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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순환농업체계의 계획적‧단계적 구축

친환경농업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정부 의 관련 지원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지자체의 전략적인 대응이 요청되는 상황이다. 장수군은 이미 지역순환농업체계 구축을 농정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순환농업 사업단을 설치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수군 농정 관련 부서들 사이에는 지역순환농업 체계 구축을 위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순환농업체계를 확고하게 구축하려면 보다 전략적인 계획을 갖고 단계적 으로 사업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장수군은 지역의 양분 수지를 분석하여 가축의 적정 사육두수 목표를 설정했으나4 그 목표를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중간 단계의 목표와 수단은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화학(질소)비 료 감축 시나리오 또는 조사료 공급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단계적으로 적정 사육두수를 도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장수군의 경우, 한우 부문을 전략 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조사료 공급 시나리오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나면, 각 단계로 이행하는데 필요한 프로 그램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창길‧이상건(2009) 은 진안군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에서 지역 단위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들을 참고로 장수군이 실천할 수 있는 지역순환농업체계 구축 관련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각기 계 획의 중간 단계마다 적절하게 배치하여 실행하는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실 천할 수 있을 것이다.

4 지역의 양분수지를 고려할 때 장수군에서 사육할 수 있는 한우의 최대 사육규 모는 약 5만 두 정도라는 분석에 기초하여 지역순환농업과 한우 관련 시책사업 들을 진행하고 있다.

범 주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 - 친환경농업 교육

- 친환경농업 선진지 견학

∙생산 지원 프로그램 - 친환경 농자재 지원 - 가축 분뇨 자원화 사업

∙제도적 지원 프로그램 -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 확대 - 경관보전 직접지불제 확대

∙시장 조성 및 유통활성화 프로그램 -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 확대 - 친환경농산물 공동브랜드화 사업 -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 건립

∙친환경농업 연계 사업 프로그램 - 녹색관광 / 농촌체험 행사 - 친환경농업 마을 조성 사업 -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 사업 - 푸른들 가꾸기 사업

주: 진안군을 사례로 연구한 김창길‧이상건(2009)의 분류이다. 장수군의 입장에서 프로 그램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표 5-2. 친환경농업 육성 프로그램의 범주와 종류

부 록 1

농촌개발 사업의 ‘학습-조직화’ 과정에 관한 사례

1

여기에서 활용한 자료는 면접 조사를 통해 얻은 것들이다. 강원도 평창 군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신활력사업 담당 공무원과 사업에 참여한 핵심 인사들의 진술을 근거로 최근 몇 년 동안 신활력사업에 연루된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2008년 9월 한 달 동안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피면접자가 진 술한 내용의 오류를 점검하려고, 한 사례지역에서 나오는 여러 명의 진술 을 교차 검토했으며 신활력사업 관련 보고서나 문서 등의 2차 자료도 참조 했다.

평창군의 신활력사업은 내용적으로는 두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하나 는 지역 내 농촌관광 서비스 공급자 조직의 확장과 사업 수행을 지원하는

‘브랜드체험관광사업’ 분야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 농산물을 효과적으로 판 매할 공동마케팅 체제를 구축하는 ‘브랜드명품화사업’ 분야이다. 이 연구에 서는 ‘브랜드체험관광사업’ 분야에 한정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평 창군은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진행된 제1기 신활력사업의 우수사례 지 역으로 평가 받은 바 있다(행정자치부, 2006). 그리고 지역 내 농촌관광 서비 스 공급자들의 활동에서 ‘참여 접근방법(participatory approach)’과 ‘다부문 접근방법(multi-sectoral approach)’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난다2. 2007년 기

1 김정섭(2009)의 내용을 발췌하여 수록한 것임을 밝혀 둔다.

2 ‘참여 접근방법’과 ‘다부문 접근방법’은 EU의 대표적인 상향식 농촌개발정책이 자 우리나라의 신활력사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준 LEADER 프로 그램이 갖는 세 가지 방법론적 특징 중 두 가지를 표현하는 용어이다. 참여 접

준으로 평창군 신활력사업의 일환으로 조직된 농촌관광 서비스 공급자 단체

‘평창 그린투어 사업단’ 회원 100여 농가 및 마을에 방문한 관광객 수가 80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났다3.

