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원유 수급조절을 위한 의무적 쿼터제 운영
미국의 캘리포니아, 일본은 원유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의 적정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농가가 참여하는 강제적인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명목상으로 자발적인 참여지만 쿼터제에 참여하여야 정 부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의 의무적인 쿼터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업체별로 쿼터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수급조절 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원유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1984년 쿼터제를 도입하였으나, 2015 년 4월 1일 자로 쿼터제를 폐지함으로써 공급과잉 문제가 다시 발생하여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U는 EU유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 지면서 EU 역내 공급과잉 문제를 아시아 등으로의 수출전략으로 해결하려 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4.2. 생산자 중심의 계획생산과 잉여원유에 대해 책임
일본의 계획생산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지원과 연계하여 추진하기 때문 에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97%의 낙농가가 계획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계획생산은 매년 J-milk의 수요예측수량을 근거로 연간 전국에서 생산 및 출하를 할 수 있는 목표수량을 중앙낙농회의가 결정하고 있다. 생 산된 원유는 지정단체를 통해 ‘중앙집유·다원판매’되고 있다. 지정단체를 통한 위탁판매로 유업체와의 대등한 거래교섭력을 확보하고 있다.
4.3.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과 농가의 소득보전 지원
미국과 일본, EU는 원유의 용도를 음용유용과 가공용용으로 구분하여 용도별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우유유통명령제(FMMOs) 는 원유의 용도에 따라 ClassⅠ(음용유용), ClassⅡ(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용), ClassⅢ(치즈, 유장), ClassⅣ(탈지분유, 버터) 등 4등급으로 구분하고, 가공용에 대해서는 음용유용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허덕 외 2013). 일본도 음용유용, 가공원료유용, 생크림용, 치즈용으로 구분하고 각 용도별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EU의 대표적인 원유가격 결정방식 은 A&B 가격체계로 원유의 용도를 크게 두(세) 가지로 나누어 용도에 따 라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가공용에 대해 차별적인 가격을 적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농가의 소득감소에 대해 소득보전을 위한 지원정책을 하고 있다. 미 국은 가공원료유 가격지지 프로그램(Milk Price Support Program)을, 일본 은 가공 원료유 생산자 보급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TPP 추진에 따라 가공 원료유 생산자 보급금 보급 대상에 생크림을 포함하였으며, 탈 지분유·버터, 치즈용 등 용도별로 차등 지원되던 보급금 단가에 대해 단일 화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4.4. 종합유가제도 운영을 통한 농가의 형평성 제고
미국과 일본은 원유가격의 적용에 있어 종합유가제도(Pooling System)를 운영함으로써 농가가 적정 수준의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고, 농가 간 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있다. 미국은 용도별 유가를 원유의 용도별 사용량 의 가중치로 가중 평균한 가격을 동일 권역(order) 내에 위치한 농가에게 똑같이 지불하고 있다. 일본도 지정 원유 생산자 단체가 유업체에서 받은 용도별 거래유대에 용도별 가공 원료유 생산자 보급금을 더하고, 유통 및 검사 비용 등을 공제한 후 당월의 거래물량으로 가중평균한 종합유가로 낙 농가에 정산해 주고 있다. 따라서 같은 지정 원유 생산자 단체의 소속 농 가는 같은 유대를 수령하게 된다.
4.5. 집유일원화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
일본은 전국에 10개의 지정 원유 생산자 단체(낙농조합)를 지정하고, 이 지정 단체가 농가로부터 원유의 판매를 위탁받아 집유된 원유를 유업체에 공급해 주고 있다. 즉, ‘중앙집유·다원판매’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낙농조합 중심의 집유일원화는 집유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원유 의 집유비용을 낮추는 효과와 함께, 유업체와의 원유거래에 있어 협상력을 높이는 기능을 하여 개별 낙농가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U도 2015년 쿼터제 폐지에 따라 농가의 협상력 증진 및 공정한 원유거래 촉진을 목적으로 밀크 패키지(Milk Packag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 전국 단위 쿼터제
1.1. 추진 방향 1.1.1. 개선 방향
전국 단위 쿼터제는 일본의 낙농쿼터제와 같이 낙농조합(집유조합)과 낙 농가 등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중앙낙농기구(낙농진흥회 또는 농협중앙회) 를 설립하여, 전국 단위 쿼터제 운영과 집유일원화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중앙낙농기구는 수급전망과 전국 단위 쿼터제에 의한 수급관리를 담당하 고, 낙농조합은 원유의 생산과 집유, 유업체에 대한 원유공급계약 등을 담 당한다. 낙농가는 원유의 판매권을 낙농조합에 백지 위임한다.
