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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 현황과 문제점 분석: 행동·제도 경제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제4절 정치-경제-복지체제의 대안

4. 한국 노동시장 현황과 문제점 분석: 행동·제도 경제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왜 한국 노동시장은 기업규모와 노동시장 지위에 따라 분절적인 구조 를 갖고 있나? 송원섭이 집필한 이 장은 앞서 박찬종이 분석한 한국의 수 출주도 성장체제의 결과로 나타난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구조를 ‘인간의 합리성’이라는 가정에 기초한 주류 경제학의 틀이 아닌 행동경제학과 제 도주의 경제학이라는 비주류경제학의 프레임을 통해 분석했다. 송원섭이 한국의 분절적 노동시장을 비주류경제학의 프레임으로 분석한 이유는 주

류 경제학적 관점에서 “거시적 연결고리를 생각하지 않는 방식을 과거의 시각에 기초해 분석과 해석”한 것이 한국 노동시장 관련 정책들이 실패한 핵심적 이유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해 송원섭은 주류경제학의 합리성의 모호성에 대해 비판하고, 이를 스웨덴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의 『팩트풀 니스: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 유』를 통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인간은 주류 경제학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스 로슬링은 간극본능, 인간의 비 관적인 성향, 공포심, 조급함, 일반화 경향 그리고 문제 상황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하는 경향 등 우리가 통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열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 했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문제’를 사실충실성의 사례로 든다. 현 실을 인식하는데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고, 이러한 시각은 주류 경제학보 다는 비주류 경제학으로 알려진 프레임을 통해 더 잘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낮은 고용률, 성·연령·교육에 따른 격차,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 등 한 국 노동시장의 다양한 문제를 지적한 후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효과적이 지 않은 노동시장 관련 제도들을 고용보호지수와 적극적·소극적 노동시 장 정책을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소수 대기업 중심의 정규직, 임금체계 (연공급제와 기본급과 수당으로 이원화된 임금구조)를 한국 노동시장의 고유한 특성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를 행동 경제학과 제도주의 경제학을 통해 분석한다. 행동경제학의 프레임으로 보면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적 구조는 노동정책이 “정책 대상의 합리성”을 중심에 놓고 정책을 제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노 동시장 정책의 실패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지만, 주장이 실제

적 힘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그 실증적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행동주의 경제학이 노동정책의 대상의 관점에서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 를 접근했다면, 또 다른 비주류 경제학인 제도주의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 에 기초해 노동시장 분절구조에 대한 문제를 접근한다. 송원섭이 한국경 제를 분석하는 다섯 가지 필터로 이야기한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가진 국가의 특수성,” “재벌이라는 기업의 특수성,” “산업정책 수행기관으로서 은행의 특수성,” “연계된 자율성,”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이다. 이를 통해 송원섭은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노동시장 분절화의 문제를 구조적 관 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정치경제학적 분석, “즉 정치 에 응용된 경제 개념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공공선택이 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공공선택이론은 강력한 정부의 역할을 주장하는 경우와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입장 모두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공공선택이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다섯 개의 필터와의 관 계 속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하튼 이러한 분석을 통해 송원 섭은 한국 사회가 노동시장의 분절화 문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제·산 업정책의 전환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다만 다섯 가지 필터가 어떻게 상호관계를 갖고 있는지 보다 더 심층적 인 분석이 필요하고,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이러한 접근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지는 이 글에서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만약 우리가 경제·산업정책 의 전환을 도모하다면, 그 속에서 복지국가의 역할을 무엇인지, 그 전환 의 결과로 나타나는 새로운 경제·산업구조에서 복지국가는 어떤 모습일 지도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더불어 다섯 가지 필터가 똑 같 은 무게를 갖고 한국 사회의 노동시장의 분절적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 아 니라면, 다섯 가지 필터를 입체적으로 구성할 필요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개의 장을 걸쳐 본 보고서가 정치·경제 영역에서 한국 복지국가가 풀 어야할 과제를 제시했다면, 마지막 3장은 이러한 정치·경제 영역에서의 과제가 어떻게 복지영역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소득보장 제도를 둘러싼 쟁점과 제언”은 양종민이 집필했는데, 현재 한국 복지국가 에서 대안적 소득분배제도에 대한 논쟁을 한국 복지국가가 풀어야 할 과 제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양종민의 연구가 주로 공적 영역에서 소득분배 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면, 김도균이 집필한 장은 사적 자산축적이 공적 복지를 대신했던 한국 복지체제의 특성이 어떻게 현재 저출생 문제와 연 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연구이다. 마지막으로 김세진이 집필한 “한국의 노 동돌봄의 사회화와 가족(책임)주의의 변화”는 돌봄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한국 복지국가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돌봄의 영역 이야 말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독특한 결합양식을 보여주는 한국 복 지국가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