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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Analysis in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 많이 생각해야 남을 설득할 수 있다

문서에서 연구 잘 하는 길 (페이지 65-75)

이영아 _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질적 연구란 무엇인가?

‘간통을 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자가 예수 앞에 끌려왔다. 당시 율법에 따라, 사람들은 이 여자를 돌로 쳐야 하지 않겠냐고 예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예수가 말하길,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했다. 잠시 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무리들이 모두 사라지고, 그 여자를 돌로 친 사람은 없었다.’

호기심 많은 한 사람이 이 상황에 있던 사람들이 느끼는 양심의 가책에 대해 분석해보기로 결정했다고 치자. 그 사람이 양적 연구방법론을 적용 하기로 결정했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간통한 여자를 돌로 칠 수 있다’는 식의 가설을 세울 것이다. 가설이 만들어지고 나면,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의 규모와 추출방법을 검토할 것이다. 표본이 결정되고 나면 이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이 느낄 수 있는 양심의 가책은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로 계량화하여 질문할 것이다. 다음에 연구자는 어느 정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경우 돌로 치는 행동이 제약받게 될지를 수집된 데이터로 분석할 것이다. 분석결과에 따라 가설을 받아들 일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것이다. 혹은 양심의 가책 지수를 정하고, 분석을 통해 여자를 돌로 치는 행동을 하는 양심가책 지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도출할 수도 있다.

만약 질적 연구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연구자는 아마도 흩어져가던 사람들에게 접근

하여 만나기 시작할 것이다. 연구자는 대화를 하면서 이들이 왜 돌을 던지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는지에 대한 이유와 이들의 경험을 끌어낸다. 여러 사람들을 계속 만나면서 이들의 행동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확신 같은 것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인식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한 개인적인 ‘양심의 가책’은 사회에 서 용인되는 도덕성 정도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장기적으로 불공평한 법이 나 제도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이 두 방법론 비교에서 살펴보면, 양적 연구방법론은 계량화를 통해 논리적으로 가설을 검증함으로써 현상을 설명하는 것으로, 객관적인 과정을 통한 설득과정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질적 연구방법론은 다양하고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자가 사회현상을 이해, 비교, 해석, 일반화하는 것이어서 양적 연구방법론에 비해서 주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관적 사고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주장에 타당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주관적인 분석과정에 대해 가능한 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 즉 타당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어 왔다.

이 글에서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물론,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료 분석과정뿐 아니라 수집과정인 인터뷰 자체도 타당성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인터뷰, 특히 심층인터뷰를 수행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고 주의해야 하는지는 이전에 소개된 바 있으므로 (신혜란, 2007; 이영희, 2007), 이 글에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기로 한다.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필자의 논문을 사례로 활용하고자 한다. 필자의 논문은 복지관련 활동을 하는 지역시민단체 여덟 곳을 대상으로, 활동가, 일반회원, 운영위원 등 총 37명에 대해 심층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연구방법론을 결정하고 나서, 방법론 서적에 나온 대로 토픽가이드(Topic Guide)1)를 만들어 두 달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고, 다시 두 달에 걸쳐 녹음된 테이프들을 녹취하는 작업도 끝냈다. 녹취한 자료에 메모할 여백까지 충분히 지정하고 출력했다. 그런데 막상 출력된 자료를 쌓아 놓으니 갑자기 앞이 막막해졌다.

너무나 방대하고 다양한 정보가 머릿속에서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이를 어떻게 정리하고 방향을 잡아야 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석방법 절차에 대한 책을 다시 읽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사실 질적 연구를 분석하는 방법의 선택은 연구 목적 및 연구 질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하는 필자가 어떻게 한 방법을 선택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였는지에 대한 경험적 과정을 그 과정의 일반적 논의와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1. 연구질문(Research Questions)으로 돌아가기: 내 연구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

적당한 방법론을 찾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연구 초기에 정한 연구질문(Research Questions)이 무엇이었는지 상기하는 것이다.

