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통합교육 체제에서의 장애학생 지원

문서에서 목 차 (페이지 55-64)

이를 위해서는 교육 분야 연구방법론의 시야가 한층 넓어져야 한다. 문화인류학적 인 탐구방법이 교육 분야 연구를 확장시켜 준 것과 같이 인문학적 자원의 도입을 통한 연구방법의 전면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특수교육 연구결과의 활용방안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관련 전문학술지(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및 등재 후보지)는 족히 15종이 넘는다. 이들 학회지를 연 3회 이상 발간한다고 하면 연 45호가, 한 호에 최소로 10편의 논문을 게재한다고 하면 연간 450편 이상이 발표된다.

이들 연구물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이들 연구 중 향후 특수교육의 정책을 결 정하는데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정책연구는 어느 정도나 될까?

답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따라서 특수교육 연구물들이 현장에 정보를 주기 위 해서는 학회가 중심이 되어 동일 주제를 연속적으로 연구하는 종단적 성격의 연구시도, 연구결과의 현장 적용을 위한 현장기반 방과 후 프로그램의 운영 등이 따라야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되어 적용되고 있는 지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지 않는 한 새로운 교육과정의 제정이나 개정에 정보를 줄 수 없다. 서구의 프로그램(예:TEACCH; PECS 등), 긍정적 행동지원과 관련된 프로그램, 인지 및 언어와 관련된 프로그램 등은 적어도 주 단위 일정 시간 이상의 적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연구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연구결과의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연구는 같은 연구의 반복연구의 양산으로만 남게 된다. 단편적인 연구든 종합적인 연구든 이를 적용함으로 써 새로운 연구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장애학 생을 위한 각종 방과 후 활동을 연구의 장으로, 연구결과의 적용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 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주의 통합교육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곧 각종 통합교육의 원칙에 부합하는 운영체제가 아니기에 기형적 통합교육 아니면 성장이 멈춘 통합교육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이미 오래 전부 터 제기된 바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특수학급은 여전히 일반학교내의 ‘작은 특수학교’ 내지는 ‘외딴 섬’으로서 인식되고 있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곽정란, 2010; 김성애, 1997;

박승희, 1999). 그래서 한국의 특수학급체제는 ‘통합’에 공헌하였다기보다는 ‘분리’ 기능 을 조장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고(김성애, 1997), 특수학급 정체성은 ‘특수교육 접근기회 의 응급처방’, ‘일반학교내의 제2류의 특수학교’, ‘일반학급에 부적합한 학생이 속한 곳’,

‘특수학급 학생의 표찰이 생기는 곳’, ‘국어 및 수학의 보충지도실’, ‘일반교사의 교수편의 성 증대에 기여’, ‘특수교육 전문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초래’, ‘일반교사 승진의 교두 보’, ‘초등 특수학급 중심의 운영’, ‘모든 장애학생이 아닌 특정 장애유형 및 경도 장애학 생에만 집중’, ‘통합교육의 오용: 특수학급 및 일반교사의 교수 책무성의 사각지대’, ‘특 수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의 통합이 특수학교에서 특수학급으로의 통합에 비해 불균형적 으로 강조’로 표현(박승희, 1999)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김병하(2011)는 다음과 같이 우리나라 특수학급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종 합적으로 제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특수교육자들이 교육혁신의 선봉장이 되어줄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에게 특수학급은 자랑인가 부끄러움인가. 특수학급이 정녕 특수한 교육 적 요구를 지닌 아동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교육조처라면 그것은 분명 교육정 의와 민주화를 위해 자랑이자 자존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특수학급이 단지 문 제더미의 학생들을 따로 모아 분리조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존재한다면 특수학급 은 그 존재자체가 부끄러움이자 오욕이다. 1980년대 중반 이래 우리나라에서 특 수학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자랑이기도하고 부끄러움이기도하 다.(일부 발췌)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그림 1>와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통합교육의 형태인 특수학급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면서도 여전히 특수학교의 수도 증가 한다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증․중복장애학생의 증가를 포함한 장애학생의 증가 도 한 요인이지만 이보다는 통합교육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요인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반교육의 장에서 통합교육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실질적인 어떠한 변화 도 기대할 수 없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코 일반교육 종사자를 탓하 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보아 서구에서 기대하는 통합교육을 우리나라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들이 통합교육 놀음을 시작한 40여 년 동안 특수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에 있는, 그리고 일반학급에 있는 장애학생들만 희생을 감수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림 1> 연도별 특수학급의 수

