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쌀 산업의 여건
○ 우리나라 쌀 산업의 여건은 최근 쌀 소비의 급격한 감소 등의 영향으로 향후 평년작만 생산되어도 추가 재고가 발생하는 공급과잉 기조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가격차가 4～5배 수준인 상황에서 2004년 쌀 재협상과 WTO/DDA 협상에 따라 의무수입물량 등 시장개방 폭은 현 재보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영농규모가 영세하고, 농지가격이 높아 생산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쌀 전업농이 늘고 있으나 소규모 농가와 노령농가도 여전히 높 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경영규모화 추진을 제약하는 요소이다. 0.5ha 미만 쌀농가의 비율이 1995년 41.2%(496 천호)에서 2002년에는 43.5%(428 천호)로 늘어났다. 60세 이상 농가의 비율은 1995년 42.3%(634천호)에서 2002년에는 56.8%(726천호)로 크게 늘어났다.
○ 쌀 생산비 중에서 토지용역비(45%)와 노력비(21.6%)의 비중이 높아 생산
비 절감에 한계를 가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국내 쌀 산업의 경쟁력을 높 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입개방폭의 확대와 국내 쌀 산업의 취약한 경 쟁력은 국내 쌀 생산기반을 약화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농협 쌀 유통의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 WTO 보조금 감축, 수매물량의 감소 등으로 추곡수매의 수확기 물량흡수 및 가격지지 기능은 위축되고, 이를 보완할 민간유통기능은 취약한 상태 에 있다. 따라서 수확기 가격폭락에 대응한 농협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 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 쌀 협상과 국내 쌀 산업
1.2.1. WTO/DDA 협상
○ 우리나라 쌀 산업의 모습은 WTO/DDA 협상과 2004년 쌀 재협상 결과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WTO/DDA 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왔었으나 2004년 7월 WTO 147개 회원국은 DDA 세부원칙 (modality)의 기본 틀에 합의하였다.
○ 농업 분야 합의는 관세와 보조금 감축 및 철폐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최소한의 합의로 앞으로 세부원칙의 합의 방향이 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산물 관세감축은 관세구간별 감축을 기본원칙으로 채택하여 관세가 높을수록 더 많이 감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민감 품목의 경우 시장개방의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으나 이 경우 관세감축폭 을 고려하여 TRQ를 늘리도록 되어 있다.
○ 관세상한의 경우 현 단계에서 관세상한의 존폐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종전 데르베즈 초안에서는 관세상한 적용이 원칙으로 되어 있고, 소수 NTC품목에 한해 관세상한 적용 배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 에서 이전 초안에 비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국내보조 감축에 있어서도 보조총액 구간별 감축이 채택되어 보조총액이 클수록 더 많이 줄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이행 첫해에 보조총액의
20% 이상을 일시에 줄이는 다운페이먼트(downpayment) 방식과 품목별 감 축보조(AMS)에 상한이 설정되었다.
○ 이번 합의에서 회원국은 2005년 12월 제6차 각료회의(홍콩)까지 협상을 계속 하기로 결정해 당초 DDA 시한인 2004년 12월말이 공식적으로 연 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일정은 세부원칙을 도출하고 이에 기초하여 국가별 이행계획서를 작성․제출한 후 이해당사국간의 검증 을 거쳐 DDA를 일괄타결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2005년 12월 까지 마칠 경우에 한해 1년의 국내비준을 거쳐(2006년) 2007년부터 DDA 합의결과가 실제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DDA 실제이행은 가장 빨 라야 2007년, 아니면 2008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1.2.2. 2004년 쌀 재협상
○ 2004년 쌀 재협상은 UR 농업협상에서 합의된 관세화 원칙에 대한 예외 조치 10년의 시한이 도래함에 따라 이루어진 후속 협상이다. 즉, 쌀 관세 화 유예를 연장하기 위한 협상이며, 이는 유예와 관련된 조건을 이해관 계국에 대해 추가적이고 수락 가능한 수준의 양보를 의미하는 것이다1). 우리나라는 쌀 재협상 개시의사를 2004년 1월 20일에 WTO에 통보한 후 미국, 중국, 타이, 호주, 인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이집트, 캐나다 9개 국이 참여의사를 표명해 이들 국가와 협상이 이루어졌다.
