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 _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너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중국 전국시대에 저술된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전쟁에 대한 전술과 전략뿐 아니라, 오늘날 국가경영이나 기업경영 심지어 개인의 처세술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전략 수립에 널리 활용되는 전략 교과서다. 그 내용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하늘(때)과 땅(곳)을 알면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몸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고, 상대와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知天知地 勝乃可全 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구절이다.
손자병법의 지피지기(知彼知己)전략은 한 국가의 사회경제발전전략이나 지역개발전략 등 의 수립에도 금과옥조로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과학도나 계획가가 각종 국가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피지기전략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떠한 분석기법과 절차가 필요할 까? 그에 가장 적합한 방법론은 경영학 분야에서 출발해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 는 SWOT분석기법이다. 여기서 SWOT은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ies(기 회), Threats(위협)의 합성어다. 이 네 요소 중 강점과 약점은 내부체제 차원의 분석요소이고, 기회와 위협은 외부환경 차원의 분석요소다. 따라서 강점과 약점은 자기 스스로의 능력과 한계 를 밝히는 지기(知己) 요소이고, 기회와 위협은 자기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자신에게 얼마나 유리한지 또는 불리한지를 파악하는 지피(知彼) 요소다. 이러한 지기 요소와 지피 요소를 각각
차원 분석요소
외부환경 분석
한편 SWOT분석 과정에서 도출된 요인들과 분석내용 그리고 전략들은 <표 2>처럼 하나의
기회 위협
산업경쟁력이 낮고 시장개방의 확대로 농촌소득이 감소해 이농현상이 계속되는 등 외부환경으 로부터 위협적 요인이 계속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근자에 들어 농촌지역에 대한 기회적 요인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낙후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기 위한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으며, 도로망과 철도망의 확충으로 농촌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웰빙(well-being)과 쾌적성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높아져 전원생활과 농촌 어메니티(amenity) 자원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또한 도시지역에 비해 농촌지역 자체가 갖는 강점도 많다. 농촌지역은 대부분 청정한 자연환 경과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농촌지역 고유의 문화적 전통이나 풍속을 유지하고 있어 정감 있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또한 생활비용이 적게 들고 비교적 주거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반면 농촌지역의 약점은 주거서비스 수준과 정주생활환경이 열악하고, 교육·의료 등 도시적 서비스 수준이 낮으며, 젊고 전문성을 갖춘 고급인력의 정착을 유인할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3. 전략평가와 중점전략 선정
이러한 SWOT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표 4>와 같이 농촌형 뉴타운 건설을 위한 네 가지 유형의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이 경우 농촌지역의 강점을 활용해서 외부환경의 기회요인을 살리는 강점-기회(SO)전략은 국민의 전원생활 수요를 충족하고 국토균형발전 전략에 적합하면서 교통 여건이 좋은 농촌지역을 선정하여 뉴타운을 건설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농촌지역의 강점을 활용해서 외부환경의 위협요인들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강점-위협(ST)전략은 수도권 에서 먼 지역에 수도권 내 도시와 차별되고 쾌적한 환경과 넉넉한 주거공간을 갖춘 뉴타운을 개발하여 농촌지역의 공동화를 방지하는 전략이다.
한편 농촌지역의 약점을 보완하여 기회요인들을 살리는 약점-기회(WO)전략은 정부의 균형 발전정책에 부응하면서 교통여건이 좋은 지역에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와 도시적 서비스를 갖춘 뉴타운을 건설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농촌지역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아울러 위협요소를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약점-위협(WT)전략은 수도권에서 먼 지역이라도 연금수혜층이 도시서비 스를 누리고 젊은 층이 쉽게 직장을 얻는 자족 산업형 뉴타운을 개발하는 전략을 말한다.
연구자 또는 정책결정자는 이렇게 마련된 네 가지 유형의 전략들 가운데 준비된 평가기준에
여건을 분석하기에 앞서, 환경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기법이나 예측하는 기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 연구자가 외부환경 요소를 잘못 선별하거나 자의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경우에 따라서는 분석대상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시간 축을 미래에 두고 분석대상의 강점과 약점을 구분하는 작업은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석대상의 자신과 상대를 판단하는 지피지기(知彼知己)전략을 세우는 데 SWOT분석기법만큼 간단하면서 유용한 방법도 찾기 어렵다.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경원대학교, 도시계획학 박사
∙ 국토연구원 부원장, 우리산맥바로세우기포럼 상임대표 등 역임
∙ 주요 연구: 상전벽해 국토60년(2008)
재정투자파급효과측정시스템 개발 및 국가발전지수 정립 연구(2007) 등 Author｜김영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