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국토연구원 중회의실에서‘독도살이 1년’이라는 제목으로‘새 지식 공유를 위한 전문 가 특강’이 개최되었다. 이날 특강에는 한국 언론사상 최초로 독도에 거주하며 1년간 기사를 써온 전 충진 매일신문 기자가 독도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풍부한 사진자료를 통해서 살아 있는 독도 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국토연구원의 독도연구 모임인‘백간독이’연구진과 독도에 대해 관심을 가 지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참석하였다. 다음은 이번 전문가 특강에서 발표된 내용과 전충진 기자의 글 을 요약하여 정리한 것이다.
독도에서 본 사계
이문원|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최미선|국토연구원 연구원(정리)
특강개요
매년 독도에 대해 망언을 저지르는 일본, 그때마다 들끓듯이 관심을 갖는 우리 국민, 그러나 최근에는 독도에 대한 민간 차원의 홍보와 수호단체들이 많 이 늘어나고 있고, 일반 국민들도 독도에 대한 일 본의 책략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국토를 대 상으로 연구하고 있는 국토연구원에서도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실체와 현실성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 유하기 위해 이번 전문가 특강을 준비하였다. 발표 자로는 한국에서 최초로 독도에 상주하며 1년간 기사를 써온 매일신문의 전충진 기자를 초빙하였 다. 2008년 7월 일본이 사회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땅으로 명기하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였다. 이러 한 상황에서 전충진 기자는 황현 우국지사의“내 비록 벼슬을 하지 않아 가히 죽을 이유는 없지만…
나라가 망한 날 선비 한 사람도 죽는 사람이 없다 면 이 어찌 애통하지 않겠는가”라는 짧은 유서 한 구절을 읽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독도로 향했다.
독도에 들어가기 전 호적을 독도리 2098번지로 옮 긴 후 주민등록도 이전하려 하였으나 3개월 시한 의 임시 등록을 받아 독도로 들어갔다. 전충진 기 자는 1년간 매주 40쪽 분량의 기사를 매일신문 1 면에 총 82회에 걸쳐 게재하여 자연을 비롯한 독도 의 실상을 독자들에게 알렸으며, 이에 대한 공로로
2009년 일경언론상 대상, 경북도민상 특별상 등을
수상하였다.발표내용
독도는 동도와 서도 2개의 큰 섬과 89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동도에는 선착장을 비롯하
여 독도등대, 순국비 등이 있으며, 관광객들이 현 재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 바로 동도다. 동도와 서도는 모터보트로 건너다니며, 모터보트는 독도 의 유일한 주민인 서도의 김성도 이장과 울릉군 독도관리소, 경비대 등이 3척을 보유하고 있으나 풍랑이 높은 날씨와 동절기 3개월간은 이용할 수 없어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서도에는 물골과 어 민숙소가 자리 잡고 있다. 어민숙소는 3층으로 지 어졌으며 작은 방이 네 개로 김성도 이장 부부가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방은 객실, 창고, 담수화시 설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접안시설 이 매우 낙후되어 있고, 파도가 크게 치는 날이면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낮은 담을 타고 파도 가 올라와 3층에 위치한 전 기자의 방까지 바닷물 이 올라온다.
어민숙소 뒤의 독도 사면에는 최초로 독도에 거주한 최종덕씨가 직접 만든 시멘트 계단이 있 다.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등에 멘 가방이 계단에 걸려 앞으로 쏠려 넘어질 정도로 그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그래서 이곳에서 1년 넘게 주둔하고 있 는 경비대원들도 쉽게 올라갈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멘트 계단에 설치된 안전장치라 고는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갈 수 있 게 연결해놓은 얇은 굵기의 밧줄이 전부다. 그러 나 한 계단 한 계단 살펴보면, 다양한 조개껍데기 와 작은 돌들이 박혀 있어 시멘트를 발라 계단을 만들던 최종덕씨의 정성과 노고를 느낄 수 있다.
