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전자책 시장을 통해서 본 도서관의 변화 방향

앞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국내·외 전자책 이용자층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해외에도 큰 차이가 없는 현상으로 전

자책 이용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도서관의 주 이용자층이 주로 아동과 청소 년, 노년층이 많은 편임을 감안하면, 전자책 도서관 활성화는 세대 전반에 걸쳐 도서관 이용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전자책 이용률이 높아지면 실제 도서관에 방 문하거나 종이책 장서를 이용하는 비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이 있다. 하지만, 도서관을 통해 전자책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해와 경험은 도서관에 대한 충성도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전자책 시장을 통해서 본 도서관의 변화에 참고할 만한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모델을 수립하고 적용해야 한다. 과연 우리 도서관을 찾는 회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분야의 책을 원하는지 전자책 이 용 데이터를 통하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서관에서 준비하는 각종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만한 회원들을 선별하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 분야의 전자책을 월 2~3회 이상 이용한 회원이라면 구연동화 행사, 동화 작가 강연회 등에 관심이 더 많을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서 오프라인 방문을 유도하는 강력한 접점을 도서관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자책 유통사들의 베스트셀러 집계처럼 전자책 대출과 완독율 등 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도서관에서도 집계와 발표가 가능하다.

이렇게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모델은 이용자들의 세대와 관심사별로 맞춤형 큐 레이션에 든든한 기반이 된다. 사용자 관점에서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 이용 내 역 등을 근거로 한 콘텐츠를 보여준다면 지속적으로 찾게 된다. 따라서, 종이책 에서 전자책, 오디오북 등 포맷을 확장해서 도서관에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알고리즘화할 것인지 등 큰 그림이 필요하다. 이는 단일 도서관에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또는 전국 단위로 정책 수립과 실행 방향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아마존, 오버드라이브, 교보문고, 리디 북스 등 국내·외 주요 전자책 사업자들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 의미 있는 대안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둘째,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스마트 디바이스에 친숙한 전자책 이용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

73

72 전자책 이용자와 서비스에 대한 이해

션을 선호한다. 전자책을 전용 이리더(E-Reader)로 사용하는 독자들이 많지만, 대부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페이 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는 전자책 관련 정보와 도서관 의 여러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매력적인 채널이다. 최근 국내·외 전자책 이용자들이 출간 소식을 접하거나 구매에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채널로 소 셜 미디어와 지인을 통한 추천을 선택했다. 출판사와 서점의 광고와 추천 방식 에 의존하던 도서 선택은 갈수록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도 보다 적극적인 도서 추천을 위해서 소셜 미디어 채널 운영에 관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 이미 많은 도서관에서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개설 자체에 의미를 두고, 미숙하게 운영하거나 지속성이 떨어지는 곳 도 다수 확인된다. 신간과 양서 추천, 도서관 홍보를 중심으로 하되, 가볍고 통 통 튀는 메시지를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업로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다. 도서관이 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개선하고 이용자들과의 끈끈한 관 계를 구축하는데 소셜 미디어는 가성비 높은 채널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공공도서관(The New York Public Library)은 소셜 미디 어 채널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면서 인스타노블(Insta Novels)이라는 새로운 방 식의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8월에 첫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 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루이스 캐럴 지음)』를 선보인 인스타 노블은 광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머더 뉴욕(Mother New York)’에서 콘 텐츠를 개발하고 뉴욕공공도서관의 인스타그램이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인 스타노블은 기술적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했다. 모바일 디바이스 에서 전체 화면을 이용할 수 있고, 스토리 텍스트와 사운드가 함께 재생되어 몰 입도가 높은 방식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서비스 초기 이용자가 4만 명 이 넘었고, 인스타노블로 인해 뉴욕공공도서관의 인스타그램은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고전 소설과 소셜 미디어가 결합한 인 스타노블은 도서관이 선보이는 전자책의 전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림 6. 뉴욕공공도서관의 인스타노블

셋째, 도서관은 전자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기능도 포함해야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 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 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했다.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은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및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과 연결되어 AR북과 VR북으로 확장되고 있다.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편리하게 글을 쓰고,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제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드물고, 일정 수준 교육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지역 사회에서 지식 교육의 기능 과 역할을 담당하는 도서관은 최적의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다. 전자책 유통 사 또는 북테크 기업, 관련 기관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서 도서관 내 공간을 마련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다.

