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일_2020.10.10 심사기간_2020.11.01-14 게재확정일_2020.11.27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 나타난 움직임(movement) 연구
A Study on the Expressive Analysis of the Movement in Fashion Illustration
유연재_경북대학교 의류학과 / 최정화(교신저자)_경북대학교 장수생활과학연구소 Yoo, Yeon Jae_Dept. of Clothing & Textile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Choi, Jung Hwa(Corresponding author)_Center for Beautiful Aging,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이론적 고찰
2.1. 움직임의 개념과 철학적 사고 2.2. 예술과 심리학에서 움직임의 구분 2.3. 조형과 영상에서 움직임
2.3.1. 조형 2.3.2. 영상
3.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움직임의 표현분석 3.1. 이동궤적 잔상
3.2.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치 3.3.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 3.4. 가현적 잔상착시
4. 결론 References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 나타난 움직임(movement) 연구
A Study on the expressive Analysis of the Movement in Fashion Illustration
유연재_경북대학교 의류학과 / 최정화(교신저자)_경북대학교 장수생활과학연구소 Yoo, Yeon Jae_Dept. of Clothing & Textile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Choi, Jung Hwa(Corresponding author)_Center for Beautiful Aging,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움직임 시간 위치 이동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시각예술에서 움직임이라는 개념은 표현기법의 확장을 가져왔으나 이에 대한 이론 체계가 미미한 실 정이며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관련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움직임의 표현기법을 범주화하여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 나타난 표현특징과 효과를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방법은 국내외 이론서, 학술지, 인터넷 자료 등을 통한 이론적 연구와 2000년대 이후 패션 일러 스트레이션 작품집과 GPHY 및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패션디자인 전공 2인을 통해 검증된 231점 의 자료를 사례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움직임의 표현 으로 첫째, 이동궤적 잔상은 움직임 방향에 따른 역동적인 브러시 터치, 떨림선, 그러데이션, 블러, 번 지기, 은유적 형상을 특징으로 하며, 움직임 상상, 의복 이미지 강화와 몰입 유도, 장식 효과가 있다.
둘째, 순차적 이동중첩 및 병치는 농담에 따른 순차적 중첩, 왜곡된 얼굴과 병치된 여러 개의 눈이 특 징이며, 이것은 의미의 확대와 본질 강화, 투명성에 따른 공간감 형성, 속도감, 생동감을 전달하는 효 과를 가진다. 셋째,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은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의 그러데이션, 기하학적 형태 와 색채의 강한 대비를 그 특징으로 하며, 환영에 의한 시각적 즐거움과 입체감, 공간감을 준다. 넷째, 가현적 잔상착시는 대상체 사이의 서술적 움직임, 문양과 소재의 상상적 움직임, 문양, 신체의 기계적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며, 공간감, 판타지 감성, 정보전달 강화와 몰입 유도, 그리고 정확한 시간성을 환기한다. 결론적으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에서 움직임 기법은 역동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정 지된 이미지에도 운동감을 표현해낼 수 있으며, GIF 표현에서는 대상체의 심리, 분위기 그리고 여운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속도감이 요구된다.
ABSTRACT
Keyword movement time
movement position fashion illustration
The concept of movement in visual art has led to an expansion of expression techniques, but the theoretical framework for this has been minimal, and the discussions involved in fashion illustrations is still in their early stag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categorize the expression techniques of movement and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and effects of expression shown in fashion illustrations based on them. The research method was based on theoretical research through domestic and foreign theoretical books, journals, internet materials, etc. and 231 pieces of data verified through two fashion design majors, focusing on fashion illustration works collection and GPHY and Internet sites since the 2000s.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In fashion illustration, the expression classification of movement was categorized into four categories. First, afterimage of mobile trajectory has the imagination of movement, strengthening the image of garment, inducing immersion, and decorative effect. Second, sequential movement overlapping and juxtaposition have the effect of expanding the meaning and strengthening the essence, forming a sense of space according to transparency, and transmission of speed and vitality caused by the activation of the eyes. Third, optical illusion of repetitive rhythms represents the visual pleasure, three-dimensional and spatial feeling according to illusion. Fourth, illusion of apparent movement evokes the formation of spatial sense, fantasy emotional transmission, strengthening information delivery and inducing immersion, and accurate timeliness. In conclusion, in fashion illustration works, motion techniques can express a sense of movement not only in dynamic images but also in stationary images, and in GIF expressions, proper time and speed are required to express the psychology, atmosphere and lingering imagery of the object.
1. 서론
인간은 눈에 보이는 실재와 닮은 세계를 재현하려 노력해 왔으며, 생동감 있는 움직임이 갖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기록들을 곳곳에 남겼다. 움직임에 대한 시각적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의 동물 형상들은 기억된 경험에 따른 동세를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인류는 움직임이 갖는 역동성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움직임은 물리적, 수학적 사고를 토대로 공간 속 끊임없는 위치와 시간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운동과 같은 등가의 의미이며, ‘변화’라는 속성과 함께 생명체라는 존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그 자체로 생동하는 에너지를 통해 끊임없이 운동하며, 반면 죽은 것은 뻣뻣하고 운동하지 않는 데서 차이가 있다. 생명체가 갖는 변화와 움직임은 예술에서 끊임없이 발현되어왔으며, 실제적인 움직임 뿐만 아니라 정지된 화면이지만 다양한 동세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인간 신체에 대한 끊임 없는 탐구는 움직임의 역사에서 핵심적 내용이 되어왔 으며, 미술에서는 신체가 갖는 외형적 특징묘사와 더불어 동세표현에 대한 다양한 연구로 이어 졌다.
언어를 철저히 배제한 예술에서 몸의 움직임은 감정을 집약적으로 전달하는데 무엇보다 중요 한 요소이다. 신체 움직임이라는 비언어적 요소는 인간 내면의 감정, 태도, 성격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요하다. 움직임에 대한 중요성은 인간의 신체를 근간으로 한 패션 일러스트레이 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신체와 의상을 중심으로 한 감각적인 패션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이며, 비언어적인 요소를 통해 제 3자에게 의미를 전달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동세, 움직임이라는 키워드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또한 최근 디지털 기반의 환경변화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시간 개념이 부여된 움직임 효과의 기술적 특 이점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움직임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의미있게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움직임과 연관된 연구는 3차원의 컴퓨터 그래픽스 에서 모션 캡쳐를 통한 작품 제작(Yoon, J., 2001),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유희적인 선들 이 갖는 움직임을 토대로 한 작품제작(Roh, Y., 2016)이 있으며, 이는 움직임에 대한 일부 이론을 토대로 작품에 응용한 것이다.
연구 키워드로서 움직임에 대한 보다 활발한 논의는 패션디자인(Na, Y., 2008; Yu, M., 2010;
Lee, M., 2014), 영상 및 그래픽 디자인(Hwang, S., 2003; Ham, H., 2005; Kim, S., 2011;
Kim, Y., 2016), 만화애니메이션(Cho, D., & Park, K., 2013; Kim, H., & Kim, J., 2015), 심리학(Oh, S., 2011) 등과 같은 분야에서 선행 연구들이 있다. 특히 시각 영역으로서 조형과 영상 분야는 대부분 움직임과 시지각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 혹은 특정 사례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것 또한 체계화된 분석 틀을 토대로 관련 분야에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조형과 영상 분야에서 움직임의 표현기법을 체계화하고, 이를 패션 일러 스트레이션에 적용하여 표현특징과 효과를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으며, 연구의 결과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포함한 조형 분야에 교육 콘텐츠 개발 및 다양한 기법의 작품연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내용으로는 첫째, 예술과 심리학에서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유형을 분류하였 다. 둘째, 움직임 유형을 토대로 조형과 영상에서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기법을 범주화하 였다. 셋째, 움직임의 표현기법을 바탕으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분석하여 표현특징과 효과를 도출하였다.
