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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와 수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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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댄스음악의 트렌드와 상통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유튜브를 통해 굉장 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역시 전 세계적인 음악 트렌 드인 일렉트로닉 팝에 그 기본 토대를 가진다는 점에서 현지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콘텐츠의 현지화는 문화의 창조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기획되기도 한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문화적 거리감을 줄 이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문화적 가치가 높은 요소들을 결합하는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구매하는 수가 증가한 중국의 경우도 한국 제작 PD가 프로그램 현지화를 위해 현장에 투입되어 현지 스태프들을 지원해주는 식으로 콘텐츠의 현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공동 제작 영화에서 현지출신의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거나 현지인들의 향수를 불러일 으키는 대중문화 코드를 삽입하는 방식도 현지화를 위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 다.

체에 따라 의미가 생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보는, 즉 열린 텍스트로 보는 시 각이 있다. 여기서 텍스트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역할 뿐 아니라 또 다른 텍스트, 즉 메타텍스트를 만들어내는 능동적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호학의 단서 는 퍼스의 해석소 개념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는데, 해석소에는 기호해석자 의 정신적 작용이 함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소쉬르적인 약호의 기호학과 대비하여 퍼스의 해석소를 기반으로 한 시각을 해석소의 기호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텍스트를 닫힌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열린 것으로 보는가, 사회적 규칙에 바 탕을 두는가 아니면 인간의 마음의 규칙에 바탕을 두는가에 따라 텍스트를 수용 하는 수용자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다.

193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미디어 효과연구는 초기의 대효과이론에서 1940년 대 이후 소효과이론으로, 1970년대에는 다시 강효과이론이 지배적인 이론으로 전환했다.159) 이 과정에서 매스미디어의 효과이론을 유력하게 뒷받침하는 시각 이 바로 수동적 수용자론이다. 여기에서의 수용자는 텍스트의 메시지를 거부 없 이 받아들이고, 송신자에 의해 조종 가능하고 설득가능한 수동적인 존재이다.

즉 송신자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을 쥐고 있고 텍스트는 자기완결성을 갖고 있으므로 수용자가 텍스트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인간주의적 미디어 효과연구에서 인간중심적 접근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진 최초의 연구는 이용과 충족 연구이다. 이용과 충족 연구는 수 용자가 자신의 욕구와 동기에 입각하여 자율적으로 미디어 내용을 선택하고 해 석하는 능동적인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능동적 수용자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용과 충족 연구 후에도 문학비평 연구, 문화론적 연구, 수용 분석 등 연구들이 능동적 수용자 연구의 바통을 이어가면서 지적 영향력을 넓혀나갔다.

능동적 수용자 연구는 후기 구조주의 이론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텍스트를 수용자의 개입이 가능한 “간극”과 “공백”이 존재하는 해독가능한 공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피스크의 다의성(polysemy)의 개념은 열린 텍스트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159) 이강수(2001), 《수용자론 》, 한울 아카데미: 239~244쪽

있다.160) 그는 대중문화의 텍스트는 자체의 모순, 불일치 등으로 의미 구조가 고 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용자를 향해 열려있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즉, TV 텍스트를 선호적 의미를 위해 잠재적 의미를 억누르려고 하는 폐쇄의 힘과 다양 한 수용자들이 그들에게 적절한 의미를 교섭할 수 있게 해 주는 개방의 힘 사이 의 긴장 관계로 이해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스크의 다의성 개념은 지배 집단 과 종속 집단 사이 의미 투쟁을 가능하게 해 준다.

로트만은 기호학의 개념을 사회적 삶의 일반영역에 확대하여 문화기호학의 형 성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로트만에 따르면, 텍스트는 창조적 기능, 약호의 구축, 기억의 기능 등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메시지는 약호화를 통해 텍스트로 만들어지고 텍스트는 해호화의 과정을 통해서 메시지를 받아들인 다.161) 만일 발신자와 수신자가 같은 약호를 갖는다면 전달된 텍스트와 수용된 텍스트는 일치할 것이다. 여기서 같은 약호는 결코 같은 언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약호를 가질 수 있으며, 다 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일지라도 공통된 사회적 경험, 동일한 차원의 기억, 비 슷한 사회규범과 언어학적 지시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있다면 같은 약호를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하나의 대중문화물이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허물 고 초국적으로 유통되면서 부동한 국가의 수용자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테바 역시 상호텍스트성의 개념을 제안하여 텍스트의 절대적 의미를 해 체한다. 크리스테바에 따르면, 텍스트는 수용자의 능동적 읽기를 통해 해석되며, 산출자와 수용자(독자)가 만나 끊임없이 의미를 생산하는 장소이며, 텍스트의 주 체는 텍스트의 산출자 뿐만아니라 텍스트의 수용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다. 여 기에서 주체는 자신의 사회적 경험, 신분, 지위 등 심리적, 사회적 맥락 안에서 텍스트를 해체하고 해독하는 상대화된 주체로서 어떠한 고유성을 갖는 것이 아 니라 의미실천의 핵심에 놓이는 복수의 주체를 가리킨다.

후기 구조주의의 대표적 인물인 데리다는 소쉬르의 차이의 개념을 새롭게 수 정하여 차연의 개념을 제안한다. 그는 텍스트에서 고정된 의미와 주제를 찾는 160) 위의 책: 188189쪽

161) 위의 책: 170쪽

의미해석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존의 서구 이성중심주의의 전통에 서 비롯된 텍스트의 통일성에 대한 새로운 해체의 전략을 보여준다.

상기와 같이 능동적 수용자론은 텍스트에 어떠한 통일되고 중심적인 의미가 있다는 형식주의와 구조주의적 시각에 심각한 도전을 던진다. 즉 텍스트의 내재 적 자질은 텍스트 자체가 갖고 있는 유기적이고 통일적인 것이 아니라 독자의 해독에 의해 재구성되는 것임을 주장한다. 이로써 창작자가 생산해낸 텍스트를 시청자(독자)가 수용한다는 기존의 단선적이고 일방적인 구도는 텍스트와 시청 자의 인터액션을 통해 새로운 담론(텍스트)를 생산한다는 원형 구도로 바뀌게 되었다. 이는 구조주의에 대한 포스트 구조주의, 모더니즘에 대한 포스트 모더니 즘의 새로운 시각의 대두와 맥을 같이하면서 오늘날의 지적 상황 속에서 설득력 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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