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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례에서 매개자(문화기획자)의 역할은 동아리를 성장시키고, 행정적 실무를 돕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생활문화플랫폼 사업을 통해 거점기관(문화원, 문화의집, 민간단체 등)을 선정하여, 선정된 거점기관에서 지역 내 거주하는 문화적 역량 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거점기관이 중간 매개자가 되어, 지 역 내 자기 창조력과 기획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이들과 함께 지역문화프로 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의 매개자는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시민으로 이러한 매개자를 ‘시민디렉터’라 칭하고 있다. 이들은 시설이용에 대한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각 공방의 사업을 계획하며 이용자들의 시설이용 편의 지원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형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 사례의 매개자는 시민주도적 사업을 위해 시민 리더를 키우는 과정이라면, 시민예술촌은 시민리더(시민디렉터)가 성장하여 시로부터 책임 과 권한을 위임받아 운영 전반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활성화 차원에서 매개자는 동아리 활동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넘어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시민리더를 키워내고, 여러 동아리로 구성된 문화공동체가 스스로 기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매개자’가 이러한 역할을 하 기 위해서는 시 차원에서 매개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무환경(임금, 공간, 자격)을 만들고, 매개자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교육 및 교류의 장을 만들어 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2) 생활문화공간 조성 및 운영에서 시민 주도적 방향 설정

생활문화예술동아리들의 지원요구를 살펴보면 1순위로 요구하는 것이 연습 및 발표공간 에 대한 지원이다. 이러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중앙정부는 2014년부터 생활문화센터 조성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서울시 또한 생활문화시설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생활문화공 간 조성은 단순히 연습실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 을 만드는 것으로 공간 조성과 운영에 있어 섬세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의 시설조성과정과 운영방식은 참고할 만한 선진사례라 할 수 있다.

시민예술촌은 초기 준비단계에서부터 시내 예술단체와 시민들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조

성하였다. 시민예술촌은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연습 공간 및 발표공간을 만들 고, 24시간 운영, 저렴한 이용요금, 시민디렉터를 통한 주민주도 사업기획 방식으로 운영 을 하고 있다. 시민예술촌의 주민주도형 운영 방식은 설립 초기에는 공공시설을 민간에게 맡기는 것이 책임 이양이라는 관점에서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문화는 사람이며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 문화를 키우는 시민예술촌의 역할이다”라는 이념으로 시민디렉터 제도가 만들어졌다. 국내의 많은 생활문화시설이 주민주도형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 질적으로 행정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이러한 시민예술촌의 운영방식은 되새겨 볼만 하다. 즉 시민주도 운영방식은 단순히 시민을 참여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행정과 시 민, 전문가들의 협력적 소통관계를 바탕으로 시민에게 책임과 권한이 이양되는 구조가 만 들어질 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점은 시민에게 무조건적으로 책임과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일부 시민이 권력화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공간을 사용하고 운영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성장과정에 맞춰 단계별로 책임과 권한이 이양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의 성장과정을 돕는 것이 앞서 정리한 매개자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3) 민간 중심의 상향식 네트워크 구축

최근의 동아리 지원 방식은 동아리 네트워크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개별 동아리에 대한 지원은 사적 영역이므로 공공 지원의 대상이 아니며, 그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VAN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는 것처럼, 동아리 네트워크는 동아리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동아리가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공유과정을 통해 개별 동아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고 동아리 활성화에 기여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형성이 항상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조현성(2014)은 네트워크의 가장 큰 문제로 이해관계의 조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즉 네트워크 대표자의 성향과 운영방식에 따라 권력집 단화되거나 이해관계가 발생하면서 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네트워크가 공공에 의해 만들어지는 하향식 구축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네트 워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 또한 하향식 네트워크 구축은 참여 동아리의 성향과 지역 특성에 따라 구축과정과 성장단계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

동아리 네트워크 구축은 동아리의 자발성과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지역별 현황을 고 려하여 단계별 성장 과정이 필요하다. 공공영역에서는 지역의 동아리들이 네트워크의 필 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네트워크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 과정 중심의 생활문화예술 축제 진행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여러 지자체들이 생활문화예술동아리 지원에 있어 동아리 활동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생활문화예술 축제는 동아리 활동의 결과물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이자, 타 단체와 소통과 협업을 통해 공동체의식이 생겨나는 계기를 만드는 자리이다. 하지만 관이 주도하는 많은 축제가 관이나 전문가가 준비한 기획에 동아리를 동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참여 동아리들의 피로도만 높 이는 일회적 행사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한 생활문화예술축제를 참여자와 관객의 숫 자로만 평가하는 결과 중심적인 구조도 문제가 되고 있다.

생활문화예술축제는 참여자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협동과 연대를 통해 성장하는 시민축제를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생기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함께 만드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과정 중심의 축제는 동아리를 단순 참가 자로 만드는 것이 아닌 동아리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시행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위해 서는 축제 참여자와 행정상 소통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축제에서 매개자는 시민 조직이 민주적 소통을 통해 시민주도적 축제를 만들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관은 시민의 성장에 맞춰 권한과 책임을 단계적으로 이양한다는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 하다.

5)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정보공유 플랫폼 필요

생활문화예술동아리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가며 운영을 해 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동아리들이 겪는 어려움은 동아리 성격과 구성

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같은 장르의 동아리의 경우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VAN은 동아리들의 자발적 활동을 돕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 및 SNS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동아리 활동 및 운영방법, 후원받는 방법, 자원봉사 활동정 보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단체를 소개하는 홍보창구로 사용되 거나 타 동아리의 활동정보를 알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생 활문화포털’도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경기도 내에서 지원되는 생활문화예술동아리 지원사 업 및 행사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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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생활문화예술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