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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린 딜 동향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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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일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새로운 위원장으로 임기를 시 작한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같은 달 11일 ‘유럽 그린 딜’을 발표했다 (European Commission 2019). 유럽의회 선거 당시인 2019년 5월, 기후변화 대응은 이 미 다수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최우선의 의제였다. 91%의 유럽인들이 기후변화를 심각한

유럽 그린 딜의 개요 및 동향

유럽의 그린 딜 동향과 시사점

김성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email protected])

<그림 1> 유럽 그린 딜

자료: European Commission 2019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필자 작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U 경제의 전환

2030년 및 2050년 EU 기후변화 대응 목표 상향조정

지속가능하고 지능적인 수송으로의 이전 가속화

녹색금융·투자의 추구와 정의로운

전환의 보장

그린 딜 외교 기후협약(Climate Pact)

국가 예산의 녹색화와 올바른 가격신호의 전달

연구와 혁신의 촉진 교육·훈련의 활성화 녹색서약

깨끗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입수가능하며, 안전한 에너지의 공급

공정하고,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식량체계의 설계

청정·순환경제를 위한 산업적 변환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회복

건물부문 에너지·자원 효율화

어떠한 독성물질도 없는 무오염의 환경 조성 유럽 그린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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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고, 83%가 환경보호를 위한 EU 차원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 다(European Commission 2020a). 이러한 시민들의 지지와 오랜 시간 국제사회를 주도 적으로 이끌어 온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리더십을 생각했을 때, 차기 유럽 위원회 위원장의 최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가 야심 찬 기후변화 대응전략의 추진과 탈탄 소 사회의 구현이라는 것은 비교적 분명한 일이었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위원회의 그린 딜 구상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 한 EU 경제의 전환’이라는 목표하에서 8대 정책과 지속가능성 주류화(mainstreaming sustainability) 5대 전략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8대 정책을 살펴보자. 첫 번째 정책은 2030년 및 2050년 기준 EU의 기후변화 대응목표의 상향 조정이다. 유럽은 UN 기후변 화협약(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의 발전을 주도하며 1990~2018년 사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감축하면서도 61%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60%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하지만 EU는 이 목표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 감축이었던 기존의 목표를 50~55% 감축으로 상향 조정하고, 2050년 기후중립(climate neutrality)을 선언하였다. EU는 이러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기존의 배출권거래제를 대폭 확대하고, 토지와 산림의 이용을 제한하며, 기후법(Climate Law) 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EU는 탄소세 등의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혁 신, 탄소누출(carbon leakage)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추진, 기후변화 적응의 강화를 그린 딜 전략의 중요 한 축으로 삼을 것을 선언했다.

두 번째 정책은 깨끗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입수 가능하며, 안전한 에너지의 공급이다.

에너지생산 · 소비 부문은 EU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므로, 화석연료로부 터 탈피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구조를 만들어내는 일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그리 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가격으로 입수 가능하며 안전한 에너지의 공급체제, 시장, 그리고 지능형 인프라를 만들어내는 일 또한 필요하다. EU 그린 딜은 이 모든 정책에서 재생에 너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그 과정에서 소비자 혜택을 높이고 에너지 빈곤의 문 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 번째 정책은 청정 · 순환경제를 위한 산업적 변환이다. EU는 회원국 내 산업적 가 치사슬을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라는 목표에 맞춰서 완전히 변화시키고자 한다. 이에 따 라 기존의 에너지 집약적 산업인 철강, 화학, 시멘트 등의 분야에서는 탈탄소화와 현대화 를 강력히 추진하며, 자원 집약적 분야인 섬유, 건설, 전자, 플라스틱 등의 분야에서는 순 환경제의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상품제조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을 지원하고, 새로운 방식의 투자와 디지털기술의 개발을 통해 산업적 변환 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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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정책은 건물부문에서의 에너지 · 자원 효율화이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모 래, 자갈, 시멘트 등 많은 광물자원과 에너지가 들어가며, 건물부문은 EU 에너지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EU 회원국의 평균 건물 개축률은 0.4~1.2%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 서 EU 그린 딜에서는 건물의 신축 · 개축에 대한 에너지 효율기준의 법적인 강화와 건축 설계사, 건물시공사, 지방정부, 투자회사, 에너지 서비스회사 등 관련 분야 주요 행위자 들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조성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다섯 번째 정책은 지속가능하고 지능적인 수송으로의 이전 가속화이다. 수송부문은 EU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며 지금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기후중립 목표 의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90%의 배출량 감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EU는 도로 수송을 철로와 수로로 최대한 전환하고, 항공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며, 수송 분 야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수송 가격에 환경 · 보건 요소를 반영시키려 하는데, 이는 곧 에너지세 및 배출권거래제 등의 정책수단을 통해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가격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충전시설의 대규모 확충 등 지속가능한 수송수단의 생산 · 보급을 통 해 수송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섯 번째 정책은 공정하고,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식량체제의 설계이다. EU는 이 미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으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이후에도 식량생산 가치 사슬의 전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정책의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약, 비료, 항생제의 사용을 대폭 줄이고, 식량의 운송, 저장, 포장, 폐기 등 전 주기 에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관리하여 순환경제를 달성할 것을 그린 딜에서 밝 히고 있다.

