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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음운 현상

문서에서 2016 집중연수회 강의록 (F) (페이지 28-31)

한국어 발음 교육의 이론과 실제

2. 한국어의 음운 현상

[말소리의 규칙성]

(1) 가. 옷이 예쁘다. [오시]

옷보다 신발이 필요해요. [옫뽀다]

옷만 챙겨 입으면 돼요. [온만]

나. 맛이 어때요? [마시]

맛보다 값이 중요해요. [맏뽀다]

맛만 좋으면 되죠. [만만]

1. 비음화

[규칙성 발견하기]

박기영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다음 단어의 발음이 표시된 아래의 예를 보고 규칙성을 발견해 봅시다.

먹다[먹따] 먹는[멍는] 떡[떡] 떡만[떵만]

닫다[닫따] 닫는[단는] 옷[옫] 옷만[온만]

잡다[잡따] 잡는[잠는] 밥[밥] 밥만[밤만]

(1) 어떤 소리가 어떤 소리로 바뀌었는가?

음절 종성의 ‘ㄱ, ㄷ, ㅂ’이 각각 ‘ , , ’으로 바뀌었다.

(2) 바뀐 소리 뒤에는 어떤 자음이 있는가?

‘ㅇ, ㄴ, ㅁ’으로 바뀐 소리 뒤에는 ‘ , ’ 이 있다.

(3) 같은 환경을 가진 단어들을 더 찾아보자.

막는[막는], [비음화의 특징]

비음화란 비음 앞에서 비음이 아닌 소리가 비음으로 대치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어떤 소리가 주위에 있는 다른 소리의 영향을 받아서 그 소리와 같거나 비슷하게 바뀌는 현상을 동화(assimilation, 同化)라고 한다. 위의 예에서

‘먹는[멍는]’, ‘떡만[떵만]’의 발음을 보면 뒤에 오는 비음 ‘ㄴ, ㅁ’의 영향으로 ‘ㄱ’이 비음 ‘ㅇ’으로 바뀌었으므로 비슷한 소리로 바뀌는 동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한국어의 비음화는 필수적으로 일어나는 음운 변동 현상이며, 예외가 없는 규칙이다. 즉 이 규칙은 ‘음절 종성의

’ㄱ, ㄷ, ㅂ‘ + 초성의 ’ㄴ‘ 또는 ’ㅁ‘’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한국어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나는 규칙이다.

이것은 외래어에도 적용될 만큼 강력한 규칙이다. 영어의 ‘nickname, big news’를 한국 사람은 [닝네임], [빙뉴스]라고 발음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한편 비음화는 다른 음운 변동 현상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예를 들어, 비음화 규칙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 자음군단순화 규칙이 먼저 적용된 후에 적용된다.

예) 깎는 → 깍는 → [깡는], 짓는 → 짇는 →[진는], 쫓는 → 쫃는 → 쫀는 긁는 → 극는 → 긍는, 흙만 → 흑만 → 흥만

[비음화 가르치기]

• 비음화 교육 내용과 순서

비음화의 발음 교육 내용과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할 수 있을 것이다.

① 우선 단어 내부나 형태소와 형태소가 연결되는 경우(명사+조사, 용언+어미)의 비음화를 교육 내용으로 삼아 가르친다.

예) 한국말, 작년, 집만, 먹는, 입는, 닫는

② 자음군단순화가 적용된 뒤의 비음화를 교육 내용으로 삼아 가르친다.

예) 값만, 밟는, 없는, 닭만, 흙먼지, 읽는

③ ①과 같은 원리로 단어 경계를 넘어서 적용되는 비음화를 교육 내용으로 삼아 가르친다.

예) 볶음밥 먹을까요?

삼십 명쯤 왔어요.

④ 음절의 끝소리 규칙 적용 뒤의 비음화를 교육 내용으로 삼아 가르친다.

예) 앞문, 거짓말, 꽃만, 맞는, 깎는

⑤ ④와 같은 원리로 단어 경계를 넘어서 적용되는 비음화를 교육 내용으로 삼아 가르친다.

