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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주: 인과적기능주의 2: 물리주의 & 과학으로서의 심리학.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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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철학

7 주 인과적 기능주의 2

김남중

(2)

이론 선택의 문제

T1과 T2라는 두 이론들이 임의의 심리 주체 S에 대해서 입력과 출력들을 올바르게 체계화하되 각 이론이 상정하는 내적 상태들은 다르다고 가정하자. 즉 T1과 T2가 모두 S에 대해서 행동적으로 적합한 심리 이론들이지만, 각 이론이 S의 입력과 출력을 연결시키는 내적인 심리 메커니즘을 S에게 귀속시킬 때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귀속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T1과 T2 중 어느 것이 S에 관한 타당한 심리 이론이며 심적 상태들을 인과적이고 기능적으로 정의하기 위해서 램지화되어야 하는 이론인지를 결정지어 줄 수 있는 사실이 더 있는가?

(3)

이론 선택의 문제

(계속)

심리학이 다른 과학으로부터 어떠한 방법론적이거나 이론적이거나 존재론적인 속박을 받지 않는 진정으로 자율적인 특수 과학이라면, 우리는 행동적으로 적합한 이론들 T1과 T2 중에서 T1을 T2보다 (또는 T2를 T1보다) 선호하기 위한 유일한 근거는 단순성, 계산상의 효율성, 존재론적 경제성 등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하여만 할 것이다. 이외에 T1을 T2보다(또는 T2를 T1보다) 선호하기 위한 더 확고하고 사실적인 이유란 있을 수 없다.

(4)

물리주의로서의 기능주의

인과적 기능주의는, S의 내적 상태들이 상호 연결되고 또 그 내적 상태들이 심리학이 명시하는 대로 입력 및출력들과 연결될 것을 요구할 뿐, 그 내적 상태들의 본성에 관해서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행동적으로 적합한 심리 기술들을 구별짓는 골라내기 위해서는, 물리주의적 필요 조건을 명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P) 램지화된 심리 이론 TR에 의해서 그 존재성이 확인될 수 있 는 상태는 물리적 상태들이다. 즉 TR에 들어 있고 또 특정한 심적 상태에 관한 정의에 있는 변항인 M1, M2 등은물리적 상태들을 치역(domain)으로 갖는다.

(5)

모든 인과기능적 정의가 적합 × ⇒물리주의적 제약

I 한편으로, (P)와 같은 물리주의적 속박들이 도입되지 않는 한, 행동적으로 적합한 심리학들을 구별해 낼 방도가 없어 보인다. I 또 한편으로, 우리가 행동적으로 적합한 심리학들이 모두 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의 심리학들이 상정한 내적 및 이론적인 상태들의 실재성에 우리가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적합한 심리학들을 그렇지 않은 것들로부터 가려내려면, 심리적 상태들을 관련된 유기체의 내적이면서 물리적인 상태들로 간주하여야만 한다. 즉 그런 의미에서 물리주의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6)

물리주의로서의 기능주의

(계속)

물론 물리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심리적 수용력과 메커니즘 들이독립되고 비(非)물리적인 실재성을 가진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물리적인 받침대로부터 분리될 경우 어떠한 모습이 될지를 예상하기란 어렵다. 어쩌면 그것들은 데카르트가 말한정신이라는 실체 안에 있는 모종의 유령 같은 메커니즘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입장이 논리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의 논의의 틀은 넓은 의미의 물리주의다.

(7)

감각질

(qualia)

어떤 고통의 사례가 있다고 하자. 그것을 다른 어떤 것도 아닌 고통의 사례가 되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그런 사례들에 공통적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 사례들이 독특하게 가지는 인과적인 역할그것들의 특유한 원인(예컨대 상처)과 결과(고통 행동들)이라는 것이 기능주의자의 답변이다. 그러나 좀더 분명한 답변이 있지 않을까? 고통의 모든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가짐으로써 그것들이 고통의 사례가 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아프다는 점이 아닐까? 고통은 아프고, 가려움은 가렵고, 간지렴은 간지럽다.

