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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환경 위기’와 고유가로 대표되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 체제가 지속될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매년 세계 GDP의 5~20%에 해당될 것으로 전망되 고 있다(스턴보고서, 2006). 이러한 전망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저탄소 사회의 실현 또는 순환형 사회의 구축이 시급한 과제 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지구생태계에서 산림은 중요한 탄소 저장고 가운데 하나이다. 식물은 자라면 서 대기의 탄소를 흡수하여 당으로 전환하여 생장에 활용하며 산소를 대기로 돌려보낸다. 식물이 성장하면서 흡수한 탄소는 대부분 식물체에 저장된다. 식 물체는 상당 부분이 탄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중량의 약 50%가 탄소이다. 식 물이 살아 있는 동안 잎과 줄기에 저장된 탄소는 식물이 죽어서 분해되면 이산 화탄소의 형태로 다시 대기로 서서히 방출된다. 이러한 과정이 산림의 탄소 순 환계이다. 그러나, 식물체 구성물질이 내구성 제품으로 변환된다면 저장된 탄 소는 제품 수명 동안 탄소 순환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목재를 에너지 로 이용한다면 연소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겠지만 이는 원래 대기에서 흡수한

자료: Tackle Climate Change: Use Wood

그림 1-1. 임업·임산업의 탄소 순환계

것이므로 대기의 탄소 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 을 대체하여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산림과 목제품의 탄소 순환계 는 <그림 1-1>과 같다.

산림은 탄소흡수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비경영림은 성장하면서 고사율이 성장률과 같아지는 시점까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한다. 노령림은 성장이 지 체되어 흡수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산림의 성장속도가 낮 아지기 전에 수확하여 젊고 건강한 숲으로 관리하는 것이 산림의 탄소흡수원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수확한 목재를 목제품으로 활용하는 것은 산림의 탄소흡수원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목재는 산림생태계 관리와 산림부문 탄소 순환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다. 첫째, 목재는 물리적으로 탄소를 저장한다. 둘째, 목재는 보다 에너지 집약 적인 또는 탄소배출이 많은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다. 셋째, 목재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IPCC 제3차보고서, 2001). 이와 같은 목재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목재·목제품의 이용을 증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IPCC 제2차 평가보고서(1996)에 의하면 세계 목제품 탄소량은 약 4.2GtC이고 순저장은 0.026GtC/yr이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목제품 탄소량은 10-20GtC이고(Sampson 외, 1993; Brown 외, 1996), 순저장은 0.139GtC/yr이다(Winjum 외, 1998).

목제품의 물리적인 탄소 저장을 높이는 방안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목 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늘리는 것, 목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 가공 효율성을 높이는 것, 목재·목제품의 순환과 재활용을 강화하는 것 등이다.

목재·목제품 이용 확대의 산업 기반은 임업과 목재산업이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조림을 시작하여 산림자원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였기 때 문에 임업 역시 크게 발전하지 못하였다. 목재산업은 과거 수출장려 정책에 힘 입어 원목을 수입하여 목제품으로 가공·수출하는 가공무역을 통하여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시작된 동남아 국가들의 원목 수출금지 정책, 1990 년대말 건설경기 불황, 목제품 수입의 증가 등으로 목재산업은 점차 침체의 길 을 걸어 왔다. 목재산업의 침체는 미래의 임업발전과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에서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숲이 벌기령에 도달하였을 때 수확하여 이용 하는 목재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애써 가꾼 산림자원을 방치하거나 무가치 하게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 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산림정책은 산림자원 조성과 관리에 힘써 왔는데 이제 산 림자원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산림자원 이용으로 전환할 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세계적 인 화두가 되고, 목제품이 친환경 소재로서 그리고 탄소저장 소재로서 주목받 고 있다. 무엇보다 목재는 적절히 관리하면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소재 이기도 하다. 목재·목제품은 저탄소 순환형 사회의 구축에 매우 부합하는 소재 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목재·목제품의 이용 증진을 강 구하기 위한 정책과제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