연구방법은 이론적 연구와 사례분석 연구로 이루어졌다. 먼저 이론적 연구는 움직임, 운동, 시간, 동세 등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국내외 이론서, 학술지, 예술 관련 서적, 인터넷 자료 를 고찰하였다. 사례분석 연구는 2000년대 이후 Great big book of fashion illustration, Fashion illustration next, Illustration now 등과 같은 다수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작품이 수 록된 작품집과 인터넷 자료, GIF 애니메이션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GIPHY 사이트를 중심으로 총 262점의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그 가운데 동일 시리즈 결과물을 제외한 후 패션디자인 전공 2인을 통해 검증된 231점의 자료를 최종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2. 이론적 고찰
2.1. 움직임의 개념과 철학적 사고
움직임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감각과 지각을 통해 멈추어 있던 사람 혹은 사물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세나 자리가 바뀜으로써 인지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움직임은 운동 과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시간 및 공간적 개념과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 두산백과에서 정의하고 있는 운동은 정지해 있는 어떤 기준점에 대한 물체의 위치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변하는 현상이다. 가령, 주행하는 차 안에서 정지해 있는 물체도 지면에 대해서는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것처럼 운동의 상태는 기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Doopedia, n.d.).
시간, 공간, 위치이동의 움직임 키워드들은 철학에서도 시대적 특성과 연관되어 활발히 논의되 어왔다. 철학적 사고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고대 철학자들 사이에서 움직임 즉 운동은 시간과 연계되어 사유되었다. 플라톤(Platon)은 철학적 시간론의 효시로서 『티마이오스(Timaios)』
신화 이야기를 통해 시간과 운동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였다. 시간은 존재 자체인 부동 (不動)의 영원 즉 이데아(idea)를 모방한 것이며, 가시적인 천체의 규칙적인 순환 운동을 통해 지각될 수 있는 시간은 헤아려지는 수(數)와 관련되어 있다고(Soh, K., 2001) 보았다.
형이상학적 관점의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자연학(Physis)』 제4권 11장에서 운동과 시간의 관계를 과학적인 접근방식으로 논의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 개념은 매우 광범위해서, 장소의 이동은 물론이고 생성, 소멸과 성장·쇠퇴 등 질적 변화, 나아가 서 마음의 변화까지 포함하고 있다. 시간과 관련해서 말하면 운동은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운동 이 아니라, 변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전이(轉移)로서의 운동이며 언제나 연속성을 갖는다. 운동 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전후는 시간적으로는 이전과 이후이다. 이 말은 공간에서의 장소 변화를 의미하며, 변화로서의 운동은 시간의 인식 근거가 된다(Soh, K., 2001). 이정우(Lee, J., 2000) 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변화)에 대해 질적 변화, 양의 증감, 위치 이동(translation)으로 설명하였다.
수학적, 논리적 사고를 통해 정신과 물질을 엄격히 나눈 심신 이원론의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 (René Descartes)는 세상에는 수많은 변화가 존재하는데, 허상이 아닌 진짜 변화가 가능하려 면 세상에 운동이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다. 결국, 세상은 물질과 그것의 운동만으로 이루어졌 고, 자연의 모든 현상은 물질과 운동에 의해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Hong et al., 2016). 이정우(Lee, J., 2000)에 따르면 데카르트가 제시한 운동 개념은 물체들이 끊임없이 위치를 바꾸는데, 이때 위치변화는 물체들의 접촉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수학적,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많은 업적을 남긴 철학자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에 의하면 모든 사물은 무한한 중첩구조로 되어 있으며, 탄성운동을 통해 두 물체가 부딪치면 물체의 표면에서 변형이 일어나고 점진적, 순차적 그리고 연속적인 운동이 일어난다 고 주장하였다(Lee, J., 2000). 그는 운동에 ‘힘’의 개념을 도입하였는데, 이것은 뉴턴식의 외재 적 힘이 아니라 사물 내부에 존재하는 사물의 실체이자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의 ‘에네르기(energy)’ 또는 ‘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Yang, H., 2007).
베르그송(Henri Bergson)은『물질의 기억』에서 운동의 개념을 통해 생명과 물질의 전개 과 정을 설명하였다. 그는 운동 자체와 이동의 궤적을 구분하였는데, 실재적 운동은 한 사물의 이동이라기보다 한 상태의 이동으로 보았다. 물질은 모든 것이 중단 없는 연속 속에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것이 서로 연대적인 수 없는 진동들로 용해되는데, 이 진동들은 그만큼의 떨림처 럼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것(Bergson, 2005/1896)이라고 보았다.
들뢰즈(Gilles Deleuze)는 운동이란 공간 안에서의 이동(translation)이며, 매번 공간 안에서 부분들이 이동할 때마다 전체 안에서도 질적인 변화가 있게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순수한 원자 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물질의 모든 부분들의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그 원자들의 운동은 필연적 으로 전체 안에서의 에너지의 수정, 간섭, 변화를 표현한다(Deleuze, 2002/1983)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영송(Choi, Y., 2017)은 들뢰즈가 말한 운동이라는 것이 물질 자체
의 떨림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역사적으로 여러 철학자들이 논의한 움직임은 결국 형이상학에서부터 수학적,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시대적 특수성 속에서 그 의미가 해석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논의와 오늘 날 일반적인 사전 정의들을 토대로, 움직임은 결국 시간적·장소적 요인인 ‘질적, 양적 변화’와
‘위치이동’이 핵심적 사고로 조명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2.2. 예술과 심리학에서 움직임의 구분
움직임에 관한 연구는 물체의 질적, 양적, 위치이동과 같은 철학적·수학적·과학적 사고에서 신 체 혹은 구체적인 대상으로 이어졌다. 뇌에 기억된 경험에 의한 움직임, 지각 심리학에 의한 환영(illusion) 등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심리학에서의 논의는 뜨거운 관심사였다. Expressive form의 저자 테르지디스(Terzidis, 2003)에 따르면 움직임은 상대적인 것이며, 물리적인 실 제 움직임과 심리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보았다. 