1. 독도의 여름
독도의 가파른 지형, 단단한 암석 사이 심도가 깊 지 않은 토양에서 피어나는 갯패랭이꽃, 섬국화, K R I H S F O C U S : 국국 토토 연연 구구 원원 소소 식식
게 장식한다. 특히 9월에서 10월은 독도 전체에서 야생화의 향연이 벌어진다. 다양한 식물과 함께 흑 비둘기, 가마우지, 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조류도 독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성도 이장은 발로 밟아 공기를 주입시켜 팽팽 해진 보트를 타고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간다. 독도 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으로 수산자원이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여 낚시를 하면 1분에 2~3마리의 개볼락과 잿방어, 홍치놀래기 등을 잡을 수 있고, 전복과 홍합도 많이 잡힌다. 전복은 독도에 서식하 였던 강치의 주요 먹이로 과거에 전복이 많았던 시 절에는 강치가 많이 서식하였다가 전복이 줄어들 자 강치도 사라지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게다가 일본의 무절제한 수렵으로 강치가 멸종되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어자원이 풍부해도 독도에서는 사람의 욕심대로 조업을 많 이 하지 않는다. 무한정 많이 잡아도 될 만큼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접 잡은 오징어나 전복 등은 회를 쳐서 먹고, 남은 것 은 손질하고 건조시켜 육지에 내다팔기도 한다.
듯이 다시 맑아지기도 한다. 좋은 날씨는 7일 이상 계속되지 않고, 7일간 좋으면 4~5일은 나쁘다. 경 비대원들도 동도의 선착장에 내려갈 수 있는 날씨 가 한 달에 적으면 3~4일, 많으면 7일 정도라고 말한다. 날씨로 인해 독도선착장에 접안할 수 있는 확률은 46.5%라 한다.
독도의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총총 히 박혀 있어 아름답다. 서울 하늘에서는 보이지 않 던 별들이 독도와는 매우 친숙한 듯 가까이 다가와 있는 듯하다. 한편 7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눈에 보 이지도 않는 작은 깨알만한 해충인‘깔따구’가 나타 나 독도의 여름을 힘들게 한다. 깔따구의 크기는 매 우 작지만, 한 번 물리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가려 움이 심하고 물린 곳에 진물이 나고 곪아 상처가 심 해져 가까운 뭍으로 가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충진 기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속 신문사에서 수중촬영팀을 파견한 적이 있다. 전 기자는 파견 온 스쿠버 다이버에게 급하게 스킨스쿠버 다이빙 을 배워 수중촬영을 하기도 했다. 수중촬영을 통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독도 바다의 풍경이 고스
<그림 1> 괭이갈매기 알과 유조, 가마우지
자료: 매일신문 홈페이지(www.imaeil.com)
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경사가 급한 암석 사이로 푸른 해초가 그 잎을 너울거리며 유유히 자라고 있 었고, 해초 사이에는 에메랄드빛의 청정한 동해바 다가 펼쳐져 있었다.
여름에는 독도에 관심이 많은 단체나 기관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며, 비교적 기상여 건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방문한다. 여러 기 관이나 단체의 주최로 독도체험단이 오기도 하고, 해군사관학교에서는 해양실습을 나오기도 한다. 또 한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양조사선인 탐구호가 탐사 를 하며, 독도닷컴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 는 캐나다인 운영진을 초청하여 직접 눈으로 독도 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독도 방문을 지원하기 위해 띄웠던 헬기는 잠시 정박해 있는 동안 파도가 덮쳐 프로펠러가 부러지는 사고 가 발생해 약 일주일 정도 독도 선착장에 결박되어 있다가 바지선에 실려 육지로 실려 가기도 했다.
독도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형상 변경이나 구 조물 설치 등이 금지되어 있어 당국의 허가를 받아 야 하는데 간혹 사전허가도 없이 상징물을 설치하 려는 방문단과 독도관리소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 기도 한다. 한편 재미있는 일로는‘독도둥이’탄생
을 기원하는 행사를 들 수 있는데, 이때 초대된 부 부를 위해 숙소환경을 정비하고, 독도에서 진행 중 이던 모든 활동을 중단시켰다. 전 기자 역시 분위 기 조성을 위해 머물던 방을 비워주고는 머무를 곳 이 없어 삽살개 집에서 하루를 보낸 일도 있었다.
