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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2016)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79-83)

[그림 34] <Pass> 세부 컷

<Pass>는 총 3장으로 구성되며, 진동과 파장으로 이루어진 절대 무한의 우주적 공간을 그래픽 영상으로 나타내는 프롤로그가 배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New Forms>에서 다룬 미디어 기법들을 심화시키고 업그레이드하면서 빛의 인간이라는 주요한 모티브를 좀 더 맥락적으로, 인류사나 문명사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1장에서는 빛의 존재로부터 어둠이 구분되고 시·공간의 구분이 생겨나며 생명이 출현하는 단계를 다룬다. 가로로 길게 드리워진 형광등의 빛과 반투명 커튼에 의해 각각의 분할된 공간마다 배치된 악기들의 라이브 연주가 진행되며, 이는 개별성과 상호성에 대한 유비로서 커튼 뒤 실루엣으로만 드러나는 인간 존재와 함께 어우러진다.

[그림34 우측 위, 좌측 아래]

2장은 그리드가 생성되는 그래픽 영상으로부터 문명의 공간이 암시되면서, 다채로운 색채의 빛줄기나 문양을 투사하는 영상이나 현란한 조명 효과 등 인공적인 것에 대한 탐닉을 암시한다. 남녀의 듀엣은 감각적으로 얽히는 듯한 움직임 흔적의 트래킹 영상을 빚어내는 한편, 공허의 한 자락을 날리듯 장삼을 흩뿌리는 승무 솔로가 구음과 함께 여운을 남긴다.

3장에서 거미줄이 바닥에 깔려 얽혀 있는 듯한 홀로그램을 거쳐 LED 빛의 게이트에 이르면 빛의 인간이 등장한다. 여기서는 <New Forms>에서 나타나는 라이트 드로잉의

# Prologue 프롤로그

(3분 30초)

우주의 절대 무한의 공간, 시간과 공간 생명도 없었던 광활한 우주. 소리도 빛도 없는 진동과 오직 파장만이 존재하는 차원의 공간에서 빛과 어둠이 탄생한다.

#1

빛과 어둠의 조우 (16분)

빛, 존재의 처음... 빛은 어둠에서 왔는가? 어둠은 빛의 그림자인가?

모든 존재의 모태는 빛이었다. 시간과 공간 생명도 없었던 광활한 우주에 빛이 열리면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공간이 분리되었다. 그리고 그 빛은 우주의 한 점(티끝) 인력이 만나 별이 되었고 별의 조각들이 유기체가 되어 인간에 이르렀다. 우주의 역사를 본떠 만들어진 인간은 곧 각각의 빛-별이자 우주이다.

#2

공허한 문명의 빛

(15분)

어둠 속에 거하게 된 빛, 그 어둠과 빛은 서로를 늘 동경한다. 빛으로 빚어진 인간은 자연의 빛과 어둠을 탐닉하는 대신 스스로의 간지로 인공의 빛을 만들어냈고 그로 인한 문명이라는 거대한 신을 창조해낸다.

그러나 빛의 탐닉과 범람으로 인공의 빛이 세상에 가득 채워졌을 때 인간은 현란한 인공의 빛 안에서 또 다른 감각을 갈망하고 결국 길을 잃어버린다. “빛-인간의 도시는 공허하다”

#3

빛도 어둠도 아닌 그러나

그 모든 것인 (14분 30초)

어둠과 빛은 하나였다. 이제 우리는 태초의 우주, 그 우주로 돌아가 하늘을 본다. 하늘은 인간의 머리 위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방향으로 존재 한다.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과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의 세계.

이미 누구의 것이라고 섣불리 강요할 수 없는 공간이면서도 마치 무중력의 상태인 가상의 세계에서 인간은 우리 인간의 본원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공허함과 회환을 느낀다. 과연 빛의 미래는 무엇인가?

[표 10] <Pass> 시놉시스

인터랙션 외에도 무수히 복제되고 증식되는 빛의 인간 이미지가 배경막에 투사된다.

빛의 흔적으로 감지되는 인간 너머의 인간으로서, 재생 혹은 변환의 존재로서 단서를 찾아간다.[그림34 좌측 위, 우측 아래]

<Pass>에 사용된 무대장치적 요소는 천 실루엣을 위한 구조물과 장면 전환에 사용하는 LED 게이트(Gate)이다. 이 LED 게이트는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넘어가는 일종의 포털로서 어둠속에서 천장에서 게이트가 내려오도록 연출했다.

[그림 35] <Pass>에서 사용된 LED Gate 구조물 [그림 36] <Pass>에서 인터랙티비티로 확장된 신체성

또한 <Pass>에서는 LED의 점등과 소등, 깜빡임 시간을 제어하는 LED 컨트롤러를 사용했다. <New Forms>에서는 무용수의 옷에 부착된 LED의 컬러가 랜덤으로 깜빡이며 작동되었다면, <Pass>에서는 무용수의 옷에 부착된 LED 컨트롤러에 칩을 연결하여 LED의 컬러까지도 제어하였다. 각 장면과 음악에 어울리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LED 컬러들을 연출하여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LED 컨트롤러를 통해 LED 빛이 게이트를 통과할 때 꺼지게 하여 무용수가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효과를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Pass>에서 나타난 신체성은 인터랙티비티가 강조된다. LED 특수 의상을 입은 무용수의 움직임을 센서시스템이 감지하여 무대의 미디어 화면에 신체의 움직임이 빛의 잔상과 함께 펼쳐진다. 이는 이전의 작품인 <Sign>과 <Flow>작품의 제작 과정을 라이브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신체의 움직임을 빛으로 형상화하는 작업들을 ‘New Forms’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은유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작품에서 빛의 인간 모티브는 컬러 컨트롤까지 가능한 심화된 LED 기술로 인해 좀 더 섬세하게 구현하는 한편, 빛의 입자이자 배경 혹은 환경으로서의 신체로서 제시되는 그것을 복제 이미지를 통해 더욱 확장한다. 이는 신체를 배경 속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확장성을 강화한 이전의 <New Forms>에서의 시도를 또 다르게

변주한다. 그리하여 시·공간은 유동적이 되고 신체이면서도 신체를 넘어선 신체성으로 나아간다.

또한 이러한 신체성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미 전작에서 시도된 바 있는 비디오 프로젝션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미디어 파사드로서의 신체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이외에도 움직임 흔적을 가시화하는 기술을 통해 출현하는 가상과 실제에 걸친 이중적 신체성, 환영적 신체성 등이 여전히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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