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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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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재료에 내포된 원래 의미를 오페라의 드라마적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그것이 드라마상의 미래, 혹은 현재의 사건을 암시하는 일종의 기호로 사용되었다는 점 에서 주목할 만하다.110)

이와 같이 현대오페라는 다양함을 담을 수 있는 포용성을 가진다. 시대정신인 융합의 기치 아래 현대오페라는 대중문화와의 결합, 그리고 토속 음악과의 결합, 그 외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음악 기법 등을 망라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무조음악이라든지 비화성을 통한 분위기 묘사, 대중음악의 수용에 따른 변화 역시 현대오페라의 새로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경계를 넘어 선 오페라는 소재와 음악의 풍부함을 통해 발전된 시대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표 현하였으며 이에 걸맞은 확장된 무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현대오페라는 작 곡가나 지휘자의 비중보다 연출가의 역량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오페라 의 성공여부가 시각적 효과의 우수성을 통하여 평가 받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 이다. 과거의 오페라를 이전과 다른 각색을 통하여 시대를 바꾸어 제작하거나, 과학적인 최첨단의 장비를 이용하여, 과거나 현재의 오페라를 미래 가상의 시대 로 꾸며내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음악가 출신의 연출가가 주류였던 시대 와 달리 작품의 요구에 맞는 영화감독, 연극 등 전방위 연출가들이 상상의 나래 를 펼 수 있게 되었으며 시대적 요구에 맞는 작품들이 제작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관객들은 이전의 프레젠테이션적 오페라를 넘어선 새로운 패 러다임의 작품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오페라들도 새로워진 스타 일과 연출로 재탄생되고 있으며 현재 제작되고 있는 작품들도 이에 부응하고 있 다. 때로는 더욱 자극적인 작품들이 창작되고 이에 맞는 음악들이 작곡되어진다.

더욱 폭력적이고 에로티시즘적인 오페라 등이 등장하였고, 무대 위의 과감한 성 적 표현과 폭력성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나 뮤 지컬 등의 대중문화의 유입에 따른 예술의 새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오페라는 다양한 변화와 시대적 요구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와 다른 제작환경에서 오페라를 바라 봐야 한 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며 시·공간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이 110) Bernd Alois Zimmermann(2014), “Three Scenes of the opera Die Soldaten” The Opera

Quarterly, p. 141

바로크 오페라

고대 그리스 연극을 17세기 이탈리아에 맞게 복원시키면서 베니스와 나폴리 중 심으로 오페라가 만들어지고 카스트라토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하여 오페라의 대 중화를 이루게 되었다. 또한 프랑스는 극의 전개와 상관없이 극 중간에 발레를 삽입하였고 영국에서는 가면극 중심의 발라드 오페라가 유행 하였다.

고전주의 오페라

이탈리아 오페라는 오페라의 정통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글룩의 영향 으로 오페라 개혁 운동의 시작되었고, 독일에서는 레치타티보를 대신해 대사를 읊는 징슈빌이 만들어졌다. 프랑스에서는 부퐁논쟁이 종식되고 코미크 오페라가 한층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낭만주의 오페라(전)

오페라 부파가 주류로 정착되고 서민들의 일상을 세밀히 묘사한 베리즈모 오페 라도 창작되면서 오페라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프랑스에서는 그랜드 오페 라 양식이 만들어지고 이후 경가극인 오페라타가 생겨났다. 독일에서는 낭만 오 페라의 탄생과 음악극이라고 불리는 오페라 형식이 만들어 졌다.

낭만주의 오페라(후)

이탈리아에서는 사실주의적인 작품 중심으로 오페라의 최고 절정기를 맞이하지 만 러시아, 체코슬로바키아 등을 중심으로 민족적 색채가 강한 선율의 오페라들 이 작곡되기 시작하였다.

근대 오페라

프랑스에서 개발된 인상주의 음악을 중심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후기 낭 만주의가 발달했고 20세기 전반 오페라는 표현주의 경향을 보였으나 1차 세계대 전 이후 전 고전주의가 유행하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전체주의적 사고를 중 심으로 전위적 오페라가 제작 되었다

표 7. 시대별 오페라의 특징(연구자 구성)

필요할 때다. 즉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현재를 직시할 수 있는 페미니즘 관점 의 오페라가 등장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바로크 시대 오페라부터 현대 오페라까지 시대별 흐름과 특징을 아래의 표로 정리하였다.

현대 오페라

시대정신인 문화융복합의 영향으로 다양한 장르의 오페라들이 창작되고 있으며 나라와 국경을 뛰어 넘어 미니멀리즘한 오페라가 뮤페라, 뮤비컬 등의 이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AR과 VR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오페라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제3절 오페라 속에 드러난 여성의 이미지

인간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은 감동과 아름다움이라는 여성적 이 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 여성은 없다. 음악이라는 서양의 전통 예술사는 거장, 천재, 명작(名作)들의 역사라는 패러다임에 기초해왔다. 거장, 천재, 명작은 여성과는 무관한 개념이었다. 전통 예술사는 예술의 기원을 고대 그리스로 삼는 가부장제의 예술계 개념들과 그 이론 틀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예 술사의 상황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예술은 배제되었 고, 전통 예술사에 포함된 소수의 여성 예술인들마저 폄하되고 있다.111)