일곱 번째 정책은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회복이다. EU는 생태계와 생물다양 성을 지키고 회복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여 생태계 훼손과 생물다양성 손실을 일으키 는 다양한 요인에 맞서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에 처한 산림생태계를 특별히 관리하여 효과적인 조림(造林), 산림보전, 재조림을 통해 산림생태 계를 회복시키고, 산림의 탄소흡수원 역할을 키워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이 에 더하여,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의 양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양에 대한 오염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푸른 경제’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 여덟 번째 정책은 어떠한 독성물질도 없는 무오염(zero pollution)의 환경을 만 드는 것이다. EU는 감시, 보고, 예방, 치료를 통해 공기, 물, 토양, 소비자 상품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오염에 강력히 대응하여 유럽의 시민과 생태계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EU는 지상수와 지하수의 자연적인 기능을 회복시키는 정책을 펴고, 대 기오염을 철저히 감시하며, 산업시설과 유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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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8대 정책과 함께, EU는 지속가능성의 주류화를 위한 5대 전략을 제시하고 있 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기후변화와 환경 훼손은 전 지구적 문제이기에, 그린 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의 정 책뿐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한 ‘그린 딜 외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EU 스스로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EU는 UN, G7, G20,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등의 국제기구와 긴밀히 공조하며, 국제사회의 가장 공식적인 기후변화 대응제도인 파리 협정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선언했다. 이러한 다자외교에 더하여, 세계 온 실가스의 80%를 배출하는 G20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취약 한 개도국을 지원하는 등 양자외교에도 주력할 것을 그린 딜에서 밝히고 있다. 또한 세계 의 무역정책과 투자관행을 녹색으로 변환시키는 일에도 외교적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 인다.

마지막으로, EU는 그린 딜의 기반을 굳건히 하는 ‘기후협약(Climate Pact)’을 제시한 다. 여기서 ‘협약’이란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사회 각 구성원들의 동의, 즉 사회적 계약 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U는 그린 딜의 성공이 상향식의 동의와 참여에 달려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공과 민간부문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를 공유하

내용

<표 1> 지속가능성 주류화 5대 전략 5대 전략

녹색금융·투자의 추구와 정의로운 전환의 보장

•2030년 기후·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2600억 유로(2018년 GDP의 1.5%)의 추가 투자 필요

•EU 예산을 기후주류화에 투자하며, EU 배출권 경매수입의 20%를 EU 예산에 할당

• InvestEU 기금의 최소 30%를 기후변화 대응에 사용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포함하는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마련하여 기후변화 및 환경 훼손에 가장 취약한 지역·부문을 지원

•민간부문의 투자 방향을 지속가능한 쪽으로 향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지원하며, 투자에 기후·환경적 위험이 반드시 고려되도록 조치

국가 예산의 녹색화와 올바른 가격신호의 전달

•EU 회원국들이 녹색 예산을 편성·사용하도록 지원

•세제개혁을 통해 경제성장, 기후회복력 증진, 더 공평한 사회, 정의로운 전환을 촉진

연구와 혁신의 촉진 •Horizon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와 혁신을 촉진

•Horizon Europe 프로그램 예산의 최소 35%를 그린 딜의 시행과 연관된 기후변화 해결책 개발에 사용

교육·훈련의 활성화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 발전과 관련된 지식, 기술, 태도를 개발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활성화