(8)

감각질

(qualia) (계속)

감각들은 독특한 질적 특징들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을 현상적" 또는감각적 성질들이라고 부르며, 간단히 줄여서 감각질 (qualia) "이라고 부른다. 잘 익은 토마토를 보는 것은 독특한 감각 성질을 갖는데 이 성질은 시금치 다발을 보는 것이 가지는 감각 성질과 명백하게 다른 성질이다. 우리는 장미 향기와 암모 니아 냄새를 잘 알아낼 수 있으며, 카나리아의 지저귀는 소리와 중국산 징소리를 가려 낼 수 있다. 즉 우리는 깨어 있는 동안 계속 무수히 많은 감각질들색깔, 냄새, 소리 등을 경험한다. 어떤 의학적 조건 때문에 일시적으로 맛이나 냄새를 못 느끼게 되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마치 마분지나 톱밥을 씹는 것과 다름없게 될 경우, 우리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이 없어졌는지를 예민하게 파악하게 된다.

(9)

감각질의 전도

(inverse spectrum)

인과적 역할과 현상적인 성질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이 점은 이른바 감각질의 전도(轉倒; qualia inversion)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의해서 입증된다. 다음 상황을 생각해 보자. 당신이 잘 익은 토마토를 볼 때, 당신의 색깔 경험은 내가 시금치 한 다발을 볼 때 경험하는 색깔과 같고, 그 역도 마찬가지로 성립한다고 하자. 즉 빨간 색에 대한 당신 경험은 초록색에 대한 내 경험과 질적으로 같고, 초록색에 대한 당신 경험은 빨간 색에 대한 내 경험과 같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가 관찰 가능한 행동상의 차이로 나타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이 잘 익은 토마토는 무슨 색깔이냐고 물 을 때 당신이나 나나 똑같이 빨간 색이라고 말하고, 상추 더미에서 토마토를 골라내는 일도 똑같이 잘 해낼 수 있는 것이다.

(10)

결여된 감각질

(absent qualia problem)

더욱이 우리는 사람들과 똑같이 기능하면서도 어떤 질적 경험도 겪지 않는 전기 기계적 로봇들 을 상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과적) 입력과 출력이라는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기능하면서도 그 체계에 대해서 어떠한 질적인 경험도 귀속시킬 이유가 없는 경우들은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을 결여된 감각질 문제 (absent qualia problem)라고

(11)

감각질 반론

감각질의 전도와 결여가 가능하다면, 감각질의 개념은 기능적 정의에 의해서 포착될 수 없을 것이며, 기능주의는 모든 심적 상태와 심적 속성들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즉 다음 논변을 생각할 수 있다: (1) 감각질의 전도나 결여가 가능하다. (2) 만일 (1)이라면, (3) 감각질을 동반하는 어떤 심적 속성도 인과기능적 속성과 동일시될 수 없다. (3) 따라서, 감각질을 동반하는 어떤 심적 속성도 인과기능적 속성과 동일시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기능주의에 대한 감각질 반론이다.

(12)

수반은 감각질 반론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가

?

기능주의자는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 있을까? 기능주의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4) 심적 상태는 심리 주체의 내적인 물리적 상태에 의해 실현된다. (5) 만일 (4)라면, ($) 감각질을 동반하는 심적 속성도 물리적 상태에 수반한다. (6) 만일 ($)라면, (7) 두 인식주체들이 동일한 신경 상태에 있는 한, 그들은 그들이 경험하는 감각질과 관련하여 서로 다를 수 없다. (7) 따라서, 두 인식주체들이 동일한 신경 상태에 있는 한, 그들은 그들이 경험하는 감각질과 관련하여 서로 다를 수 없다. 이것은 전도되거나 결여된 감각질의 사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13)

수반은 감각질 반론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

그러나 이 답변은 두 가지 이유로 인해서 자격 미달이다: 첫째, 그 답변이 말하는 범위 안에서는 옳더라도, 같은 심리 상태를 실현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다른 체계들예컨대, 당신과 화성인에 대한 감각질의 문제는 처리하지 못한다. 그 답변은 당신과 화성인에게 감각질의 전도가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또한 감각질이 화성인의 경험에서 결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못한다.