음악 역사에서도 여성들은 활동의 제약과 역할의 배제 그리고 교육의 부재로 인해 늘 도외시 되었다. 특히 가부장제는 여성을 예술적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았 고 사회, 정치, 경제, 전반의 성불평등과 연관하여 남성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 여 성 이미지를 가두고 말았다. 이러한 여성의 성역할이나 여성성에 대한 편견은 남 성 작곡가들이나 연출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그들의 작품 속에서 여성의 이 미지는 언제나 남성의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이미지는 마치 매스 미디어(Mass Media)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것처럼 직접적으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 을 전제한다.112) 극음악인 오페라는 본격적으로 젠더로서의 이성과 성 정치학의

111) 김주현(2008), 『여성주의 미학과 예술작품의 존재론: 한국현대 여성미술을 중심으로』, (주)아트북스, p. 10

112) 수잔나 D. 월터스, 김주현·신정원·윤자영·김현미옮김(1999),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여성 들』, 또하나의문화, p. 59

담론 소재가 되는 음악의 대표적 예술장르다. 오페라 속에 등장인물은 신화속 주 인공을 현실에 불러들이기도 하고 동시간대의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다.

각각의 시대에 따라 줄거리와 등장인물 그리고 표현 방법에 의해 메시지 전달 이 달라진다. 그 때문에 남성들 관점에서 작곡된 작품들은 그들이 원하는 여성의 이미지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오페라속에 그대로 투영되는데, 오페라속 여성 의 이미지는 첫째, 세속적인 쾌락을 쫓는 창녀나 요부이고 두 번째는 변화에 적 응하지 못하는 보수와 순종이다. 팜므 파탈형으로 창녀의 여성상은 순진한 남성 을 유혹하고 자유분방하며 매사에 적극적인 인물들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시대적 정서와 사회적 신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도덕적 책망과 징 벌로 결국 필연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또한 보수적이고 소극적이며 순종적 인 여성들에게는 육체적 순결이 암묵적으로 요구되고 남성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연약한 여성상으로 비춰진다.

오페라 속에 착한 여성들은 주위의 모함과 오해를 받거나 남성에 의해서만 존 재하고 남성에게 억압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남성들의 오페라는 스토리 전개와 구조에서 정형화된 틀을 만들어냈고 젠더로서의 여성이 어떻게 인식되어 왔는지 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이처럼 착함과 나쁨으로 구분된 여성의 이미지는 시대적 이고 사회적인 편견과 가부장제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여성의 극적인 이미지는 남성들의 일방적 사랑의 방식으로 그것에 투사한 것이며 이것은 결과적으로 오 늘날의 페미니즘을 논하게 되는 과오(過誤)에 이르게 된다.113)

몇 편의 오페라를 살펴보면 <카르멘-Carmen>, <노르마-Norma>, <마농 레스꼬 -Manon Lescaut>, <안나 볼레나-Anna Bolena>, <마리아 스투아르다-Maria Stuarda>,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 <토스카-Tosca>, <메 데아-Medea> 등 수 많은 작품들이 여성의 이름으로 제목이 붙여져 여성들을 존중 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죽음으로 내몰리거나 버림을 받았다.

팜므 파탈의 대명사인 자유분방한 집시 카르멘은 순진한 젊은 남성을 유혹했 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인물로,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르고 <마농 레스 꼬-Manon Lescaut>에 등장하는 허영심 많은 여주인공 역시, 성실한 청년을 유 113) 이옥희(2011), pp. 21-22

혹해 곤경에 빠뜨린 대가로 죽게 된다. 또한 <노르마-Norma>의 ‘노르마’나 <오 델로-Otello>의 ‘데스데모나’ 처럼 단지 순결을 잃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니면, 꼭 이름이 아니더라도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버려진 여자라는 뜻이고, <라 파보리타-La favorita>는 애첩, <라 조콘다-La Goconda>는 가희(歌姫)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리골레토 -Rigoletto>, <나부코-Nabuco>, <탄호이저-Tannhäuser>처럼 오페라의 제목에 남자의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 사랑의 주체지만 버림받는 이들은 역시 여자들이다.

두 남녀의 이름이 붙은 제목도 많은데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 <로미오와 줄리엣-Roméo et Juliette>,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eas et Melisande>도 남자보다는 여성의 사랑과 희생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여성들이 질병으로 죽는 경우는 <라 트라비아타>와 <라 보엠-La boheme> 등 인데, 둘다 사인은 결핵이고,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 <페도라-Fedora>

처럼 독약을 먹고 죽는 경우도 있다.

칼로 죽는 경우도 있다. <나비부인>, <라 조콘다> 등이고 <사포-Sapho>에서 처럼 몸을 던지는 추락사나 <니벨룽겐의 반지-ber Ring des Nibelungen>처럼 불 속에 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에 스스로 동참하 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아이다-Aida>, <안드레아 셰니에-Andrea Chemier>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오페라에서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실한 사랑을 원하지만 남성들은 그 사랑을 이용하거나 오해하고 그녀들을 배신하거나 죽음으로 내몰아간다. 하지만 여성들 은 그런 남성과의 진실된 사랑을 위해 목숨을 던졌다.114) 오페라뿐만 아니라 남 성과 여성을 형상화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기악 부분에서도 남성 신화의 상 징체계가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바로크 음악은 신이나 군주의 위엄을 칭송하거나 찬양하였다. 이것은 남성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신에게 부여받았다는 사회적 인식과 긴밀한 연관이 되어있다.

여성의 순종을 강조하기 위해 18세기 음악은 신에 대한 복종을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과 교묘하게 혼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하이든(Franz 114) 박종호(2008),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시공사, pp. 6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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