키네틱 형태는 ‘전(before)과 후(after)’의 시 간 관계를 토대로 시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며, 이것은 또한 관람자의 심리가 그러한 현상 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회화를 통해 움직임의 다양한 분류를 제시한 최화암(Choi, H., 2010)에 의하면 주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동세는 기억했던 이미지의 암시에 의해 형성되며 화면에서는 정지되어 있으나 감상 자는 순간적으로 대상의 움직임에 관한 기억들을 떠올린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경험과 예측 에 의한 동세 유형은 화면 속의 대상체에 대한 감상자의 경험과 기억 이입을 통해 가능한 움직 임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것이며, 둘째, 운동 감각의 감정이입(kinesthetic empathy) 유형은 비록 정지된 이미지이지만 시각적으로 뿐 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여 신체적인 면에서 강한 동세를 느끼게 되는 것, 셋째, 대비에 의한 동세 유형은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들의 대비에 의해 동세가 강조되는 것, 넷째, 조형적 요소에 의한 동세 유형은 화면 속의 수많은 수직, 수평, 사선들과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색면들이 어우러지며 현란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 다섯째, 모호한 형태와 흐린 윤곽선에 의한 동세유형은 인물과 배경의 형태와 윤곽이 흐려져 나타나는 것, 여섯째, 중복 이미지에 의한 동세 유형은 입체파와 같은 다시점의 면 분할과 중첩 및 상호침투, 힘찬 선에 의한 형태와 중복된 이미지에 의한 속도감 표현이 특징적인 이탈리아 미래주의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최화암이 설명하고 있는 2차원의 회화 작품에서 움직임은 실제가 아닌 뇌에 기억된 경험과 시지각에 의한 착시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뇌에 기억된 경험에 대해 제니퍼 프로이드 (Jennifer Freyd)는 표상의 여세(representational momentum)라 칭하며 사람들이 이런 그림 을 보고 정지된 활동을 지각할 뿐 아니라 그 다음에 벌어질 활동까지 마음속에 그려본다고 설명하였으며, 리드와 빈슨(Reed & Vinson)은 이와 같은 표상의 여세는 물체의 운동에 관한 예측 때문에 야기되며, 그 예측은 물체의 속성에 관한 학습에 기초를 둔다고 결론지었다 (Goldstein, 2008/1843). 즉 많은 전통 회화 작품에서 움직임은 대상의 속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감상자가 관여될 때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과 지각』을 집필한 골트슈타인(Goldstein)은 움직임을 실제적인 움직임과 착각에 의한 움직임으로 구분하였다. 실제 움직임(real movement)은 물체가 관찰자의 시야에서 위치를 이 동할 때 전개되는 것인데, 이 상황을 실제 움직임이라 하는 이유는 물체가 물리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착각에 의해 나타나는 움직임은 두 자극 사이에는 실제로 움직이는 것이 없지만 두 개의 자극을 약간의 거리를 두고 번갈아 제시하면, 이 두 자극 사이에 움직임이 생성되는 가현 움직임(apparent movement), 우리에게는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물체가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데, 착시에 의해 한 물체의 움직임 때문에 다른 물체가 움직이는 것으로 지각되는 유도된 움직임(induced movement), 움직이는 자극을 30~60초 동안 주시한 다음 고정된 자극을 바라 볼 때 고정된 자극이 앞서 주시했던 자극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 잔효(movement aftereffect)(Goldstein, 2008/1843)로 설명하였다. 골트슈타 인이 논의한 움직임 유형 가운데 주목할 것은 가현 움직임이다. 예술 분야에 크나큰 영향력을
보여준 가현 움직임은 인간의 착시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가현 운동에 대해 한국심리학회 사이트에서는 유도된 운동(induced movement), 운동 잔상 (movement aftereffect)과 함께 어둠 속에서 하나의 빛을 보고 있으면 그 빛이 움직이는 것처 럼 보이는 현상으로서 안구가 저절로 움직이는 자동운동(autokinetic movement)을 확장된 현 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자동운동은 가현 운동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나 우리가 경험하는 착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Korean Psychology Association, 2014)는 것이다.
오성주(Oh, S., 2011)는 가현 운동이 자극의 제시 방법과 자극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지각될 수 있으며, 여전히 가설과 함께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현상들이 있다고 보고 있어 만족할 만한 통합된 움직임 분류가 아직 없다고 논하였다. 그러나 가현 운동이라는 현상이 강력한 연구 패러 다임이며, 그 잠재적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음악미술 개념사전은 조형적 측면에서 움직임을 동세로 보며, 예술 작품 속에 나타나는 대상을 중심으로 분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첫째, 보통 ‘동세’라고 하면 표현한 대상의 움직임으로서 작품에 표현된 대상이 실제로 활동적인 자세를 하고 있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화나 조각에서 사람이나 동물들을 표현할 때 활동적인 움직임이 강한 장면을 선택해서 표현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동세를 말한다. 둘째, 표현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인상 역시 동세로 보고 있는데, 운동 중인 대상을 표현하지 않았는데도, 작품에 들어 있는 표현 형식 때문에 움직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고 시선의 이동을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 점, 선, 면, 형, 색의 구성에서 율동이 느껴지는 화면이나, 만화의 효과 표현, 착시가 일어나는 옵아트 등에 서 이런 동세를 볼 수 있다. 셋째, 실제 미술 작품 자체가 물리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동세이다.
위의 두 경우는 정지된 작품에서 눈으로 느껴지는 동세이지만, 이 경우는 실제로 작품이 움직이 는 것이다. 주로 바람과 같은 외부적 자극에 의해 움직이는 ‘모빌’이나 작품 자체의 동력으로 인해 스스로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각) 작품에서 볼 수 있다(Yang et al., 2010).
여러 예술과 심리학에서 논의한 움직임의 구분을 정리해보면 첫째, 작품에 표현된 대상이 갖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환기되는 기억된 경험에 따른 움직임, 둘째, 전후의 시간 관계를 포함 하고 있으며 고정된 구조를 통해 심리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키네틱 형상에 따른 움직임, 셋째, 자연적, 인공적, 관람자에 의한 물리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키네틱 형상에 따른 움직 임, 넷째, 실제로 움직이지 않지만 두 개의 자극을 약간의 간격을 두고 제시했을 때 느껴지는 가현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2.3. 조형과 영상에서 움직임
본 절은 조형과 영상 분야를 중심으로 움직임의 표현기법을 범주화하여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분석을 위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앞서 살펴본 예술과 심리학에서 움직임의 네 가지 구분 가운데 기억된 경험에 따른 움직임은 표현 대상체의 시각적인 측면보다 관찰자의 기억과 경험 에 의한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본 연구에서는 제외되었음을 밝힌다.
2.3.1. 조형
조형에서 움직임은 20세기 초 미래파 작품에서 관찰되며, 예술가들은 시간적 흐름을 동일 대상 체의 중복과 그 궤적을 따라 표현하였다. 당시 미술에서 움직임은 20세기 초 기계, 산업화 시대 를 상징하는 주제로 떠올랐으며, 시각적 표현들은 주로 2차원적인 캔버스 상에 머물러 있었지 만, 이전 시대의 예술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1910년 ‘미래주의 회화 기술 선언(Manifeste de Futurisme)’에는 회화 속에 나타난 움직임의 표현기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시점을 고정시키지 않고 복수의 시점에서 움직임 파악하기, 움직임의 잔상을 주의해 보고 지금 보고 있는 것과 과거의 기억까지 한 화면에 종합하기, 그리고 역동적인 선묘로 강한 운동감을 표현하며 면을 겹쳐 표현하기 등의 방법론(Jung, D., 2013)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파 화가들의 작품에 나타난 특징에 대해 김현우와 김재웅(Kim, H. & Kim, J., 2015)은 절대적 윤곽을 지닌 독립체로 나누는 것을 지향한 베르그송의 철학을 제시하며, 그림에서 뚜렷하게 외곽선으로 대
상을 표현하는 것을 기피하고 동시에 연속적 움직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힘의 선(force lines)이 라는 특유의 표현법을 사용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동시성과 육체적 운동성의 경험을 새로운 예술 대상으로 표현한 미래파는 프랑스 과학자 에티 엔 쥘마레(Etienne Jules Marey)의 연속사진술(chronophotography)에서 촉발된 것이었다.
원래 ‘chrono-'라는 말은 시간을 뜻하는데, 말의 뜻 그대로 해석하면 시간을 찍는 사진술을 의미한다(Lee, T., 2008). 미래파 화가들은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대상체의 윤곽을 흐릿하 게 반복시키는 기법을 종종 사용하였는데, 대표적인 작가 가운데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 고 연구한 자코모 발라(Giacomo Balla)의 작품 「Dynamism of a Dog on a Leash, 1912」에는 걸어가는 동물의 모습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면서 반복적으로 중첩되어 있다<Figure 1>.
