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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성공의 덫에서 탈출하려면

3. 성공의 덫으로부터 탈출

가. 성장체제의 전환을 위한 과제

대략적인 방향은 정해져 있다. 먼저 재벌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 중심 의 성장체제를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성장체제로 전 환해야 한다. 권위주의 개발국가 시기였던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 지 성장이 국내산업의 연관관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루었던 것처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민주적 방식으로 국내산업 연관관계를 현 대적으로 강화하는 성장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핵심 부품, 소재, 자 본재를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재의 자체 조달률을 보면 2001년 73.4%에서 2018년 72.2%로 정체상 태에 있다. 부품의 경우는 동기간 동안 60.1%에서 66.4%로 5.3%P증가 하는데 그쳤다. 소재·부품비율을 보면 66.2%에서 68.8%로 지난 18년 동안 2.4%P 증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범용기술 중심의 기술개발·성 장으로 인한 핵심·첨단 기술수준이 취약해” 대일의존이 지속되고 있는 것 이 현실이다(국회예산정책처, 2020, p.3).

시장 규모가 큰 완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 중심으 로 압축 성장전략을 선택하면서 소재·부품·장비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고착화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종업원 10인 이상 5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소재·부품 생산기업에 차지 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으로 79.9%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술개 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의 투입도 낮아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에 비해 경쟁 력이 낮은 것은 물론 그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일본과의 범용 소재·부품 첨단기술 종합경쟁력 격차는 2.5%에서 4.8%로 커졌고, 첨단기술의 종합경쟁력도 2.7%에서 5.1%로 더 벌어졌다(국회예 산정책처, 2020, p.7, p.56).

다음으로 수출과 내수의 균형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 이래 GDP 성장에서 내수와 수출의 기여도 모두 급감하면서, 〔그림 1-16〕에 서 보는 것과 같이 한국 경제는 내수도, 수출도 성장을 이끌지 못하는 국 면에 직면해 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정부소비가 성장을 겨우 유지 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지난 20년 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핵심·첨단 소 재와 부품을 수입해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사용해 완제품을 조립해 수출 하는 성장방식은 개별 대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을지는 모르지만, 국 민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그림 1-16〕 부문별 GDP 성장기여도: 노태우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2019)

주: 박근혜 정부는 2013~2016. 문재인 정부는 2017~2019.

자료: 한국은행. (2020b).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국민소득. https://ecos.bok.or.kr/jsp/vis/

GDP/#/spending에서 2020. 11. 27 인출.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성장은 자동화 중 심의 생산방식에서 자동화와 노동의 숙련의 균형적 발전에 기초한 성장 방식으로 전환을 요구한다. 앞의 〔그림 1-9〕 “한국과 주요 제조업 강국의 로봇밀도, 1985~2019”에서 살펴본 것처럼,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로봇 밀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 림 1-17〕에서 보는 것처럼 로봇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과 독일의 제조업 수출의 국내 부가가치 창출비율이 한국 보다 월등이 높은 것을 확 인할 수 있다. 로봇밀도는 제조업 수출의 국내 부가가치 창출과 반비례관 계에 있다.

〔그림 1-17〕 로봇밀도와 제조업 수출의 국내 부가가치 창출비중

자료: 〔그림 1-9〕의 2018년도 자료와 OECD TIVA Indicators: 2018 edition, 정준호. (2018).

“g제2장 경제적 유산과 쟁점.”h 윤홍식 외, w사회경제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쟁점』, pp. 11-57.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재용인 자료를 그래프로 수정한 것.

노동숙련에 기반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노동숙련을 반영 하는 임금체계(숙련급과 역량급)와 노동숙련을 가능하게 하는 작업장 숙 련·훈련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김세움·정진호·류성민, 2015, p.82).