(14)

수반은 감각질 반론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 (계속)

둘째로, 그 답변은 감각질이 물리적 상태 및 신경 상태에 수반한다고 전제하지만 이 수반의 전제 자체가 문제거리다. 즉 감각질의 전도나 결여는 개념적으로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이것은 그런 사례들이 가능하며 따라서 감각질이 신경물리적 상태에 수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15)

기능적 속성

속성으로서 고통은, 보통 그것과 연루되는 어떤 인과적 명세사항 H 에 대해, H를 충족하는 어떤 속성을 가진다는 것과 같다. (물론 여기서 인과적 명세사항이란 인과적 입출력 관계에 의해서 규정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모든 심적 속성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심적 속성 M은, 어떤 인과적 명세사항 H에 대해, H를 충족하는 어떤 속성을 가진다는 것과 같다.

(16)

기능적 속성

(계속)

기능주의자는 심적 속성들의 다수 실현 가능성을 받아들인다. 심적 속성의 다수 실현 가능성이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모든 심적 속성 M에 대해서, 인과적 명세 사항 H를 충족시키는 속성들, Q1, Q2, . . . 이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어떤 것이 M을 예화시키는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 Qk들 중 하나를 예화시켜야 한다. 만일 M이 고통이라면, Qk들은, 적어도 생물들의 경우, 생리적 속성들이 될 것이며, 이 생리적 속성들은 종(種)마다 다르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

(17)

심적 속성

=선언적 속성?

그런데 만일 M이 인과적 명세 사항 H를 만족하는 속성을 가진다는 것과 동일하고, Q1, Q2가 바로 H를 만족하는 속성들이라고 한다면, M = Q1∨ Q2∨ Q3∨ . . . 라고 생각될 수 있다. 즉 M은 Q1 또는 Q2 또는 . . . 을 가짐이라는 선언적 속성(disjunctive property)과 동일해진다.

(18)

심적 속성6=선언적 속성

!

그런데 심적 속성들의 다수 실현 가능성을 믿는 철학자들은 심적 속성들이그것들을 실현하는 속성들을 선언지들로 하는선언적 속성들이라는 것을 부인할 것이다. 그 이유는, 심적 속성들을 구현하는 속성들은너무나 다양하고 서로 이질적이어서 그 속성들로 구성된 선언적 속성은 한 속성이 갖추어야 하는 체계적 통일성을 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19)

불분명한 인과력의 문제

그러나, 인과기능적 속성들이 선언적 속성들이라는 것을 부인한다 해도, 전자가 다양한 물리적 속성들에 의해 실현되는 한, 심적 속성을 인과기능적 속성과 동일시해선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심적 속성들이 인과력을 가진다는 것은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가정이며 적어도 절실히 요청되는 바다. 즉 하나의 심적 속성을 예화하는 것은 다른 사건들을 실제로 일으키거나 적어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과론적 기능주의의 뒷받침이 되는 전제이기도 하다. 심적 속성들이 인과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심적 속성들을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심적 속성들이 인과적으로 무력하다면, 행동이나 다른 사건들을 설명할 때 심적 사건들을 끌어들일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심적 속성들이 인과기능적 속성 심적 속성이 어디에서 인과력을 얻게 되는가? 특히 심적 속성 M의 인과력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속성 Qk들의 인과력은 어떠한 관계에 놓여 있는가?

(20)

불분명한 인과력의 문제

(계속)

우리는 M이 다양한 속성들에 의해서이를테면 Q1, Q2, Q3 . . . 에 의해서실현된다는 점을 기억하 여야만 한다. 여기서 다수성이 무언가를 의미한다면, 이 Qk들은서로 상당히 달라야만 하며, 우리는 그 차이들이 주로 인과적인 차이들에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즉 M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는 이러한 속성들은 상이한, 어쩌면 극도로 다양한, 인과력을 가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종류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인과적 힘들의 어떤 단일한 집합을 M과 연관시킬 수 없을 것이다.

