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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장 여성의 임금과 출산력

본 장에서는 여성의 임금이 출산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살펴보고 이러한 논의를 경험적 자료를 활용하여 검증할 것이다. 여성의 임금은 한편으로 분석의 편의를 위해서, 다른 한 편으로 선형적인 관계에 대한 우려로 0-99만 원, 100-199만 원, 200 만 원 이상의 범주형 변수로 설정되었다. 앞서 밝혔듯이 근로시간 형태 와 임금의 역동적인 관계로 인하여 근로시간 형태를 통제하지 않은 모 형을 먼저 살펴본 후 이어서 근로시간 형태를 통제한 모형을 살펴본다.

제1절 이론적 배경

여성의 임금이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적 관점은 Becker로 대변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논의일 것이다 (Becker, 1960; Robinson, 1997). 이 관점은 여성의 임금효과를 소득 효과(income effect)와 대체효과(substitution effect)로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득효과는 임금이 상승하면 자녀를 낳는데 드는 비용, 예를 들어 출산과 관련된 비용이나 양육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올라 가게 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에 의하면 임금의 상승은 자녀 출산에 대한 유인을 높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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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대체효과는 임금이 상승하게 되면 시간당 임금이 올라가게 되고 따라서 자녀를 갖거나 돌보면서 드는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상 승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자녀출산과 관련된 기회비용의 상승은 자녀출 산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임금의 상승은 자녀출산에 대한 유인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시간 당 임금이 낮은 경우 현재 직무에서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현재 의 업무와 다른 두 번째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정정도의 소득을 올리 고자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임금이 낮은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노동시간을 늘림으로써 생기는 수입으로 낮은 임금을 보충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라면 임금이 낮은 직종에 근무하는 여성의 출산력이 떨어질 것이고 반대로 임금이 높은 직종에 근무하는 여성의 출산력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다른 한편 높은 임금을 받는 직종은 업무량이 많고 근로 강도의 크기 가 클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6장에서 종사상 지위에 관한 이론을 논의하면서 업무특성이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이론적 기제가 업무특성을 매개할 것인가에 따라 예측 방향 혹은 이론적 결과가 달라 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만약 업무스트레스 등의 부정적인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면 임시·일용직이 출산력을 높일 것이지만 업무를 수행 한 것에 대한 만족감 혹은 성취도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면 임시·일용직 에 근무하는 여성의 출산력이 떨어질 것이다. 아마도 전자의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임금이 높은 직종에 근무하 는 여성의 출산력이 더 작을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 있다.

임금수준이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기존의 경험적 연구에 관 한 분석은 어떤 하나의 확고한 결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 성 임금의 10% 상승이 첫 아이를 낳을 확률을 2.5% 가량, 두 번째 아 이를 낳을 확률을 최대 2.7% 가량 낮춘다고 분석한 한 연구는 임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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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력의 음의 관계를 지지한다(김정호, 2009; 최윤경·장영은, 2010에서 재인용). 또한, 여성 임금의 상승은 첫째아 또는 둘째아의 출산을 지연 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발견도 이러한 관점을 지지해 준다(민희철, 2008;

김현숙 외, 2007).

그러나 이러한 여성임금이 가지는 음의 효과가 모든 연구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민현주(2007)의 분석은, 비록 계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임금의 상승이 출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기반하여 본 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운다.

가설 8-1. 임금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을 것이다.