독도의 시설물 개선사업과 관련하여 어민숙소, 선착장 등 독도 어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 물 이외에 2009년에는 여러 지원사업 중 하나로 서도의 물골 뒤로 넘어가는 70。에 가까운 경사의 시멘트 계단에 철근 구조물로 보강한 데크형 계단 을 설치하였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하였으나, 볼품이 없고 위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 면 피할 수도 없이 좁고 위험하게 설치되었으며, 설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에서 굴러 떨어진 돌멩이로 인해 계단이 파괴되어 현재 보수공사비 가 설치비용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이에 전 기자 는 현장의 실상과 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행정의 문 제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2. 독도의 가을과 겨울
독도는 경사가 급하고 바람이 심해서 눈이 소복하 K R I H S F O C U S : 국국 토토 연연 구구 원원 소소 식식
<그림 2> 서도에서 본 동도의 일출 <그림 3> 독도 주변 해역
자료: 매일신문 홈페이지(www.imaeil.com)
리퍼를 신고 다니기도 한다. 바람이 매우 세기 때 문에 바람을 정면으로 맞게 설치되어 있는 어민숙 소의 여닫이 철문을 통과할 때에는 문의 안팎에서 장정 네 사람이 짝을 이루어 조심스럽게 여닫아야 한다. 잘못하면 문을 여닫다가 바람에 날려 큰 사 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독도 주변의 파도가 심하
여 독도를 드나드는 연락선이 끊긴다. 배가 끊긴 동안은 독도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아무 대처 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서도의 어민숙소는 3개월간 의 휴지기를 갖는다. 그런데 작년 겨울 독도가 무 인도가 된 사이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서도 물골 공사를 하기 위해 싣고 온 자재더미 틈새에 쥐들이 끼어 들어와 어민숙소를 점령해버린 것이다. 단순 히 숙소를 침탈당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쥐가 번식 할 경우 괭이갈매기 알을 먹어 치워 생태계 교란을 야기하고, 쥐들이 파놓은 굴로 인해 독도의 지반이 더욱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9년 겨 울에는 쥐 토벌에 온 힘을 써야 했다.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독도 어민숙소에서는 제사상을 차렸다. 먹을거리가 거의 다 떨어져 계란프라이 한 접시와 곯은 사과 몇 개, 삶은 문어 한 마리가 제사상에 올라갔다. 독도 의 설은 그렇게 조촐하게 경비대원들과 보냈다.
3. 독도의 봄
바위섬 독도는‘구원의 섬(Rescue Island)’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양을 건너 먼 길을 날아온 새나 물개가 쉬어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철새의
중간 기착지가 없어 이동하는 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독도 곳곳에서는 탈진해 죽은 새들이 많이 발견된다.
가파른 절벽에는 가마우지 떼가 매달리다시피 하며 나란히 앉아 있는데, 절벽에 둥지를 튼 것은 조류학계에서도 신기한 일이라고 한다. 가마우지 는 수심 30m까지 잠수하여 먹이를 잡아먹는 잠수 성 조류로 오리류보다 잠수심도가 높아 중국 등에 서는 사람이 길들여 채취어업에 활용하는 특이한 조류로 알려져 있다.
봄이 되면 괭이갈매기가 날아와 번식을 하는데 둥지의 영역이 확실하여 둥지를 잃은 새끼갈매기 가 들어오면 사정없이 공격하며, 여름이 되어 새끼 가 성장하면 울릉도로 이동하여 겨울철에는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어자원의 고갈 때문인지 고기잡이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독도 근해에서 예전보다 많은 조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 맺음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독도는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오면 오 는 대로, 파도가 치면 파도가 치는 대로 고스란히 그 풍파를 이겨내고 있다. 시련을 이겨내는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위틈에서 싹을 틔우고, 다친 물개 에게 쉴 자리를 마련해준다. 수많은 괭이갈매기 떼 가 먹이를 먹고, 알을 낳으며, 짝짓기를 하고, 새끼 를 키우는 살아 있는 곳이다. 사람이 오고가고 동 물이 쉬어가는 생명력 있는 섬이다.
독도 문제는 매년 한 두 차례씩 언론을 통해서 떠들썩한 이슈가 된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 중에는 독도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 지는 등 독도의 실체가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 기자는 이 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재 독도를 방문하 는 관광객의 수를 연간 50만 명까지 가능하도록 하 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물론 독도를 방문하되 원칙
을 세워 독도의 자연과 경관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에서 독도 방문을 허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도 잊지 않았다. 또한 현재 필요 이상으로 많이 주둔 하고 있는 경비대원의 정원을 축소하는 등 독도의 정주인구수를 줄여 샴푸나 비누 등의 사용으로 발 생하는 생활오수 등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 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방문할 수 있도록 독도 주변해역 에 방파제 건설, 위그선 도입, 폐선박을 활용한 해 상호텔 설치 등 독도를 보호하면서도 일반 국민이 독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발전방안을 제시하였다. 원칙을 지킨다면 독도와 주변해역의 자원 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기자는 독도를 보 는 국민들의 시선이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를 인식하는 더 큰 테두리 안에서 객관적으로 보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이 특강을 마무리 하였다.
K R I H S F O C U S : 국국 토토 연연 구구 원원 소소 식식
<그림 4> 독도의 여름(좌)과 겨울(우)
<그림 5> 물골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내려다본 탕건봉
자료: 매일신문 홈페이지(www.imaeil.com) 자료: 매일신문 홈페이지(www.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