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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과 출산행태

통상 주택가격은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 한다. 주택가격은 토지가격에 건자재비, 노무비 및 적정이윤을 계상하여

산출되는데, 이때 장소, 시설, 규모면으로 명품화 될 경우 가격은 상승하 게 된다(홍종문‧이주형, 2007). 대게 주택을 임차하든 구입하든 주택을 마련할 당시 지출 비용이 상당히 커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로 인하여 결혼이나 출산 등 비용 지출이 큰 생애사건들과 상충관계 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결혼 당시 주택을 마련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강한 사회에서는 그 관계가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국가에서는 독립적인 가구를 형성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 을 갖출 때까지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미루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Wahl, 1986; Donald 외, 2012에서 재인용).

Börsch-Supan(1986)은 1976~1977년 연간 주택조사자료 중 3개 대 도시 지역의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를 이용하여 가족형성이 주택비용과 강한 부적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Ermisch(1999)는 1990년대 영국 의 패널자료를 활용하여 부모로부터의 독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 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주택가격이 원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이나 가 족을 형성하는 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imon 과 Tamura(2008)가 미국의 1940~2000년 IPUMS (Integrated Public Use Microdata Survey)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과 출 산율 간의 관계는 부적으로 나타났으며, 그 관계는 최근으로 올수록 더 강했다. Hui 외(2012)는 홍콩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지수가 1% 상승할 때마다 출산율이 0.23%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로는 이상호‧이상헌(2010)이 우리나라의 시‧도별 패널자료 를 활용하여 결혼건수, 결혼율 및 초혼연령에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주택관련 요인 중 주택가격의 상승이 결혼에 부정적 영 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매매가격보다는 전세가격에 결혼 건수가 더욱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초혼연령도 매매가

격지수나 전세가격지수와 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삼식 외 (2009a)는 유배우여성(20~44세)의 주거비 부담 정도와 주택 대출 비용 이 출산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평상시 지출하는 생활 비 중 주거비 부담이 높다고 응답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출생아수가 적고, 대출 비용이 많을수록 출산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주택 비용이 결혼 및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때에는 해당 가구 의 경제적 수준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는 부부 당사자 소득뿐만 아니라 인적자원 특히, 가족의 소득수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부의 자산은 소득의 절대적 규모보다 안정성의 차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득 흐름이 불안정할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주택 구매 에 대한 의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Haurin and Gill, 1987). 소득 안 정성은 가구원들의 현 직업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 여기에서 중요 한 것은 현재의 직업뿐만 아니라 그간의 직업 그리고 미래의 소득성장 가능성 등 모두를 고려하여 소득수준 및 안정성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Mulder and Wagner, 1998). 다음으로 주택구입 시 가족인적자 원을 활용하여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때 가족 중에서도 특히 부모 의 소득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게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은 상환 의무가 약하며, 상환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시중의 금리에 비해 경 제적 부담이 적다. 결과적으로 부모로부터 주택 마련에 대한 비용을 지 원받는 경우, 재정적 부담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적을 수 있다.

그간 주택비용은 주로 주택 구입이나 임대 당시 지출되는 비용 즉, 구입비와 보증금에 국한하여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그간 주택가격이 꾸 준히 상승하고 수도권 지역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여기에 더해 최근 에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은 본인들이 선호하는 위치나 비용, 규모 등에 적절한 주택을 마련하는 데에 어려움 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종종 직장에서의 거리

가 멀더라도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타 지역에서 주택을 마련하 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주택 마련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을지 몰라도 멀어진 직장과 집과의 거리에 따른 교통비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돌봄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며,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피로감도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추가 비용 등은 자녀를 양육하는 데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여 출산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주택과 관련한 세부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러한 관계까지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 으나, 분석 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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