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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R&D 투자 및 연구개발 수요 동향

우리나라 농업부문 R&D 투자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제도 및 정책 개선 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하여 선진국의 사례를 조사한다. 여기서 사례대 상 국가로 EU와 스위스를 선택하였다.

EU를 사례대상국으로 선택한 이유는 EU의 사례가 R&D 투자의 새로 운 프레임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R&D에 대한 종래의 인식으로는 R&D를 좁은 의미의 과학기술 개발로 한정하고 직접적인 연구개발 활동 만 투자지원 대상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EU는 이러한 좁은 인 식체계에서 벗어나서 연구개발과 혁신을 위한 투자전략 수립 및 실천을 R&D 투자가 담당해야 할 업무로 보았다. 이에 따라 EU의 R&D 투자전 략은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연구활동을 위한 기반 조성 및 우 수 인력 육성과 같은 가시적 성과가 낮은 중장기 프로젝트에 대규모 지 원을 추진하게 된다. 이런 점은 R&D의 거시적 투자방향 설정에 시사점 이 될 수 있다.

스위스를 사례대상국으로 선택한 이유는 스위스가 지속가능한 농업을 농정의 목표로 설정한 대표적 국가이고, 이러한 지속가능한 농업 추진의 원동력을 R&D를 통해 조달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위스의 농 업부문 연구개발 내용과 R&D 수요 조사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고 자 할 때 동반되어야 하는 연구개발이 어떤 것이며, 연구개발들이 어떠한 (선)순환구조 속에서 상호 연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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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U의 연구개발 및 혁신을 위한 투자전략 2.1.1. Horizon 2020의 체계 및 내용

EU는 2013년 과학기술 연구 및 혁신을 위한 R&D 투자전략인 ‘Horizon 2020(2014~2020)’을 수립하였다. ‘Horizon 2020’은 2010년부터 시작한 EU 의 신성장동력 정책인 ‘유럽 2020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혁신연합 (Innovation Union)의 실행프로그램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혁신연합이 EU 내의 개별 과학기술 R&D 프로그램들인 제7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Framework Programme 7: FP7), 경쟁 및 혁신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Competitiveness and Innovation Framework Programme: CIP), 유럽혁신기술 연구소(European Institute of Innovation and Technology: EIT) 지원 등을 통 합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인 ‘Horizon 2020’을 창설하였다.

‘Horizon 2020’이 FP7 등 기존 프로그램들과 구별되는 차이점은 종래 연 구중심 프로그램과 혁신중심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져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연구・혁신 투자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하여 연구 인프라 조성에서부터 실제 적인 연구개발과 연구성과의 확산 및 상용화까지 전 과정(프로세스)을 지원 하는 점에 있다. FP7 등 기존 프로그램과 가장 큰 차이는 연구기반 조성 및 우수인력 육성에 있는데, 이는 기존 프로그램의 인력 양성이 유럽 내외의 연 구자들 간의 교류 지원에 한정되었지만, ‘Horizon 2020’에서의 인력 양성은 우수과학자 육성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업들을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 이다. 또한 ‘Horizon 2020’은 EU가 직면한 사회적 당면과제를 해결하여 현 상황을 돌파하는 데 기여하는 연구를 적극 지원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 밖에

‘Horizon 2020’이 강조점을 두는 부분은 연구・혁신 R&D의 성패가 중소기업 의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보고, 중소기업의 참여 유도 및 지원을 확대하는 것 이다.

‘Horizon 2020’이 투자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과 추진체계 및 세부 프 로그램 구성은 다음과 같다.

① EU GDP의 약 3%를 과학기술 및 혁신 R&D에 투자한다.

② 우수과학(자) 육성, 산업적 리더십 강화, 사회적 현안 해결을 3대 중

자료: 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2014: 5-6); 백성진(2012).

농업부문 공공 R&D 투자 정책방향 87 52%p 증가하였다(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 2014: 11).

<표 5-2>에 나타난 예산의 구성을 보면, 3대 중점과제에 전체 예산의 92%

(계속)

우수과학 육성 프로그램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럽연구이사회(ERC)의 지원과 마리퀴리 프로그램(MSCA)이다. 유럽연구이사회의 지원은 연구자 중 심으로 개별 관심분야를 설정하여 상향식(bottom-up)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따른다. 지원하는 유형은 세 가지인데, 유형에 따라 5년 동안 최대 150만~

250만 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다(황종운 외 2014: 43-44). 마리퀴리 프로그램 은 유럽 내 인력 양성 및 교류 활성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유럽이 현재 당면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과 관련하여 전문분야 및 국적에 관계없이 우수하고 혁신적인 역량을 가진 연구자를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 또한 연구 분야에 상관없이 개별적 혹은 조직적으로 관심사항을 상향식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고, 박사 및 박사후 연구원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황종운 외 2014: 46-47).