그의 작품은 움직임이 갖는 역동성, 연속성, 시간성을 추구한 미래파의 핵심적 특징을 보여주었 다. 카를로 카라(Carlo Carrà)는 움직임의 표현 방법에 주목하며 인물이나 대상체 주변에 역동 적인 선을 그리거나 「Leaving the Theatre, 1910~1911」 작품과 같이 인물들이 전기 불빛으로 인해 배경과 대상체들 사이의 경계 떨림 효과를 운동착시로 만드는 새로운 표현법을 시도하였 다<Figure 2>. 「Unique Forms of Continuity in Space, 1913」<Figure 3> 작품으로 유명한 미래파 화가 움베르토 보초니(Umberto Boccioni)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경험한 느낌과 감동을 전달하려는 시도로 공간에서 방향성을 가지려는 사물의 경향을 전달하였다(Humphreys, 2003/1953).
미래파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윤곽, 테두리, 경계 등은 시지각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의 눈은 이들을 찾기 위해 쉴 새 없이 탐색하여 정보를 얻는데 어떠한 조건에서 영역의 테두리가 아른거리며 흔들리는 움직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색채 이미지 에서도 마찬가지로 색면의 테두리에서 떨림이나 아른거림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인접한 두 색 면이 보색 관계이면서 밝기가 유사할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색의 채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효과는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Homage to a Square」시리즈에서 색의 상호작용에 대해 포괄적 인 실험을 수행한 조셉 앨버스(Josef Albers)는 진동하는 테두리(Vibrating Boundaries) 관련 장에서“이러한 진동하는 테두리 효과는 두 색의 색상이 보색 대비되고 빛의 강도가 비슷한 색들 사이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하였다. 이것은 어떤 조건에서 경계선이 진동하듯이 보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망막의 억제과정이나 안구진탕(nystagmus,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안구의 주기적 운동)이라 불리는 떨림과 같은 생리학적 요소, 그리고 동시 대비와 같은 지각적 현상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고 보았으며, 이외에도 진동은 흑백 선들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에서도 볼 수 있다(Zakia, 2007).
반복되는 패턴하면 다이내믹한 빛, 색, 움직임의 가능성을 추구하며, 미술품의 관념적인 향수를 거부하고, 순수하게 시각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고자 한 옵아트가 있다(Wolganmisool, 2008).
옵아트 그룹은 평행선이나 바둑판무늬, 동심원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그림에서 의도 적으로 명도와 보색을 병렬시키거나 착시를 유발시켜 시각적으로 동적인 에너지를 일으키도록 하였다. 어떤 그림은 관람자가 한 부분을 오래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물리적인 효과를 발휘하였 다(Jung, D., 2013). 빅토르 바사렐리(Victor Vasarely)의 기하학적인 형태미를 이용한 시각적 움직임 작품,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의 잔상효과, 무아레(Moiré) 효과 등의 가현운동을 유도하는 작품들은 옵아트의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옵아트가 시각적 착시를 이용했다면 키네틱 아트는 인위적 혹은 자연적 동력을 이용하여 실제 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시간성과 우연성을 도입한 것이다. 인위적인 동력 가운데 관객의 참여로 인해 작품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상호작용성(Son, K., 2016)의 특성은 예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20세기 초 키네틱 아티스트로 유명한 러시아 출신 조각가 나움 가보 (Naum Gabo)는 금속, 나무와 전기모터를 이용한
「Standing Wave, 1919-20」를 통해 움직이는 조각을 표현하였으며<Figure 4>, 설치 조각 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칼더(Alexandre Calder)의 움직이는 모빌(mobiles)은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 우연한 움직임의 메카니즘을 보여주었다<Figure 5>.
<Figure 2> Carlo Carrà (Apollo magazine, 2014)
<Figure 3> Umberto Boccioni(Metmuseum, n.d.)
<Figure 1> Giacomo Balla (Britannica, n.d.)
<Figure 4> Naum Gabo (Phillip Bario, 2019)
<Figure 5> Alexandre Calder(Calder Foundation, n.d.)
컴퓨터, 정보매체의 확산과 함께 키네틱 아트의 움직임은 중력이나 모터의 작동, 단순한 중력과 같은 비가시적인 자연 에너지, 센서로 감지하고 반응하는 메커니즘(Jung, D., 2013),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 등으로 캔버스에 머무르지 않고 물리적인 움직임의 3차원적 작품들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에 한 발짝 더 나아가 프랭크 포퍼(Frank Poper)는 키네틱에 대해 기계, 모바일, 그리고 프로젝션을 포함하여 실제적인 움직임과 함께 가상적인 움직임(virtual movement)에 서의 작품 또한 포함된다(Terzidis, 2003)고 주장하였다.
21세기 이후에도 조형 분야에서 움직임은 새로운 표현방법의 개척과 더불어 변화하고 있다.
가령 알바인 바우트라(Alvīne Bautra)는 진동하는 테두리와 같이 얼굴을 여러 층으로 겹쳐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상태를 생생하게 묘사하였으며 <Figure 6>, 피아 매니쾨(Pia Männikkö)는 이중노출과 같이 얇은 원단에 잉크로 여러 실루엣의 신체 설치작품으로 움직임을 단계화하였다<Figure 7>. 데이브드 사무엘 스턴(David Samuel Stern)은 예술가들을 모델로 하여 다양한 포즈로 촬영한 후 두 장의 인쇄 사진을 자르고 가로, 세로를 엮은 독특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중첩된 인물의 윤곽선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시선은 어느 한 곳에 고정 되지 않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적이다<Figure 8>. 이외에도 신체를 대상으로 한 움직임에는 여러 개의 눈을 병치한 왜곡된 얼굴 이미지들이 있다.
전통적 회화 재료를 넘어 디지털 매체의 등장은 움직임을 토대로 한 새로운 아트 트렌드인 글리치 아트(Glitch art)를 촉발시켰으며, 이는 여러 분야에서 감각적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다.
글리치 아트는 긴장성을 높이며 강한 대비효과, 의도하지 않은 왜곡, 아날로그 오류, 손상된 데이터, 노이즈, VHS 효과, 시각적 간섭, 이중노출과 같은 결함 있는 표현들로 인해 불완전함에 대한 새로운 미학적 트렌드이다. <Figure 9>는 2018년 재리드 스콧(Jarid Scott)의 글리치 아트 작품이며, 깨끗하고 화소 높은 기술적 최첨단을 반영한 작품들과 달리 초점이 맞지 않는 떨림 효과의 디지털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3차원적인 조각 작품에서도 움직임은 새로운 표현기법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티스트 피터 얀센(Peter Jansen)은 「Runner, 2007」작품 <Figure 10>에서 신체를 시간대별로 캡쳐하여 연속성 있게 표현하였다. 인간뿐만 아니라 물질세계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을 표현한 반더레이 롭스(Vanderlei Lopes)의 작품 <Figure 11>은 순간을 포착한 것처럼 액체의 흐름과 여러 파형(wave form)을 통해 운동감을 느끼게 하였다.