(21)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의 몰락

왜 이것이 문제인가? 과학에서의 종류들은 인과력에 근거해서 개별화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즉 한 속성이 과학 이론에서 유용한 속성으 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정한 집합의 인과적 힘들을 분명히 가져야만 한다. 달리 말하자면, 과학에서 종류들을 정의하는 유사성은 주로 인과적/법칙적 유사성이다. 즉 인과력에서 유사하면서 법칙들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발휘하는 것들은 동일한 종류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과학적 종류에 대한 이와 같은 개별화의 원리는 M과 다수 실현 가능한 다른속성들로 하여금 과학적인 종류들로서의 자격을 잃게 할 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M들의 과학, 즉 심리학의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22)

심적 상태들의 집합

아니면, 인과적 기능주의자는 심적 상태들을 다루는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이어떤 물리적 메커니즘에 의해서 실현되느냐에 따라서 쪼개질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왜 그런지 이해하려면, 하나의 심적 상태보다는 다수의 심적 상태들의 집합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T 라는 심리학을 인간에 대해서 실현시키는 n개의 물리적 상태들의 집합을 {P1, P2, P3, . . .}라고 하고, T 를 화성인에 대해서 실현시키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n개의 물리적 상태들의 집합을 {Q1, Q2, Q3, . . .}라고 하자. 그러면 인간과 화성인들 은 동일한 심리학 T 를 실현시키고, 이 심리학은 n개의 심적 상태들의 집합 {M1, M2, M3, . . .}을 상정한다.

(23)

인과적 구조의 유사성

O 인과력의 동일성 X

기능주의에 따르면, Pk의 사례들이 하여금 Qk의 사례들과 동일한 심적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 것은, 그것들이 다른 심적 상태들 및 물리적 상태들과의(인과적) 입출력에 있어서 동일한 인과적 임무를 완수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물리적 상태들에 관한 한, 화성인들의 입출력은 인간의 입출력과 전혀 다를 수 있다. (또 그러리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동일한 인과적 임무가 인과적 구조 의 유사성만을 의미하지 인과력의 동일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24)

인과적 구조의 유사성

O 인과력의 동일성 X (계속)

즉, 어떤 사람이 Pk에 있고 어떤 화성인이 Qk에 있 을 때,그들이 모두 동일한 입력에 대해서 동일하게 반응하고 동일한 출력을 방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Pk에 있는 사람에게 입력 i 가 적용될 때 그 사람은 출력 o를 방출하고, 바로 그 때 Qk에 있는 화성인은 자기한테 입력 m(i)가 적용되면 출력 m(o)를

방출한다여기서 m(o)와 m(i)는 각각 i와 o에 대한 화성인 측의

대응짝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i와 o는 물리적으로 m(i) 및 m(o)

(25)

인간의 심리학 6= 화성인의 심리학

이상의 문제점 때문에 인간의 심리학과 화성인의 심리학을 교차해서 적용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적 규칙성이 화성인의 경우와 형식적인 구조면에서 유사하더라도 인간의 심리학에 공헌하는 물리적인 메커니즘은 화성인의 심리학에 공헌하는 물리적인 메커니즘과 전적으로 다르다. 이것은 특정한 심리적 규칙성이 인간의 경우에 성립한 다고 해서 그것과 유사한 규칙성이 화성인이라든지 그외의 풍부 한 심성을 지닌 다른 종의 생물체에 대해서도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의 심리학과 화성인의 심리학은표면적으로 유사하더라도 그 두 심리학은 인과적/설명적 구조와 증거의 원천 면에서는 서로 관련이 없으며 별개의 과학 이론들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26)

심리학의 예속성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 보자. 심리학이 물리적으로 실현된다는 생각은, 심리학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밀고 당기기가 기본적으로 물리적 구조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생각과 같다. 그리고 심리학이 다수 실현된다는 생각은, 심리 체계가 다르면 밀고 당기 기를 하는 물리적인 메커니즘들도 매우 이질적일 수 있고, 또 실제로 이질적인 경우가 많다는 생각과 같다. 이 두 생각들이 합쳐지면 다음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심리학이 외견상으로는 일반성을 가지고 있고 기본적인 물리학이나 생물학에 예속되지 않은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많은 기능주의자들이 이것을 심리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외견에 불과하다. 심리적 속성들의 다수 실현은 심리학 자체가 다수 실현된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리고 우리의 논의에 비추어 볼 때, 자율적인 심리학을 고수하면서 그 심리학이 모든 심리 체계들에 타당한 인과 법칙과 인과적 설명들을 산출하게끔 할 수 있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27)

