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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

제4절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정치제도

4.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

한국사회에서 복지국가 형성을 위해서는 한국 정치경제질서의 제도적 경로의존성과 관념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는 것이 요구된다. 제도적 경 로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를 야기하지 않고 정 책적 변화의 가능성이 높은 정치제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제도적 경로의 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낮은 수준의 거부권행위자가 제도화된 정치제 도가 요구된다. 관념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치적 소수파의 정치적 공간을 확장시켜 복지국가를 위한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목소리 가 확대되어야 한다. 따라서 관념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 치적 소수파의 정치적 공간을 높은 수준으로 보장해주는 정치제도가 필 요하다.

이처럼 거부권행위자와 소수파의 정치적 공간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정치제도를 분류하여 다음과 같다.

<표 2-8> 정치제도의 분류

적 공간은 중간 수준이지만 제도화된 거부권행위자가 낮은 수준인 영국 식 ‘의원내각제-(단순)다수대표제-양당체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한국 정치제도 변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대통령제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루어진 민주화 이후 형성된 대통령중심제의 강력한 정치적 정당성으로 인해 대 통령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변경시키려는 요구는 현재 정치적 지지를 확 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정치적 소수파인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선거제도를 (단순)다수대표에서 비례 대표제로 변경시키는 것이다. 즉 대통령중심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정치 적 정당성을 고려하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재편 하는 것이 규범 주창자들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 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의 경우에 는 거부권행위자의 숫자가 증가하여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를 야기할 수 있 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는 제도적 경로의존성을 강화하여 복지국가 형성을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복지 국가 형성을 위한 한국 정치제도 개혁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대통령중심 제를 변경할 수 없는 상수로 상정할 경우 정치적 소수파인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을 확장하여 관념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의 형태로 정치제도를 구성해야만 한다. 하 지만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는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를 야 기해 한국 정치경제질서의 제도적 경로의존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에서 대통령중심제가 가지고 있는 강한 정치적 정당 성으로 인해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은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책변화를 용이하게 하여 제도적 경로의존성을 극복

하려면 현재의 정치제도인 ‘대통령중심제-(단순)다수대표제-양당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적합하다. 이에 반해 정치적 소수파인 규범 주창자의 정치 적 공간을 확장하여 관념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중심 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제 도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는 데 우선성을 둘 것인지 아니면 관념적 경로 의존성을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인지 하는 선택의 문제이다.

제도적 경로의존성과 관념적 경로의존성 중 무엇에 우선성을 둘 것인 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규 범 주창자의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 없이 정책변화를 용이하게 만드는 정 치제도의 구성은 복지국가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복지국 가 형성을 추동하는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제도화된 거부권행위 자의 숫자가 적어 제도변화를 용이하게 만드는 정치제도 하에서도 복지 국가 형성을 위한 정책변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 중심제를 변경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다면 ‘비례대표제-다당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을 확대하는 것에 우선성을 둘 필 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정치제도의 개혁은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에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비례대표제 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소선 거구제에 기초한 지역구 의석을 폐지하고 전체 의석을 비례대표 선거로 채우는 방안이다. 둘째, 의원정수는 현재와 같이 300석으로 유지하되 지 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비율을 2:1로 변경하여 비례대표의석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를 적용하고 석패율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셋째, 지역구 의석수는 현재와 같이 유지하되 의원정수를 현재 보다 확대하여 비례대 표 의석수를 증가시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을 2:1로 조정하는 방 안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서 선거제도를 개혁하여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거부권 행사자의 숫자가 증가하여 정책결정의 교착상 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책결정의 교착상태가 복지국가 형성을 위한 제도변화를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의 회 내에 초당적 복지국가 연합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는 거부권행위자의 증가로 인 해 정책적 교착상태를 만드는 경향이 있어 제도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정 치적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비례대표제 확대를 통한 선 거제도의 변화를 넘어서 정부형태를 대통령중심제에서 의원내각제로 변 화시킬 필요성이 존재한다. 즉 비례대표제의 확대라는 선거제도의 변화 는 장기적으로는 의원내각제로의 정부형태의 변화를 수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복지국가 확대위한 정치제도의 개혁은 다음과 같 은 단계적 접근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1단계 선거제도 개혁

: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하여 정치적 소수 파인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 확장

2단계 정치연합 구성

: 의회 내 초당적 복지국가 연합 구성을 통해 정책적 교착상태가 발생 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해소

3단계 정부형태 개혁

: 의원내각제로 정부형태를 전환하여 정책적 교착상태가 발생하는 것 을 제도적으로 해소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현재 ‘대통령중심제-(단순)다수대표제-양당 체제’로 이루어진 한국의 정치제도의 개혁은 3차례의 걸친 제도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1단계로는 복지국가를 위한 규범 주창자의 정치적 공간 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 체제’로의 변화를 추동하여야 한다. 그 이후 2단계에서는 제도화된 거부 권행위자가 높은 수준으로 존재하는 대통령중심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 가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를 야기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복 지국가를 위한 초당적 정치적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3 단계에서는 이와 같은 정책결정의 교착상태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전환하는 정부형태의 개혁을 통해서 서유 럽 형태의 ‘의원내각제-비례대표제-다당체제’ 정치제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