○ 관세화 유예에 대한 협상참가국별 관심 사항이 당초에는 차이가 있었으 나 기본적으로 자국 쌀의 시장진출 확대가 관심 사항이며, 소비자 시판 등 실질적인 시장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 는 쌀협상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관세화 유예기간을 언제까지 연 장할 것인가? 계속 관세화를 유예할 경우 쌀 의무수입물량을 얼마나 늘 릴 것인가? 수입 쌀을 국내 시장에 얼마나 판매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1) 2005년부터 관세화를 할 경우 별도의 쌀 재협상 절차없이 WTO 협정문에 따라 계산한 관세율을 WTO에 통보하고, 90일 동안 모든 회원국으로부터 검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표 2-1. WTO/DDA 협상 시장접근분야 기본골격 합의안의 주요 내용
○ 협상참가 주요국들은 원칙적으로 이행상황 점검 성격의 중간점검을 둔다 는 조건으로 “10년 유예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일부 국가는 중간점검을 통해 후반 5년 유예 연장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당초 협상참가국들은 유예 연장기간이 길수록 TRQ 증량 수준은 높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주요국들은 10년차 TRQ 수준에 대하여 410 천 톤(소비량의 8%)과 455천 톤(8.9%)으로 하는 안을 각각 제시한 상태에 있다.
○ 쌀 수출국들은 현재 가공용으로만 한정한 것은 GATT 내국민 대우 위배 라는 주장을 제기해 왔으며, 이번 협상에서 소비자 시판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수입쌀의 소비자 시판은 10년차에 전체 TRQ 물량대비 최대 7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아 울러 수입쌀의 시판방식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공매방식을 채택할 것을 주장하였다.
○ 현재까지 실무급 수준에서 이루어진 2004년 쌀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 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실무급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마지막 쟁점들 은 장관급 이상 수준의 고위급 협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쌀 협상 최종결과가 공개된 후 그 결과에 따라 관세화 유예 연장 아니면 관세화로 전환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2.3. 국내 쌀 산업 전망
○ 칸쿤각료회의 데르베즈초안, 오시마 의장 합의안과 각국이 개진한 쌀 협 상의견을 기초로 하여 시장개방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TRQ 시산은 1999～2001년(3개년) 평균소비량을 기준으로 하며, 순식용소비량과 가공 량을 포함하고, 관세상당치 TE는 440%, 쌀 국제가격은 $362(정곡기준)으 로 가정하였다.
○ 2013년 국내 쌀 산업을 전망하기 위하여 세 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
시나리오 1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여, 관세를 10년
간 5% 감축하고, TRQ를 5% 증량하는 경우이다(표 2-3). 시나리오 2는 우 리나라가 선진국 조건으로 개방하되, 쌀을 NTC 품목화하여 개방하는 것 을 가정하였다. 쌀의 관세를 5년간 15% 감축하고, TRQ는 5년간 8%까지 증량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표 2-4). 시나리오 3은 관세화가 유예되어 2007년부터 10년간 TRQ를 10%로 확대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표 2-5).
○ 향후 우리나라 쌀 수급여건은 공급과잉구조가 지속되면서 2013년 생산량 은 2004년 대비 80～85%, 소비량은 85%, 1인당 소비량은 80～8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었다. 관세화가 유예되고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경 우에도 MMA 물량 증량으로 인한 어느 정도의 시장 충격은 불가피할 것 으로 전망된다.
표 2-2. 쌀 수급 전망
년도 생산량(천톤) 식용소비량(천톤) 수입량(천톤) 1인당소비량(kg)
2004 4,829 3,928 205 81.5
2008 4,464～4,502 3,612～3,695 209～269 73.4～75.1
2013 3,828～4,096 3,308～3,440 222～381 66.0～68.6
○ 쌀 재협상과 WTO/DDA 협상에 따라 쌀 수입량 확대가 전망되나 수입개 방 초기에는 수입쌀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수입쌀 취 급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음식점, 단체급식, 식자재 납 품업체 등에서 중․저가미를 우선적으로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 관세 감축에 따른 수입증가로 쌀값이 하락하고, 이로 인한 쌀농사의 수 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보조금 감축으로 정부수매 감축이 불가피하여 쌀값 하락, 판매경쟁 심화로 미곡종합처리장 등 산지 유통업체의 경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표 2-3. 시나리오 1의 전망 결과
표 2-5. 시나리오 3의 전망 결과