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노동시장의 이중화
2. 노동시장의 내부자와 외부자
노동시장의 이중화는 노동자의 이중화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1차 노동시장의 노동자는 내부자(insiders)로 불리며 정규 고용관계를 바탕 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안정된 고용을 보장받는다. 이에 반해 외부 자(outsiders)로 불리는 2차 노동시장의 노동자는 비정규 고용관계를 맺 거나 실업 상태에 있으며 대체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린다.
외부자의 존재와 노동자의 이중화가 탈산업화된 서비스사회의 새로운 현
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업자는 물론 비정규 고용에 있는 사 람들도 전통적인 산업사회에서부터 존재해 왔고 대개의 경우 임금 및 노 동조건, 고용 안정성 등에서 열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외 부자의 존재와 노동자의 이중화는 여러모로 이전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첫째, 외부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둘째, 외부자 전체에서 청년과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셋째, 외부자가 처한 불안정과 위험이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었고 넷째, 외부자를 양산한 이중화가 의도적인 정치적 선택으로 야기되었다(Emmenegger et al., 2012b, pp.392-398).
내부자-외부자의 구분은 기본적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지위에 따른다.
특히 고용 형태가 결정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동시장의 내부자는 정 규 고용에 있는 데 반해 외부자는 비정규 고용이나 실업 상태에 있다. 두 집단 간의 임금 및 고용 안정성 격차도 기본적으로 노동시장 지위(고용 지 위)로부터 파생된다는 점에서 이 구분 기준은 상당히 유용하다. 이는 내부 자-외부자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들이 전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예컨 대 아사르 린드벡과 데니스 스노우어(Lindbeck, A., & Snower, D. J., 2001)는 내부자를 정규 고용된 자로, 외부자를 그렇지 못한 자로 상정하 고 내부자와 외부자 간 불평등을 노동이동비용(labor turnover costs) 탓으로 돌린다. 데이비드 루에다(Rueda, D., 2005)는 안정적(secure) 고 용을 기준으로 내부자와 외부자를 구분하고 이들의 상이한 정책적 선호와 내부자에 우호적인 사민주의 정당들의 정책적 입장을 규명했다. 한편 패 트릭 엠메네거(Emmenegger, P., 2009)는 고용 보장(job security)을 둘러싸고 노동시장 내부자와 외부자의 이해가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고 본 다는 점에서 앞선 연구들과 입장을 달리하지만, 두 집단을 구분하는 기준 에 있어서는 그것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표 3-1> 탈산업사회의 계급 도식 accumulator, CA), 사회문화 전문직(sociocultural professional, SCP), 생산직 근로자 (blue-collar workers, BC), 하위 서비스 기능직(low service functionary, LSF), 혼합 서 비스 기능직(mixed service functionary, MSF) 등 다섯 가지로 분류. 표에서는 이 계급들이 다시 작업 방식과 숙련도에 따라 배치
자료: 1) Häusermann, S. & Schwander, H. (2009). Identifying Outsiders across Countries: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in the Patterns of Dualisation. REC-WP 09/2009., p.12;
2) Häusemann, S. & Schwander, H. (2012). 이중화의 다양성?: 복지레짐별 노동시장 분 절화와 내부자-외부자 분할. 이중화의 시대: 탈산업사회에서 불평등 양상의 변화 (pp.
35-65). 세종: 한국노동연구원.
3) Schwander, H. & Häusermann, S. (2013). Who is in and who is out?: A risk- based conceptualization of insiders and outsiders. Journal of European Social Policy, 23(3), 248-269., p.253.
업 집단에 속한 사람이다. 호이저만과 슈반더는 외부자성이 높은 직업 집 단을 규명하기 위해 탈산업 사회의 계급을 기준으로 삼되(<표 3-1> 참 조), 성별과 연령까지 고려하여 직업 집단을 상세히 분류하고 각 집단별 로 비정규 고용자와 실업자의 비율을 측정한다. 그리고 그 비율이 전체 노동자의 그것보다 유의미한 수준에서 높으면 해당 직업 집단에 속하는 모든 사람을 외부자로 규정한다.
노동시장 외부자에게 가중되는 불안정성은 특정 사회 집단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호이저만과 슈반더의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지점이다.
이들에 따르면, 복지체제와 국가에 따라 다소 상이하긴 하지만 외부자의 비 율이 대체로 저숙련층, 여성, 청년에게서 더 높게 나타난다(Häusermann and Schwander, 2009; Hausemann and Schwander, 2012; Schwa- nder and Häusermann, 2013). 달리 말해, 이 사회 집단들에 속한 이들 은 비정규 고용과 실업의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다. 특히 하위 서비스 기능직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 여성처럼 이 사회 집단 들에 중첩적으로 속한 이들은 이중화된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다. 후술하듯이 이런 경향은 한국의 노동시장에서도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