1.1.2. 추진 방법
｢낙농진흥법｣ 개정을 통해 낙농조합 중심의 중앙낙농기구(낙농진흥회 또는 농협중앙회)를 설립하고, 현재의 낙농진흥회 기능을 모두 이관한다.
중앙낙농기구에는 모든 낙농가와 낙농조합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전국의 원유쿼터와 수급은 중앙낙농기구가 관리한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여, 정상가격은 매년 낙농가 대표와 유가공업체 대표가
협상 또는 현재와 같이 원유 가격연동제를 통해 결정하고, 가공용 원유가 격은 중앙낙농기구가 정책지원 예산과 수급상황, 용도별 사용 등을 고려하 여 매년 결정한다. 원유수급관리의 효율성 제고와 정책참여율 제고를 위해 원유수급조절예산과 가공유지원사업을 통합하여 중앙낙농기구가 총괄 운 영한다.
<그림 5-1> 전국 단위 쿼터제 운영 방안
1.1.3. 추진상의 문제점
현재의 낙농산업 구조는 고정된 쿼터제(농가의 재산권화로 수급상황에 따른 탄력적 쿼터조정 어려움)와 원유 가격연동제로 낙농가에게는 극도로 유리한 상황이다. 농가가 불리해지는 법 개정(안)은 동의받기 어렵다. 또한 직속농가체계를 선호하는 유업체와 서울우유 등 가공조합도 중앙낙농기구 를 통한 낙농산업 구조개선에 비호의적인 입장을 표명할 듯하다. 이 경우 유업체와 가공조합 소속 농가의 참여를 담보하기 어렵다.
1.2. 전국 단위 쿼터제 도입에 따른 영향 분석 1.2.1. 낙농산업에의 영향
가. 긍정적인 영향
생산자 중심의 전국 단위 쿼터제를 운영할 경우 낙농산업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낙농조합을 중심으로 생산과 집유를 책임지기 때문에 일본 등 선 진국형 낙농쿼터제 도입이 가능하다. 둘째, 중앙낙농기구를 통한 생산자 중심의 수급관리가 가능하다. 셋째, 낙농조합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집유 일원화를 실현해 중복 집유노선을 조정하면 원유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 다. 넷째, 공장문전도 거래로 전환할 경우 조합의 원유유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나. 부정적인 영향
낙농산업의 특성상 중앙낙농기구가 원유수급을 조절한다 해도 원유수급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잉여 원유 발생 시 정부에 수급 조절 자금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EU에서도 1984년 쿼터제 도 입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또 한, 중앙낙농기구로 원유의 공급창구가 일원화될 경우 유업체에 대한 과도 한 원유량 구입요구 등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33
33
최근 일본에서 지정단체(집유조합)의 불공정 거래가 문제가 되어 원유유통체계
에 대한 개선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낙농산업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유통체계 개
선논의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www.cao.go.jp: 2016. 7. 8.).
1.2.2. 낙농가 및 낙농조합에의 영향
때문에 품질관리 및 유통비용에 대한 부담이 발생한다. 지역조합 단위의 공급량 협상 시 협상력 약화 우려가 있으며, 계약공급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낙농조합은 소속 낙농가들의 불신으로 인해 통폐합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1.2.3. 유업체에 미치는 영향
가. 긍정적인 영향
유업체 원유 수요량 수준에서 원유구입 계약이 가능하므로 경영을 개선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잉여원유의 책임이 낙농가에게 귀속되어 유업 체의 경영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직송농가에 대한 관리부담을 줄여 경영수익이 증대되며, 조합 간 원유가격 및 원유품질 경쟁체계 촉발로 유 가공산업의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
나. 부정적인 영향
원유공급 독점화에 대한 우려 증대로 거래조건 악화 및 경영부담의 증가 우려가 있다. 일반유업체의 경우 경쟁사인 가공조합에 비해 불리한 조건의 거래에 대한 우려도 있다.
1.3. 전국 단위 쿼터제의 실행가능성 평가
현재 쿼터가격에 의해 재산권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쿼터관리를 통해 원유의 수급을 조절하는 것은 재산권의 직접적인 삭감을 의미한다. 그래서 농가의 반발이 심하다. 특히 생산자 측에서 법률적인 장치를 통한 제도 도 입을 요구하고 있고,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해도 농가에게 유리한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법 개정 추진에 매우 소극적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법 개정을 통한 생산자 중심의 중앙낙농기구 설립과 전국 단 위 쿼터제 운영은 단기간 내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낙농산 업의 변화와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해야 실행가능성 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