순창군의 신활력사업은 장류산업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순창군에 서 장류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순창전통고추장’을 생산하는 전통장류업 체와 ‘공장고추장’을 생산하는 대상식품, 순창농협 등의 경영체들로 구분 된다. 2006년 기준으로, 순창군에 소재하는 장류상품 생산업체 72개의 매 출액 총계는 약 2,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집중적인 정책 투입의 대상이었던 전통장류 제조업체 수는 64개 정도이다. 이 업체들의 매출액 합계는 약 300억 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활력사업을 시작하 기 직전인 2004년 전체 장류상품 매출액은 약 2,210억 원이었고, 그 중 전 통장류 매출액은 240억 원 정도였다(순창군, 2007). 불과 2년 동안 전통장 류 상품 매출액은 약 25% 증가했으며, 전체 장류 상품 매출액은 약 11.1%

증가했다. 그 동안 순창군은 ‘클러스터 형성’이라는 최근 농촌개발정책의 추진방향과 궤를 같이하며 여러 시책을 펼쳤다.

근방법은 말 그대로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전제로 정책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을 뜻하며, 다부문 접근방법은 지역 내 서로 다른 여러 산업부문 종사자들 간의 수 평적 협력을 강조함을 의미한다. LEADER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자 료로는 김정섭(2002)을 참고.

3 ‘평창 그린투어 사업단’은, 전수 조사는 아니지만 상당한 신뢰도를 갖춘 표본조 사를 통해, 회원들의 매출 현황과 방문객 수를 해마다 집계하고 추정하고 있으 나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평창 그린투어 사업단’ 소속 회원들이 2007 년 한 해 동안 맞이한 고객 수가 80만 명을 넘는다는 점과 농촌관광객 1인당 하 루 평균 소비지출액 조사 자료를 동시에 감안하면 대략적으로나마 매출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평창 그린투어 사업단’ 소속 회원들 중에는 농촌관광 서비스 판매를 통해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 이들도 상당수 있으며 영농활동에만 종 사하는 것과 비교할 때 훨씬 더 많은 소득을 얻는다는, ‘평창 그린투어 사업단’

책임자의 진술로도 그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농촌관광객 1인당 하루 평균 소비 지출액 추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는 황대용 등(2003), 박덕병 등(2006)의 연 구가 있다. 참고로 2006년 한 해 동안 평창군의 주요 관광지를 찾은 일반 관광객 수는 약 818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강원도 평창군 통계연보 2007년도).

평창군의 사례는 ‘아래로부터의 개발’ 또는 ‘주민 참여’라는 접근방법을 충실하게 따른 농촌개발정책 추진 과정을 보여준다. 순창군의 사례는 ‘클 러스터’라는 접근방법의 실천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 두 사례 모두 최근 몇 년 동안 중앙정부의 농촌개발 정책이 견지해 온 중요한 관점의 적합성 여부를 경험적 자료에 근거하여 평가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다.

평창군: 지역의 농촌관광 발전 과정

먼저 평창군에서 농촌관광 서비스 공급자들이 출현하고, 신활력사업 실 행을 계기로 ‘그린투어 사업단’이라는 협력조직을 이루어 방문객 수 증가 를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98년 TKK씨를 비롯한 10여 명의 농업인들은 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하고 10~15종의 산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유기조합결성]. 이듬해 생산 한 농산물을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판매했으나, 기대했던 가격을 받지 못하고 실망했다[유기농판매]. 이 무렵에 평창군에는 서울 등지의 도시 부동산 자본 투자에 힘입어 펜션이 집중적으로 건축되었다. 2000년 한해 인허가 건수만 1,000건에 달했다[펜션급증]. ‘유기농 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 중 일부는 평창 군을 찾아오는 도시민들에게 유기농 산채를 선보이고 농가 숙박도 제공하는 등 도농교류활동을 시작했다[도농교류시작]. 반응이 좋았고, 농산물직판 보다 도 숙박 서비스 제공이 훨씬 더 수익성이 좋아지는 상황이 되었다. 도농교류활 동은 점차 숙박 서비스를 수반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어 숙박 서비스 제공에 60% 이상의 비중을 둘 정도로 발전했다[숙박경영발전].

2003년에는 전업으로 숙박 서비스에 종사하려는 농업인 3명이 비공식적인 모임을 만들었다[숙박모임결성]. TKK씨와 친분이 있는 몇 명이 그의 집에 와 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새로운 형태의 경영활동에 나선 이들이 안목과 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중, 친환경 농업에 종사하는 다른 농업인, 마을 지도자 등과 20명 내외의 견학단을 꾸려 일본의 도농교류활동을 둘러보고 왔다[일본견학]. 이는 중요한 학습의 계기가 되었다. 일본 견학 이후, ‘시설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서비 스 및 고객관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농업인들도 농촌관광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