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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절에서는 중·장년층 가족의 부양 환경에 대해 진단을 해 보았다. 중·장년층 가족은 소위 ‘낀 세대’ 부양자가 이끄는 가족으로서, 부양에 대한 사회와 가족 간의 이해 충돌, 가족 내 세대 간의 의식적 괴리, 가족제도와 가족적 생활양식 간의 불일치로 인해 타 연령대의 부양자 가 족과는 상이한 부양 조건에 처해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고 있 는 장기적 경기 침체와 저출산·고령화를 비롯한 인구·사회적 환경의 변 화, 가족 내재적 변화 속에서 중·장년층 가족은 경제적 부양 능력을 상실 해 가고 있다. 개인주의적 가치관과 핵가족 중심의 부양관이 확산되면서 가족 내적인 부양 구조에도 균열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성인자녀들이 성인 기에도 독립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의존해 생활할 수밖에 없는 이중부양 부담의 현실은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까지 도 어렵게 만드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 세대나 노인 세대 와 달리 중·장년층은 전통적 부양 의식의 유지와 새로운 생활양식의 수용 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인 압박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중·장년층 가족은 이러한 가족 내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도전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양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가족 가치관의 변화가 주로 사회경제적 구 조와 핵가족 중심의 생활양식,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빚어낸 결과라고 할 때, 앞으로도 중·장년층 가족들이 노부모와 성인자녀에 대한 이중부양의 책임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부양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는 갈수록 심화되어 중·장년층 가족이 사적인 차원 에서 부양을 수행하는 것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 불안 정의 지속과 고령사회로의 진입이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하고, 일상생활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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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을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지만, 소규모화와 가족 내 돌봄의 한계로 인해 이중부양을 감당할 수 있는 가족의 역량은 갈수록 감소할 것 이다. 가족의 구조와 기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규모화되고 다양화 된다면 사적 부양의 공백은 더욱 커지고, 부양 욕구를 가진 가족 구성원 은 더욱 증가할 것이기에 부양의 사회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중·장년층 가족들이 처해 있는 부양 환경은 현상적으로는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듯이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상호 복잡하게 얽히면서 이중 부양의 어려움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이중부양의 문제는 개인 차 원의 노력이나 가족의 개별적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 사회는 기존의 가족 중심 부양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검토하고, 노부모뿐 아니라 성인자녀에 대한 부양까지도 고려하 는 다층적인 부양 지원 체계의 구성을 고민해 봐야 할 시기에 접어든 것 이다. 다층적인 이중부양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 사회가 각각의 층위에서 어떻게 그 책임과 역할을 분담해 가야 할 것인지 에 대한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

중·장년층의 부양 환경 진단과 함께 이중부양 주체인 중·장년층의 인 구가족 및 사회경제적인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은 부양 구조와 자원 등 이중부양 부담의 요인을 진단하는 데 중요하게 자리매김한다.

전체 인구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2015년을 기준으로 44세 이하 인 구는 약 57%로 2000년 이후 15년간 약 23% 감소하였다. 중·장년층인 45∼64세 인구는 약 30%로 같은 기간 약 54% 증가하였으며, 고령층인 65세 이상 인구는 약 13%로 2배 많아졌다. 그중에서 중·장년층 인구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15년을 기준으로 45∼54세 인구는 56.0%, 55∼

64세 인구는 44.0%로 15년간 간격이 줄어들어 12%포인트 차이를 보였 다. 성별 분포는 2000년 여성이 다소 높다가 남성이 소폭 증가하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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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을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이 각 50%로 동일한 분포를 보였다. 혼인 상 태별 분포는 만혼화 및 가족해체의 영향으로 2015년 유배우는 약 79%로 15년간 다소 감소하였고, 사별·이혼과 미혼은 각각 약 15%와 약 6%로, 같은 기간 미혼은 약 5배 증가하였다.