•학교의 건물 및 활동이 더 지속가능하도록 재정적 지원

녹색서약 •EU의 모든 활동과 정책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성공적이고도 정의로운 전환의 달성을 돕는 방향으로 수립 자료: European Commissio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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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중의 이해를 촉진시키며,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총체적인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등 그린 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사회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중요한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린 딜 발표 이전에도 EU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를 선도해왔으며, 기후변화종합법, 탄소세, 탄소배출권 거래제, 재생에너지 발전 차액지원제 등 혁신적인 법과 정책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지역 내에 도입한 선구자적 존재였다. 교토의정서상의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다량배출국이 감축 의무를 면제받은 가운데 미국마저 탈퇴하자, 존폐의 기로에 놓인 교토기후체제를 외교적으로 이끌며 파리기후체제의 탄생에 중요하 게 기여한 것은 바로 EU의 리더십이었다. 내부적으로 EU는 2009년에 ‘2020 기후 · 에너 지 패키지’를 법제화하여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20% 감축이라는 목표를 설정 · 달 성하였고, 이후 더 야심 차게 ‘2030 기후 · 에너지 프레임워크’와 ‘2050 저탄소경제로의 로드맵’을 선포하여 그린 딜 발표 이전에도 이미 탈탄소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따라 서 유럽 그린 딜은 2019년 말 신임 유럽위원회 위원장이 새로이 제시한 계획이 아니라, 이전 30여 년간 EU가 계획하고 추진해온 모든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총체이자 결실이라 고 평가할 수 있다.

1. EU 회원국 간 입장과 역량의 차이를 조율하는 리더십 필요

이렇듯 EU의 행보가 꾸준히 ‘탈탄소’로 향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강력한 걸림돌이 존재하며, 그린 딜의 순조로운 추진을 위해서는 이 를 반드시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극복해야 할 문제는, EU는 27개 회 원국의 연합체이며, 그린 딜을 바라보는 각 회원국의 입장이 상이하다는 점이다. 그린 딜 발표 직후인 2019년 12월 13일 EU 28개국 정상회담인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가 열렸고, 2050년까지의 기후중립을 명시한 그린 딜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 만 유럽 최대 공업국가 중 하나이자 석탄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폴란드는 EU 회원국 중 유 일하게 그린 딜 합의를 거부했으며, 체코와 헝가리 역시 거부 끝에 원자력의 사용을 전제 로 하여 동의를 표명했다(BBC News 2020).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로 이루어진 ‘비셰그라드(Visegrad) 그룹’은 2004년 EU 가입 이후 EU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동유럽의 신흥공업국들이다.

이들은 모두 석탄의존적인 산업구조를 지닌 탓에, EU가 ‘2020 기후 · 에너지 패키지’를 도 출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저항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EU 기후행동부, 영국, 덴마크는 1990년 대비 2020년까지 30% 감축목표를 원했지만,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은 20% 목표에 머물 것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김성진 2016, 383-384). 또한 그린

논점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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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발표 이전인 2019년 6월 유럽이사회에서도 폴란드, 체코, 헝가리, 에스토니아는 2050 년 기후중립이라는 EU의 장기목표를 거부했다(Teffer 2019).

EU 내부의 이러한 균열은, EU가 아직 단일행위자가 아닌 회원국들의 협의체임을 시 사한다. 이 사실은 EU의 거버넌스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단일행위자로서의 EU를 대표 하는 유럽위원회는 대규모 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범유럽적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유럽의회는 다양한 정당 간의 논쟁을 통해 계획을 검토하고 이행을 위한 절충을 도모한다. 하지만 EU의 실질적인 행정 · 입법기능은 이러한 범유럽 기관들이 아니라, 27 개국 대표들로 이루어진 국가 간 협의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EU의 최고 의사결정기관 은 27개국 정상들의 협의체인 유럽이사회이며, EU의 최고 입법기관은 27개국 장관들로 이루어진 EU위원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이다. 최근 유럽의회의 입법기능이 강화되고 있으나, 유럽위원회의 제안을 법제화하는 최종적인 역할은 EU위원회가 담당하 고 있다. 게다가, 한 국가 내에서도 각 정부 부처 간 입장이 상이하듯이, 유럽위원회 내에 서도 EU의 기후변화 정책을 둘러싸고 기후행동부, 환경부, 에너지부, 국내시장 · 산업 · 기 업 · 중소기업부의 입장이 차이를 보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그린 딜이 유럽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EU 내부의 반대국가 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속력과 보상체계가 수반되어야 하며, 유럽위원회 차원에서도 각 부처의 상이한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럽 그린 딜과 이 를 법제화하는 유럽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이 모든 회원국 각각의(country by country level) 2050년 기후중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EU 전체 차원(EU-wide)의 목표만을 규정하기 때문에, 기한 내 기후중립을 달성하지 못 하는 국가들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EU는 그린 딜의 목표를 법제화하여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는 유럽 기후법을 유럽의회와 EU위원회에 상정한 상태이며, 부담공유(burden sharing) 방식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드는 개별 국가들의 비용 차이를 공동의 노력으로 상쇄 · 해결하려 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그린 딜에 저항적인 자세를 보이는 회원국들의 추후 변 화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 녹색투자를 위한 합목적성과 충실성 확보