움직임은 알고리즘화되어 표현되기도 하는데, 체코 예술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얼 굴을 토대로 만든 「K on Sun, 2014」작품은 42개의 개별 구동 금속 요소가 제각기 회전과 재조 합 속에서 변화무쌍한 얼굴 형상을 나타낸다. 앤서니 하우(Anthony Howe)의 거대한 금속 프 로펠(propel) 조형물 <Figure 12>의 경우는 여러 개의 유닛이 한 방향으로 회전하며 움직이 는 것이 특징적인데, 직관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거대한 설치 조형물은 기술적 발전이 뒷받침된 것이다.
현대적인 조형물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이제는 고전이 된 사진과 만화에서의 움직임 기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사진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자키아(Zakia, 2007/1997)는 오랫동안 저속 셔터 나 초점 조절로 이미지를 가볍게 뭉개거나 혹은 움직이는 물체를 패닝(panning)기법으로 배경 만을 흐릿하게 뭉개는 것 그리고 다중 노출 기법들이 현재까지도 자주 사용되는 기법으로 설명 하고 있다. 이러한 고유의 사진 기법이 이제는 모션블러(motion blur)라는 디지털 매체에 힘입 어 정지된 이미지에 대해서도 인위적으로 움직임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영상 애니메이션의 전신이기도 한 전통적인 만화에서는 대상체의 움직임 궤적에 따라 연속적인 힘의 선들이 여전 히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Komacon, n.d.)에서는 속도선, 동작선, 효과선, 바람선 등이 그러한 작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상과 같이 전통적인 회화, 조각, 설치 미술, 그래픽, 사진, 만화에서의 움직임에 대한 표현기 법들은 매체에 따른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전적인 방식 또한 여전히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igure 8> David Samuel Stern (Art-Sheep Features, n.d.)
<Figure 6> Alvīne Bautra(Alvīne Bautra, n.d.)
<Figure 7> Pia Mnnikk (Pinar Noorata, 2012)
<Figure 9> Jarid Scott (Vesnin, 2018)
<Figure 10> Peter Jansen (Human Motions, n.d.)
<Figure 11> Vanderlei Lopes(Golden art, n.d.)
<Figure 12> Anthony Howe(Jessica, 2017)
2.3.2. 영상
영상은 피사체에 대한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 표현 형식이다. 전통적 회화, 사진을 넘어 이미지의 새로운 생산방식으로서 움직임 메카니즘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구를 부추기며 영상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영화라는 상업화 단계 이전 영상은 18세기 후반 플립북(flip-book) 그림 놀이로 거슬러 올라가 그 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낱장 형태의 책장을 넘기는 플립북 그림 그리기 방법은 카메라의 기계적 메커니즘으로 이어졌는데, 이를 실현한 사람이 바로 1872년 전직 화가이며 사진가인 에드워드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다. 머이브리지의 실험은 흐르는 시간의 순간을 연결된 동작으로 정확하고 균등하게 기록한 것이었다. 머이브리지와 함 께 종종 거론되는 동물 생태학자인 에티엔 쥘 마레(E. Jules Marey)는 하나의 기기에서 이를 해결하는 크로노포토그래피(chronophotography)라는 영화의 상영 메커니즘을 고안한 인물이 다. 쥘 마레가 만든 자동 동영상 촬영 장치는 ‘애니메이티드 주(animated zoo)’라고도 불렸는 데, 12개의 연결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크로노포토그래픽 건(chronophotographic gun)’이 셀룰로이드 필름과 결합하게 된다. 이 필름은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개발한 것으 로 길게 늘여 이미지를 기록할 수 있게 함으로써 30분이고 1시간이고 지속하는 영화 탄생의 (Jung, D., 2013) 의미있는 시작이 되었다.
영상필름은 사진을 일정한 간격으로 조절해서 마치 움직이거나 합성되는 것처럼 나타나는 모 든 광학적 현상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비춘 빛의 자극에 인간의 눈은 얼마간 반응하고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소위 잔상현상을 일으킨다(CAS, 1997). 영화는 1초에 24장의 사진이 눈앞을 지나가며 마치 사진이 활동하는 것처럼 관객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바로 직전에 본 사진의 잔상이 미처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다음 사진의 이미지를 받아들임으로써 두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심리학적 눈속임 (Ryu, J., 2015)인 것이다.
본래 움직임을 지닌 물체 이외에 정지된 이미지를 화면에서 움직이도록 만드는 방법 또한 영화 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게 되는데 바로 애니메이션 장르이다. 사물에 생명을 주는 애니메 이션의 단어가 말해주듯이 움직임이 없는 무생물이나 상상의 물체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애니메이션은 움직임을 통해 실재하지 않는 것에 꿈과 환상을 불어넣으며 영화적 소재의 확장을 보여주었다. 현재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놀라운 발전이 뒷받침됨으로 써 가공의 3D 판타지 캐릭터들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생명력 있는 움직임으로 관객의 호기심 을 자극하고 있다.
현대적인 애니메이션 장르의 출현 이전에도 인간 역사에서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기록들을 다 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카메라처럼 이미지를 기록하지는 않지만 1640년에 아타나시우스 키르 케르(Althanasius Kircher)는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커다란 벽에 그림을 투영할 수 있는 ‘매직 랜턴(Magic Lantern)’을 발명하였다. 1825년에 피터 마크 로젯(Peter Mark Roget)은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지각의 항상성 Persistence of Vision with Regard to Moving Objects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여 움직임의 착시 현상을 만드는 과학적인 원리에 대하여 설명 하였으며, 그의 연구는 움직이는 그림을 상영하는 기술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되었다(CAS,
<Figure 13> Thaumatrope (Introduction of Cartoons, 2016)
1997).
19세기 말부터 애니메이션은 과학적 원리를 통한 상영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역사적으로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애니메이션의 원리는 오락용 기구인 더마트로프 (Thaumatrope)<Figure 13>, 페나키스토스코프(Phenakistoscope)<Figure 14>, 조우이트 로프(Zoetrope) 등의 개발로 이어져 일상에서도 흔히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현대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이제 컴퓨터 그래픽은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이 되었다. 원리는 처음 제작한 모델들과 조명, 카메라가 설정한 첫 화면이 자동적으로 최초의 프레임이 되고 모델의 위치나 카메라를 이동시켜서 화면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조명의 변화로 애니메이션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변화된 화면을 마지막 키-프레임(key frame)으로 설정하고 트윈 프레임(tween frame)의 숫자를 설정한다. 그러면 변화되기 전의 첫 프레임과 마지막 프레임 사이의 동작과 화상을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계산하여 지정된 숫자의 프레임들의 그림을 그려 애니메이션의 화면을 만들 수 있다(CAS, 1997) 키프레이밍(key framing) 방법이 흔히 2D 셀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3D 애니메이션은 모션 캡처(motion capture)나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physically based simulation)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적 확장이 더해진 것이 다. 현대 디지털 기술에 힘입은 애니메이션은 마치 사실인 듯한 초현실적인 세계를 구현해내며, 현실의 변형과 재구성,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는 미학적 특성을 만들어내며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의 확산은 그래픽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며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이라는 장르 를 탄생시켰다. 모션 그래픽은 위치와 시간을 기록하는 키프레임(Keyframe) 방식으로 움직임 을 만드는데, 위치와 시간을 기록한 두 개의 키프레임을 만들경우 두 키프레임 사이에는 시간과 위치에 따른 변화가 나타나고 이러한 키프레임 사이의 변화가 움직임이 된다. 움직임을 만들 수 있는 요소로는 대표적으로 위치변화, 크기 변화, 각도 변화(회전)가 있으며 키프레임을 각 요소에 만들어 움직임을 조합할 수 있다. 모션 그래픽에서 움직임은 속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등속도일 경우 자칫 지루하고 경직되어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하므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모션 그래픽은 다른 시각 작업물에 비해 가벼운 소통이 주를 이루며, 매우 짧은 순간 움직임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러한 짧은 시간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Shin, E., 2013). 즉 움직임의 대상체가 갖는 운동 시간의 결정은 제작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모션 그래픽의 영향력으로 인해 여러 이미지를 프레임처럼 묶어 간단한 움직임 효과를 낼 수 있는 웹 공간에서 애니메이션 GIF도 인기가 높다. 와이어드(Wired) 잡지는 올해 초 “순간을 캡쳐할 수 있지만 움직임이 있으며, 개인적이면서도 공유하기 쉽다”라는 이유를 들며 “애니메 이션 GIF는 완벽한 인터넷 예술 형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Kwon, H., 2015). 그리고 무한 반복되는 움직임 효과의 애니메이션 GIF는 다양한 앱의 출현과 함께 디지털 놀이 문화로 확산 중에 있다.
