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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던 우리나라 농어촌은 최근 이촌 향도 현상의 감소 및 도시 인구의 유입으로 감소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 폭 증가하고 있음. 이에 따라 농어촌 마을 및 중심지 정주공간의 지금까지 의 변화와 향후 예상되는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 방향 모색이 필요함.

 마을당 가구 규모 20가구 미만으로 기능 유지가 어려운 과소화마을이 상 당수이고,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농어촌의 전체적인 인구 감소 추세는 둔 화되거나 일부 지역은 증가세로 반전하는 양상임.

 도시민들의 농어촌 정주 수요가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베이비부머 들의 대거 은퇴와 함께 이러한 수요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짐.

 중장기적인 농어촌 정주공간의 변화 전망과 미래상을 고려한 정책 추진 을 위해 농어촌 현황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이 필요함.

○ 이러한 배경하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농어촌 정주공간의 변화와 정 책과제’ 연구를 수행하고 있음. 이 연구는 마을과 중심지 등을 대상으로 농 어촌의 정주 여건 현황 및 변화 양상을 실증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개발정책의 향후 과제를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둠.

 이를 위하여 농어촌 마을 및 중심지의 기능과 사회 경제적 특성의 변화 와 활성화 요인, 농어촌 정주에 대한 도시민의 수요와 변화 요인, 선진국 의 공간정책사례 연구 및 시사점, 향후 지역개발정책 지향 방향 및 과제 등을 분석함.

○ 선진국들에서는 1970년대에 들어와 농촌에서의 인구증가율이 도시보다 크 게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이미 30~40년 전부터 농어촌 정주공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 또한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 공간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 났음. 이를 파악하여 우리나라의 향후 농어촌 정주공간의 변화 및 관련 정 책 제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음.

○ 이러한 취지하에 해외 선진국 사례를 연구함으로써 선진국 농어촌 마을 및 중심지의 변화와 그에 따른 관련 정책을 파악하고,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 농어촌 정책에 벤치마킹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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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농어촌 정주공간 관련 정책 동향과 시사점

1. 프랑스 농촌 및 정주공간의 인구, 사회, 경제적 변화 현황

1.1. 도농 간 관계의 변화

1.1.1. 이촌향도에서 귀촌으로(1945년~오늘날)

프랑스에서 이촌향도는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산업혁명을 계기 로 시작되었다. 부유한 농촌을 바탕으로 성장한 프랑스는 산업혁명과 이촌향도 가 다른 나라보다는 늦게 나타났으며 이 시기의 이촌향도는 농사를 짓기 어려 운 몇몇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산간 지방인 알프스 이남, 동부 로렌지역에서 이출이 많았고, 이들 지역의 커뮤니티를 지탱하던 서비스 기능과 장인산업이 함께 사라졌다. 1880년 곡물과 포도농장에 닥친 전염병으로 인한 농업 위기 (céréales, phylloxéra)는 이촌향도의 흐름을 가속화하였다. 집중적으로 1872년 부터 1931년 사이 연간 12만 5,000명, 즉 1,000명당 5명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 주하였다. 오늘날에도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이촌향도는 줄고 도시를 떠나 농촌에 정착하는 귀촌에 의해 이출 인구가 보충되고 있다. 또한 도시가 농촌지역으로 확장되면 서 도시에서 일하면서 농촌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림 2-1. 전국 인구 대비 일드프랑스 인구 비중의 변화(%)

자료: 정옥주, 2007.

□ 1945년~1975년 : 전쟁 후 복구와 경제 성장에 따른 이촌향도

이촌향도가 프랑스 국토의 전반적인 움직임이 된 것은 20세기 중반부터의 일이다. 전쟁이 끝난 후 1945년부터 1975년까지 급격한 이촌향도가 진행되었 다. 이촌향도의 가장 큰 원인은 농촌의 일자리 감소였지만 단지 일자리라는 이 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었다. 도시적 삶의 편리와 문화활동 등 도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조건이 농촌인구의 흡인 요인이었다. 당시 농촌의 생활양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농업의 기계화와 농촌인구 감소 현상에 대해 농촌사회학자 Henri Mendras 는「La fin des paysans, 1967」이라는 저서를 통 해 전통적인 농민 중심 농촌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서술하였다. 1965년 농지 정리 이후로 1975년부터 이촌향도의 흐름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촌향도와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가 동시에 일어났다. 이 시기에 파리를 포 함한 수도권지역인 일드프랑스(Ile-de-France)의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1945년부터 1975년까지 영광의 30년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경제 부흥기 동안 일드프랑스 내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6%에서 19%로 상승하였다. 반면 1962 년까지 프랑스 인구의 20.8%를 차지하던 농촌 인구는 1975년 16.5%(87만 3,000명)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수도권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였다1).