요약

I 인과적 기능주의는 언뜻 물리주의와 독립적인 관점처럼 보이는데, 왜냐하면 어떤 심적 상태, 즉 그 관점에 의하면 인과기능적으로 정의된 상태가, 물리적 상태에 의해서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I 그러나 우리는 인과기능적 입출력에 있어서 적합해 보이는 모든 인과기능적 메커니즘이 어떤 생물체의 심적 상태에 대한 정확한 기술을 제공한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울여 쓴) 그 조건을 만족하면서 서로 양립불가능한 둘 이상의 인과기능적 메커니즘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I 그런 경우, 어떤 인과기능적 속성을 주어진 심적 속성과 동일시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 생물체의 신경물리적 속성이 어떤 인과기능적 메커니즘을 실제로 구현하느냐를 기준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은 인과기능적 속성으로서의 심적 속성은 신경물리적 속성에 의해서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명백히, 이것은 심적 속성이 물리적 속성에 수반&의존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인과적 기능주의는 명백히 반데카르트 논제를 함축하므로, 인과적 기능주의는 최소물리주의를 함축한다.

(28)

요약

(계속)

I 그러나 기능주의에 대한 다음 반론이 가능하다: (P1) 감각질 전도와 감각질 결여는 가능하다. (P2) 만일 (P1)이라면, 감각질을 동반하는 심적 상태들(예: 고통)은 신경물리적 상태에 수반하지 않는다. (P3) 그러나 기능주의는 그것이 적용되는 심적상태가 신경물리적 상태에 수반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C) 따라서 기능주의는 모든 심적 상태들에 적용되는 이론이 아니다. I 또 인과기능주의적 속성은 다수실현가능하기 때문에 진정한 속성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 만일 심적 속성= 인과기능적 속성이고 인과기능적 속성 M은 그것을 실현자들 Q1, Q2, Q3. . . 를 선언지로 하는 선언적 속성과 동일하다면, 그런 선언적 속성은 그것을 공유하는 대상들 간의 유사성을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속성은 그것을 공유하는 것들 사이의 유사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그럴 듯한 생각이다.

(29)

요약

(계속)

I 설혹 M 6= Q1∨ Q2∨ Q3∨ . . .라고 하더라도, M의 상태에 있는 심적 주체는 어떤 Qi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심적 주체를 ai라고 하자. 그 경우 ai가 M에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인과력은 ai가 Qi에 있음으로 인해 생겨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은 M의 다른 선언지 Qj 6=i에 있는 심적 주체 aj가 M의 상태에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인과력은 aj가 Qj에 있음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함축할 것이다. 그렇다면, M은 무엇이 구현하는지에 상관없이 동일한 인과력을 가지지는 못한다. I 많은 철학자들은 어떤 속성이 과학적으로 받아들일만한 속성이려면 그 사례들에서 언제나 반복되어 발견되는 동일한 인과적 힘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I 그러나 이 기준을 받아들이면 인과기능적 속성으로서의 심적 속성은 과학적으로 받아들일만한 속성이 아니게 된다. 이것은 심리학이 진정한 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함축한다.

(30)

요약

(계속)

I 더군다나, 설혹 인과기능주의자들이 심리학을 과학으로 여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물리학이나 생물학에 예속된 위치 밖에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심리학 T 로부터 인과기능적으로 정의된 속성들 {M1, M2,, M3, . . .}을 실현하는 상이한 신경물리적 속성들의 두 집합 {P1, P2, P3, . . .}와 {Q1, Q2, Q3, . . .}가 있다고 할 때, Pk 로부터 입출력되는 물리적, 행동적 상태들은 Qk의 그것들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I 이것은 P1, P2, P3, . . . 간에 그리고 Q1, Q2, Q3, . . . 간에 성립하는 인과적 관계들의 구조는 동일할지언정, Pk와 Qk가 동일한 인과기능적 속성을 구현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렇다면, T1을{P1, P2, P3, . . .}에 의해 실현된 심리학, T2를 {Q1, Q2, Q3, . . .}이라고 할 때, T1 6= T2라는 것을 함축한다. I 이것은 결국 어떤 신경물리적 속성들에 의해 실현되느냐 따라서 심리학의 이론들은 달라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심리학은 생물학, 물리학에 예속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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