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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언
보건복지포럼 (2018. 9.)
장애인 실태조사가
우리 사회에 주는 울림
1990년 장애인 실태조사가 시작된 후 8번째
로 실시된 2017년도 장애인 실태조사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장애인 실태조사는 3년마다 전국 장
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전국 가
구 중 3만 6200가구를 대상으로 방문 면접조사
를 하였으며 그중 장애인이 있는 가구의 경우 심
층 조사가 이루어졌다.
장애인 실태조사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전
반적인 생활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하고
객관적인 조사이므로,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장
애인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가장 명
확하고 선명하게 알려주는 자료라고 할 것이다.
장애인구수, 연령별 장애인 수, 장애 발생 원인,
장애인의 건강 상태, 일반적인 사회적 특성, 일상
생활, 경제 상태, 복지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하는
장애인 실태조사는 장애인에 대한 정보의 보고
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내용을 보면, 우
선 장애 추정 인구수는 267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5%가량이며, 장애인 중 65세 이상 인구
가 47%로 절반에 육박한다. 또한 장애인이 된 원
인으로 후천적인 요인이 88%에 이른다. 즉, 장애
는 주로 후천적인 것이고 장애 문제가 노인 문제
와 상당 부분 중첩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문제가 심각
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상 장애인 중 만성
질환을 가진 비율이 81%로, 거의 대부분의 장애
인이 만성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만성질환의 숫
자도 평균적으로 2.2개에 달해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
이승기 |
장애인복지학회 회장
성신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애인 실태조사가 우리 사회에 주는 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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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장애인의 생활 만족도와 문화 및
여가생활 만족도가 지난 조사에 비해 소폭이나
마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다만, 가족과의 관계,
결혼생활의 만족도는 낮아져서 전반적인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애
인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장
애인 중 20%만이 차별이 없다고 답해 지난 조사
수준인 27%보다 개선되지 않았다. 일상생활 영
역에서 이동이나 돌봄을 받는 정도에도 큰 변화
가 없다.
경제적 상태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장
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2만 1000원으로
2014년 조사의 223만 5000원보다 8.3% 높아졌
지만, 월평균 지출이 190만 8000원으로 2014
년 조사의 170만 6000원보다 11.8% 증가한 것
을 감안한다면 호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장애
인 취업자 비율도 36~37% 수준으로, 지난 조사
와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다. 복지서비스에 대
한 수요도 여전히 소득보장(41.0%), 의료보장
(27.6%), 고용보장(9.2%) 순으로 별반 변화가 없
다. 장애인의 건강관리에 관한 요구는 지난 조사
1.2%에서 이번에 6%로 증가하였는데, 이 부분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로 보인다.
이상의 장애인 실태조사 내용을 통해 장애인
의 삶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장애인은
우리나라 인구의 5%로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를
맞이하고 있으며, 후천적 장애 발생을 주된 원인
으로 갖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나
아지지 않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
는 데 비해 건강 상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또한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
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적 상태도 비장애인에 비
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은 소
득보장을 최우선으로 하여 일상적인 삶을 가능
하게 하는 의료보장 및 고용보장에 대한 욕구를
여전히 표출하고 있으나 별반 개선되지 않고 개
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취할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장애인이 된 것은 유감이지
만 이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사회의 발전에 따
라 장애인의 삶도 점진적으로 나아지기를 기다
리자는 입장이다. 또 하나는, 장애인이 장애로 인
해 겪는 불편은 사회적 지원에 의해 얼마든지 해
결 가능한 문제이므로 더욱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지원을 강
화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후자의 입장이 대다수 사
람이 가지고 있는 암묵적인 생각일 것이지만, 현
실에 이르면 전자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 후자
는 사회적 비용,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조세
를 통해 해결해야 하므로 증세 내지 세출의 조정
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현재에 안주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상적으로는 후자를,
현실적으로 전자를 택하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장애인 실태조사가 사회에 주는
울림은 후자를 향해 사회가 전환되기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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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언
보건복지포럼 (2018. 9.)
것임에도 이것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안
타까움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
하는 것은, 장애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 있다. 장애인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
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극복하
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책적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
첫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한 삶에 대한
목표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동의 문제가 있는
장애인에게 비장애인이 누리는 이동 수준에 이
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고용에서도 적어도 비
장애인의 취업률에 유사하도록 정책 목표를 설
정해야 하며, 소득보장에서도 비장애인과 동질
의 삶을 보장하는 목표가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장애인에 대한 차별 감소와 인식 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장애인이 신체적·정신적 제약에 의해 어쩔 수 없
이 비장애인과 다르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부분
을 사회가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이 차별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 이는 결국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지속
적으로 제고될 때 가능할 것이다. 제도권 내에서
의 교육과 더불어 평생교육 차원에서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또한, 우리 사회가 장애
인을 사회적·경제적 기여에 따라 판단하기에 앞
서 장애인을 존재로서의 인간으로 바라보는 데
서 출발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실태조사는 장애인의 삶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
향 설정 아래 제도 개선과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
고, 이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그래서 3년마다 그 변화의 결과를 기
대하고 기다리는 조사가 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