특히 작업장 숙련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처럼 후발산업국에서 기업이 경 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선발국가와 다른 새로운 경로를 창출해야 한다. 그 리고 그런 새로운 경로창출을 통한 추격(혁신)은 작업장 숙련을 통해 현 장에서 축적된 암묵적 지식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심로악기, 쿠쿠홈시 스, 하나코비 등은 현장에서의 암묵적 축적을 통해 새로운 경로를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이근 외, 2008).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의 속도가 이미 둔화되기 시작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러한 경향이 강 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만으로는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 수 없기 때문에 국내산업의 연관관계를 높여 지금보다 내수를 활성

화시키는 것은 한국경제의 필수적 과제이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이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정책대안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대 비 한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45.1%(2014년)로 미국의 82.6%, 영국 의 80.8%에 절반에 불과하다(한국경제, 2017. 11. 26). 경제체제 전환을 위한 과제는 본 보고서의 다른 두 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경제체제와 관련된 노동시장 개혁과제는 권력자원이라는 차원(김주 호)과 경제구조 개혁(송원섭)이라는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다만 여기서는 충분히 다루질 못했다. 아래 〔그림 1-18〕에서 보는 것처럼 혁신이 소수의 혁신이 아니라 국민국가 전체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보편적 혁신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혁신이라는 것이 본래 불균형적으로 발생한다는 속성이 있다는 점 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그림 1-18〕 소수의 혁신에서 보편적 혁신으로

자료: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19). 광복 100주년을 향한 혁신적 포용 국가 미래비전 2045.

나. 복지체제 전환을 위한 과제

복지체제의 전환은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하나는 현재 한국 사회 에서 시민이 직면한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고 대응을 할 수 있는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를 구성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사회가 체제전환을 위해 불가피하게 치러야하는 하는 사회적 비용이 취약계층과 같은 특정 한 계층에서 집중되는 것을 막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체제전환을 위 한 개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국 복지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크게 두 가 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공적 사회보장제도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 공적 사회보장제도로부터 배제되어 있다는 문제이다. 다른 하나 는 공적 사회보장제도의 대상이 되는 시민도 공적 사회보장제도만으로는 사회적 위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공적 사회보장제도의 수준 이 낮아, 대부분의 중간계급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사적 자산축적 을 통해 완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우리는 한국 복지체제의 역진적 선별성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 복지체제의 현실은 2019년에 수행했던 『저출산·고령사회 신진학자 협동연구: 인구정책의 새로운 대안 모색』이라는 연구보고서에 잘 기술되어 있다(윤홍식·김주 호·박찬종·송원섭·양종민·정재환, 2019, pp.14-15). 보고서는 현재 한 국 복지체제의 역진적 선별성을 한국 복지체제의 삼중구조라고 명명하면 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림 1-19〕 한국 복지체제의 삼중구조

자료: 윤홍식·김주호·박찬종·송원섭·양종민·정재환. (2019). 저출산·고령사회 신진학자 협동연구:

인구정책의 새로운 대안 모색. 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p. 15.

“맨 위에는 사회보험으로 대표되는 공적 사회보장제도의 주 대상인 동 시에 낮은 수준의 공적 복지급여를 보완할 수 있는 부동산, 금융자산 등 사적 자산을 축적한 계층이 있다. 이 계층의 특징은 공적 사회보장제도가 사적으로 축적된 자산과 비교했을 때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부차적 역 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소위 중간계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집단으로 개인과 가족이 직면한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주로 사 회보험이라는 공적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대응하고, 축적된 사적 자산을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층이다. 마지막으로 최하위 집단은 사회보 험으로부터 배제되고, 사적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소득을 확보하지 못한 계층으로 복지수급의 낙인이 수반되는 공공부조에 의존해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계층이다. 또한 이 계층은 다시 두 집단으로 나누어 질 수 있는 데, 공공부조의 수급대상이 되는 노동능력과 부양의무자가 없고 여러 가

지 엄격한 수급조건을 충족시켜 수급대상이 되는 계층과 노동능력, 부양 의무자 등 수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후의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 수 급대상에 배제된 ‘비수급 빈곤층’이다.” (윤홍식 외, 2019, p.15).

한국 복지체제의 전환과제는 이러한 역진적 선별성을 해체하고 공적 사회보장제도에 기초한 보편적 복지체제를 구조화하는 것이다. 한국 복 지체제의 보편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

한국 복지체제의 전환과제는 이러한 역진적 선별성을 해체하고 공적 사회보장제도에 기초한 보편적 복지체제를 구조화하는 것이다. 한국 복 지체제의 보편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