영상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지식, 기술, 정보 등을 찾고 습득하는 영상 세대의 등장은 움직임이 있는 이미지가 주는 긴장감, 집중, 재미를 통해 새로운 미학적 감성과 소통방식의 변화를 보여 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유명한 화가들의 캔버스 작업 작품들을 모션 그래픽으로 재해석하여 정지된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은 전시회까지 등장함으로써 기존의 정지 이미지 형식마저도 이 제 움직임이라는 코드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영상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관심을 받고 있는 시대 속에서 이제 영상 분야는 감각적인 이미지의 생산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과 같은 정보 전달의 역할로서 움직임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다음 <Table 1>은 조형과 영상에 나타난 움직임의 표현기법을 범주화한 것이다.
<Figure 14> Eadweard Muybridge's
Phenakistoscope (File:Eadweard Muybridge's, n.d.)
3.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움직임의 표현분석
본 장에서는 앞서 움직임의 표현기법으로 범주화된 5가지 가운데 패션에 대한 의미나 메시지를 삽화, 사진, 도안 등을 통해 전달하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 부합하는 이동 궤적 잔상,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치,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 가현적 잔상 착시를 중심으로 사례분석을 하였다.
3.1. 이동궤적 잔상
인체와 의복을 주요한 소재로 표현하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움직임은 전통적 회화 매체 나 만화에서 사용되는 이동궤적 잔상들이 유사하게 사용되고 있다. 오로라 드 라 모리네리 (Aurore de la Morinerie)의 작품 <Figure 15>는 브러시를 한 방향으로 거칠게 표현하여 암시적인 움직임 효과를 표현한 것이다. 움직임 효과를 위해서는 방향감이 중요한데, 토비 지디 오(Tobie Giddio)의 작품 <Figure 16>은 의복 디테일, 문양, 소재와 같은 패션 정보에 관여된 부분을 배제하고 흔들리는 드레스의 실루엣에 중점을 두고 추상적인 점과 곡선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 이것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이동궤적 잔상에 따른 움직임 기법은 의복에 대 한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나아가 신체의 움직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복의 이미지를 독창적 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지각과 이미지의 저자 자키아(Zakia, 2007/1997)는 시각적 진동, 다양한 패턴의 윤곽선은 눈을 고정시키기 어렵게 하며,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눈으로 인해 아른거림이 발생한 다고 보았다. 그리고 역시 방향은 중요한 시각적 요소임을 강조하였다. 쉐린 카짐(Sherine Kazim)의 작품 <Figure 17>에도 이와 같은 진동의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채도를 높인 수많은 떨림선과 속도선들이 신체 윤곽선 주위에 방향감 있게 표현되어 움직임의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아른거림은 선명하지 않은 흐릿한 윤곽선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물체의 진행 방향에 따라 윤곽 이 흐릿해지는 것은 블러링(blurring)이라는 그래픽 기법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하나의 필터 (filter) 효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정지된 물체에도 움직임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움직임과 연관된 필터에는 모션 블러(motion blur), 레이디얼 블러(radial blur)가 있는데, 모션 블러 효과는 앵글(angle)에 따라 상하, 좌우, 사선방향 그리고 거리(distance)에
구분 움직임의 표현 기법 표현 기법의 범주화
조형
키네틱 요소에 따른
심리적 움직임
-대상체의 흐린 윤곽 반복 -방향감있는 윤곽 -진동하는 테두리 -모션 블러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치 -연속적 교차 중첩 및 병치 -반복적 파형
-디지털 오류의 글리치 -역동적인 선들의 옵티컬 일루전 - 점, 선, 면의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 - 무아레 효과
-패닝 기법(모션블러) -다중 노출 기법(중첩) - 속도선, 동작선, 효과선, 바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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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궤적 잔상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 치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 루전
가현적 잔상 착시
물리적 위치 이동 키네틱
요소에 따른 물리적 움직임
- 자연 및 인공 에너지, 관객에 의한 물리적
위치 이동 ○
영상 가현 운동에
따른 움직임
- 키프레이밍, 모션 캡쳐, 스톱모션, 물리기반
시뮬레이션 방식 등의 잔상 착시 ○
<Table 1> Expression Techniques and Categorization of Movement in Formations and Images
<Figure 15> Aurore de la Morinerie(Aurore de la Morinerie, n.d.)
따라 속도감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레이디얼 블러는 스핀(spin)의 양, 줌(zoom)의 양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방향감 있는 모션 블러, 레이디얼 블러는 농담을 단계화한 그러데이션의 질서를 특징으로 한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의 사례로 마셜 피에르 루이스 (Mascial pierre-louis)의 <Figure 18>은 강렬한 역동적인 자세와 함께 움직임의 방향감에 따른 그러데이션 효과의 블러링이 적용되어 있다.
방향감 있는 흐릿한 윤곽선은 일찍이 전통적인 수채화 기법 가운데 하나인 번지기와도 흡사하 다. 번지기 기법은 대상체 주변에 단순한 강조를 위한 방법으로도 사용되기도 하지만, 움직임의 방향에 따른 농도와 그러데이션의 깊이감에 따라 움직임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번지기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카림 일리야(Kareem Iliya)의 작품 <Figure 19>는 동적인 워킹 포즈와 더불어 가방 윤곽 주위에 방향성있는 번지기 기법이 움직임 효과를 더해준다.
이외에도 이동 궤적 잔상의 창의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사례도 있는데, <Figure 20>과 같은 은유적 기법이 그러하다. 벨기에 일러스트레이터 라파엘 비센지(Raphaël Vicenzi)의 이 작품은 타이포(typo)와 여러 문양 모티브의 크기 및 농도를 그러데이션 원리로 조절하여 방향 감있게 표현되었으며 이것은 곧 장식적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요컨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이동 궤적 잔상은 움직임 방향에 따른 역동적인 브러시 터치, 윤곽선에 인접한 떨림 선, 그러데이션 질서를 지닌 방향성있는 점, 선, 모션 블러, 레이디얼 블러, 번지기, 은유적인 형상 등으로 나타난다. 역동적인 자세의 경우 이동 궤적 잔상이 갖는 움직임 효과는 더욱더 크게 작용하며, 정지된 자세의 경우에도 밀도와 길이감에 의해 그 효과를 발휘한다.
<Figure 18> Mascial Pierre-Louis(Borrelli, 2004)
<Figure 19> Kareem Iliya(Kareem Iliya. n.d.)
<Figure 20> Raphaël Vicenzi(Mydeadpony, n.d.)