프랑스의 공업화는 북부지방인 오뜨 노르망디(Haute-Normandie), 노르(Nord), 로렌(Lorraine), 알자스(Alsace) 레지옹과 남동부 프랑슈 콩테(Franche- Comté) 지방을 잇는 북남동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960년대 이들 지역의 경제 활동인구 중 40%가 공업에 종사할 정도로 이들 지역의 공업화가 가중되었 다2). 공업화와 함께 이들 지역 내 낙농업, 밀 재배, 포도농장이 현대화되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농업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반면 프랑스 서부지역의 절반(Basse-Normandie, Midi-Pyrénées, Bretagne, Loire, Poitou-Charente, Limousin, Aubergne, Aquitaine) 지역은 밀도가 낮은 재 래식 농업 방식을 유지해왔다. 공업화 축에 속하지 않고, 농업 생산량이 지역의 경제를 지탱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은 농업의 기계화와 집중화로 생산성을 높여 농업을 산업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예를 들어, 브르타뉴의 경 우 젊은 농업인구를 바탕으로 해안가를 따라 채소 재배, 사료를 이용한 산업화 된 가축 사육을 시작하였다. 척박한 토지를 바탕으로 농업 생산량이 매우 낮았 던 이 지역은 가축 양식의 산업화로 프랑스 전역에 각종 육류와 달걀의 공급처 가 되었다. 농업이 산업화되면서 화학비료의 사용이 일반화되었고, 지역 내 토 질의 차이도 많이 좁혀졌다. 다른 지역들도 이러한 경향을 따랐지만 브르타뉴 만큼 강도와 밀도가 높은 농업에 이르지는 않았다. 농업 생산량이 갑자기 증가 하면서 농산물의 과잉재배로 인해 가격이 폭락하고 농업 재배면적을 축소하는 정책이 시행되어 농업의 산업화를 이룬 지역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하였다.

1) Lévy, Michel, 1978 sept.

2) Claval, Paul, 2000, p.109.

프랑스 북남동축의 산업개발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 1960년대부터 실시된 산업의 지방분권화(Décentralisation industrielle) 정책으로 프랑스 서부지역에 도 정책적으로 공업이 도입되었다. 자동차, 항공산업, 조선 등이 수도권과 동북 부 산업지대를 떠나 남부 및 서부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농업지역 내 중간 규모 도시들이 고용에 있어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로 서부지역이 현대화 되었다. 항공산업이 입지한 남서부 툴루즈(Toulouse)시의 경우 지속적으로 인 구가 성장하였고, 툴루즈 주변에 위치한 코뮌 소재지가 활기를 띠었으며 가옥 이 현대식으로 재정비되었다.

또한, 관광이 발달하면서 TGV 노선이 연결된 농촌 지역(Bretagne, Pays de la Loire, Poitou-Charente, Aquitaine)과 같이 대서양을 낀 지역에 여가를 활용 한 경제 활동이 늘기 시작하였다.

□ 1975~1990년: 귀촌의 시작

도시 인구가 농촌으로 이주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5년부 터이지만, 이미 농촌인구의 자연증가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귀촌인구가 당시 의 농촌인구 변화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1975년부터 1982년 사이 농촌 코뮌(인 구 2,000만 명 미만의 코뮌)의 인구는 매년 1%씩 증가하였으며, 1982년부터 1990년까지 연간 0.7%,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연간 0.5%씩 증가하였다. 그러 나 당시의 귀촌인구는 지속된 인구 유출과 출생률보다 높은 사망률로 인해 감 소를 지속해 오던 농촌인구의 감소폭을 보완하고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는 새 로운 국면을 부여하였다.

□ 1990년~오늘날: 농촌 정주공간의 다양화와 농업 기능의 다양화 1980년대부터 전체 인구상으로 보면 도시나 농촌이나 인구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상태가 10여 년간 지속되다가 1990년대부터 중소도시가 발달한 레지옹3)

3) Région, 행정구역의 단위로 한국의 도에 해당.

을 중심으로 농촌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중소도시 네트워크가 잘 발달된 뻬이 드 루아르(Pays de Loire) 레지옹과 알자스(Alsace) 레지옹이 이에 해당한 다. 산간지역 중에서는 주라(Jura), 알프스(Alpes) 및 알프스 중간고도지대 (Préalpes)를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났는데, 이는 산간지역 내 소규모 공업, 관광 업, 농업, 방목이 새로 발달하였기 때문이다4). 귀촌의 움직임이 농촌인구 변화 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이후이다. 인구 2000명 이하의 농촌 코뮌의 인구 변화를 보면, 1990~1999년 사이 인구가 연평균 0.5% 증가한 데 비해 1999~2005년 사이 연평균 1.3%씩 증가하여 도시 코뮌의 성장률 대비 약 3배 빠르게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도시 코뮌의 인구증가율은 각각 0.3%와 0.5%였다.

1.1.2. 귀촌(Retour à la terre, retour aux provinces )

농촌인구 증가의 첫 번째 원인은 도시인구의 귀촌으로 인한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에 의하면 1990년 이래 농촌 인구의 평균 자연감소율은 0.2%로 사망이 출생보다 여전히 많다. 그런데 1999~2005년 이주에 의한 인구증가율이 0.8%로 유출인구보다 유입인구가 더 많았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인구는 1999 년 1만 명당 8명, 2004년 1만 명당 23명으로 증가하였다.

<그림 2-2>는 1990~1999년 사이와 1999~2005년 사이의 도시 농촌 간 인구 증감률을 비교한 것이다. 도시인구 전체(ensemble urbain)와 농촌인구 전체 (ensemble rural)를 비교해 보면 도시인구는 이미 높은 자연증가율에 비해 이주

<그림 2-2>는 1990~1999년 사이와 1999~2005년 사이의 도시 농촌 간 인구 증감률을 비교한 것이다. 도시인구 전체(ensemble urbain)와 농촌인구 전체 (ensemble rural)를 비교해 보면 도시인구는 이미 높은 자연증가율에 비해 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