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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문서에서 김정일 체제의 연구 (페이지 5-9)

정경분리 원칙 하에 남북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기본합의서」의 이행으로 남북관 계 개선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등의 정책이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의 일부로 발표된 데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앞으로 우리의 대북정책 기조가 될 중요한 세 가 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김대통령이 발표한 세 가지 원칙은 첫째, 북한의 어떠한 무력 도발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둘째,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할 생각이 없으며, 셋 째, 남북한 간 화해와 협력을 가능한 분야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한 최근 개최된 「국민과의 대화」행사에서 남북경제협력은 이미 발표된 정경분리 기조 아래 첫째,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지속하며, 둘째, 민간차원의 지원 을 활성화하고, 셋째,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은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다는 이른바 교류협 력 3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상과 같은 발표의 내용들과 원칙들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대북정책 3원칙 및 남북교류 협력 3원칙과 100대 국정과제의 일부로 발표된 내용 등을 바탕으로 살펴볼 때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이른바 「햇볕정책」으로 표현되는 화해‧협력을 통한 안정기반 조성과 남북한 주도의 평화체제 구축인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대북정책 기조는 남북한간 화해와 협력을 적극 추진하여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체 제를 구축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이러한 평화정착과 한반도 안정의 성취가 궁극적으로 평화통일 달성의 기 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우리가 성취해야 할 장기 목표라면 이 를 위해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안정이 필요 조건으로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최근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내부 및 동북아 안보 환경의 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한반도와 동북아에는 현재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반도 및 동북아 환경의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첫째, 한국은 내부적으로 경제‧금융위기에 따른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놓여 있으며 향후 대외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대외경쟁력 제고를 통한 경제 신임도 회복에 있다. 즉, 많은 사람들에 의해 한국경제는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

만 현재의 상황은 남북관계를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국내경제의 구조조정, 국 제사회로부터의 자금지원 등을 통한 경제회복에 대외정책의 우선 순위를 둘 것을 요구 하고 있다.

둘째, 불확실성의 증대 등 최근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위기 상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북한의 군사적‧이념적 위협을 억제하고 차단하는 비교적 단순 한 차원을 넘어 북한의 개방‧개혁 및 변화의 유도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차원으로 발전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대북정책은 점차 정치‧외교‧경제‧군사‧안보문제를 망라하는 복합적이고 종합‧포괄적인 성격으로 변모해야 하는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셋째, 최근 한반도 문제는 냉전종식에 따른 주변 4강의 대 한반도 정책조정과 북한의 한국 기피‧배제정책이 맞물려 점차 국제화‧다자화 되고 있다. 특히 북한 핵문제, 식량 문제 등은 이미 국제적인 현안으로 부각되어 국제적 차원에서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으 며 개혁‧개방 및 북한의 연착륙 유도 등과 같은 북한자체의 문제도 점차 국제적인 문 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주변 안보환경 흐름의 추세는 한반도 문제를 다룸에 있어 과거에 비해 한국의 선택과 책임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증대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 이러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체제의 변화를 유도하거나 체제변화에 대한 대응방안 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서냉전의 종식으로 지난 수년간 한반도 주변의 냉전구조도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