3.2.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치
Expressive form의 저자 테르지디스(Terzidis, 2003)는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형태의 오버 래이(overlay)가 움직임의 표현에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암시적인 힘은 특정한 거리 이내에 같은 형태를 오버랩핑하는 순간 재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순차적인 병치는 진화 (evolution), 지속(continuity), 추적(tracing), 형성(formation)에 관계되어 움직임을 지각하 도록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대상체의 순차적인 겹침은 강조를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 의미를 확대하거나 본질 이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순차적인 이동 중첩의 경우 이러한 역할과 더불어 시각적으로 아른거리는 움직임 효과와 그 정도에 따라 속도감까지 느끼게 할 수 있다. 2014년 아서 이칸다로프(Artur Iskandarov)는 수채화 기법을 사용하여 움직임을 표현한 바 있는데,
<Figure 21>은 점진적인 크기와 농도에 변화를 주어 공간감을 생성하였으며, 패션 아이템인 선글라스에 초점을 두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 이탈리아 미래주의의 작품과 같이 명확한 경계를 거부하여 끊임없는 안구의 진동을 일으키게 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는데, 농담 의 단계적 변화 즉 그러데이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러데이션은 순차적인 변화를 나타내며 그로 인해 동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매체를
<Figure 16> Tobie Giddio(Giddio, n.d.)
<Figure 17> Sherine Kazim(Dawber, 2011)
활용한 <Figure 22>는 농담의 강약 차이를 준 신체들이 중첩되는 것과 더불어 미래주의 작가 보초니의 작품처럼 한 방향으로 신체의 늘어짐을 표현하였다. 특히 불명확한 중첩적 경계선들 은 움직임의 효과를 더욱더 강화하고 있다.
앞서 논의된 디지털을 매체로 하여 움직임 효과를 만들어낸 글리치는 강렬한 색채 대비가 동반 된 중첩을 보여준 바 있다. 콤플렉스 매거진(Complex Magazine)에 수록된 애모 도넬리(Eamo Donnelly)의 작품 <Figure 23>에서도 이와 같은 효과를 찾아볼 수 있는데, 레드, 그린, 블루 컬러의 선들이 중첩되듯 강한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간감이 생성되었다.
흔히 생동감 있는 움직임은 동적인 자세 혹은 동적인 이미지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히로시 타나베(Hiroshi tanabe)의 작품 <Figure 24>는 공룡 모티브를 순차적으로 이동 중첩한 것이 며, 이는 고정된 이미지인 신체와 대립되어 그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첩된 이미 지의 공룡 모티브는 선의 농담에 차이를 두어 투명성을 부여하였으며, 중첩된 방향에 따라 움직 임 현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움직임과 정지된 대상체의 동시적 표현은 동체의 속도와 이동방향 을 따라가면서 사진을 찍어 백그라운드를 흐릿하게 만들어내는 패닝 기법과도 유사하다.
최근 초상 혹은 인체를 주요한 소재로 다루고 있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순수 미술가들이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여 다양한 상업적 작품들을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으며, 이러 한 흐름은 인체와 의복을 주요한 소재로 표현하고 있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과의 경계를 모호 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여러 개의 눈을 병치한 순수 미술가들의 왜곡되고 기괴한 얼굴 작품들이 화제가 된 바 있어 장르 간 경계가 모호해진 이 시점에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왜곡, 반복적 합성을 통한 여러 개의 병치된 눈(eyes) 이미지는 시지각적으로 움직임 현상이 강하게 전달되는 요소로 추측된다. 패션, 뷰티, 라이프 스타일, 북커버, 패키징 등 다양한 영역 에서 상업적 활동을 하고 있는 나탈리 포스(Natalie Foss)는 독특한 블루 톤의 신체가 특징적 이며, <Figure 25>에는 ‘여행’이라는 테마 속에 순차적으로 상하 병치된 눈과 길게 왜곡된 얼굴이 표현되어 있다. 마음(soul)으로 향하는 창을 표현한 병치된 눈 형태는 동일한 크기와 농담이 적용되어 있으며, 시각적으로 어느 한 부분에 시선이 고정되지 못하는 지속적인 아른거 림을 발생시킨다.
이처럼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순차적인 이동 중첩은 농담의 단계적 변화, 강렬한 색채 대비, 힘의 방향으로 늘어짐과 함께 신체 일부분인 여러 개의 눈을 병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패션 메시지와 관련하여 의미를 확대하거나 본질 강화, 투명함에 의한 공간감 생성, 그리고 겹침의 횟수와 간격에 따른 속도감, 방향감을 전달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3.3.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은 특정한 형태나 색을 반복하여 시각적으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옵아트의 한 방법이다. 점, 선, 면의 반복적인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 간의 장력은 착각을 일으키 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과거 옵아트가 등장할 당시, 이것은 사고와 정서를 배제한 수학적으 로 철저히 계산된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를 응용한 시각 이미지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양산되고 있는 것은 움직임과 같은 동적인 착시 효과들이 감상자의 시각에 긴장감과 주목성을 높여 시각적 반응을 유도하는데 의미있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패션에 대한 메시지 전달 목적의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은 의복의 문양과 배경에 관련되어 나타난다. 조셉 앨버스가 말한 진동하는 테두리 효과로써 흑백 의 선들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Figure 26>은 하인즈 피스터(Heinz Pfister)의 페이커 컷(paper cut)을 이용한 작품이다. 의복의 정확한 윤곽선을 제거하여 모호하 게 하고 배경과 통합된 선들이 암시적인 형태감과 새로운 공간감을 창조하며 아른거리는 움직 임 효과를 나타낸다.
흑백의 반복 리듬이 갖는 옵아트적 성향과 함께 비슷한 명도의 보색대비 역시 아른거림과 같은 동적인 에너지를 일으키는 방법이다. 의복의 윤곽선을 생략하고 배경과 통합된 문양이 특징적
<Figure 21> Artur Iskandarov(Watercolors by, n.d.)
<Figure 24> Hiroshi Tanabe)(Hiroshi Tanabe illustrations, n.d.)