<그림 2> 연도별 특수학교의 수

따라서 우리나라 통합교육의 문제를 교사,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그리고 장애 당사 자라고 할 수 있는 부모들조차도 전적으로 장애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심각하게 반성적 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미국을 위시한 서양 교과서에 있는 일반학교의 개혁을 촉구할 것인가? 이 들 촉구가 일반교육의 현장에 메아리는 고사하고 전달되어지는 통로도 없는 우리들만의 리그로 끝나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특수학교는 차치하고 전국 9,343학급의 9,635명의 교사들이 특수교육 교육과정을 숙 지하고 이를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들 의 연대를 통한 전문성 신장방안과 협력적 접근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며, 특수학교 와 특수학급의 연계 체계를 통하여 특수교육의 효율화를 극대화 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특수교육 교육과정의 개발을 비롯한 각종 교과서 및 지도서 개발 등 특수교육 관련 각 종 행․재정적 운영체제가 너무도 일반교육 체제로의 통일성을 기하려고 하는 정부 당 국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학교 중심의 통합교육을 시도한지 40년이 지났지만 일반학교 교육과정에 통합 교육을 지향한다는 정신이 들어가 있는가?

“모든 이를 위한 교육”을 지향한 바가 없다. 일반교육 관련 학회에서 다루어진 주 제의 절대 다수는 여전히 교육의 수월성이었지 교육의 형평성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 도 우리는 또다시 UDL(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을 발표하여야 한다.

이는 결코 일반교육계를 비판하고자 하는 함이 아니다. 통합교육을 통한 장애아동 의 보편적 교육권과 관련 지원교육으로서의 특수교육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난 40여년을 한 번 뒤돌아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수교육은 일반교육에 정보를 제공하는 상위의 교육학이다.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이 명실상부하게 상위의 교육학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특수교사 양성체제와 다른 우 리의 제도에 기반한 특수교육 주도의 통합교육을 이루어 내는 방안을 생각하여야 할 때 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모든 학교에 특수교사를 배치함은 물론 이들에 대한 전문성을 재교육하기 위한 대학원 체제의 운영, 각종 교수법 및 자료 개발 전문기관의 설치 등 아래턱 빼서 위턱 괴는(下石上臺) 단편적 임기응변식 장애학생 지원체제가 아닌 장기적 인 특수교육 발전 방안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외람되지만 교사와 교수, 그리고 부모들조차도 장애아를 잃어버린 특수교육을 하였 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돌아보며 특수교육에 대한 첫 마음을 회복하는 게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국 장 애인 복지 및 특수교육에서의 탈 시설화 계기를 마련해 줌과 동시에 지적장애인의 인간 화를 이루어내는 전기를 마련해 준 “연옥에서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Purgatory)의 작가이자 여전히 존경받는 교수 Burton Blatt(1927∼1985)의 글 일부를 인용하여 보았다.

이는 통합교육도 우리의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신지체의 개념은 간단하게 규정할 수도 없고 과학적으로 정의할 수도 없 으며, 그것을 주제로 토론을 할 수도, 여러 유형으로 분류하거나 해부할 수도, 이를 통하여 응용하거나 연구할 수도 없는 그 무엇이다. 정신지체의 개념은 단지 우리의 인간성, 잠재력, 교육 정도, 삶의 질, 권리와 특권, 우리의 실체, 그리고 우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이해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 다.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은 정신지체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고 묻 는다면, 그 질문은 곧 나에게 당신은 인간성이나 퇴폐성, 미 또는 추함, 강력한 힘 또는 나약함,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신지체는 결코 지능지수로 한정하여 정의되는 것도, 특성화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행동주의적 입장에서의 측정 결과나 원 인론(etiology)적 기술에 의해서 개념화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다른 여 러 사람들, 지역 사회, 가치, 기대, 그리고 희망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것이다 (Blatt, 1981).5)

장애학생의 교육지원체제는 철저히 장애학생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여야 한다. 전 문가들이나 부모의 생각이 중심이어서는 안 된다. 특수학교는 분리교육이고 일반학교는 통합교육이라는 등식은 성립할 수 없다.

시각장애학생들은 평생 시각장애학생으로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평생 시각장애로 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일상생활기술은 적기에 집중적으로 학습하여야 한다. 이러한 지도방법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이는 결코 장소의 개념이 아니다.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시설중심의 기반에서 출발하였다. 부모가 없이 유기된 장애아 동들을 중심으로, 사립기관을 중심으로 출발하다보니 수용시설에 기반을 두었다. 따라서 장애아동을 위한 적절하게 개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중심의 사고가 아닌 기관중심의 사 5) 1981년에 출판한 그의 저서 In & Out of Mental Retardation: Essays on Educability, Disability, and Human Policy에서 정의에 대한 사회적 구성력(Social Construct)에 대하 여 언급한 부분이다.

문서에서 목 차 (페이지 55-64)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