예) 몇 명이나 왔어요? 오늘은 바빠서 못 놀아. 실컷 먹어

위의 교육 내용과 순서에서 ②는 반드시 ① 다음에 가르칠 필요는 없다. 그러나 ①과 ③의 순서, ④와 ⑤의 순서는 반드시 지켜서 교육 자료를 구성해야 한다.

• 발음 교육 단계

발음 교육 단계는 앞서 자음과 모음, 음절의 발음 교육에서 제시된 것과 동일하게 ‘제시 단계 → 연습 단계 → 생성 단계’로 구성되며 여기에 ‘평가’를 덧붙일 수 있다. 각 단계의 구성 방식은 다음과 같다.

① 제시 단계: 도입(들어 보세요) → 비음화의 원리 제시 및 설명(시각적 자료) ② 연습 단계: 단어 연습 → 문장 연습 → 대화 연습

③ 생성 단계: 대화 연습의 응용 ④ 평가

• 비음화 교육 자료 구성과 학습 활동 (1) 비음화 원리에 대한 시각적 제시

제시 단계에 포함되는 비음화의 원리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이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래에 제시된 세 가지 방식은 기존의 발음 교육 교재나 발음 교육론 교재에서 인용한 것이다. 제시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비음화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고자 한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임+금 ⇨ [임금]

국+민 ⇨ [궁민]

[ㅇ]

{ㄱ,ㄷ,ㅂ} $ {ㄴ,ㅁ}

{ㅇ,ㄴ,ㅁ} $ {ㄴ,ㅁ}→

예) 식물[싱물], 듣는[든는], 입만[임만]

(2) 자료 구성과 학습 활동

비음화의 교육 내용과 순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을 토대로 하여 단어, 문장, 대화 등의 연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가운데 먼저 비음화의 기본 원리를 종성의 종류에 따라 나누어서 발음 연습할 단어를 제시하고, 이어서 단어 경계를 넘어선 연습 문장의 예만 일부 제시하였다.

1) 비음화의 기본 원리를 종성의 종류에 따라 나누어 제시 ① ㅂ+{ㄴ, ㅁ}: 입는, 십만 / 앞문, 없는

② ㄷ+{ㄴ, ㅁ}: 듣는, 맏며느리 / 거짓말, 꽃만 ③ ㄱ+{ㄴ, ㅁ}: 작년, 국민 / 깎는, 읽는

2) 단어 경계를 넘어선 비음화 교육을 위한 연습문장

1) 수학 먼저 할게요.

오십 명쯤 왔어요.

2) 매워서 못 먹어요.

생일파티에 친구들이 몇 명이나 왔어?

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녁 먹고 숙제 할게요.

계속 마시네.

위의 연습 문장은 앞서 제시한 비음화의 발음 교육 내용과 순서 가운데 ⑤, 즉 단어 경계를 넘어선 환경에서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 적용된 뒤에 비음화 규칙이 적용되는 경우를 연습 자료로 구성한 것이다. 이때 연습 문장은 연습을 위한 연습 문장으로 만들기보다 가능하면 의사소통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문장들로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좋다.

3) 게임 활동: 낱말을 만들어 보세요.

게임 활동은 생성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비음화의 원리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래는 뜻은 고려하지 않고 비음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두 음절을 조합해 보는 게임 활동을 구성한 것이다. 그 순서를 간단히 적으면 다음과 같다.

① 칠판에 비음화가 일어나는 낱말을 무작위로 써 놓거나 1음절씩 적힌 카드를 펼쳐 놓는다.

각 숙 환 논 국

녀 영 축 밭 물

민 표 먹 밥 눈

건 강 목 입 있

맛 음 업 놈 낮

② 낱말의 의미와 관계없이 글자를 조합하여 비음화가 일어나는 낱말을 만들게 한다.

③ 짝을 지어하거나 팀을 나누어 글자를 가장 많이 조합한 팀이나 학생이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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