한국과 과거 적대국인 러시아(구 소련) 및 중국간의 수교로 동북아 냉전구조의 한 축 은 이미 무너졌으며 1994년 제네바 합의문의 타결로 미‧북관계 및 일‧북관계의 개선 조짐도 서서히 나타나는 등 한반도 주변의 탈냉전 추세는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물론 한반도 내부의 사정을 살펴보면 한국전쟁 이후의 군사적 대결구조에는 근본적으로 달 라진 것이 없으며 북한은 여전히 한국을 철저히 배제한 채 미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개 선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한국기피‧배제정책은 한미관계의 분열을 노리 는 공세적인 의도도 있겠지만 과거에 비해 그들 체제의 취약성을 반영한 수세적인 성 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안보환경의 변화는 한반도 평화 및 통일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응을 요 구하고 있다. 남북한 화해‧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과 안정유지가 바로 새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접근방법의 요체이다. 새 정부는 이러한 한반도 평화구축과 안정유지가 평화통일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들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붕괴되고 동독은 서독에 흡 수 통일되었으며 소련은 연방이 와해되면서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었다. 중국, 베트남, 쿠바, 북한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 아직도 공산당 일당독제 체제가 남아 있으나, 중국은 1978년에 본격적인 개방과 개혁을 시작한 이래 10년만에 시장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정 치적으로는 1989년의 천안문사태를 겪으면서도 결국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다원화되 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과 쿠바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장경제를 적극 받아들여 스스로의 개혁과 개방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주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 한은 1990년대에 들어 대내적으로는 식량난과 에너지난 및 외채난 등 3대 경제난이 가 중되면서 만성적인 경제침체의 위기에 빠져 있고, 대외적으로는 소‧동구권의 붕괴와 한 중‧한러 수교 그리고 국제적 핵사찰 압력에 따른 외교적 고립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김일성이 1992년 4월 자신의 80회 생일을 경축하는 연회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김정일 후계체제의 확립을 대내외에 천명하였으며 1993년 11월 개최 된 노동당 외곽단체들의 전원회의에서는 “영도의 계승문제가 만족스럽게 해결되었다”

고 전제하면서 김정일 중심의 일치단결을 촉구하였다.

북한에 관한 관심사는 현재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정일이 권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으며 김정일 체제의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의 문제에 집약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도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하여 향후 북한의 정치 체제와 정책의 변화방향, 그리고 이것이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목적 이 있다.

본 연구는 김정일의 권력기반이 어느 정도 확고한가를 분석하기 위해 김정일의 지도 자적 자질과 함께 권력유지의 측면을 검토하였다. 지도자 문제를 다룰 때에는 지도자적 자질 즉 리더쉽의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권력과의 관련성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방법은 1991년 1월말까지 간행된 자료를 이용하였고 정책방향에 대한 예측은 대 체로 현시점부터 2002년 말까지를 염두에 두고 단‧중기적 예측을 시도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 체제 변화와 관련한 연구는 자료적 한계와 기존자료들의 자료 해석상의 이데올로기적 편향으로 인해 주로 기대에 근거해서 예측하는 것이 그 주조를 이루어 오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염두에 두고 상기의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로

다음과 같은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가능한 한 객관적 연구를 시도하였다.

아직까지 국내외적으로 김정일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은 그만큼 우리의 북한 연구 수준이 일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현재 수준에서 김정일 연구를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제약으로는 객관적인 자료의 부족으로 들 수 있다. 현재 남북한 어디에서도 김정일에 대한 공개된 객관적인 1차 자료는 찾아 볼 수 없다. 그에 관해 서 의미있는 증언을 해줄 만한 사람도 거의 없다. 유일하게 신상옥, 최은희 부부의 증언이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이것 역시 이데올로기적으로 심하게 윤색되어 있어 자료활용 을 위해서는 상당한 신중함이 요구된다.

북한 보도물에서 그를 다룬 기사들을 추적하는 것 역시 그가 대외적으로 공개적인 활동 을 시작한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유용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런 경우 연구는 전반적인 북한 역사과정에 대한 이해 위에서 모든 자료의 총체적인 비교와 내용분석, 징후적 분석방법 등을 동원하여 사실 복원으로부터 출발할 수밖

북한 보도물에서 그를 다룬 기사들을 추적하는 것 역시 그가 대외적으로 공개적인 활동 을 시작한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유용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런 경우 연구는 전반적인 북한 역사과정에 대한 이해 위에서 모든 자료의 총체적인 비교와 내용분석, 징후적 분석방법 등을 동원하여 사실 복원으로부터 출발할 수밖

문서에서 김정일 체제의 연구 (페이지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