중·장년층의 가구주 분포를 보면 대체로 인구 특성과 유사한 경향을 보 인다. 중·장년층 가구주의 가구원 규모를 보면 소가족화 및 핵가족화 영 향으로 2015년 기준으로 2∼3인 가구와 1인 가구는 각각 52%와 19%로 증가하였고, 4∼5인 가구는 29%로 감소하였다. 가구 유형은 2000년 중·

장년층의 다수가 부부와 부부+자녀로 구성된 핵가족 형태에 집중되는 특 성을 보이다 2005년 이후 교육·직장 등으로 인한 가족 분거, 고령화에 따 른 노인 증가, 만혼화 현상 및 이혼율 증가로 핵가족과 확대가족이 점진 적으로 감소하고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우리 나라 전체 가구 유형의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이중부양의 중요한 요인인 자녀 및 노부모 동거, 3세대 가족구조를 보 면 다음과 같다. 중·장년층 가구 중에서 성인자녀와 동거하는 비율은 2015년을 기준으로 약 56%로 15년간 성인자녀와의 동거율은 약 17%

감소하였다. 중·장년층의 절반 이상이 성인자녀와 동거하는 형태를 보여 서 중·장년층의 성인자녀에 대한 부양 부담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노부모 와 동거하는 비율은 2015년 기준 약 7%로 같은 기간 약 43% 감소하여 자녀와의 동거보다 2.5배 높은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같이 노부모와의 비동거가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동거 중심 부양 형태에서 비동거 부양에 대응하는 중·장년층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3세대 비율은 2015년 기준으로 약 6%로 42%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서 가족구조에서 3 세대 형태는 절대적으로 축소하고 있으나 성인자녀의 독립 지체 및 노부 모의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중·장년층의 이중부양 부담의 가능성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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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중·장년층의 사회경제 특성은 부양 자원 및 부양 부담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중·장년층의 교육수준을 보면 초졸 이하의 비율은 2000년 약 23%에서 2015년 약 6%로 15년간 4분의 1로 낮아진 반면, 대졸 이상의 비율은 같은 기간 약 22%에서 약 41%로 2배 증가하였다. 경제활동 참가 율은 매우 활발하나 성별 차가 매우 현저하여 남성은 2000년 약 78%에 서 2015년 약 83%인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약 42%에서 약 50%로 남 성의 절반 정도만이 경제활동을 하였다. 직종은 남성의 경우 2000년에는 거의 절반이 기능·장치·단순노무직에 집중되고, 관리자 및 전문직과 사 무·서비스·판매직은 유사한 분포를 보이다 2015년으로 오면서 관리자 및 전문직은 감소하고, 사무·서비스·판매직과 기능·장치·단순노무직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2000∼2015년간 관리자 및 전문직 은 45∼54세에서 비율과 증가율도 높았으나, 같은 기간 기능·장치·단순 노무직은 대체로 45∼54세의 비율이 감소하고 55∼64세의 비율이 증가 하였다. 사무·서비스, 판매직은 중·장년층의 모든 연령층에서 고르게 분 포하였다. 주거 소유 형태는 자가 비율이 2000년 약 72%에서 2015년 약 61%로 감소하였다. 전세도 같은 기간 약 16%에서 13%로 소폭 감소했 다. 기타(월세, 사글세 등)는 약 12%에서 약 26%로 증가하였다. 이것은 점차 중·장년층의 주거 상황이 열악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중·장년층의 교육수준 및 경제활동 등의 사회경제 수준은 향상되고 있으나 서비스노동 집중의 직종 구조 및 주거 환경의 불안정 등 의 요인을 고려할 때 이중부양 주체인 중·장년층의 이중부양 부담이 배가 되어 빈곤 등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 히 45∼54세 연령층보다는 55∼64세 연령층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악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직종의 경우 기능·장치·단순 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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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종사하는 장년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주거를 소유하고 있는 비율도 45∼54세 연령층보다는 55∼64세 연령층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평균적으로 자녀에게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시기가 55∼64세 연령 층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중·장년층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가족경제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중·장년층 가족의 이중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