그리고, 창작 교육 프로그램 공간으로 도서관은 접근성과 활용성이 높다. 책을 쓰고 싶은 창작자들을 위해 분야별 글쓰기 교육, 웹소설과 웹툰 창작 교육 등 전 문가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창작자들 은 도서관을 거점으로 삼아 책을 읽고 창작 활동을 병행하면 질적·양적으로 의 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이다. 일정 수준 작품성이 있는지 여부를 도서관 이용자

출처 : 뉴욕공공도서관 누리집

75

74 전자책 이용자와 서비스에 대한 이해

들에게 미리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도 좋은 방법이다. 창작물 제작에 비용이 부 족하다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하고, 완성된 콘텐츠는 도서관이 홍보 채널 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출판 콘텐츠를 만들고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은 성장 잠재력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수 의 전자책과 콘텐츠 관련 회사는 계속해서 외부 투자를 받는 중이고, 기업공개 (IPO)를 추진하는 곳도 있다. 단권 판매 방식에서 구독형 정액제 판매 방식으로 이용자의 선택지를 확장하고 있다. 웹소설과 웹툰의 급성장은 출판 콘텐츠에 대 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플랫폼의 기술 발전 은 창작자와 이용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콘텐츠의 검색과 이용, 공유 기능을 종합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 전자책 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기에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발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계속 나오고 있다. 세 계 전자책 시장을 주도하는 북미지역은 전자책 성장률이 감소되고 있고, 유럽은 과도한 전자책 부가세율의 조정이 화두에 올라있다. 국내도 전자책 도서정가제 와 장기 대여 모델의 적법성, 도서관의 전자책 계약 시 콘텐츠 소유권 관련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단번에 정리될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 간에 충분한 협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으로 풀리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현장의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창작자와 이용자, 유통사가 합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수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전자책 이용자의 주류로 등장한 만큼 도서관도 이들을 위한 커 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전 세계 인 구 30%를 넘었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모바일과 스마트 디바이 스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직접 도서관에 방문하거나 이용하는 비율이 낮 은 세대로 인식되지만, 접근을 다르게 한다면 충분한 반등이 가능한 세대일 수 도 있다. 이들은 구독 경제 모델에 익숙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입소문과 인플 루언서(Influencer)의 추천에 빠르게 반응한다.

민간의 전자책 관련 사업자들은 도서관과 보다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추진해야 한다. 공간적 가치로서의 도서관의 강점을 활용하고, 이용자들을 자사의 고객 이라는 마음으로 콘텐츠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도서관도 전자책 대출 반납 시스템 구축에 만족하지 말고, 기존의 도서관 이용자층을 폭넓게 만들 수 있는 채널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도서관마다 인적 자원과 사용 가능한 예 산 등 여러 제한 요소가 있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멀리 보고 움직인다면 기대 이 상의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출판 콘텐츠 시장의 동향에 주목하고, 다양한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도서 관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차 례

77 / 200

국내외 현황

전자책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제도

이중호

한국출판콘텐츠 대표

79

78 전자책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제도

산업화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디지털 기 술과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은 출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5 년에서 10년 사이에 벌어진 출판 시장의 변화와 혼란으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러한 변화는 출판 산업이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논 의와 토론의 장을 형성시켰다. 전 세계 출판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혁 명은 단순히 기존 출판 콘텐츠의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출판 공정, 유 통 채널, 콘텐츠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등을 크게 바꿔놓고 있으며, 이것은 우 리에게 위기와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열어주고 있다.

전자책을 주제로 한 『도서관』 393호에서 필자는 최근 국내외 전자책 산업 현황 과 이슈를 설명하고 해외 각국의 전자책 도서정가제와 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 모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