2.2. 스위스의 농식품부문 연구개발 프로그램 2.2.1. 연구개발의 목표로 기능하는 농정 방향

스위스는 농정의 기본방향을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농 업부문 연구개발도 이러한 기본방향에 입각하여 추진되고 있다. 스위스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의 실천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42

42

기존의 지속가능한 경제 개념을 확대・발전시켜 새로운 지속가능한 경제활동 개념을 창안한 연구로는 Biesecker and Hofmeister(2010)가 있는데, 2014년부터

프로그램 예산 비율

사회와 함께하는 과학 462 0.6

공동연구센터(JRC) 1,903 2.5

유럽혁신기술연구소(EIT) 2,711 3.5

합계 77,028 100.0

자료: 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2014: 11).

농업부문 공공 R&D 투자 정책방향 89

2.2.2. 연구개발 내용

스위스 농식품부문 연구개발 내용을 세부분야별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43

가. 식물농업분야 연구개발

식물농업분야 연구개발에서는 우선적으로 토지자원의 보존 및 지속가능 한 이용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둔다. 여기에는 토지특성을 복원하는 것(예 를 들어 토양경화의 예방 및 복원), 토지의 물리적 특성과 토양미생물 간의 연관성 파악, 토지의 합리적 윤작체계와 토양 속 미생물공동체의 기능에 대한 연구 등이 관련 연구에 해당한다.

농작물의 육종에서는 비료와 식물보호제를 적게 쓰고 물의 사용량을 줄 이는 품종 개발과 독성 및 인체 유해성분을 줄여나가는 육종이 주된 연구 개발이 된다.44 작물재배증식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농작물에 대해 충분 한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자연 자원 및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지속 적으로 이용하는 방안 연구에 중점을 둔다.

현재 스위스가 특별한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연구개발은 ‘통합적 작물보 호’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품종의 선택, 작물의 특성에 부합하는 입지 선정, 윤작 실시, 기능적 종 다양성 유지, 토양 개량, 익충 활용 등을 종 합적으로 실시하는 생태공간을 만드는 방안이다. 통합적 작물보호는 생태적 인 저항력을 높이고 식물보호제의 종속에서 벗어나게 해서 건강한 농업생태 시스템(Agrarökosystem)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43

이에 대한 내용분석은 스위스 연방농업청의 농식품업 연구개발 콘셉트인 Bundesamt für Landwirtschaft(2016)에 기초하였다.

44

유전자변형기술이 중심이 되는 녹색 유전공학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스위스는 녹색 유전공학의 활용에 부

정적인 입장을 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의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스위스 연방농

업청 식품인증 담당자 면담결과 2017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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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축산분야 연구개발

축산의 연구개발에서 기본으로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육종 및 재 생산기술이 갖는 가능성과 위험성을 조기에 파악하여 이에 대한 적절한 대 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육종연구로 지속가능한 축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가축을 키우는 사료공급에서는 배합 사료보다 조사료의 공급을 확대하고, 단백질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사료로 사용될 수 있는 대안적인 단백질 원천(예를 들어 곤충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가축의 건강에 대한 연구는 최적 조건에서 사육된 가축들이 질병 감염이 적고 보다 생산적일 뿐 아니라 안전한 식품을 위한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하여 동물복지적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을 강화하게 한다. 여기서 도출되는 핵심사항은 모든 가축의 일반적 건강 증진이 항생 제와 같은 약품의 사용을 줄이고, 이것이 다시 사람의 건강보호에 기여하 게 된다는 사실이다.

가축사육에 필요한 연구개발은 무엇보다 사육시스템을 동물복지에 부합 하게 만드는 것이다. 축사와 같은 사육시스템의 개선이 동물복지를 증진시 키고, 이것이 다시 질병의 유발과 항생제의 사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 다. 가축을 이동하거나 도축할 때 스트레스를 줄이고 동물복지를 증진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도 가축사육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해당한다.

다. 식품의 가공・저장 및 리스크 관리

가공분야의 연구는 원료의 특성에 부합하는 가공을 통해 식품의 건강가 치를 높이고 환경 보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및 방안을 창출하는 것이 다. ‘농장에서 식탁으로’의 유통과정도 이 연구영역에 속하는데, 여기서는 무엇보다 농축산물의 이력제 등을 통해 소비단계에서 생산단계로 역추적 이 가능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 주력한다. 이는 생산된 농식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구입 결정을 용이하

게 할 수 있는 시스템 역할을 한다.

이 분야의 연구에는 원료의 생산부터 가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는 과정과 이후의 식생활 과정 전체가 하나의 가치사슬 체계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호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포함된다. 또한 식품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리스크 방지 연구도 있는데, 여기에는 원하지 않는 성분이 사료를 통해 식품사슬체계에 들어오는 것(carry over)을 최소화하는 연구가 해당한다.

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연구는 크게 식품과 관련된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연구와 건강하고 안전하며 맛있는 식자재 섭취를 통한 균형 잡 힌 식생활양식에 대한 연구로 구성된다. 식품 및 영양 섭취로 인한 신체 이상(징후)을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식품구성요소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에 기반한 혁신기술 개발이 핵심이 된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연구는 크게 식품과 관련된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연구와 건강하고 안전하며 맛있는 식자재 섭취를 통한 균형 잡 힌 식생활양식에 대한 연구로 구성된다. 식품 및 영양 섭취로 인한 신체 이상(징후)을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식품구성요소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에 기반한 혁신기술 개발이 핵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