<Figure 22> Du Preez Warren & Thornton Jones Nick(Borrelli, 2004)
<Figure 23> Eamo Donnelly (Dawber, 2011)
인 말리카 파브레(Malika Favre)의 작품 <Figure 27>은 대비 효과가 큰 색들이 반복적으로 지그재그 물결을 이루며 시각적으로 요동치는 움직임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움직임에 대해 논의한 안현숙(Ahn, H., 2006)은 동일한 형태의 변화있는 반복과 리듬이 감각 적인 변화를 보여주며, 그러데이션이 그러한 흐름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고 보았다. 두산백과 사이트에서도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은 형체의 방향이나 겹침 · 반복 ·축감(縮減) 등이 방 향감을 암시하고 보는 사람에게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데, 선은 그 자체가 방향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완급이나 가늘고 굵기, 농담(濃淡)에 의해 운동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하였다. 그리 고 빛의 투사 방향이나 명암, 색의 농담이나 배치, 형태나 구도의 여러 양상 등, 모든 순조형(純 造形) 요소가 동세 표현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동세는 비록 추상미술이라 할지라도 있을 수 있다(Doopedia, n.d.)고 보았다. 크리스찬 볼스트랩(Christian Borstlap)의 작품
<Figure 28>에서도 이와 같은 감각적인 추상적 형상이 가져온 움직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러데이션의 핑크와 블루 사각형들이 강한 콘트라스트를 이루며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이미 지의 픽셀화(pixelation)가 특징적이다. 픽셀화는 디지털에서 이미지의 명확성과 대조되는 모 호함을 유발하는 일루전 효과와 관련되어 있다. 반복리듬의 옵티컬 일루전은 의상의 콘셉트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일루전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선 혹은 픽셀과 같은 기하학적 요소를 질서있게 화면에 가득 채우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요컨대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은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의 점진적인 그러데이션 질서, 기하 학적 형태와 색채의 강한 대비에 의해 움직임을 표현한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이러한 요소들은 주로 의복 혹은 배경에 적용되어 경계나 형태를 모호하게 만들고 시각적인 아른거림 을 유도하며, 사고나 정서와 같은 내적 의미나 상징성보다 순수한 움직임이 주는 시각적 즐거 움, 그리고 입체감, 공간감 창조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정지해 있는 옵티컬 일루전을 넘어 GIF 효과를 더한 직관적인 움직임이 더해진 작품들도 등장하고 있어 눈 아른거림에 의한 움직 임은 더욱더 극대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3.4. 가현적 잔상 착시
현대 사회에서 정보 전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 중심에 디지털 웹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웹 환경 속에서 생산의 주체는 주어진 정보들을 사용자들에게 되도록 빠른 시간내에 노출시키고 소비되기 위한 최선의 표현방식을 강구한다. 이와 같은 흐름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적을 통해 접하기 어려웠 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은 이제 웹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에 의해 빠르고 쉽게 대중들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써 GIF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웹 환경에서 인지도를 높여가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보다 많은 대중들의 관심과 주의를 끌기 위해 개성있는 스타일과 더불어 집중과 몰입을 가져다주는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 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일찍이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는 순수예술과 아주 밀접한 연관 관계 속에서 발전되어 왔으며, 오늘날 미디어아트의 시대 조류에 발맞춰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의 애니메이션화 현상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2013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는 움직이는 짧은 영상 즉, 움짤은 GIF 파일 형식에서 지원된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는 ‘비디오 온 인스타그램’을 소개하며 “업로드 영상 길이를 15초로 제한하기로 했다”며 “이용자가 길지도, 짧지도 않다고 느끼는 가장 이상적 인 길이가 15초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상적인 길이에 대해 인스타그램에서는 시 간을 더욱 줄여 1초짜리 영상 제작 앱 ‘부메랑’을 출시하기도 하였다(Kwon, H., 2015).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이라도 하듯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에서 GIF 형식의 움직임 속도 역시 주로 1초~15초 사이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긴 영상과 같이 사고의 지속적인 흐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움직임의 동선은 단순하며 강도있는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령
<Figure 29>는 사진작가 에스라바(Bryant Eslava)와 배하진(Hajin Bae) 일러스트레이터와
<Figure 26> Heinz Pfister (Heinz Pfister, n.d.)
<Figure 27> Malika Favre(Malika Favre, n.d.)
<Figure 28> Christian Borstlap(Dawber, 2011)
<Figure 25> Natalie Foss(Natalie Foss, n.d.)
의 협업으로 탄생한 윙크 GIF 영상이며,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들의 대비에 의해 시선을 더욱더 몰입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
패션모델의 움직임이라고 하면 컬렉션에서 워킹하는 장면을 연상하게 된다. 수많은 패션 디자 이너들이 자신의 창작 의상을 대중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여전히 무대위 패션모델 들의 워킹을 선호하고 있다. 힐브랜 보스(Hilbrand Bos)의 작품 <Figure 30>에서도 휘날리는 의상과 반대 방향으로 워킹하는 모델의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워킹에 초점을 둔 만큼 의상 내부 디테일은 생략되어 있으며, 기본 단위의 움직임이 짧게 표현된 것이 특징적이다.
전신의 움직임과 달리 신체 일부의 움직임은 주변 대상체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좀 더 긴 호흡 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Figure 31>은 초현실적인 신체, 꽃, 두 마리의 벌이라는 요소로 구성 되어 있으며, 벌의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가 움직이도록 표현되었다. 두 마리 벌의 움직임이 주는 서술적 표현과 함께 2차원의 평면에 공간감을 나타낸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신체와 더불어 의복을 주요한 소재로 표현하는데, 실루엣, 라인, 디테 일, 문양, 소재를 통한 움직임이 집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의복 윤곽선, 디테일이 시간 흐름에 따라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것, 바람에 흩날리는 의복, 문양의 움직임 등은 강조하고자 하는 패션 요소에 몰입을 유도한다. 이에 더 나아가 상상력이 가미된 의복 소재의 초현실적 움직임을 표현한 <Figure 32>, 의복 문양에 몰핑 효과를 적용한 <Figure 33>, 의복 색상 변화 및 소재 의 움직임을 표현한 유형 등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 판타지 효과를 부여한다. 이외에도 신체 와 의복에 초점을 두지 않고 기계적인 회전 움직임에 의해 연속적 중첩 이미지가 주는 새로운 조형미를 표현한 작품<Figure 34>, 화면에 부재한 대상체의 암시성을 보여주는 그림자의 단 독 움직임을 표현한 사례도 있다.
여러 가현적 잔상 착시를 활용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살펴본 결과, 긴 장편의 영상물이 갖는 느린 화면의 지루함과는 다른 임팩트있는 주목 효과를 위해서 비교적 짧은 시간의 GIF 형식을 주요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대상체들의 상호 관계에 의한 서술적 움직임, 문양 과 소재의 상상적 움직임, 문양과 신체의 기계적 움직임이 주요한 표현방법으로 나타나고 있으 며, 이것은 2차원의 화면에 공간감과 판타지 감성을 유도하고 정보 전달을 강화하고 몰입감을 높일 뿐 아니라 시간에 대한 명확한 흐름을 환기시킨다.
중요한 것은 1초에서부터 15초 정도에 이르는 시간 내에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고 감상자로 하여금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 것인가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단순 반복의 직관적인 움직임에서부터 서사적 흐름을 따라 감상자들의 시선을 유도하는 방법까지 패션 일 러스트레이터들은 적절한 대상체의 움직임 범위, 방향, 방법, 시간, 순서 등에 대해 고민하여 새로움과 더불어 몰입감을 최대화하고 사색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다음 <Table 2>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의 움직임 분류에 따른 표현특징 및 효과를 정리한 것이다.
움직임의
표현분류 표현특징 표현효과
이동 궤적 잔상
▶ 움직임 방향에 따른 역동적인 브러시 터치
▶ 윤곽선에 인접한 떨림 선
▶ 그러데이션 질서를 지닌 방향성있는 점, 선, 모션 블러, 레이 디얼 블러, 번지기, 은유적 형상
▶ 움직임 상상
▶ 의복이미지 강화와 몰입 유도
▶ 장식성
순차적 이동 중첩 및 병치
▶ 농담에 따른 순차적 중첩
▶ 왜곡된 얼굴과 병치된 여러 개의 눈
▶ 의미 확대와 본질 강화
▶ 공간감 형성
▶ 눈의 활성화로 인한 속도감, 생동감 전달
반복 리듬의 옵티컬 일루전
▶ 기하학적 형태 및 색채의 그러데이션 질서
▶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의 강한 대비
▶ 시각적 즐거움
▶ 입체감, 공간감 창조
<Table 2> Expressive Features and Effects of Fashion Illustration on the Classification of Movement
<Figure 29> Bryjin (Hughes, 2012)
<Figure 30> Hilbrand Bos(Happy High Heels, n.d.)
<Figure 32> Tara Dougans (Tara Dougans, n.d.)
<Figure 31> Tara Dougans (Tara Dougans, n.d.)
<Figure 33> Johnathan Hayden(Hayden, 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