 미륵 삼존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하고 미래에 미륵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오실 때에는 3번 에 걸쳐 설법을 하여 모든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한다는 관련 경전의 내용과 연관지어 3번의 설법을 공 간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칼럼: 한국의 불탑(4) - 익산 미륵사지 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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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8, No. 4, 2015

KIC News, Volume 18, No. 4, 2015 47 한편 미륵불은 훌륭한 왕(전륜성왕)이 정치를 잘하고 있을 때 나타난다고 불경에 서술되어 있으므로 미륵 삼존의 출현과 미륵사의 창건은 백제 통치자와 백성들에게 무왕과 백제 땅의 우월감을 확인하는 자부심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원 배치는 현재까지 7세기 초 동아시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으며 그 흔 적은 더더욱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조금 후대인 중국 당나라 중기 이후 일부 돈황 벽화들에서(그림 2-1, 2) 유사한 배치를 찾을 수 있으나 동일하지는 않다. 분명 백제적으로 해석된 사상과 그에 맞는 예술적 창안이 시도되었다고 생각되어 진다.

그림 2-1 돈황석굴 제231굴 북벽 미륵경변 불사도, 中唐.

그림 2-2 돈황석굴 제148굴 남벽 미륵경변 불사도, 盛唐.

남겨진 기록에 의하면 미륵사지는 17세기에 폐사되어 20세기 초에는 서탑과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당간지 주 등 일부 석물들과 건물지의 주초석들만 남아 있었으며 일부 경작지와 민가가 자리 잡기도 하였다. 이후 1974∼1975년 원광대학교 발굴에 의해 동탑지가 확인되어 서금당과 동금당 앞에는 동일 규모의 석탑이 있 었음이 확인되었고 1980∼1995년 국립문화재연구소 발굴에 의해 중금당 앞의 목탑지와 뒤편의 강당지를 포함한 대강의 절터가 드러났다.

인도에서 전래된 불탑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전해졌는데 중국, 고구려, 백제, 신라의 초기 탑들은 모두 목탑이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주로 목조 건축물이 조성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국 북위 영녕사탑, 고구려 청암리사지(금강사지), 백제 군수리사지, 신라 황룡사지 등이 중요 예들이며 모두 지상 건축물은 남아 있지 않고 터만 남겨져 있다. 불경에는 불탑이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고 대체로 중국은 전탑, 일본은 목탑, 우리는 석탑이 주를 이루며 조성되고 있어 각 지역에서 선호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중심으로 발달한 것을 알 수 있다.

미륵사지에도 이러한 초기 경향을 반영하듯 중앙 중금당 영역에는 목탑이 있었으며 동, 서쪽의 탑들만이 석탑으로 만들어졌다(그림 1). 그중 동탑은 터만 남겨졌고 서탑만이 동북면 귀퉁이가 6층 정도만 겨우 보존 된 채 홀로 절터를 지키고 있었다. 이 완전하지 않은 문화재는 당시 만들어진 초기 석탑의 모습을 비교적 잘 전하고 있다(그림 3-1). 미륵사지 서탑은 석탑답게 내부의 하중을 받는 구조체는 돌 건축물처럼 돌이 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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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공업화학 전망, 제18권 제4호, 2015

그림 3-2 초층 4개의 민흘림 기둥과 창방. 그림 3-3 하인방과 상인방이 표현된 문.

그림 3-5 돌 심주.

그림 3-4옥개석 층단과 포벽.

그림 3-4넓은 처마와 우동마루.

그림 3-1 미륵사지 서탑.

여져 있지만 외부 모습과 내부 공간은 목조탑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즉 각 면 기둥이 4개씩 있어 3칸의 목조 건축 규모를 표현하였으며 각 기둥 의 민흘림 수법(위가 좁아져 시각적으로 위쪽이 펴져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기둥에서도 볼 수 있는 엔타시스 기법), 기둥과 기 둥을 연결하는 창방 부재(그림 3-2), 사방 중앙에 내부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 시설, 문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상인방과 하인방 부재(그림 3-3), 기둥과 지붕을 받치는 공포 사이의 포벽, 탑 하부를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넓은 처마와 우동마루를 표현한 지붕돌(그림 3-4), 마치 목탑 중앙에 있는 심주(중앙 기둥)와 같이 마련된 돌로 된 심주(사진 3-5)와 심주 하부에 둔 사리장엄구의 위치 등이 완전히 목탑을 방불하게 베껴내고 있다. 다른 점 이 있다면 돌출된 공포 구조 대신에 층단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사진 3-4).

기록에 의하면 중국 북위시대에도 석탑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으나 그 형태와 크기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남겨진 북위시대 작은 탑(그림 4)과 돈황 벽화에서 찾을 수 있는 같은 시대의 석탑들은 돌을 쌓아 건축 물을 만드는 조적식 방식에 기와지붕, 기둥 등의 일부 목조적인 요소들을 치장하고 있을 뿐이어서 미륵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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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8, No. 4, 2015

KIC News, Volume 18, No. 4, 2015 49

그림 4 趙天度 석탑 466년, 대만 역사박물관 소장.

그림 5 돈황석굴 북위시대 탑조각들.

서탑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마치 나무 부재를 끼워 맞추듯 많은 부재를 사용하여 조성 한 미륵사지 서탑은 그런 이유로 목탑을 번안했다고까지 표현한다. 어쨌든 우 리는 이를 통해 우리 석탑이 어떻게 발생되었으며 그 시도가 대범하고 형상이 정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런 규모와 형태의 석탑이 고대 동아시아에 서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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