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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심의 특수교육 연구를 통한 지원체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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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그 아이에게 우리가 줄곧 간식으로 먹었던 그 사과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 러자 그 아이는 “그런 거! 사과 아니다!”며 우겨댔다. 할 수 없이 선생님은 “그 렇다면 사과란 어떤 것이니?”하고 물었다. 그 아니는 우쭐해하며 “사과란 토끼 야!”라고 대답하였다. 하나밖에 모르고 응용성이 없는 그 아이는 토끼 모양으로 잘려 있는 것만을 사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둥근 그대로의 사과를 사 과라고 하는데 대해서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지양학원에서는 때때로 야채나 과일을 있는 그대로 아 이들 앞에 내놓고 요리를 함으로써 그 실체를 가르치도록 했다. 중도 지적장애아 동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추가적인 수고가 따른다.

<사과란 토끼야, 福井達雨 著, 자행회 발간, 1975>

위의 내용과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Sesame Street의 작가 에밀리 펄 킹슬리2)가 1987년에 쓴 “Welcome to Holland”라는 수필이다.

그녀의 아들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많은 장애아의 부모들이 킹슬리 에게 자녀 양육에 관한 내용에 관하여 질문을 받곤 하였다. 그래서 이를 공유하고자 쓴 글이다.

저는 장애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나누지 못한 사람들이 그것을 잘 이해하고 또 어떤 기분이 드는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제 경험담을 들려달라는 부탁을 자 주 받습니다. 그것은 이렇습니다.

여러분에게 아기가 생길 때, 그것은 이태리로 멋진 휴가 여행을 떠나는 계획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북을 한가득 사고, 멋진 여행 계획을 세우 겠죠. 콜로세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베니스의 곤돌라. 간단한 이태리어 몇 마 디도 배울 수도 있겠지요. 정말 흥분되겠지요. 고대하고 바라던 몇 달이 지나고 드디어 떠나는 날이 왔습니다. 짐을 챙기고 떠납니다.

몇 시간 뒤, 비행기가 착륙합니다. 스튜어디스가 와서 말합니다. “Welcome to Holland” 당황해서 말합니다. “홀랜드라니요?!?!?!”, “홀랜드라니 그게 무 슨 말인가요?? 난 이태리 행 표를 끊었는데! 이태리에 와 있어야 되잖아요. 내 가 얼마나 이태리 여행을 꿈꾸어 왔는데.”

2) Emily Perl Kingsley는 다운증후군 아들을 둔 장애아 부모이자 작가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도착한 그 곳이 병과 기근으로 뒤덮은 끔찍하고, 혐오 스럽고, 불결한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다른 곳일 뿐입니다. 그러니 이제 나가서 새 가이드북을 사야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됩니다. 또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그룹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테지요. 그저 다른 곳 일뿐입니다. 이태리보다 더뎌 보이고, 또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 만 잠시 그곳에 머물러 숨을 들여 마시고 돌아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풍차와 튤립이 있는 홀랜드를 알아차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램브란트도 있는 홀랜드.

하지만 여러분이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이태리에 다녀왔다 하면서 바쁠 것입 니다. 그 사람들은 이태리에서 얼마나 멋진 시간을 보냈는지 자랑 하겠지요. 그 리고 당신은 살아가는 동안 말할 것입니다. “그래요, 거긴 바로 내가 가기로 했 던 곳이었죠. 내가 바로 계획했던 것이었죠.” 그리고 그 고통은 바라던 꿈의 상 실이 그토록 컸던 만큼, 절대로, 결코, 결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이태리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슬퍼하며 인생을 보낸다면, 여러분은 홀랜드의 아주 특별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것들을 결코 마 음껏 누리지 못하게 될지 모릅니다.

<Welcome to Holland, Kingsley, 1987>

필자가 이러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서문에 인용한 글을 통해 이미 짐작하였을 것 으로 생각하지만 철저하게 특수교육 현장 또는 장애아동 중심의 지원방안 연구를 실시 하지 않는 한, 그것도 역동적인 교실상황이 아닌 통제적 실험실 상황을 염두에 둔 연구 설계 방식 연구는 시작부터 이미 가치를 상실하였다는 반성을 하기 위함이다.

널리 알려진 연구결과는 곧 통속화(vulgarization)3)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실천가의 결론은 연구자의 것과 거의 유사한 것이 없어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를 다음의 관점에서 피력하였다.

