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자유주의와 좌 우파

문서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바른 용어 (페이지 42-46)

(rule by law)를 의미한다. 법에 의한 지배는 국가 권력이 시민들을 통치할 때 직접적인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절차에 따라 통치해야 한다는 명분을 따른 것이다.

‘법에 의한 지배는 법을 이용한 통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법을 제정하고 통치에 이용하는 권력자는 권력의 제한이나 통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황제는 법에 속하지 않는다.라는 고대 로마법 이래의 법에 대한 이해가 바로 법에 의한 지배의 핵심을 보여주 는 것이다. 이때 법의 목적은 통치의 도구이지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덕치와의 대비 속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는 법치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의 지배’는 구별되어야 한다. 따라서 ‘법치’나 ‘법치 주의보다는 법의 지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정치에서 리버럴은 전형적으로 경제 부분에서 정부 개입, 증세와 규제를 늘리고,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결정에서는 정부의 간섭을 줄이려고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경제 부 분에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자유에 대해서는 정부 개입이 늘어나는 것을 지지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매덕스(William S. Maddox)와 릴리(Stuart A. Lille)는 공저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Beyond Liberal and Conservative) 에서 미국 정치에서의 이념은 ‘경제적 이슈’와 ‘개인의 자유’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4가지 선택지가 있 다고 주장하였다.

경제 부분에서 정부 개입에 찬성(EP)과 반대(EA), 개인의 자유 확대에 찬성(PP)과 반대 (PE)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4가지 조합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미국식 자유주의자 : EP + PP 순수자유주의자 : EA + PP 인기영합주의자 : EP + PE 보수주의자 : EA + PE

경제 부분과 개인의 자유 부분 모두에서 국가의 개입을 지지하는 인기영합주의자는 국가 주의자 또는 권위주의자로 불려지기도 한다. 여기에서 순수자유주의자와 인기영합주의자 는 미국식 자유주의자나 보수주의자보다 더 일관된 모습이다. 자유의 확장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순수자유주의자뿐이다. 순수자유주의자들은 문명의 역사를 자유가 확대되는 진보의 역사라고 믿는다.

현재 미국의 좌우 스펙트럼에서 순수자유주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 순수자유 주의자들은 리버럴이나 보수주의자들과 다르게 개인의 자유와 제한된 정부를 일관적으로 신봉한다. 순수자유주의자는 경제 문제에서는 보수주의적이고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리버 럴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념적으로 딱지를 붙이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이념적 분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개념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념적으로 딱지를 붙이는 것은 단어 사용을 줄여준다. 우리의 신념이 정합적이고 일관적이라면, 그것에 적합한 이념적 라벨이 있다.

설사 당신이 당신의 철학 또는 운동에 라벨을 붙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이 붙일

것이다. 자유시장에 인간의 창조성과 진보 체제는 자본주의라는 명칭을 얻었다. 이 명칭 은 모든 경제에서 존재하는 자본의 축적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자본 축적의 경제 체제 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자본주의를 원수로 생각한 마르크스였다.

왜 정치철학을 지칭하기 위해 자유시장주의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는가? 순수자유주의의 일부 요소는 중국의 고대철학자 노자, 그리스인과 이스라엘인들의 고등법(higher-law)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순수자유주의자라는 말은 17세기 영국에서 수평주의자(the Levellers)와 존 로크의 글에서 현대적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1820년대에 와서 스페인 의회에 참여한 중산층 대표들은 리베랄레스(Liberales)라고 불려졌다. 이들은 귀족제과 절대군주제를 옹호하는 세르빌레스(Serviles)와 대치하였다.

개인보다 국가 권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붙여진 ‘세르빌레스’라는 명칭은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자유와 법의 지배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붙여진 리버럴이라는 명칭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잉글랜드 지방에서 휘그당은 자유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존 로크, 아담 스미스, 토마스 제퍼슨, 존 스튜어트 밀의 철학을 자유주의(liberalism)로 알고 있다.

상황이 바뀌어 1900년경에 자유주의는 변화를 겪게 되었다. 큰 정부를 지지하고 자유시 장을 제한하고 통제하려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자유주의라고 불렀다. 이러한 개념의 변화 때문에 로크, 스미스, 제퍼슨의 사상인 개인의 권리, 자유 시장, 제한적 정부의 철학을 고전 적 자유주의라 한다.

그러나 고전적 자유주의는 현대 정치사상을 지칭하는 개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고전적 이라는 말은 낡고, 오래되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돌에 새겨진 이름처럼 들린다. 제한된 정부 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보수’에는 변화를 싫어하고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세상에 알려진 이념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진보적이고 항상 변화에 발맞추는 자유시장 자본주의(free-market capitalism)를 보수주의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이런 난점에 직면하여 크레인(Edward H. Crane)은 로크와 스미스의 계승자들을 시장 자유주의자라고 부름으로써 자유와 어원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리버럴이라는 의미를 담 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려고 하였다. 이 용어를 순수자유주의자 지식인들은 수용하 였지만, 언론인과 일반국민에게까지 수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민사회와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사람은 논쟁의 여지가 많지만, 사회주의자(socialist)

로 부를 수도 있다. 토마스 페인은 사회와 정부를 구분하였다. 순수자유주의의 저술가 노크 (Albert Jay Nock)는 사랑, 자선, 이윤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을 모두 ‘사회적 힘이라고 불렀다. 사회적 힘은 항상 국가 권력의 침입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사회 적 힘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사회주의자, 국가권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국가주의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나 자유 가운데 어느 것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사회주의자로 자칭하였다. 미국에서 고전적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진정 한 자유주의자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 사회에서는 거대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유주의라는 명칭을 점거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1950년대 경제교육재단(Foundation of Economic Education)의 설립자인 레너드 리드(Leonard Read)가 자기 자신을 순수자유주 의자(libertarian)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이 단어는 철학에서 자유의지론자를 지칭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되었지만, 이제 정치 철학을 지칭하는 명칭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1972년에 순수자유주의당(Libertarian Party)이라는 정당이 결성되었다.

그러나 고전적 자유주의의 계승자들이 이 순수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위대한 자유주의자인 아인 랜드는 자신을 급진적 자본주의자(radical for capitalism), 하이에크는 자신을 ‘자유주의자(a liberal)’ 또는 ‘올드 휘그(Old Whig)’라고 불렀다.

순수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이념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고전적 자유주의보다 더 엄격하게 정부의 역할을 제한하고, 자유를 더욱더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정치 철학이다.

보아즈는 자유주의라는 말을 전통적인 의미로 사용하면서, 미국판 자유주의를 지칭하기 위해서는 복지국가 자유주의자 또는 사회민주주의자로 부른 것이다.

순수자유주의자가 꿈꾸는 세상이 도래해도 그곳에는 여전히 불평등, 가난, 범죄, 부패, 인간에 대한 잔학행위가 존재할 것이다. 순수자유주의자는 신정주의적 이상주의자, 사회 주의적 이상주의자, 뉴딜을 지지하거나 위대한 사회를 약속하는 몽상적인 개혁가들과 달 리, 장미빛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칼 포퍼는 지상에 천국을 창조하려는 시도가 항상 지옥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순수자유주의는 완전한 사회가 아니라 좀 더 좋고 자유로운 사회를 목표로 한다. 순수자유주의는 올바른 결정이 당신 자신에 의해 더 많이 내려지는 그런 사회를, 세계를 약속한다. 이런 사회에서도 범죄와 불평등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많이 줄어들 것이다.22)

22) David Boaz, Libertarianism : A Primer, Free Press, 1997, pp.19-26.

문서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바른 용어 (페이지 42-46)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