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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협력기 방송산업의 교류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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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류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단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다. 이 드 라마는 초기 한류 진원지였던 중국에서 또 한 번의 드라마 한류 열풍을 몰고 왔 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爱奇艺)를 통해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는 2014년 12월 기준 약 40억 뷰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드라마 주인 공 김수현과 전지현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일본 한류 시 장은 반한감정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 중국은 드라마업계의 단비이자 큰 손으로 부상했다.

<별에서 온 그대>로 <대장금> 이래 또 하나의 한류 절정기를 만들어내며 신 한류의 도래를 선고한 방송산업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약진 이 두드러진다. 포맷 프로그램의 수출이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 역시 신 한류 가 이룬 진보중 하나인데,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포맷 수출은 일부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2013년에는 총 14편의 포맷을 수출하였으며 대상국가는 중국, 미국, 네델란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출대상국이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 다. 포맷 프로그램의 수출은 그간 드라마 중심의 한류를 예능과 오락프로그램으 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뿐만 아니라, 지상파 중심의 수출 구 조에서 tvN, 종편 등으로 수출 주체를 다변화시켰다는 점에서도 큰 변화라고 평 가된다.

대 중국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수출은 2014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는데, 중국 각 방송사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중, 외국과의 합 작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63개로, 이는 전체 프로그램의 90%를 차지한다. 이 중 32개는 2014년도에 새로 수입한 포맷이고, 31개는 전년도에 방영하던 프로그 램이다. 새로 수입된 포맷 중 40% 이상의 포맷이 한국 혈통을 갖고 있으며 한 국포맷은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가장 환영을 받는다.137)

한국예능프로그램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의 각광을 받는 이유는 ①비슷

한 문화적 풍토로 인한 아시아적 심미관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한중 양국의 지리적 가까움으로 인한 생활습관의 근접성, 비슷한 피부색으로 인한 친근함 등 문화인류학적인 요소 외에도 심미적 취향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서구식 예능은 격렬한 몸싸움과 극한적 상황의 생존환경, 적나라한 성인 화 장면들이 여과없이 화면에 비쳐지는데 이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치열하고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인간사회의 “화합”과

“대동”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한국프로그램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건강 하고 건전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②프로그램 제작방식에서 보면, 한국프로그램은 스타들의 출연이 빈번하다. 이 또한 서구프로그램과 다른데, 서구에서는 일반인 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에 열광하는 반면, 한중 양국 시청 자들은 평소에 화면에서 빛나던 스타들이 리얼리티 환경에서 당황해하고 망가지 고 약해지는 모습에 훨씬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는 한국프로그램이 중국을 비 롯한 아시아에서 선전하는 반면, 서구에는 수출이 어려운 원인이기도 하다. ③제 작비 절감을 들 수 있는데,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서구에 비해 매뉴얼이 훨씬 간단하다.138) 서구 프로그램은 보통 500폐이지 분량의 매뉴얼을 작성하여, 프로 그램의 제작이념, 편집방식, 조명설치 등 각 요소에 대해 엄격하고 구체적인 가 이드라인을 정하는데, 이대로 따라 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을뿐더러 제작비도 엄 청나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에 비해 한국프로그램은 매뉴얼이 비교적 간단하고 제작노하우를 중시하기 때문에 일명 플라잉 프로듀서(Flying Producer)를 통한 제작 자문, 공동 제작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포맷 제작 기술력이 미흡 한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4년 5월 SBS는 중국판 <런닝맨>

제작을 위해 저장위성TV와 공동 작업하였으며, tvN은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 (Shanghai Media Group)의 드래곤TV와 <꽃보다 할배>를 공동 제작하였다. 또 한 MBC는 2013년 1월 <나는 가수다> 포맷을 후난위성TV에 수출하면서 조명 기술도 함께 수출한 바 있다.139)

2013년부터 시작된 포맷 수출로 현재 거의 대부분 한국 인기예능 프로그램의

137) 胡蓉, <韩年版权输出破5亿美元, 韩综艺超7成"输入"中国>, 《法制晚报》, 2015.3.26 138) 위의 신문기사

139) 한국콘텐츠진흥원(2015), 《2014방송영상산업백서》: 100쪽

년도 방송사 포맷 수출국

2003 KBS 도전골든벨 베트남

2010 MBC 우리 결혼 했어요 터키

2012 tvN 슈퍼디바 중국

2013

KBS 불후의 명곡 중국

KBS 1박 2일 중국

MBC 나는 가수다 중국

MBC 아빠 어디가 중국

MBC 진짜 사나이 중국

MBC 우리 결혼했어요 중국

MBC 환상의 짝궁 터키

SBS 기적의 오디션 중국

SBS K팝 스타 중국

m.me 슈퍼스타 K 중국

JTBC 히든 싱어 중국

JTBC 대단한 시집 중국

tvN 슈퍼디바 아르헨티나, 멕시코, 콜롬비아

tvN 더 지니어스 네델란드

포맷이 중국으로 수출되었으며, 그 중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은 후난위 성티브이의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와 저쟝위성티브이의 <런닝맨>의 리메 이크작 <형제여 달려라>(奔跑吧兄弟)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4% 이상의 높은 시청률로 중국 예능프로그램사상 ‘현상급’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사회적인 호평과 더불어 한류의 교육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표20> 한국 포맷의 해외 수출 현황

출처: 연합뉴스(2014. 9. 3), <방송콘텐츠 해외 진출의 새로운 바람, 예능 포맷 수출>

한편 2014년 2월, 드라마<상속자들>의 주인공 이민호는 한국인 중 처음으로 중국 CCTV 춘제완후이(春節晩會)140)에 출연하여 7억 명이상의 중화권 시청자들 의 주목을 받으며 한류의 저변을 더 넓혀나갔다. 이처럼 전 중국대륙이 다시 한 140) 춘제완후이(春節晩會)는 중국의 방송사들이 매년 설날에 방송하는 특집 중 지역방송과 위성 방송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내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에는 단일 프로그램 최고시청률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중국인의 70%인 7억5000만명이 이 프로그램을 본다. 이민호는 한국 배우 중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큰 관심을 받았으며, 현재 웨이보 팔로워수만 2000만명이 넘는다.