첫째, 예컨대, 자폐성 장애아동의 행동수정을 위하여 작동적 조건화를 이용한 프로 그램, DISTAR(Direct Instruction System for Teaching Arithmetic and Reading) 자료 를 이용한 독서력증진 프로그램, 그리고 그 외의 다른 몇 가지 프로그램을 활용한다고 할 때, 이를 철저히 해석하여 사용하여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너무도 손쉽게 학생전집

3) 위의 책 19쪽. 연구자가 그들의 연구결과를 진술하는데 구비한 특수한 자질을 실천가가 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전승되지 않고 일반화된다는 의미이다.

에, 또는 한 두 명의 개별학생에게 일반화시켜 활용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그로부터 얻 은 소득조차도 분명한 것이 아니다.

이에 더하여 학습에 대한 새로운 견해에서 유래한 실천상의 변화 가운데 많은 것이 교육연구의 발견으로부터 후속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에 선행했다(Eisner, 상게서. 21쪽). 우리가 문제중심 교육과정(problem centered curriculum)을 받아들인 것 은 문제 중심의 과제(problem centered tasks)가 인지발달에 주는 효과를 연구한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흔히 실천의 변화를 주는 것이 자료에 근 거한 엄격성이라고 보는데 반해 그는 일단의 생각이 갖는 매력과 함수관계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둘째, 통제된 연구의 염격성이 교육현장에 주는 이득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 면 학급은 복잡한 장소로서 통제된 연구의 생태적 타당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육연구가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천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교육 연구자들은 교실내부의 생활에 아주 익숙하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육연구에서 연구자들 스스로 실천과 거리를 두려는 방침을 택해 왔었다고 보는 것이다.

학교와 교실의 특수한 것을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하지 않는 한 그 연 구결과는 실천가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은 줄어든다. 언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론은 자산인 동시에 부채다.4) 이론이 자산인 것은 그것이 우리가 보는 방향으로 지각 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론은 부채가 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집중적으로 외계를 바라보는 창문을 마련해 주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사용 했던 개념에 의하여 언급되지 않은 과정과 특징을 우리로 하여금 지각하지 못하게 하는 차단막 즉, 다른 측면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teaching)에 관한 연구를 보면 아직까지 교과목의 특수성에 다른 독특한 요청, 가르침을 받는 아동의 연령, 발달수준, 교사가 헌신(committed)하는 목적을 무시하고 있 다. 따라서 역동적 교실의 맥락 속에서 존재하는 제스처, 표정, 템포, 억양, 멜로디, 침묵, 강조, 그리고 에너지 등을 교수연구로 담아내야 한다. 따라서 교육연구가 교육실천에 정 보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연구자는 학교로 돌아가서 거기에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수교육연구는 장차 교육실천과 관계가 있는 언어, 즉 교육환경에서 일어나는 교 수와 학습을 합당하게 기술하는 언어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고, 또한 그러한 것들을 제 외시키지 않는 탐구방법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4) Theory is both an asset and liability

이를 위해서는 교육 분야 연구방법론의 시야가 한층 넓어져야 한다. 문화인류학적 인 탐구방법이 교육 분야 연구를 확장시켜 준 것과 같이 인문학적 자원의 도입을 통한 연구방법의 전면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특수교육 연구결과의 활용방안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관련 전문학술지(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및 등재 후보지)는 족히 15종이 넘는다. 이들 학회지를 연 3회 이상 발간한다고 하면 연 45호가, 한 호에 최소로 10편의 논문을 게재한다고 하면 연간 450편 이상이 발표된다.

이들 연구물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이들 연구 중 향후 특수교육의 정책을 결 정하는데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정책연구는 어느 정도나 될까?

답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따라서 특수교육 연구물들이 현장에 정보를 주기 위 해서는 학회가 중심이 되어 동일 주제를 연속적으로 연구하는 종단적 성격의 연구시도, 연구결과의 현장 적용을 위한 현장기반 방과 후 프로그램의 운영 등이 따라야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되어 적용되고 있는 지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지 않는 한 새로운 교육과정의 제정이나 개정에 정보를 줄 수 없다. 서구의 프로그램(예:TEACCH; PECS 등), 긍정적 행동지원과 관련된 프로그램, 인지 및 언어와 관련된 프로그램 등은 적어도 주 단위 일정 시간 이상의 적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연구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연구결과의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연구는 같은 연구의 반복연구의 양산으로만 남게 된다. 단편적인 연구든 종합적인 연구든 이를 적용함으로 써 새로운 연구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장애학 생을 위한 각종 방과 후 활동을 연구의 장으로, 연구결과의 적용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 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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