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차별금지법 이행 제고 및 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토론회
박종혁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사회연구소 교수
토론_ 의료접근권으로 본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방향 49
의료접근권으로 본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방향
박종혁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사회연구소 교수
장애라 함은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에 정의되 어 있다. 이는 장애 관련 타법률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다. 장애에서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은 문제의 시발점이고, 적절히 관리하지 않을 경우 더 큰 후유증과 2차적인 손상(secondary condition)을 가져와 더욱 더 사회생활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어서 어느 부문보다 도 차별없는 적용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상당부분 간과되어 왔다. 이는 고용, 교육 등 다른 부문의 문제가 지닌 심각성에도 기인하겠지만, 의료적 문제가 전문가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쉽게 문제 지점의 발견과 문제제기가 어려운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모든 장애인은 ‘본래’ 불건강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이는 긴 세월동안 장애인의 건강악화 경과를 경험하며 체화된 무의식으로 잠재의식에 깊이 새겨져 있어 어느 것보다도 강력하다. 그 단적인 예로, 2015년 차별로 접수된 1,142건 중 노인요양병원 등에서 불필요한 신체 억제가 발생해 진정사건이 접수된 건을 제하면 아예 건강권에 대한 접수는 전무해 보인다. 장애인 스스로 차별로 인지조차 못하거나, 장애인 스스로는 차별로 인지했더라도 사회적으로 그렇게 받아들 여지지 않을 거라고 지레 포기했거나, 진정접수를 했더라도 기각되었을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처음 장애를 초래한 1차적인 건강상태는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로 현재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모습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정도로 개선될 수 있고, 1차 장애로 후유증이 남았더라도 적절히 관리하면 2차적인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에 외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의 1차 손상의 관리와 함께 2차적인 손상을 관리하기 위한 모델을 꾸준히 고민하고 적용해 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간한 세계장애보고서(World health report)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 해 적절한 의료제공자와 의료기관을 찾기가 2배 이상 어렵고, 의료기관을 찾았더라도 진료거부율은 비장애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으며, 치료를 받더라도 부적절한 치료를 받을 위험이 비장애인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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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휠체어가 필요한 장애인 중 약 5~15%만이 이용가능하고, 보청기 생산량 은 수요의 약 10%만을 충족시킬 뿐이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장애인의 절반 이상은 의료이용을 할 여력이 없고, 재난적의료비(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1)를 부담하는 가구 비율이 50%를 넘는 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으로 고소득국가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접근성 및 관리현황 은 매우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이유로 병의원에 가지 못하고, 총생활 비는 비장애인 가구의 77%에 불과하지만 보건의료비는 비장애인 가구보다 높다. 즉, 다른 생활비목 을 낮춰 높은 의료비 부담을 상쇄시키는 구조를 가짐을 유추할 수 있다. 2003년 종로구 의료기관 160개를 조사한 결과, 병원 주출입구에서 진료실까지 장애인이 이동가능한 기관은 13개(8.1%)에 불 과했다. 오랜 과거일이지 현재는 그렇지 않기를 기대하고 싶지만, 2013년 장애인편의시설실태 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시설의 편의시설 적정설치율은 66%에 그쳤다. 상기 조사는 병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 의료기관 대부분이 2층 이상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013년 종로구 조사결과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고혈압(2.3배), 심혈관질환(6.5배), 관절염(3.1배), 당뇨(3.9배), 만성통증(16.2배)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의 70.0%가 장애상태와 관련이 있거나 장애 외의 다양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동성이 제한되거나 병의원에 방문하 더라도 여러 장애에 대해 중재 장치가 없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병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다양 한 상황에서 위험률이 높다. 현재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낮은 건강검진율, 높은 비만율, 낮은 신체활동율, 높은 스트레스 정도, 높은 흡연율 등을 보이고 있다. 중증장애인의 건강검진율은 비장애인의 절반수준인데, 경증장애인의 수검률은 비장애인과 유사한 점을 감안할 때 중증장애인의 낮은 수검율은 의료접근성의 제약에 기인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더 심각한 부분은 장애인의 의료기관 접근성의 제약은 병을 키운다는 점이다. 실제로, 외래진료를 적절하게 받을 경우 질병의 악화나 합병증 발생으로 인한 입원을 피할 수 있는 질환을 외래진료 민감질환(ambulatory care sensitive conditions)이라 통칭하여 외국에서는 의료이용의 적절성을 관리하고 있는데, 소아천 식, 소아위장관염,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 협심증, 당노병성 합병증, 성인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세 균성폐렴, 요로감염증, 천공성 충수돌기염 등이 그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상기 질환 모두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외래이용률은 낮은 반면, 입원이용률은 높다. 즉, 병을 키우고 키워 결국 참지 못하 는 수준에서 입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이다. 실제 맹장염의 경우,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은 맹장이
1) 보건의료지출 비용을 그 가계의 지불능력(총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 제외)으로 나눈 값이 40%
를 넘는 경우
토론_ 의료접근권으로 본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방향 51 터져 복강내 감염이 된 상태로 입원하는 경우가 비장애인에 비해 더 높다. 이에 더해 장애인 상당수 는 의료기관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몰이해, 모멸감으로 의료이용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높다. 시설 및 건물환경, 비용, 장비 부적절, 정보부재 이외에 무형의 제한・배제・분리・거부 기제가 매우 높게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하겠다.
장차법 제3조에서 “건강권”이라 함은 보건교육, 장애로 인한 후유장애와 질병 예방 및 치료, 영양개 선 및 건강생활의 실천 등에 관한 제반 여건의 조성을 통하여 건강한 생활을 할 권리를 말하며, 의료 받을 권리를 포함한다. 또 제31조에서 건강권에서의 차별금지라 함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제31조(건강권에서의 차별금지) ①의료기관 등 및 의료인 등은 장애인에 대한 의료행위에 있어서 장 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의료기관 등 및 의료인 등은 장애인의 의료행위와 의학연구 등에 있어 장애인의 성별, 장애의 유형 및 정도, 특성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장애인의 성별 등에 적합한 의 료 정보 등의 필요한 사항을 장애인 등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③공공기관은 건강과 관련한 교육 과정을 시행함에 있어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장애인의 성별 등을 반영하는 내용을 포함하여야 한다.
④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선천적・후천적 장애 발생의 예방 및 치료 등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추 진하여야 하며, 보건・의료 시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에서 장애인의 성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동법에서 차별행위는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 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 장애인에 대하여 형식상으로는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 게 대하지 아니하지만 정당한 사유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배제・분리・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조장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의료현장에서는 여러 상황이 발생한다. 장 애인 편의시설 미설치로 의료접근 자체가 불가하기도 하고, 의료기관에 진입하더라도 활동보조인력 또는 시설(청각장애인의 경우 수화통역사 또는 화상통화시설)을 지원받을 수 없는 경우, 의료장비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 맞지 않거나, 여러 명의 직원이 동원되어 일반의자로 옮겨야 하는 경우, 의료촬영장비 특성상 등받이 의자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일반의자에 앉을 경우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 검진을 위한 탈의시 탈의실에 퓔체어가 들어갈 수 없게 협소한 경우 등이 의료접근성과 관련된다. 장애인 의료접근성 보완에는 더 많은 인력이나 시설 및 장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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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장애인 진료시 비장애인에 비해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 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작년 말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의결되었고,
은 장애인 진료시 비장애인에 비해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 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작년 말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의결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