두 번째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재원의 확보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EU는 EU 예산, 배출 권 경매수입, InvestEU 투자금, 회원국들의 공동재원 등을 모아 ‘2050 기후중립’ 목표 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후 2020년 1월 유럽 그린 딜 투자계획(The European Green Deal Investment Plan: EGDIP)이 발표되면서, 그린 딜 재원조성에 대한 청사진이 마련되었다(European Commission 2020b). EGDIP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최소 1조 유로를 조성하고, 이 중 정의로운 전환기금으로 10년간 1430억 유로를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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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로 계획되었다. 1조 유로는 EU 기후변화 · 환경 분야 예산(5030억), InvestEU 관련 민간 · 공공투자(2790억), 회원국 공동의 구조기금(1140억), 배출권거래제 경매수입(250 억)을 합한 금액인데, EU 및 회원국의 예산과 수입 이외에도 InvestEU를 통한 민간투자 의 적극적 활용이 계획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EGDIP가 나오자, 향후 10년간 1조 유로의 조성 방법을 둘러싸고 많은 우려가 제기되 었다. 먼저, 진(Hans-Werner Sinn)은 EU의 기후변화 · 환경 예산 중 약 4천억 유로가 그린 딜 이전 해에 이미 편성된 것이며, 그린 딜과 관련해서는 75억 유로만 추가로 편성 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Sinn 2020). 결과적으로 EGDIP의 상당 부분은 그린 딜이라는 새로운 계획의 예산이 아니라, 유럽위원회가 그동안 해오던 기후변화 · 환경업무에 새로 운 사업을 약간 덧붙인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하비(Fiona Harvey)와 랜 킨(Jennifer Rankin)은 그린 딜은 아직 유럽위원회 차원의 계획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유럽의회의 우파 정당과 EU 반대국들의 높은 장벽이 기다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2030년 그린 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만 1조 유로의 세 배가 필요하다는 냉혹한 사실을 적시했으며, 이들 역시 1조 유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EU 예산 5030 억 유로는 상당수가 ‘녹색(green)’의 명목하에 농업보조금과 같은 전통적인 EU 정책에 사 용되는 예산이라는 점과, EU의 민간투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녹색투자’로 이어지는 경 우가 적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였다. 결국 향후 10년간 1조 유로라는 막대한 규모의 그린 딜 투자계획은 합목적성, 충실성, 규모 등의 측면에서 향후 헤쳐 나가야 할 많은 불 안요인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3. 탄소국경 조정과 기후정의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의 효율적 관리

세 번째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외교 · 통상적 측면이다. 특히 그린 딜의 핵심 공약 중 하 나인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의 도입은 타국과의 교역에 있어 많은 갈등을 일으킬 것으 로 예상된다. 그린 딜에 이어 2020년 7월에 열린 특별유럽이사회 역시 탄소조정의 시행 을 재확인했으며(European Council 2020), 유럽위원회는 2021년 상반기 중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산업 분야에 대한 탄소국경세의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탄소함량이 높은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EU와 교역을 하 지만 EU와 유사한 수준의 탄소가격제를 시행하지 않는 모든 국가에 큰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 예상된다(김성진 2018, 300).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가장 큰 경제적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인도와 함께 개도국을 대표하여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은 주로 형평성과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를 근거로 반대 논거를 만들어 왔다. 중국은 온실가스 누적배출량 으로 볼 때 기후변화에 대한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이 개도국에 비해 훨씬 더 크며,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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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UNFCCC에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사실임을 강조한다.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오히려 책임 과 비용을 전가하는 것은 형평성과 정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한 EU가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고자 하는 개도국은 대부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선진국으로부터 재정적 · 기술 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국가이지 선진국에 탄소관세를 추가로 더 내야 하는 국가가 아니 며, 어디까지나 오염자 부담 원칙하에서 개도국의 저탄소 발전이 추구되어야 한다는 것 이 개도국을 대표하는 중국의 반론이다(Sung 2016). 중국은 2019년 11월 말에도 생태환 경부 명의로 공식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데, EU와 미국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세는 일방주 의이자 보호주의라고 비판하면서, 이는 세계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다자주의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항하고자 하는 국가들의 의지를 훼손시킬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 다(Cadell 2019).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 후보 역시 2050년 온 실가스 순배출량 제로(net-zero)와, 탄소집약도가 높은 수입품에 대한 탄소조정 요금제 (carbon adjustment fees)의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여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EU-미국 탄소국경세 연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결과적으로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은 UNFCCC의 전통적인 대립 구도인 ‘선진국 대 개도국’의 측면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데,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탄소국경조정의 전 지구적 확산과 이를 다른 방식으로 보상 받 고자 하는 개도국의 요청이 기후정의를 둘러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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