번 한류의 저력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으며, 2014년 3월 8일자 워싱턴포스트지에서는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의 모범이 될까’라는 기사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6위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전국인민대표대 회에서 한국드라마를 극찬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대장금>의 대히트 이후 2006년에 중국정부에서 해외수입드라 마 제한조치를 취해 한국드라마를 포함한 해외드라마들이 지상파에서의 입지가 대폭 위축되었 듯이,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피노키오> 등 한국드라 마와 미국드라마들이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자국 문화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중국정부는 또 한 차례의 해외드라마 규제 조치를 취하게 된다.

2015년 4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외국드라마 관리 규정>(国家新闻出版总局关于进一步落实网上境外影视剧管理有关规定的通知)에 따 르면 TV나 인터넷으로 방영되는 해외드라마는 반드시 ‘수량제한, 내용확인, 선 심의 후방영, 통일 등기’의 4개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에 따라 새로 방영되는 외국 드라마는 전편이 심의돼야 하며, 자막을 입힌 후 심의 통과필증이 있어야 방영될 수 있다.141) 해외 드라마 규제조치가 지상파, 위성티브이에서 인터넷으로 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 규제로 인한 영향은 다음의 몇 가지로 볼 수 있다. ①인 터넷상에서 방송콘텐츠를 한국과 거의 동시에 시청하는 것이 불가능해 짐에 따 라 판권료가 낮아졌다. 2014년 텅쉰(腾讯)142) 오락 백서에 따르면, 미국드라마 수입가는 독점방영일 경우 편당 3만 달러, 비독점일 경우 2000~4000 달러로 안 정된 반면, 한국드라마 수입가는 2014년 신한류의 열풍으로 가격에 거품이 많았 다. 2013년 이전엔 대체로 편당 4000위안 이하였으나, <상속자들>을 시작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하여 <상속자들>수입가는 편당 9만위안이었고,

<별그대>는 18.5만위안, <피노키오>는 무려 173만위안에 달하였다. 그러나 외 국드라마 규제령 이후 가격은 대폭 낮아져, 현빈이 출연한 <하이드 지킬, 나>는 애초 편당 191만원위안에서 63.6만위안으로 조정됐다. 이 드라마를 독점 수입한 유쿠투도우(优酷土豆)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거품이 있던 해외 드라마 수입가가 규제령 이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143) 김수현이 141) 采写, <韩剧为挽留中国粉丝‘求同步>, 《新京报》,2015.9.21

142) 텅쉰은 알리바바(阿里巴巴), 바이두(百度)와 함께 ‘BAT’로 불리는 중국 3대 IT 업체이다.

방송기간 한국 측 중국 측 협력방식 작 품 2014.4-5

키이스트 쟝쑤위성TV 공동제작

(엔터기업+위성방송사)

예능프로그램 <대니간성성>

(带你看星星)

출연한 <프로듀사>는 규제령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편당 127만위안의 고가에 수 출되었으나 이런 경우는 극히 개별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②해외드라마의 인터넷 방영비율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③동시방영의 불가로 생기는 우려 중 가 장 큰 것은 해적판의 범람이다. 2015년 8월 13일,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아이 유가 출연한 <프로듀사>가 소후넷(搜狐网)을 통해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 드라 마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한국에서 방영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중국에 방영 될 수 있었는데, 그 사이 불법다운이 성행하여 소후사는 6월초 <프로듀사>의 방영 을 앞두고 다수의 불법 유통자를 법원에 고소하고 손해배상 200만위안을 요구하 기도 했다. ④드라마의 내용면에서의 규제이다. 이는 한국드라마보다 미국드라마 에 문제될 소지가 많다. <CSI>, <크리미널 마인드>,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등 미국드라마는 살인, 폭력, 섹스 등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으며, <투 브로크 걸즈> 등 시트콤과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정치드라마 역시 소재상으로 민감 한 부분이 있어 중국에서 방영불가나 방영되더라도 내용적으로 삭제될 가능성이 많다. 사실 <별에서 온 그대>도 미신적인 요소 때문에 중국 지상파에서 방영을 못하고 있다가 상하이 티브이어워즈(上海电视节)에서 수상한 후 중국 신문광전 총국의 특별허가를 받고 2014년 6월 19일부터 상하이티브이에서 중국어 자막을 입힌 방식으로 방영될 수 있었다.

이처럼 해외드라마에 대한 규제가 그 범위를 확대해가는 상황에서 한국 드라 마 제작사 측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드라마제작에서의 공동작업 이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한중 공동제작은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으로 제작된 새로운 협력모델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으며, 그 상황을 <표21>로 정리하면 다 음과 같다.

<표21> 전면협력기 방송콘텐츠의 한중협력 현황

143) 采写, <韩剧为挽留中国粉丝‘求同步>,《新京报》,201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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