성적접촉이론과 학습이론에 근거하여 임금 수준이 출산순위에 따라 차별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한 논의를 살펴보자. 6장에서 발전시킨 성적접촉이론에 근거하면 임금수준이 높은 직종에 근무하는 여성이 양적 인 측면에서는 빈도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지만 질적인 측 면에서는 높을 것이다. 따라서 질적인 측면을 중요시한다면 첫째 자녀 출산에서 임금수준과 출산율간의 음의 관계가 더 약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자녀 출산에 미치는 학습효과의 방향을 예측하는데 있어 높은 임금수준의 음의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해 볼 근거가 있다. 예를 들어 높은 임금을 받는 직종, 따라서 노동 강도가 큰 직종에 근무하면서 첫째 자녀를 출산한 여성은 여전히 유사한 직종에 근무하고 있다면 둘 째 자녀를 출산할 유인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임금의 소득효과는 이 러한 예측과는 반대되는 방향의 효과를 예측하게 해준다. 즉, 현재 높은 소득으로 인한 자원의 활용가능성 때문에 자녀를 키우면서 느끼는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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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이 작은 경우 더 많은 자녀를 낳을 유인이 클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둘째 자녀에 있어서 학습효과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안한다.

가설 8-2. 임금수준이 둘째 자녀 출산에 비해 첫째 자녀 출산에 미치 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다.

앞선 장들에서 논의한 것처럼 교육이 경력추구를 보여주는 측정도구 라고 한다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경력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임금의 음의 효과는 그 절대적 크기가 커질 것이 다. 반대로 교육수준이 낮은 여성들에게서는 임금의 소득효과가 상대적 으로 강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임금의 음의 효과는 작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논의는 교육과 소득의 상호작용항이 음수로 나타날 것 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 살펴본 교육으로 인한 가치관변화와 관련된 논의 를 현재의 맥락에 적용시켜보도록 하자. 앞서 우리는 교육으로 인해 가 족형성과 같은 전통적인 가치관이 자신의 존재실현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적 가치관으로 변한다고 가정하였다(Lesthaeghe & Neidert, 2006; van de Kaa, 1987). 이러한 논의에 따르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출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개인적인 여가와 자기실현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낮은 임금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 즉 약한 노동 강도 의 긍정적 효과가 적게 나타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가치관변화에 따른 이론은 교육이 높을수록 저임금 근로의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논의에 기반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운다.

가설 8-3. 교육과 임금이 상호작용항은 음의 방향을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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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분석 결과

1. 첫째 자녀

아래의 〔그림 8-1〕은 임금에 따른 첫째 자녀의 출산위험을 보여주 고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출산 월에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았을 때 200 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여성의 경우 다른 범주에 속한 여성에 비해 높은 출산위험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출산 월에 조작을 하 게 되면 이러한 차이는 없어지고 있다.

〔그림 8-1〕첫째 자녀의 출산위험 - 임금

.008.016.024.032.04Hazard

20 25 30 35 40 45

Age(year)

No lag

20 25 30 35 40 45

Age(year)

5 months lag

20 25 30 35 40 45

Age(year) 0-99 100-199 200이상

8 months lag

〈표 8-1〉과 〈표 8-2〉는 임금이 출산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보면 출산 월에 조작을 해 주지 않았을 경우 산업과 직업을 모형에 포함하거나에 관계없이 200만 원이상을 받는 여성의 출산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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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100만 원 미만을 받는 여성의 출산위험보다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2)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출산 월을 조작했을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 다면 출산 월을 조작하였을 때 역인과 관계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임금의 효과는 없다고 결론지을 것인가?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내린다.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여성은 자발적 의도에 의해 임금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쉽지만 임금이 낮은 곳에 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만약 역인과 관계 에 의해 계수가 편의된다면 낮은 임금으로 이동한 여성으로 인해 편의 되 어야 할 것이다. 즉 높은 임금변수에 대한 계수가 음의 값을 갖거나 양의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작은 값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를 통제하기 위해 출산 월에 조작을 가하면 기존의 편의를 제거하기 때문 에 높은 임금에 놓인 계수가 양의 방향으로 더 커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표 8-1〉과 〈표 8-2〉에 있는 결과는 출산 월에 대한 조작 전후로 높 은 임금을 나타내는 변수에 있는 계수들이 음의 방향으로 변했기 때문에 이러한 추론을 지지해 주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이렇게 출산 월에 조작을 해줄 경우 다른 방향에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이렇게 출산 월에 조작을 해줄 경우 다른 방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