연구질문은 연구의 초기 단계에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질문이란 연구를 통해 어떤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연구질문을 만들기 위해, 연구자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에 대해, 메이슨(1999: pp29-41)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정리한 다. 첫째, 연구자가 탐구하고자 하는 현상이나 사회적 실체의 본질은 무엇인지(존재론적 성찰), 둘째, 그 본질에 대해 무엇을 지식이나 증거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한(인식론적 성찰) 질문이 필요하다. 그러한 성찰을 기반으로, 셋째, 관심영역을 정하고, 넷째,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끝으로 연구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사실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명확하게 내가 뭘 보고 싶은지를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능한 한 신중하게 고민하고 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를 기반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논문은 참여형 복지라는 정책 변화와 함께 복지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자활사업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존 시민단체들이 자신들의 변화하 는 역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왜 수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변화하는

1) 토픽가이드(Topic Guide)는 틀이 이미 갖추어진 질문지가 아니라 연구자가 인터뷰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질문할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설문조사처럼 인터뷰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 로 연구자가 참고하는 자료다.

지역시민사회의 성격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기반으로 다음과 같이 연구질문을 정하였다.

∙ 지역복지와 관련해서 지역 시민사회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그들은 사회운동가인가, 지방정부의 파트너인가, 아니면 서비스 공급자인가?

∙ 지역 시민사회의 변화하는 활동을 어떻게 이론화할 것인가?

연구질문이 정해진 상태라 하더라도, 연구질문 자체가 일반적이고 인터뷰한 자료는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자료들에서 바로 연구질문의 대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연결시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모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이다. 신혜란(2007)도 강조한 것처럼 데이터 를 가능한 한 여러 차례 읽고 녹음한 자료도 여러 차례 듣는 것은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분석을 위해 녹취한 방대한 자료를 다시 읽을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연구질문을 계속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연구의 내용이나 목적을 늘 염두에 두고 필요한 경우 짧고 신중하게 메모를 하거나 밑줄을 그어 표시를 해두도록 한다.

2. 적절한 분석방법의 선택

설명하고자 하는 사회적 실체의 증거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분석방법은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담론분석(Discourse Analysis)을 하는 경우에는 사용하는 언어와 그 언어를 통한 역관계나 문화를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표현이나 단어를 얼마나 자주 썼는지, 누가 그 표현을 주로 쓰는지를 분석해야 할 수도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특수한 일부 사례를 더욱 자세하게 장기간에 걸쳐 고찰해야 할 수도 있다.

필자의 논문에서 적용한 분석방법은 <표 1>과 같다. 이 분석방법은 사회현상이나 경험 등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에 대해 주제와 개념을 부여하고 이를 정제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이론을 구축하거나 일반화를 시도하고자 할 때 유용한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판단된다.

분석단계 고려사항

III. 성찰 및 해석 단계

이론 혹은 정책을 위한 전략에 적용시키기 패턴 찾아내기

해석하기(‘왜’,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II. 서술 단계

유형(typologies) 만들기 성분과 그 차원을 규정하고,

범주(categories)를 다듬고, 데이터를 분류하기 자료를 요약하고 종합하기

I. 데이터 관리

주제와 개념별로 자료를 분류하기

개념과 주제를 표시하기(labelling and tagging) 개략적 주제와 개념 정의하기

원 데이터(raw data)

<표 1> 질적 연구 분석방법(예시)

출처: Ritchie and Lewis. 2003. Qualitative Research Practice: a guide for social science students and researchers. London, Thousand Oaks, New Delhi : Sage. p212에서 수정.

3. 데이터 관리: 주제 뽑아내기와 코딩하기

<표 1>의 분석방법에 따라 우선 데이터 관리부터 시작하였다. 초기 단계에 데이터에 대한 메모와 이해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면, 그 다음에는 데이터를 좀 더 활용하고 해석하기 좋은

<표 1>의 분석방법에 따라 우선 데이터 관리부터 시작하였다. 초기 단계에 데이터에 대한 메모와 이해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면, 그 다음에는 데이터를 좀 더 활용하고 해석하기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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